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사회학 연구 (독서요약)/1.사회학일반 (인구문제)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2026) -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민낯과 가능성

동방박사님 2026. 5. 24.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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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통령·비서실·국회·사법부·싱크탱크·노동조합·사용자 단체·대학교수·언론…
정책 결정 메커니즘에서 왜 시민은 배제되는가?

정책 수립 및 실행의 은밀한 이면을 ‘최초’로 해부하다

신광영(중앙대 명예교수)·주병기(공정거래위원장)·
오연호(오마이뉴스 대표)·이탄희(변호사, 제21대 국회의원)
강력 추천!

2026년 6·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뒤이은 탄핵과 파면 이후에 치러지는 첫 대형 선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깊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많은 이가 간과하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정책’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다. 

그럼에도 각 후보의 공약과 정책은 무관심 속에 묻히고, 그 자리를 여전한 지역 구도와 세(勢) 대결이 차지하고 있다.

정책은 ‘기득권의 논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실질적인 무기’다.

하지만 한국의 기형적인 정치구조는 오랫동안 ‘정책 선거’를 좌초시켰다. 

이념과 대결 중심의 정당 체제로 인해 정책은 뒷전으로 밀릴뿐더러, 어렵게 탄생한 정책조차 아쉽게도 실패를 거듭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거나 보완할 수 있을까? 

이창곤 저자의 신간 『정책은 왜 실패하는가』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오랫동안 『한겨레』 기자로 근무했던 저자는 복지를 중심으로 노동, 주거, 환경 등 사회 정책 이슈에 큰 관심을 쏟아 왔다. 

각종 시민단체와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정책이 가져올 사회변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한편,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합의안이 관료주의와 정무 권력의 폐쇄적 구조 안에서 무력화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이 책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과 실행의 메커니즘을 친절한 서술과 다양한 예시로 쉽게 설명한다. 

또 정책 결정자와 관계자의 역할과 한계, 정책 이면의 ‘블랙박스’까지 낱낱이 해부한다. 

탄탄한 이론적 토대와 밀도 있는 비판으로 정책 생태계를 분석하고 향후 대한민국과 이재명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모색하고 있는데, 그 핵심에는 ‘시민 참여’가 있다.

대한민국 정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제안과 수립, 실행과 평가마다 ‘시민(주권자)’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삶을 바꿀 정책들의 결정권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결국 정책의 주인공은 주권자인 시민이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정책 연구자뿐 아니라, 정치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민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정책 교양서’이자 개론과 각론을 고루 갖춘 ‘정책 입문서’다.

선거 전에는 후보의 정책을 판단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탁월한 지침을 주고, 선거 후에는 당선자의 실천 여부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물론 선거와는 별개로, 대한민국이 ‘성공한 나라’를 넘어 ‘일상과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나라’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곁에 두고 꾸준히 들여다봐야 할 책이다.

목차
추천의 글
책을 펴내며

1장 정책의 정치학: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오작동

01. 왜 정책에 주목해야 하나: 대한민국 정책 과정에 대한 근본적 질문
02. 문제 인식: 늦은 인식, 늦은 대응… 한국은 어떻게 저출산의 덫에 빠졌나?
03. 정책의 속성: 정책은 근본적으로 정치다
04. 정책 생태계 1: 폐쇄적인 정책 논의의 장, 조선업 난맥상을 키우다
05. 정책 생태계 2: 윤석열 행정부의 정책은 왜 길을 잃었나?

2장 무능한 정점 혹은 위대한 조율사: 최고 결정자의 일그러진 초상과 책임의 무게

06. 정책 결정자 대통령 1: 정책 성공과 실패의 가장 큰 변수, ‘최고 정책 결정자’
07. 정책 결정자 대통령 2: 한국 대통령, “정책 정당의 아들”일 수는 없는가?
08. 대통령 비서실 1: 정책 결정의 컨트롤 타워인가, 민의의 차단막인가
09. 대통령 비서실 2: 대통령실의 일방적 정책 결정이 문제인 진짜 이유
10. 경제 부처 1: 선출되지 않은 ‘곳간지기 권력’
11. 경제 부처 2: 왜 정부의 실패는 반복되는가?
12. 정당 1: 한국 정당은 왜 ‘정책 정당’이 되지 못할까?
13. 정당 2: 정당이 시민의 고통과 절박함에 응답하려면
14. 국회: 길 잃은 ‘정책 결정자 겸 정책 집행 감시자’
15. 사법부 1: 물음표 위에 놓인 대한민국의 ‘사법적 정책 결정’
16. 사법부 2: ‘사법적 정책 결정’의 빛과 그림자
17. 싱크탱크 1: 가장 다채로워야 할 ‘정책의 산실’
18. 싱크탱크 2: 대한민국 싱크탱크, ‘99년 체제’를 넘어 새 길로

