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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타이완 방송을 통해 한국을 널리 알려온 ‘카이랑’이
가깝지만 낯선 이웃, 타이완의 진짜 모습을 들려준다
타이완 예능 프로 〈WTO 자매회〉의 패널이자, 민간 외교사절 카이랑(노해랑)이 방송과 여행, 취재와 생활을 통해 만난 진짜 타이완 이야기를 들려준다.
타이완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일상을 따라가며 여행만으로는 마주하기 어려운 타이완의 내면을 살피고, 그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모습까지 함께 돌아본다.
한때 ‘친일의 나라’로 불렸던 타이완은 이제 K팝과 K드라마를 사랑하는 대표적인 ‘친한의 나라’가 되었고, 반도체와 민주주의,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동아시아의 가장 역동적인 사회 중 하나로 변화하고 있다.
이 책은 그 변화하는 타이완의 오늘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기록한 살아 있는 이야기다.
목차
1부 타이완, 생각보다 낯선 땅
01 세계 문화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나라
영어 이름 하나쯤은 다 있잖아? | 맛있는 건 타이완에서 먼저 | 타이완에는 ‘다문화가족’이라는 표현이 없다
02 친일의 나라, 반한의 나라?
타이완 TV를 점령한 일본 문화 | 타이완 상권을 장악한 일본 기업 | 타이완은 왜 일본에 적대감이 없을까? | 한국에 반한 자와 반한자(反韓者)의 공동 구역 | 태권도 시합, 반한 감정의 도화선이 되다 | 지자체 선거와 맞물린 반한 감정 | 제2의 한류가 만들어낸 새로운 관계
03 타이완,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용
다시 알아가는 이웃, 타이완 | 타이완 행복지수 1등의 비밀 | 아시아의 네 마리 용 | “한국! 정말 이기고 싶다!” | 한국과 타이완, 라이벌인가 동반자인가
04 개인 취향과 자기 개성의 실현
타이완의 아침이 시작되는 곳 | 취향 따라, 입맛 따라 | 거침없이 커밍아웃
05 AI 시대에도 남아 있는 금기와 미신
음력 7월은 ‘귀신달’? | 시험 날에는 ‘오리 알’을 먹지 않는다 | 기계의 수호신 ‘과이과이’?
06 타이완의 남과 여, 한국과 무엇이 다를까?
타이완 여성은 모두 테토녀? | 왜 집에 바래다주는 거야? | 한국 오빠 VS. 타이완 오빠
07 타이완 청춘이 젊음을 즐기는 방식
타이완 대학교 캠퍼스 풍경 | 도대체 타이완 대학생들은 뭘 하고 놀까? | 슬기로운 중국어학당 생활 | “관계가 있으면 문제가 없고, 관계가 없으면 문제가 있다”
08 기념일로 들여다보는 타이완
현지인도 잘 모르는 타이완 기념일 |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 | 가족을 위한 기념일 | “기념일엔 역시 맛있는 음식이지”
2부 도플갱어, 닮아도 너무 닮았다
01 동족상잔과 분단, 그리고 민주화의 역사
협력과 반목, 분단의 역사 | 친중이냐 반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한국의 5·18과 타이완의 2·28 항쟁 | 타이완인인가? 중국인인가?
02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문화
타이완 국민 스포츠, 야구 | 고기는 역시 구워 먹어야 제맛! | 어차피 인생은 ‘고기’서 ‘고기’다
03 타이완에도 불어닥친 저출산 시대
인구 피라미드가 무너지고 있다 | 외국인 근로자 85만 명 시대 | 일할 사람을 찾습니다 | 배우자 부모 눈치를 봐야 하는 결혼을 굳이 왜 해? | 마오샤오하이, 새로운 가족원이 되다 | 인구 감소에 대한 타이완의 대응
04 묘하게 닮았다
엄친아와 엄친딸 | 입시 제도와 학벌 |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 여권 파워
3부 한국과 타이완,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다
01 한국인은 왜 이렇게 애국심이 강할까?
단결력, 한국의 민족성인가? | 우리는 과연 얼마나 친절할까? | 한국식 자상함, ‘츤데레’와 ‘정’ | 한국인들의 유별난 나라 사랑
02 한국은 왜 이렇게 경쟁이 심한 거야?
