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사회학 연구 (독서요약)/1.사회학일반 (인구문제)

시민권력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2022) - 커먼즈, 사회적경제, 자치와 직접민주주의를 통한 국가와 정치의 전환

동방박사님 2025. 10. 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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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자유주의 국가의 종말과 시민권력에 기반한 파트너 국가의 도래

세계적으로 자유주의 국가는 불평등 심화, 정치?경제적 양극화, 기업의 권력 장악, 기후위기 등으로 정당성과 존립의 근거를 잃고 있다.

 

 이 책은 자유주의 국가의 역사와 전개, 그리고 시민 복지의 수호자에서 자본주의의 조력자로 역할이 변화하는 모습을 추적한다. 

자유주의 국가는 기업과 엘리트의 이익에 포획되어 지금의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협동경제학의 전문가인 저자는 바르셀로나 엔 꼬무의 급진적 자치 실험, 비아 깜뻬시나의 글로컬리즘에 기반한 투쟁, 인도 께랄라의 심층 민주주의, 로자바의 국가 없는 민주주의 등 시민이 주도하며 펼쳐지는 대안과 실험을 탐구한다. 

국가를 약탈적 엘리트와 자본의 시녀가 아니라 주권적 시민사회와 심층 민주주의, 커먼즈, 사회적경제에 의해 추진되는 평등, 경제 민주주의 그리고 연대와 협력을 촉진하는 파트너 국가로 다시 상상하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평을 열어준다.

목차
감사의 말
서론

01 국가의 배신
02 시민권력과 새로운 정당성
03 공유지:박탈과 회복
04 협동 도시
05 농민의 길
06 께랄라 주의 심층 민주주의
07 허가받지 않는 삶:로자바의 국가 없는 민주주의
08 민낯을 드러낸 세계
09 변화와 통합
10 복지국가에서 파트너 국가로
11 국가의 시민화:원칙과 정책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 : 존 레스타키스 (John Restakis)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협동조합연합회 상임이사이자 세계 협동경제에 대한 연구자다.

 아테네에서 태어나 토론토에서 자랐다.

 18세에 지역사회조직가의 삶을 시작했고, 시카고 산업지역재단에서 지역사회조직가로서 전문 훈련을 받았다. 

캐나다로 돌아와서는 토론토교육위원회의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부문에 학교개혁운동가로 참여하여 학부모 운동을 활발히 벌이다가, 토론토교육위원회가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부문을 해산시키자 인도로 가서 크...

역 : 번역협동조합 
조합원에게는 안정적인 일과 정당한 몫을, 고객에게는 높은 품질의 통역과 번역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 선정 사회적경제 우수기업으로,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등 300여 개 국제행사의 번역과 통역을 수행해왔다. 옮긴 책으로는 『기업 경영의 6가지 새로운 규칙』,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외부는 없다:코로나19를 살다』, 『플랫폼 경제, 협동조합을 만나다』 등이 있다.

책 속으로
국가의 시민화(civilizing)는 시민의 물질적, 사회적 복리에 부응하는 운영으로 국가의 정당성을 회복하는 민주주의의 복원 과정으로서 우리는 보다 광범위한 맥락에서 이 개념을 파악해야 한다. 

나아가 이것은 국가를 집합적 복지의 도구로 인식한 민주화 과정의 연속이다. 여기에서 필요한 역할과 권력의 재편을 감안할 때 우리 시대에 이 새롭게 상상되는 정체는 파트너 국가로 호명될 수 있다.
--- p.43

우리 앞에 놓인 진짜 문제는 정치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멈추었다는 사실이다.

정치는 일정 기간 목숨을 부지해왔을 뿐이다. 

세계화는 정치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금융과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초국적 권력이 창조한 시나리오 속에서 국민국가가 이들 권력의 이익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란 어려운 일이 되었기 때문이다.
--- p.56

좌파 정당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너무 급진적으로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계속 마비되어 있다.

그들은 우파가 몰아넣은 틀 안에 갇혀 있다. 좌파는 자신의 급진적 뿌리를 현 상황과 연결하지 못했고 이는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후 좌파 정당이 소멸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 p.59

자본주의는 농촌에서 오랜 농업경제의 사회적, 경제적 관계가 근본적으로 전환되면서 시작되었다. 

이러한 전환은 농민층을 길들이는 것에 기초했다. (…) 

공유지를 제거함으로써 소경작자들의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생활 토대는 발밑에서부터 무너졌다. 