3장 칼날 위에 선 시민사회 정책 행위자들: 책임, 역할, 그리고 변화의 모색

19. 시민단체 1: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넘어, ‘시민의 자리’로
20. 시민단체 2: 성찰과 모색으로 일구는 ‘연대의 힘’
21. 노동조합 1: 배제와 고립을 넘어 희망이 되려면
22. 노동조합 2: ‘정교한 돌팔매’와 ‘구경꾼의 호응’
23. 사용자 단체 1: ‘숨은 정책 행위자’ 자본의 힘
24. 사용자 단체 2: 권한과 영향력만큼 ‘책임’도 다하고 있는가?
25. 이익 집단 1: 의협, 대한민국 보건의료 정책의 ‘슈퍼 갑’
26. 이익 집단 2: 정책 결정이 사익 집단의 ‘포획’에서 벗어나려면
27. 대학교수 1: ‘사회 참여형 지식인’부터 ‘권력의 들러리’까지
28. 대학교수 2: ‘지식인 아닌 직업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29. 언론 1: 고장 난 ‘민주주의의 신호등’
30. 언론 2: 비난과 냉소를 넘어 ‘도전의 공론장’으로
31. 시민(주권자) 1: 나라의 주인이 공론장 주도하는 그날을 기대하며
32. 시민(주권자) 2: 내란을 저지하고 역사를 새로 쓴 대한민국 주권자

4장 정책 생태계의 혁신과 뉴비전을 향하여

33. 혁신: 왜 정책 생태계의 혁신인가?
34. 국가 비전: ‘뉴비전 2045’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 : 이창곤 
중앙대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이자, 대안담론을 위한 공론장, 〈소셜 코리아〉의 편집인 겸 편집위원장입니다. 

나눔과 미래, 사무금융우분투재단 등 각종 사단 및 재단법인에서 이사로 일합니다.

 한겨레신문사에서 오랫동안 기자로 일했습니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장 겸 논설위원을 지냈고,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상임이사를 겸했습니다.

 영국 버밍엄 대학에서 사회정책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은 책으로 《복지국가를 만든 사람들》, 《...

책 속으로
1983년에는 출산율이 2.06명까지 낮아졌다. 

수치상으로는 상당한 성과처럼 보였으나, 2.06이라는 숫자에는 위험한 신호가 숨어 있었다. 

한 사회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치인 ‘인구 대체 수준(2.1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이제는 산아 제한 정책을 멈춰야 한다는 경고등이었다.

 그러나 당시 전두환 정부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관성적인 정책을 이어갔다.
--- p.43

2013년 고용 위기 지역 지정과 2016년 고용 위기 업종 선정 과정에서도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대등한 협상 당사자가 아니었다.

 이후 ‘조선산업 활력 제고 방안(2018)’, ‘K-조선 재도약 전략(2021)’ 등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하청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은 한 치도 변하지 않았다.

 이는 조선업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정책 생태계’가 얼마나 폐쇄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p.66

국민연금 개혁의 역사는 대통령 비서실의 권한이 ‘공공의 이익’이 아닌 대통령 지지율에 기반한 정무적 판단이나 ‘정권의 안위’를 위해 사용될 때 어떤 실패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준다. 

정책적 본질이 윗선의 정치공학에 매몰될 때 개혁의 골든 타임은 사라지고, 그 유무형의 손실은 오롯이 시민들의 노후 불안으로 전가된다. 

결국 비대한 비서실의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혁파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연금 개혁 잔혹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 p.126

대한민국의 정당은 정부와 관료 집단에 끌려다니기 일쑤다. 