순위 경쟁 프로그램 - 1등만 기억하는 세상 | 총성 없는 전쟁, 교육과 입시 | K팝스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끊임없는 경쟁 | 무한 경쟁 사회에서 가능성을 포용하는 사회로
03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사랑하라
포장마차에 가서 소주나 한잔? | 우리가 바로 ‘노찾사(노래방을 찾는 사람들)’ | 반드시 먹어봐야 할 타이완의 대표 음식들
04 K트렌드 VS. T트렌드, 문화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
한국에 지금 이런 게 유행한다고? | K무비 VS. T무비 | K문학, 언어를 건너 이어지는 감동 | 〈상견니〉 신드롬과 국민 첫사랑 ‘허광한’
맺음말
대한민국과 중화민국,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민국 이야기
저자 소개
저 : 카이랑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타이완에 왔다가 어느덧 20년 넘게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이베이 통신기자, 재외공관 연구원, 한국어 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는 방송인으로 한국과 타이완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언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동 분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방송으로는 타이완 인기 예능 프로그램 등 외국인이 출연하는 예능에서 특유의 유쾌하고 친근한 ...
책 속으로
타이완 사람들은 왜 이렇게 일본에 대해 호의적일까?
나 역시 처음 타이완에 왔을 때부터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다. 타이완은 우리나라보다 더 긴 50년(1895~1945년)의 세월 동안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지배와 착취를 당했음에도 왜 일본에 대한 반감이 없을까?
일본이 우리에게 하지 않은 사과를 타이완에게만 했을 리도 없는데 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방 전후의 타이완 역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
--- p.35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음악과 드라마, 패션과 음식으로 연결된 비교적 익숙하고 친근한 나라가 되었다.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거리감이 줄어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친한親韓’ 성향의 재부상이다. ……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팬 커뮤니티 활동을 하거나 한국어를 배우고,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화를 받아들인다.
이러한 흐름은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 p.48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 널리 유행하고 있는 단어가 ‘오빠’다.
그런데 타이완에서 ‘오빠’라는 단어는 기존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사용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멋있고 잘생긴 한국 남성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오빠’는 중국어로 손위의 남자를 칭하는 ‘거哥’를 써야 하지만, 드라마 자막에서는 우리말의 ‘자기야’에 해당하는 ‘친아이더親愛的’ 또는 ‘바오베이寶貝’로 번역된다.
그렇다 보니 타이완 사람들은 ‘오빠’라는 말을 나이와 상관없이 애인 사이에서만 부르는 호칭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한 타이완 지인은 상대의 연령과 성별 상관없이 나를 꼭 ‘한국 오빠’라고 소개한다.
놀리는 것이 분명하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 하다가도 자기네들끼리 한바탕 웃는 것을 보면 이 정도 희생은 감내해야겠다 싶다.
--- pp.95-96
타이완의 대학가 풍경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매우 건전하다 생각되지만, 우리나라 대학가와 비교해 보면 심심하다.
우선 타이완 대학가에는 술집(호프집)이 없다.
타이완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은 술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모임이나 회식을 술집에서 하는 한국 대학생들과 달리 타이완 학생들은 학과 모임이나 행사를 하더라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타이완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식당은 볶음 요리집인데, 대학가에는 그런 종류의 식당도 찾기 어렵다.
일반 식당의 경우 술을 팔지 않는 가게가 대부분이다.
--- p.104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백일과 돌을 기념한다. 하지만 타이완 사람들은 백일이나 돌 대신 생후 첫 한 달인 ‘만월滿月’을 챙긴다.
아이가 만월이 되면 성별에 따라 다른 음식을 준비해 친지나 주변 지인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이다.
남자아이는 닭다리가 올려진 기름 찹쌀밥을, 여자아이는 전통 병과나 케이크를 선물한다.
--- p.120
국립정치대학교에서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실시한 타이완인의 정체성 의식 조사를 보면 자신을 ‘타이완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1992년 기준 17.6%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늘어나 2025년에는 60%를 상회하는 반면,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1992년 25.5%에서 확연히 줄어들어 채 이제는 3%가 채 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기준, 타이완인이면서 동시에 중국인이라고 응답한 사람 역시 30%가 넘지만 그 수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자신이 타이완인이면서 동시에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주로 외성인, 즉 1949년 국민당 정부를 따라 타이완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 p.138
타오위안 기차역은 역 건물을 중심으로 앞과 뒤 양쪽으로 출입문이 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역 후문으로 나가보면 행인의 70~80%가 외국인이라는 것이다.
