34.한국역사의 이해 (독서)/2.한국사일반
기묘한 한국사 (2025)
동방박사님
2025. 6. 2.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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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날, 한국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소설보다 재밌고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한국사
★ 〈딴지일보〉 〈오마이뉴스〉 화제의 연재물 ★
★ ‘ch B tv 뉴스’ [역사썰명회] 단독 패널 ★
★ 믿고 보는 역사 스토리텔러, 출간 요청 쇄도 ★
과거를 기억하기 위함뿐만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역사가 중요한 지혜와 통찰을 제공한다고들 한다.
그러니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당위론적인 말은 오히려 역사를 멀어지게 하기 쉽다.
‘역사’ 자체가 이미 기억해야 할 정보가 많고, 해석은 복잡하며, 과거라는 낯선 세계를 이해해야 하는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매력적인 역사책을 읽어야 한다. 딱딱하고 어려운 역사를 흥미롭고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역사책 말이다.
『기묘한 한국사』가 제격이 아닐까 싶다. 기괴한 사건, 특이한 인물, 이상한 풍습 등 ‘비주류’ 이야기들을 다루니 소설이나 영화처럼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나아가 역사를 입체적이고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기묘묘한 한국사 이야기가 단순히 흥미와 매력을 넘어 현재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저자는 과거에 그치지 않고 당대의 미래인 오늘의 현실과 이어진다고 확신한다.
이를테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광개토대왕릉비,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의 산송, 우범선의 아들 우장춘, 홍범도 장군 등의 이야기는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재까지 기묘하게 이어진다.
기묘한 역사 이야기야말로 역사에 한 발 더 내딛게 해줄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_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길 바라며
1장 한국사 곳곳에 숨겨진 수수께끼
한국사와 함께한 세한도의 기묘한 여정
정감록이 조선 왕실의 절대 금서였던 이유
첨성대에 숨겨진 선덕여왕의 비밀코드
광개토대왕릉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장 조선사를 관통하는 무덤 이야기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의 400년 산송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묘지 다툼의 전말
세종대왕 무덤의 대를 이은 저주
3장 끝나지 않은 독립운동에 대하여
불행한 한일사 속 두 부자의 상반된 길
우리의 독립운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범포수에서 장군까지, 불꽃같은 생애
4장 1,500년의 시간을 건너는 음모론의 실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경종 독살설
한국사 최초의 공화주의자 정여립 이야기
정녕 왕건의 훈요십조는 조작되었을까
당나라 장군 소정방은 김유신이 독살했나
5장 이런저런 직업을 가진 이들의 기막힌 신세
베일에 가려졌던 조선 궁녀의 사생활
가족을 이루고 출퇴근했던 조선 왕의 남자들
단원 김홍도는 정조의 세작이었다고 한다
조선 최고 부자가 가진 의외의 직업
200년 난제 종계변무를 해결한 역관
바다의 왕이라 불린, 미천한 신분의 세계인
책 속으로
1944년, 당시 42세였던 조선 최고의 서예가 손재형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찾아오기로 결심한다.
손재형은 ‘서예’라는 말을 탄생시켰으며, 당시 겸제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보유했을 정도로 우리 문화재에 애정이 높았던 인물이다. ‘추사 선생님의 〈세한도〉가 일본에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세한도〉를 다시 모셔 오리라.’ 일본으로 건너간 손재형은 후지츠카의 집 인근에서 머물며, 수시로 그의 집을 찾았다. “돈은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드리겠소이다.
〈세한도〉만이라도 돌려주십시오.” 후지츠카는 손재형의 제안을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
러나 매일같이 자신을 찾는 손재형에게서 젊은 날 추사를 향한 자신의 열정과 진심을 보며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 p.21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역사 속 인물 세 명을 꼽으라면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과 더불어 광개토대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인 광개토대왕릉비가 2004년에 중국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4세기경 일본이 신라와 백제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이고 있다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 민족 최대의 영토를 구축했던 왕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지경이다.