정책 주도권이 부재한 탓에 국정의 핵심 설계도는 정당이 아닌 대통령 비서실과 관료들의 손에서 그려지고, 정당은 그저 그 결과물을 추인하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 있다. 

결국 정책 정당으로의 전환은 정당의 위상을 회복하는 문제를 넘어, 관료에 포획된 민주주의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는 일이다.
--- p.162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예산 항목의 금액을 늘리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기에, 실무를 쥔 정부가 동의해주지 않으면 심사는 공허해지고 협상은 지지부진해진다. 

법정 시한 직전까지 지역구 예산을 하나라도 더 끼워 넣으려는 ‘쪽지 예산’ 관행과 비공식적인 ‘소소위’ 협상도 문제다. 

이른바 ‘나눠 먹기식’ 배분이 끝날 때까지 전체 예산안 처리를 미루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 p.171

(노동조합은) 고용 안전망 강화, 보편적 복지 확대, 그리고 시대적 과제인 노동 전환에 이르기까지 국가 정책의 전 과정에 목소리를 낸다. 

노조는 조합원의 권익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공성을 공고히 하는 정책적 동반자이자 사회를 설계하는 정책 행위의 엄연한 주체다.
--- p.237

의협 산하 의료정책 연구 등을 통해 입법 청원, 정책 제안, 대표자의 정계 진출 등 전방위적으로 정책 형성 과정에 개입해온 의협은 이제 단순한 전문가 단체를 넘어 강력한 ‘정치적 이익 집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의료 정책의 공공성과 균형추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 p.268

결국 정책 행위자로서 시민은 단순히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정책의 수혜자인 동시에 감시자이며, 국가 권력이 본령을 이탈할 때 이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강력한 동력이다. 시민은 더 이상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의 엄연한 주체다.
--- p.324

대통령 중심의 권력 집중을 견제하고 정당의 역량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는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민 참여를 실질적으로 제도화하는 일이다. 

정책이 소수 권력자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이 직접 빚어낸 결과물이 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생명력을 얻는다.

 결국 정책 생태계의 혁신 없이는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
--- p.340

미래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 내리는 선택과 결정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더 늦기 전에, 정말 더 늦기 전에 지구촌에 전쟁이 멈추고, 평화와 복지가 숨 쉬고, 무엇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탈탄소 공동체를 향해 모든 정책 행위자가 손잡고 담대히 나아가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정책 생태계 혁신의 최종 종착지이자 정치의 궁극적 지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p.398

출판사 리뷰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는 왜 오작동하는가?

‘정책 생태계’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다양한 정책 행위자들이 상호작용하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유기적 시스템이며, 한 사회의 자원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누구의 고통이 우선순위에 놓이는지를 결정하는 ‘정의의 문제’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책이 오작동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 즉 정책 생태계가 경직되고 닫혀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표 예시 중 하나가 저출산 정책이다.

 2026년 기준, 대한민국은 출산율이 1명 미만인 ‘인구 비상사태’ 국가인데 이는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정책을 시행한 결과다. 

역대 정부들은 저출산 대책에 실패했는데 원인은 보상 중심 정책에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아이를 낳으면 혜택을 받는 사회”가 아니라 “아이를 낳아도 삶이 무너지지 않는 사회”를 정책 목표로 삼았는데 방향은 옳았으나 이를 실현할 집행 속도와 강도가 미약했다. 

이처럼 사회 문제를 해결할 정책 수립에서 타이밍과 패러다임은 결정적이다.(42쪽)

2001년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사망 사고 이후 장애인 단체는 안전한 이동권 확보를 요구해 왔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정책이 예산 부족 등을 핑계로 외면당한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정책 결정에 작용하는 ‘권력’이다.(53쪽) 2022년 여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은 51일간 파업을 벌였다. 쟁점은 고질적 병폐인 사내 하도급이었다. 

파업이 끝나고 4년여가 흐른 지금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정책 결정 과정에 이해 당사자인 하청 노동자와 노조의 목소리가 배제되었기 때문이다.(62쪽)

2022년 윤석열 정부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초등학교 조기 입학’ 정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논의 없이 급조된 이 정책은 각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발표 한 달 만에 정책은 철회되었고 교육부 장관은 취임 34일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72쪽) 

2022년 폭우 참사로 반지하 거주 시민이 희생되었을 때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가 내놓은 정책은 ‘반지하 주택 전면 금지’였다. 