외국인이 밀집한 지역인 만큼 역전 상가에는 여러 동남아산 수입 식품점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다.
매장 간판 중간중간에 적혀 있는 중국어 글씨를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그곳은 마치 자카르타나 방콕의 어느 쇼핑가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 p.158
타이완의 연기자이자 진행자인 한 여배우가 있다. 〈WTO 자매회〉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친분이 생겼는데, 몇 년 전 출연진과의 회식 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결혼과 관련된 주제가 나오게 되었다.
나라마다 ‘결혼 적령기가 언제인가’에서부터 각 나라마다의 이상형이 어떤지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상형을 만나더라도 절대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배우자 부모의 눈치를 보고, 집사 노릇까지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으며, 정말 사랑한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한평생 연애 감정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었다.
그러자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타이완 남성을 배우자로 둔 한 일본인 친구가 자신도 “타이완 시댁 가족들과 원만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 p.163
한국 여행에서 한국인 특유의 츤데레식 친절을 경험한 타이완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다.
한번은 자신의 몸집만 한 캐리어를 끌고 지하철을 탔는데, 밖으로 나오는 길에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계단을 만났다고 한다.
캐리어를 옆에 내려놓고 어떻게 들고 올라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남성이 자신의 캐리어를 낚아채고서는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더라는 것이다.
30킬로그램 무게의 캐리어를 훔쳐 들고 달아나기에는 체격이 너무 왜소해 보였다고 했다.
혹시나 싶어 얼른 뒤따라 올라갔는데, 그 남성은 자신의 캐리어를 계단 끝 위치에 올려다 놓고는 살짝 눈인사를 한 뒤 걸어가던 속도를 유지한 채 유유히 인파 속으로 사려졌다고 했다.
--- p.190
10여 년 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타이완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치맥’이라는 용어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요즘은 한국에서 ‘치맥’처럼 줄여 부르는 ‘피맥(피자와 맥주)’, ‘삼소(삼겹살과 소주)’ 등의 신조어들도 소개되고 있다. ‘원샷’, ‘후래자삼배後來者三杯’ 등의 말도 재미있어 한다.
이전 중국어에는 없었던 단어들이니 이들에게 외래어인 셈이다.
--- p.210
출판사 리뷰
“타이완은 왜 식민 지배를 한 일본에 적대감이 없을까?”
역사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타이완의 친일 감성
타이완을 처음 찾은 한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것 중 하나는 일본에 대한 타이완 사람들의 태도다.
일본어 간판이 자연스럽게 보이고, 일본 여행은 가장 인기 있는 해외여행 코스이며, 일본 브랜드와 음식, 문화는 일상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식민지 시대에 건설된 건축물과 철도를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고, 일본을 '가깝고 친숙한 이웃'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인의 역사 인식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우리보다 더 긴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가진 나라가 어떻게 친일의 나라가 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지은이는 ‘타이완이 걸어온 역사의 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타이완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50년 동안 일본의 식민 통치를 받았다.
1945년 일본이 패전한 이후 타이완은 중국 국민당 정부에 넘어갔지만, 국민당 정부는 더 큰 혼란과 부패를 저질렀다.
일본 식민지 시절보다 해방 이후의 권위주의 통치가 더 직접적인 공포로 기억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일제 식민지 시절이 더 나았다”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쌓이면서 일본에 대한 적대감이 희석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타이완의 친일 감성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민주화 이후 일본은 타이완을 지지하는 중요한 국제적 파트너가 되었고, 동일본 대지진 당시 타이완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성금을 보냈다.
이렇게 양국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젊은 세대에게 일본은 역사보다 여행과 문화, 애니메이션과 음식으로 먼저 다가오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한국인의 시선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일본 식민 통치의 명암, 해방 이후의 정치적 격변, 민주화 과정, 그리고 오늘날 한일과 타이완을 둘러싼 국제 정세까지 함께 살펴보며 ‘왜 타이완은 우리와 다른 역사 인식을 갖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간다.