박탈은 농민층의 프롤레타리아화에 필수적이었으며 농업 자본주의가 산업 자본주의로 이행하기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이 전체 과정에서 국가는 귀족과 신흥 부르주아지의 확고한 통제 아래 상층계급의 이익에 복무하는 시녀로 기능했다.
--- p.74

15-M 운동은 곧 스페인의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는 원천이 되었다.

 하지만 2012년과 2013년에 이르자 주요 광장의 점거에 초점을 맞춘 운동은 동력을 잃기 시작했다. 

대중 동원의 열기를 영원히 지속하는 건 가능하지 않다. 결국 사람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운동이 직면한 도전은 정치의식의 전환과 대중 동원의 경험을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무언가로 변화시켜 내는 것이었다.

 운동은 초점을 바꿔 정치 행동을 지역 주민들로 확산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가 부활하고 보다 광범위한 정치적 위기는 지역 수준의 구체적 쟁점 및 생활 관심사와 결합되기 시작했다.
--- pp.92~93

비아 깜뻬시나가 표방하는 대표성 또한 지역 차원에서 협업하는 다양한 조직의 참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달려 있다. 지역 차원의 의사소통과 공조를 초국적 집단행동 전략들과 결합하는 역량을 발휘하여, 비아 깜뻬시나는 자체의 상향식 구조와 통합하는 작업 방식들을 이용하여 집단행동을 강화한다. 

합의 도출은 종종 느리고 번거롭긴 해도 결속과 집단 정체성, 그리고 공동의 목적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 p.115

물질적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경제 성장에 목멜 필요는 없다. 개인 복지와 사회복지에 한계를 지우는 것은 불평등과 한 사회 내의 착취적인 사회관계다. 

토지의 재분배나 기초 의료 서비스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경제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 pp.137~138

께랄라 주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 가운데 하나는 신자유주의가 우리에게 믿게 하려는 것처럼 사회 정의와 집단 복지가 팽창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부산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거버넌스와 의사결정 기구를 민주화하여 사회경제적 관계를 동등하게 하고 시민권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대중 투쟁의 산물이다.
--- p.145

자본주의와 국민국가는 서로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근대를 규정하는 폭력과 불평등의 포괄적 단일 체제를 구성하는 두 측면이다.

 민주연합주의는 최대로 확대한 민주주의에 기반하여 근대성의 대안적 모델을 제시한다. 

바로 중앙집권화된 국가권력 구조를 체계적으로 해체하는 국가 없는 민주주의다.
--- pp.146~147

팬데믹이 밝혀낸 것은 민주주의 수준에 따라 공중보건의 수준도 달라진다는 필연적 인과관계다.

 민주주의를 제창한다고 하더라도 민주화의 완성도가 떨어지면 비민주주의 정권과 비슷한 수준의 공중보건과 공공재의 위기를 낳는다. 

이러한 현상은 서구에서 자유민주주의 쇠퇴의 세계적인 상징이 된 두 나라, 즉 영국과 미국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 p.179

사람들은 같은 사회,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2020년 미국 대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대중이 현실에서 느끼는 불만이 본질적으로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절반으로 나뉘어 서로 완전히 다른 현실에 있는 것이다. 

불만을 조장하고 쌓이게 하여 사람들이 느끼는 부당함의 진짜 이유와는 상관없는 민주주의 제도, 즉 언론, 선거 과정, 정치 자체에 분노를 표출하게 하면서 의도적으로 대중을 분열시키는 것은 권위주의 정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p.203

파트너 국가라는 발상은 민주주의에서 정치적 정당성의 원천은 시민사회라는 원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시민사회를 공고히 하기 위한 가치, 또한 긴밀하게 연대하며 시민 참여적인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가치를 강화하는 것이 파트너 국가가 달성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목표이다.
--- p.211

사회적 돌봄을 민주화함으로써 사회적, 정치적 변화의 큰 틀 안에서 국가와 시민사회의 역할이 재조정된다. 

사회적 관계와 대인적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협동의 가치가 사회적 돌봄을 어떻게 다시 인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사회적 관계와 대인적 관계를 조직 구성의 기본 요소로 삼는다.
--- p.227

돈을 공공재로 생각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부채에서 자유로운 공적 자원으로서 돈을 만들어 내는 공공 소유의 은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실험을 거쳐 증명되었고, 이러한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되었던 사례가 바로 캐나다 은행(Bank of Canada)이다. 

1935년부터 1974년까지 캐나다 은행은 무이자 자금을 조성하여 이를 정부에게 대출해 주었고, 정부는 이 돈으로 국가의 주요 기반시설을 마련했다.
--- p.245

출판사 리뷰
복합 위기의 시대, 국가와 정치의 역할은 무엇인가?