위험하다는 이유만으로 대책 없이 거주자를 몰아내는 발상에 시민들은 분노했다.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밀실에서 급조된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책 결정에서는 속도보다 공론화가 우선이다.(74쪽)

오늘날 한국은 저출생, 고령화, 불평등과 빈곤, 불안정 노동, 주택 문제, 기후 위기 등 복합적인 사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책이 아니라 더 효과적인 정책, 그리고 그 정책을 가능하게 하는 민주적 결정 구조다. 

하지만 일반 시민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정책이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밀실에서 몇몇 권력자들에 의해 수립, 진행되다 보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정책 결정 과정은 베일에 싸인 ‘블랙박스’나 마찬가지였다. 

정책에 시민과 약자의 목소리가 가닿으려면 이 블랙박스를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이 블랙박스에는 정책 생태계 내외부에 관계하는 이들이 누구이고 어떤 역할과 한계를 지녔는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정책 결정자와 행위자의 역할과 한계

저자는 기자로서의 오랜 현장 취재 경험과 사회 정책 연구자로서의 치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국의 정책 생태계에서 대통령과 대통령 비서실, 기획재정부, 정당, 싱크탱크, 이익 집단, 언론, 시민사회 등 정책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양한 행위자들을 분석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정책이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권력과 책임, 이해관계와 가치가 충돌하는 정치적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 행위자들이 왜 신뢰를 잃었으며, 정작 당사자인 시민은 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는지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최고 행위자는 단연 대통령이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전격적으로 시행한 금융실명제, 김대중 대통령이 전환점을 마련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좋은 예다. 

반면 1989년 여야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한 국민의료보험법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좌초했다가 2000년이 되어서야 시행됐다.(82쪽) 

이처럼 대통령과, 대통령을 보좌하는 ‘비서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음을 방증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정당과 국회의 위상을 조정해야 한다.(108쪽)

정책 생태계에서 막강한 권한을 지닌 또 다른 집단은 경제 부처 관료들이다. 

이들은 ‘예산 편성권’을 무기로 각종 정책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 기재부 출신들이 대통령실과 주요 행정부처, 공공기관 등 권력의 핵심에 두루 포진하면서 이른바 ‘모피아’를 형성했다. 

그들의 협력 없이는 어떤 정책도 성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재정민주주의 실현은 예산 시스템 개혁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에, 이재명 정부는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하여 경제 정책과 재정 정책 간 상호 견제를 꾀하고 있다.(131쪽)

1945년 집권한 영국 노동당은 건강보험(NHS)과 공공 주거 정책 등을 도입했다. 

노동당은 시민의 정치적 에너지를 기반으로 정책을 통해 복지국가의 기틀을 세웠다. 

영국을 포함해 서구 유럽의 역사에서 복지국가는 정책 정당의 기획물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정당은 정책 정당 역할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151쪽) 선거 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내놓는 정책은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대통령과 경제 부처 눈치를 보느라 제 역할을 못 하는 국회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사용자 단체, 이익 집단, 언론, 학계 등은 어떤가?

참여연대(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 시행, 국민연금 개혁 정책 등을 주도하며 존재감을 발휘했으나 최근에는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 지적받으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윤석열 정부의 탄압과 언론의 적대적 보도 등 외부적 요인은 물론 운동 방식의 경직성과 현장성 상실 등 내부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218쪽)

 또한 복지 정책을 선도하는 북유럽 국가의 노동조합과 달리 우리나라 노조는 노동 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정책적 성과를 거두고는 있으나 여전히 정책 결정의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실업보험제와 아동수당 등을 제도화하는 데 기여한 스웨덴 산별노조처럼, 국내 노동조합은 비판자를 넘어 대안 설계자로서 정책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234쪽)

과거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정책과 관련해 2000명 증원안을 발표하자 의협은 집단행동에 나섰고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2027학년도부터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늘리고 지역 의사로 선발하기로 했으나 의협의 반발은 여전하다. 