닮았기에 흥미롭고, 달랐기에 더 궁금한 타이완!
같은 출발선에서 다른 선택을 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
타이완은 우리와 놀라울 만큼 닮았다.
식민 지배의 역사와 동족상잔의 비극, 좁은 국토, 부족한 천연자원, 수출 중심의 경제, 세계적인 반도체 산업, 치열한 교육열과 낮은 출산율까지 타이완의 특성을 나열하다 보면 우리나라를 말하는 것인지 타이완을 말하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경험했지만 일본에 대해 전혀 반감이 없으며, 인적 자원이 중요하지만 경쟁에 대해서는 좀 더 유연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한 좁은 국토를 가졌으면서도 아등바등하지 않고, 삶에 대해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그뿐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으로도 여러 방면에서 다르다. 책에 소개된 몇 가지를 열거하자면 다음과 같다.
△ 똑같이 고기를 좋아하지만 우리처럼 채소에 싸먹지 않고 빵에 싸먹는다.
△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돌과 백일을 기념하지만 타이완은 생후 첫 한 달인 ‘만월’을 기념한다.
△ 타이완 여성은 한국 여성에 비해 독립적이고 ‘테토녀’가 많다.
△ 시험을 앞두고 우리는 미역국을 먹지 않지만, 타이완은 오리 알을 먹지 않는다.
△ 타이완은 음식 주문 시 ‘통일’이 없다.
반드시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은 하나하나 세세하게 주문한다.
△ 타이완 대학가에는 술집이 없다(대학생들은 그러면 뭘 하고 노는 걸까?).
이외에도 타이완은 여러 면에서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와 일상을 가졌다.
비슷한 역사와 환경에서 출발했지만 선택이 달랐고, 삶의 문화가 다르다.
그래서 타이완은 가깝지만 낯설고, 익숙하지만 새롭다.
그리고 그 다름을 통해 타이완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돌아보게 된다.
즉, ‘타이완은 왜 우리와 다르지’라는 의문을 넘어 ‘그렇다면 저들은 우리를 어떻게 바라볼까?’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K팝, K드라마 K컬처를 통한 인식의 변화
“반한(反韓)자들이 한국에 ‘반한 자’가 되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타이완에서 한국은 지금처럼 인기 있는 나라가 아니었다.
한국은 가깝지만 잘 모르는 나라였고, 때로는 경쟁 상대였다.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맞붙으면 누구보다 이기고 싶은 상대였고, 경제적으로는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경쟁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여기에 외교 문제나 국제 뉴스가 겹치면서 한국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2010년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에서 양수쥔 선수가 모호한 판정으로 실격패하는 바람에 한국에 대한 안 좋은 여론이 생겼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반한 감정이 커졌다.
타이완 언론에서는 한국을 비판적으로 다루는 기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는 '한국인은 모든 것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식의 가짜뉴스가 퍼졌고, 한국을 부정적으로 소비하는 문화도 생겼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변화를 만든 것은 정치도, 경제도 아니었다. 문화였다.
드라마 한 편이 국경을 넘었고, 아이돌 한 팀이 새로운 세대를 사로잡았다.
예능 프로그램은 웃음을 전했고, 영화는 공감을 만들었다.
그렇게 한국은 뉴스가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타이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한때 〈불새〉와 〈대장금〉이 중장년층의 마음을 열었다면, 이후에는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 〈사랑의 불시착〉, 〈오징어 게임〉이 세대를 넓혀 갔다.
드라마 속 골목과 카페는 여행지가 되었고, 배우들이 먹던 음식은 직접 맛보고 싶은 음식이 되었다.
음악은 더 큰 변화를 만들었다. 이제 타이완 거리에서 K팝은 낯선 음악이 아니다. 카페에서는 한국 노래가 흘러나오고, 젊은이들은 아이돌의 안무를 따라 춤춘다.
한국 가수의 공연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되고, 한국 화장품과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하나의 문화로 소비된다.
한국은 이제 타이완 사람들에게 더 이상 미움의 대상이 아니라 ‘가장 가보고 싶은 선망의 나라’가 되었다.
실제로 타이완을 여행하다 보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쉽게 만난다.