복합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3고의 위기를 맞닥뜨리며 경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스태그플레이션과 금융위기가 동반하는 초대형 복합위기로서 퍼펙트 스톰을 연상케 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역사상 최고”이며 위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불평등 심화와 복지 후퇴, 정치?경제적 양극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긴장 고조, 기후 위기 등 국내외에서 전방위적인 복합 위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고 극복해야 할 국가와 정치에 대해 사람들은 신뢰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적 불확실성과 사회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 책은 기업과 엘리트의 이익에 포획되어 있는 자유주의 국가는 지금의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국가와 정치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필요성과 그를 추동할 힘으로서 시민권력과 심층 민주주의를 호명한다. 

그리고 그 정당성에 대한 이론적, 역사적 근거와 세계에서 펼쳐지고 있는 사례들을 통해 깊이와 설득력 있는 설명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국가의 배신과 시민권력의 새로운 정당성

17, 18세기 계몽주의와 민주주의 혁명을 통해 등장한 민주주의 이념은 집합적 복지뿐만 아니라 정치 공동체의 자유로운 시민인 개인의 자유 및 복지와도 관련된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동시에 이러한 자기실현의 과정을 통해 사회 전체가 발전하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국가와 정부가 이러한 민주적 요구와 이상의 달성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근대 정치의 정당성을 이루는 기초이다. 이러한 신뢰에 대한 위반은 국가의 배신이라 표현할 수 있다. 

시민과 맺은 정치적 계약을 뒤집는 국가의 배신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핵심 징후로는 미국을 필두로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불평등률이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점, 또 특히 교육·보건·주택·공공 기반시설 등의 분야에서 공적 자원과 국가의 사회복지 투자가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편, 민주주의는 국가를 독점적 통제의 기제에서 권력 경쟁이 가능한 정치적 경기장으로 전환시켰다.

 사회 전체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공식화된 투쟁의 장이 된 것이다.

 또 선거 과정은 대중의 집합적 이익이 정치를 통해 실현될 수 있음을 뜻했다. 

이는 소수 부유층과 엘리트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복지에 기여하는 목표로 정부의 행동을 이끌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유해한 효과를 막는 것이었다. 

17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중반에 이르는 150년 동안 민주주의는 공식화된 집합적 권력의 도구로서 대중이 엘리트의 지배를 제어하는 수단이 되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고양되면서 사회적 평등에 대한 관심과 개인적, 집합적 복지 제공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제도들이 점진적으로 도입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날 민주주의의 쇠퇴라는 정반대의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즉, 사회복지가 후퇴하고 특권과 불평등이 확대되고 나아가 공공복지의 수호자로서 국가의 역할이 무력화되고 있다. 사유재산권과 공공복지 사이의 갈등은 자본주의 국가의 핵심 모순이다. 

공적 권력 도구로서의 정부를 영구적으로 훼손하기 위해 주로 활용된 것은 공공복지 증진을 위한 지출 정책의 역전이었다. 

대처와 레이건 시기 조세 감면, 공공부문 민영화와 “복지 개혁”을 앞세우며 영국과 미국에서 부상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현재 전 세계의 경제 정책이자 공공 정책이 되었다.

 긴축 정책을 통한 사회복지의 붕괴는 궁극적으로 공공복지의 수호자로서 정부에게 부여된 정당성에 대한 공격이다. 이러한 과정의 중심에는 자본에 의한 공공 재산 및 공유재의 사유화와 공공부문의 식민화가 있다. 

그리고 긴축이 표적으로 삼는 건 언제나 취약한 개인, 또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봉사하는 프로그램이다.

 부자들의 과잉, 또는 상위 1%와 그들의 기업이 지닌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한 부는 절대 그 대상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첨예화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자체가 의문에 부쳐졌다. 

외견상의 민주적 정치 체제와 시민의 이익을 보호하지 못하는 선출된 정부의 무능력이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거버넌스 모델로서의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정당성에 위기가 닥쳤다. 