이처럼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정책의 경우 전문가 집단의 독점적 권한에 휘둘리지 않는 치밀한 설계와 설득이 필요하다.(266쪽) 무엇보다 그동안 정책 수혜자나 대상으로 머물러 있던 시민(주권자)이 이제 연대와 감시를 통한 정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정책 생태계의 혁신과 ‘뉴비전 2045’을 제안한다.

정책 생태계의 혁신과 새로운 국가 비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는 이해관계자, 정치권력, 전문가, 시민이 복잡하게 얽혀 작동한다. 

그 안에서 한국 정책 생태계의 구조적 모순을 혁파하고 민주성과 투명성을 높일 방법은 무엇일까?

정책 생태계를 바꾸려면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관료에 집중된 권한을 국회, 지방정부, 시민사회 등으로 분산하는 ‘열린 정책 생태계’가 이행되어야 하고 시민의회, 주민 참여 예산제 등 숙의민주주의를 제도화해야 한다.

기성 정당은 시민사회의 파편화된 이해관계를 공공의 의제로 엮어내는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현실도 숙제다. 

공론장이 혐오와 가짜뉴스로 왜곡되고 있는 오늘날 디지털 공간의 책임 구조를 확립하여 건강한 토론장을 구축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야말로 좋은 정책을 구상하고 이를 구현할 토대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책 실험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좋은 방법으로, 2017~2018년에 핀란드가 실시한 ‘기본소득’ 실험이 대표적이다. 

핀란드는 ‘실험하는 핀란드’라는 슬로건 아래 총리실 산하 정책 실험 전담 조직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범사업’도 이와 비슷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이나 상병수당제도 역시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실험은 정책 혁신을 가속화한다.(371쪽)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비전 수립도 필요하다. 과거 노무현 정부는 ‘비전 2030’을 수립하여, 사회복지 지출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파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적 포용 국가’를 기치로 ‘비전 2045’를 수립했다. 결과적으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정책 일관성 확립에 필요한 시도였다.

미국은 4년 주기로 미래 예측 보고서를 발간한다. 유럽연합은 공동의 비전 리포트를 통해 방향성을 공유하고 독일은 ‘사회국가개혁위원회(KzSR)’을 통해 2029년까지 중장기 개혁안을 도출한 바 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미래 전략 생태계’의 제도화가 절실하다. 

저자는 대통령 직속 국가미래전략위원회 설치와 미래 비전(뉴비전 2045) 구축을 제안한다. 

대한민국이 ‘녹색복지국가’라는 비전 아래 그린 뉴딜과 녹색 경제를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기획형 국가로 나아갈 가장 효과적인 길이다.(385쪽)

정책의 실패는 정치의 실패이고, 민주주의의 실패는 국가의 실패로 이어진다. 

결국 정책의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시민이 주도하는 숙의민주주의가 중요하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숙의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통찰과 비판적 이해를 제공한다. 

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뿐 아니라 정책 생태계의 주요 행위자들,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하는 모든 시민에게 꼭 필요한 필독서인 셈이다.

추천평
“한국 정책 생태계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다”
정책은 언제나 우리 삶의 조건을 규정하지만, 그 정책이 누구에 의해, 어떤 힘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지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정책의 ‘블랙박스’를 집요하게 해부하며 한국 사회의 정책 생태계를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닫힌 정책의 블랙박스를 열고, 진정한 공동 번영의 길을 묻다”
정책의 실패는 정치의 실패이고, 민주주의의 실패는 국가의 실패로 이어진다. 

이 책은 정책의 실패를 (목적 달성이란 측면의) 기능, 절차적 정당성과 분배 정의의 실패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추적하며 정책 실패를 피하기 위해 시민이 주도하는 숙의민주주의를 제안한다.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정책의 주권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현장의 기록’”
이 책은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매서운 회초리가 될 것이고, 시민들에게는 자신의 권리를 찾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성공한 나라’를 넘어 ‘불안하지 않은 시민’들의 나라가 되기를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이 창의적이고도 도전적인 저작을 기꺼이 추천합니다.
-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이사)


“우리 삶을 지키는 좋은 정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꿔서, ‘기득권의 논리’가 아닌 ‘내 삶을 지키는 실질적인 무기’가 되는 좋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정책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정치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든 시민에게 일독을 강력히 권합니다.
- 이탄희 (변호사, 제21대 국회의원)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89851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