한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고 싶어서, K팝 가사의 의미를 알고 싶어서, 언젠가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반대로 타이완의 영화와 드라마는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부터 시작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청설〉, 〈상견니〉 등 대만의 로맨스 콘텐츠는 한국인들의 감정을 움직였고, 영화의 촬영지는 가보고 싶은 관광지가 되었다.
이렇게 서로의 문화는 금이 갔던 양국의 관계를 회복하게 하는 매개가 되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배우에게 웃고 울고,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드라마 속 인물의 삶에 공감하는 경험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타이완 생활 20년 ‘카이랑’이 방송에서 못다 한 이야기
한국과 타이완을 잇는 다리가 되다
지은이 카이랑은 사실 대중적인 유명인은 아니었다.
타이완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WTO 자매회〉, 〈친구가 왔다(同學來了)〉 등에 출연해 다양한 국적의 패널들과 함께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왔지만, 한국에서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환점은 코로나19 팬데믹 무렵 찾아왔다.
타이완 예능 프로그램들이 유튜브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소개되면서 카이랑의 활약이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국을 비하하는 일본 패널의 주장에 조리 있게 반박하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로 한국을 비난하는 중국 패널들의 이야기를 재치와 입담으로 제압하는 장면, 외국인 출연자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사회를 진솔하게 소개하는 장면들은 많은 한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속이 시원하다”, “한국에 대해 조리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잘 전한다”는 반응과 함께 영상들이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여러 유튜브 채널에서 재편집되어 확산되면서 카이랑이라는 이름도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방송과 유튜브, 강연을 통해 한국과 타이완을 오가며 활동해온 지은이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타이완을 가장 잘 아는 한국인’, 혹은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기억된다.
현지에서 직접 살아가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여행 정보, 역사와 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전하며 두 나라를 잇는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방송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을 수 없고, 흥미로운 뒷이야기나 역사적 배경은 짧게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다.
여행지 하나를 소개하더라도 그곳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시대의 이야기는 대부분 편집된다.
방송은 보여주는 매체이지만,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타이완』은 그런 아쉬움에서 출발한 책이다.
방송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 짧은 화면 속에 담지 못했던 타이완의 진짜 모습을 차분히 풀어낸다.
관광객의 시선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20년 넘게 현지에서 살아온 사람이기에 볼 수 있었던 변화와 일상, 그리고 타이완 사람들이 직접 들려준 생생한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지은이는 책의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타이완을 바라보는 일은 결국 한국 사회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했다.
타인의 시선을 통해 나를 돌아보듯, 타이완이라는 거울 속에서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비춰보고 싶었다.”
이 책이 지향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타이완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타이완이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 사회를 함께 돌아보는 것이다.
카이랑은 타이완을 미화하지도, 반대로 낯설게만 바라보지도 않는다.
좋은 점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아쉬운 점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한국인의 시선과 타이완 사람들의 시선을 함께 담아내며, 두 사회가 서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추천평
이제 우리는 예전처럼 한 나라, 한 지역에서만 갇혀서 살 수는 없다.
나의 고집과 주장만으로 독불장군처럼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서로를 알고 상대의 좋은 점을 배우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세상이다.
이 책은 한국과 타이완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몸소 겪고 스스로 보고 들은 것을 적은 책이기에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이
의미 있고 좋은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기대한다.
- 나태주 (시인)
논어에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三人行 必有我師)”는 말이 있다.
이 책이 한국과 타이완이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어, 함께 길을 걸으며 서로에게 스승이자 동반자가 되는 데 작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지은이가 20년간 타이완에서 생활하며 방송을 통해 한국과 타이완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온 점에 대해 감사를 전한다.
- 추가오웨 (주한국타이베이대표부 대표)
이 책은 타이완과 한국이 서로를 응시하며 자신의 모습을 한층 더 이해시켜주는 자상한 거울과 같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감정들이 닮은 듯하면서도 각자 독특한 삶의 풍경을 담고 있다.
지은이가 경험한 타이완 생활의 생생한 모습은 현지인인 우리조차도 인식하지 못했던 타이완의 숨은 매력을 보여준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그 가운데 담긴 통찰이 무척 매력적인 책이다.
- 사사, 옌쥔 ( 사회자)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93699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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