이에 따라 자본권력의 전환을 자극하는 힘으로서, 동시에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경제적, 정치적 부정의와 나아가 오늘날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붕괴라는 훨씬 더 위협적인 문제에 맞서는 힘으로서 시민권력이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힘을 통해 근본적 변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업 권력과 국가의 결탁에서 비롯된 경제적·사회적·환경적 피해의 흐름을 바꾸게 하는 경제의 민주화, 정부의 민주화, 공유재의 회복, 환경의 복원, 사회의 복원, 기술의 인간화, 세계적 협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펼쳐지는 대안과 실험

우리는 세계 곳곳의 거리에서, 노트북의 화면에서, 또 우리의 뼈 속 깊이 불안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현실 중에서도 뒤틀리고 잘려나간 모습을 경험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에는 다른 이야기들, 희망적인 동시에 미지의 땅을 헤쳐가기 위한 변화의 길을 닦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 대부분은 아직 어둠 속에 묻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에 대해 완전히 다른 전망을 갖고 그것으로 이어지는 길 위로 나서는 여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4개의 장을 통해 각기 매우 다른 배경의 정부와 사회 운동이 국가의 역할을 어떻게 다시 정의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15-M 운동에서 이어지는 바르셀로나의 참여민주주의와 사회적경제 정책, 카스트 위계구조에서 피어난 인도 께랄라 주의 분권화와 심층 민주주의, 이 두 곳에서는 정책 수립 방법과 시민이 민주적 절차에 참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진다. 

시리아 북동부의 로자바는 쿠르드 족을 중심으로 국가 체계를 거부하면서 자치, 연방주의, 협력을 실천하여 자주적인 시민의 힘으로 거버넌스를 흡수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기존의 국가 이론과 거버넌스 체계에서 나타난 급진적인 변화가 반영된 것이다. 

각각의 경우 모두 거버넌스 모델로 굳어져 있던 위계구조를 거부하고 광범위한 시민 참여와 지역화된 직접민주주의 기제를 결합했다. 

또한 식량 주권을 중심으로 수평성, 자율성, 직접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비아 깜뻬시나 사례를 소개한다.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컬리즘 전략 하에 이 조직이 수행한 지난 20년간의 세계적 시민 동원도 새로운 국가에 대한 이상과 맥을 같이한다.

이러한 시도와 변화들은 정치를 새롭게 상상할 수 있는 재료가 될 뿐 아니라 이 책에서 제시한 파트너 국가 개념 역시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도출된 부분이 크다. 

파트너 국가는 국가를 시민화하고 경제를 인간화할 수 있는 협동적, 공동체주의적 원칙이 구현된 시민경제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예가 된다.

공공선의 정치와 주권적 시민사회

고장 난 체제의 실패가 완연해지면서 무언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식이 만연해 있다. 자본의 제국은 두 개의 거대한 대립적 힘들, 즉 부의 상층계(upperworld)와 세계 시민사회로 세계를 분열시켰다. 

하지만 자본주의 세계화가 불러일으킨 건 단지 불평등과 부정의만이 아니었다. 세계적 규모로 투영된 권력과 탐욕은 인류와 지구 생명계 사이의 균형을 깨뜨렸고 생태계 붕괴는 전례 없는 수준의 세계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변화는 전환을 의미한다. 

그리고 근린 지역으로부터 세계적 단계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자주적이면서 탈바꿈한 시민사회는 이러한 전망의 핵심에 놓인다. 이와 동시에 교감과 공공선의 정치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 새로운 정치 개념은 사회관계의 근본적인 변화, 그리고 개인의 이익과 경쟁의 관점에서 벗어나 협동과 공공복지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저자는 정체성의 정치에서 공공선의 정치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사회 정의를 지향하는 진보 운동이 지엽적으로 분산되고 배타적인 정체성 정치로 나아가면서 좌파의 보편적이고 집단적인 사회의식이 빛을 잃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치, 특히 민주주의는 시민이 권력을 다스릴 수 있도록 하고, 권력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의 집합적 삶을 위한 수단이 되게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 본성에 관한 개념, 즉 인간 본성은 필연적으로 사회적이어서 개인은 자기 삶의 목적을 집단과 타인과의 동반자적 관계 속에서만 실현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정치는 개인과 일부 집단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행복과 안녕에 관한 것이기에 정치의 궁극적 목적과 목표는 공공선이 된다. 정부와 국가의 정당성은 이 공동의 목표가 달성되는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공공선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시민사회라고 명명했던 정치 공동체 전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수동적 복지국가에서 협력적 파트너 국가로

위기의 시기에 국가라는 배는 정치적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에 빠져 방향을 잃었다. 

사회안전망 후퇴, 부채 증가와 생활수준 하락, 나아가 지구온난화의 재앙적 결과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당면한 복합적 위기를 해결할 지도력을 발휘하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공공복지의 청지기가 되지 못하는 국가에 대한 환멸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복지국가가 공공복지의 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음에도 그것이 가진 결함으로 많은 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중앙집중식 관리 시스템의 관료적이고 획일적인 성격은 각 시민과 공동체의 개별적 요구에 반하게 되었으며 개인의 무력함과 가난함을 전제로 하면서 사회복지는 큰 비판을 받게 되었다. 