도대체 광개토대왕릉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p.47
사건의 발단은 고려 시대의 재상이자 명 장군이었던 윤관 장군의 묘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윤관 장군은 여진 정벌을 위해 별무반을 창설하고 동북 9성을 개척한 역사적 인물이다.
조선 영조 대에 이르러, 윤씨 집안에선 조상 윤관 장군의 잃어버린 묘를 찾고자 혈안이었다.
“우리 문중을 대표하는 윤관 장군(1111년 사망)의 묘가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는 건 가문의 수치다.
반드시 장군의 묘를 찾아 가문의 명예를 드높여야 할 것이다.”
--- p.63
새 왕이 처음으로 자신의 권력을 행사한 것 또한 능에 관한 것이었다.
새 왕(예종)은 할아버지 세종대왕의 천릉을 시행했다. 죽은 왕의 염원이자 왕가를 지키기 위한 가장의 본능이며, 신하들에게 자신이 왕임을 알리는 첫 날갯짓이었다.
죽은 자의 무덤을 옮기는 천릉이 산 자의 정치가 되는 순간이었다.
왕은 할아버지의 새 무덤을 찾고자 지관 안효례에게 명해 한양 인근 100리를 두루 살피게 했다.
안효례는 세종부터 성종까지 무려 여섯 왕의 재위 기간 동안 지관으로 일한 조선 최고의 지관 중 한 명이다.
세조의 능 선정에도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기에 세종의 천릉에도 나선 건 당연한 절차였다.
--- p.98
범선은 조선에서 온 형님네 집에서 실로 오랜만에 술을 한잔하고 오겠다며 아내와 어린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들뜬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같은 말을 쓰는 선한 사람과의 술자리에 범선은 금세 취기가 돌았다.
술이 취하자 그날의 일이 떠올랐다.
영근의 생각이 궁금해 물었다. 윤명은 노기를 드러냈고, 영근도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상대에게서 살기 어린 분노를 감지한 범선은 술에서 깨고자 찬물을 거푸 마셨다.
정신을 집중하자 모든 우연이 필연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어리석음과 연민을 자책했다.
늘 경계하던 죽음의 순간은 예상보다 짧았다. 뭔가를 하기에는 늦었고, 안도감에 취해 있었다.
--- p.121
1949년 1월, 최린이 검거되었다. 그가 특별재판장에 들어서자 장내가 술렁였다.
“저 사람은 어쩌다 여기에 왔대?” “원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워 이기려는 인간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면 쉽게 변절하는 법이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 양반은 33인 중의 한 사람 아냐?
” 친일파 최린이 들어선 재판장의 뒤에는 「독립선언문」이 걸려 있었는데, 최린이 포함된 33인의 이름이 선명히 적혀 있었다.
최린은 박흥식을 포함해 줄줄이 소환되는 친일파를 통틀어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나를 여기서 재판하는 데 시간 낭비하지 말고 광화문 사거리로 끌고 가 황소 네 마리로 나의 사지를 찢어 죽이시오.”
--- p.138
세제의 불호령 앞에 어의는 뜻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인삼과 부자를 먹은 경종의 눈동자가 안정되고 콧등이 따뜻해지며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자 연잉군이 말했다.
“보아라! 내 비록 의술을 잘 알지 못하나, 기력을 잃은 이에게 인삼이 특효인 건 알고 있다.
” 다음 날 새벽 3시, 경종은 곶감과 게장을 먹은 지 5일 만에 어의의 반대에도 인삼을 복용한 다음 날 승하한다.
교묘한 독살인가, 무지에 의한 사고사인가, 게장이나 인삼과 상관없이 경종에게 주어진 운명이었을까. 영조는 즉위하던 해부터 경종 독살설의 배후로 지목되어 수많은 소문에 시달린다.
--- p.178
3년간 이어지던 기축옥사의 피바람이 마침내 멈췄지만 피 냄새는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선조는 기축옥사의 희생자에 대해 모두의 예상을 깨는 명을 내린다.
길삼봉으로 몰렸던 최영경을 사헌부 대사헌으로 추증하는 걸 시작으로 정여립을 제외한 희생자들 대부분의 신원을 복권해줬다.
기축옥사로 정권은 동인에서 서인으로 넘어갔고 죽은 이의 명예를 왕이 회복시켜주니, 오직 선조의 꼬리인 정철만이 잔혹한 악인으로 실록에 그 이름을 새기게 되었다.
--- p.194
궁녀의 숫자는 시기마다 달랐겠지만, 조선 시대 궁녀의 수를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조선보다 규모가 작았던 백제의 3천 궁녀는 전설에 가까운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평생을 왕의 잠재적 여자로 살아야 했으며, 죽거나 혹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궁을 나올 수 있었던 한 많은 전문직 궁녀.
시대의 비운에 울었지만 궁도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이었기에 다양한 인생사가 그들에게도 펼쳐졌었다.
--- p.216
선조는 종계변무를 해결한 사신단 중 열아홉 명을 칭송했는데, 홍순언은 정철, 류승룡보다 높은 순서인 두 번째의 공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중인이 오를 수 없는 지위인 종2품 우림위장에 봉해졌다.
관직을 하사한 것만 해도 사대부의 반발이 대단했는데, 선조는 한술 더 떠 홍순언에게 당릉군이라는 군호까지 하사했다.
신하로써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였다. 선조의 “나라가 다시 만들어졌다.”라고 한 말은 과장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 p.281
출판사 리뷰
세한도는 왜 10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나
정감록은 어떻게 조선을 뒤흔들었나
추사 김정희의 절세 명작 〈세한도〉는 뛰어난 그림 실력과 함께 14미터에 이르는 초대형 크기로도 유명하지만 한중일을 오가며 현재에 이른 기묘한 여정으로도 유명하다.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게 건넸고 그의 사후 제자에게서 민씨 일가로 넘어갔다가 일본의 후지츠카 치카시의 손에 들어갔다.
다시 한국의 서예가 손재형에게 갔다가 개성 출신의 갑부 손세기가 인수한다.
그의 사후 아들 손창근이 소장하고 있다가 202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며 여정을 끝낸 것이었다.
조선 시대 내내 민간에서 전해지다가 영정조 때 정식으로 언급된 금서 『정감록』은 “진인 정 도령이 나타나 조선을 멸망시키고, 새 나라를 세울 것이다.”라는 어구가 핵심이다.
‘정씨’라고 하면 정몽주, 정도전, 정여립 등 조선 시대에서 금기시된 인물들의 성씨이기도 한바, 존재 자체만으로 조선을 통째로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국사의 기묘한 순간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추사 김정희의 절세 명작 〈세한도〉, 조선 왕실의 절대 금서 『정감록』, 선덕여왕의 첨성대, 그리고 광개토대왕릉비까지 한국사 곳곳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다룬다.
2장은 파평 윤씨와 청송 심씨의 400년 산송과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묘지 다툼, 그리고 세종대왕 무덤의 저주까지 조선사를 관통하는 무덤 이야기를 전한다.
3장은 우범선과 우장춘의 이야기,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이야기, 범포수에서 장군까지 된 홍범도 이야기 등 여전히 끝나지 않는 독립운동에 예를 표한다.
4장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경종 독살설, 한국사 최초의 공화주의자 정여립, 왕건의 훈요십조 제8조, 당나라 장군 소정방을 죽였다는 김유신 장군 등 한국사를 관통하는 핵심 음모론들의 실체를 파헤쳐 본다.
5장은 조선의 궁녀와 내시, 임금의 세작이었다는 화가, 조선 최고의 부자이자 외교 문제 해결사이기도 했다는 역관, 미천한 신분이었으나 세계인으로 우뚝 선 신라의 사업가 등 이런저런 직업을 가진 이들의 기막힌 신세를 들여다본다. 정녕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국사의 기묘한 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