복지를 구성하는 사람과 사회적 요소들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그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민의 물질적, 사회적 복리에 부응하는 운영으로 국가의 정당성을 회복하는 민주주의의 복원 과정으로서 국가의 시민화(civilizing)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이 개념은 국가를 집합적 복지의 도구로 인식하는 민주화 과정의 연속이며 여기에 필요한 역할과 권력의 재편을 감안할 때 새롭게 상상되는 정치 체제를 파트너 국가라 할 수 있다. 

시민이 서로 협력하고 공공선을 위한 집단행동을 하도록 촉진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은 건강한 사회와 행복을 이루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민주적 문화의 특징이며 시민사회와 국가는 소수의 특권 집단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공동의 노력에 서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런 노력을 위해 저자는 국가 시민화의 원칙을 제시하고 구체적으로는 시민경제의 회복, 사회적 가치 시장 활성화, 기업을 통제하기 위한 장치, 공공은행 및 사회적 금융을 통한 자본의 민주화를 들고 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세 개의 장에서는 우리 앞에 놓인 과업의 성격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우리 시대에 앞선 역사적, 정치적 선례, 현재의 상황을 지배하는 정치와 경제 권력의 형성, 우리 지구의 공유지에 대한 체계적 약탈 과정, 전 세계의 저항과 반발을 촉발한 정당성 위기의 심화가 포함된다. 

중간부(4~7장)에서는 서로 사뭇 다른 여러 공동체들이 민주적 거버넌스의 전망과 공공선의 추구를 반영하여 정치와 경제를 새롭게 만드는 방식들을 살펴본다. 

스페인 인디냐도스(Indignados) 운동의 대중 봉기부터 카스트 위계구조를 타파하고 이룩한 께랄라의 심층 민주주의, 시리아의 전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쿠르드족의 싸움, 글로컬리즘에 기반하여 식량 주권을 위한 투쟁해온 비아 깜페시나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저항은 불가항력적으로 보이는 역경에 맞선 쓰디쓴 투쟁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들이 정치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소개되고 있고 사례의 구체적 내용으로부터 일반적 원칙을 도출하고 있다. 여기서 제시된 사례들은 종결부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한다.

종결부(8~11장)에서는 함께 결합되어 정치경제의 전망 및 시민과 국가 관계의 틀을 짤 이념, 가치, 모델, 실천을 종합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필요한 작업에 대한 새로운 서사, 우리가 공유하는 근본적인 목표로 인도할 나침반이 제시된다.

 이 마지막 부분에서 이 책의 중심 주제인 파트너 국가(partner state)의 아이디어가 설명된다. 

파트너 국가의 개념은 주권자 사회의 관점과 시민경제의 규범을 바탕으로 국가를 새롭게 이해하는 틀이다.

추천평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통해 기업이 국가를 장악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다. 30년간의 규제 완화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복지국가가 ‘기업을 위한, 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 국가로 변모했다. … 저자는 직접민주주의의 실천과 시민 참여의 정치철학을 통해 민주주의와 커먼즈를 되찾고 공공선을 위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
- 반다나 시바 (생태과학자, 《지구 민주주의》의 저자)


철저한 협동경제학 전문가인 저자는 권위주의 정부, 패거리 자본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다양한 포퓰리즘의 위험을 피하려면 왜 국가를 시민화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밝힌다. …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현대의 주요 환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스테파노 자마니 (볼로냐 대학교 경제학 교수, 《시민경제학》의 저자)


우리의 자멸 문명의 껍질을 뚫고 더 나은 사회가 솟아오를 수 있을까? 이 책은 설득력 있는 실제 사례들을 소개한다. 세계적 위기에 직면한 자유주의 국가를 넘어서기 위해 자기 통치를 확대하고 심화하고 풍요롭게 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독자들을 고대에서 시작하여 현재의 흥미로운 실험들이 이루어지는 곳들로 안내한다.
- 낸시 매클린 (듀크대학교 교수, 《벼랑 끝에 선 민주주의》의 저자)


균열과 절망의 시대, 새로운 문명 건설에 영감을 주면서도 현실에 발 딛은 유토피아의 전망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우리 시대의 기록인 이 책은 현실에 기초한 꿈을 실제 행동과 연결해 문명의 메타 위기를 헤쳐 나가려는 우리에게 낙관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저자는 바르셀로나의 급진적 자치제에서 로자바의 국가 없는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이 결정적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개인과 사회의 자율성을 가능케 하는 파트너 국가라는 해법을 생생히 그려준다.
- 미셸 바우웬스 (P2P 재단 설립자, 《P2P:커먼즈 선언》의 저자)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14997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