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계국가의 이해 (독서요약)/4.러시아역사문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2025) - 일리야의 눈으로 ‘요즘 러시아’ 읽기

동방박사님 2025. 12. 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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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푸틴은 왜 지지를 받고 있는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에서 러시아는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전쟁을 일으킨 국가이지만, 우리가 외면할 수만은 없는 이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러시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나 이제는 한국인이 된 벨랴코프 일리야는, 뉴스가 전하지 않는 러시아인의 감정과 사고방식을 통해 러시아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친구에게 설명하듯 풀어낸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해하기 어려웠던 러시아와 러시아인이 만들어 낸 세계가 한층 가까워진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개정판 프롤로그

PART I. 편견을 깨고 본 러시아
ㆍ러시아인들은 같은 하루를 살지 않는다
ㆍ불쌍한 자 vs 나약한 자
ㆍ스킨헤드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는다?
└Box | 러시아인과 한국인 사이
ㆍ‘피의 철도’에서 여행자의 로망이 된 시베리아 횡단 열차
ㆍ웃음에 진심을 담는 사람들

PART II. 붉은 제국, 그 이후
ㆍ기억 속에만 남은 사회주의 국가 소련
└Box | 러시아 안의 다른 나라, 모스크바
ㆍ자유를 혐오하는 러시아식 민주주의
ㆍ‘독재자’ 푸틴이 인기 있는 이유
ㆍ올리가르히, 그들이 사는 세상
ㆍ러시아는 북한의 친구인가?
ㆍ러시아는 한반도의 통일을 찬성할까?
└Box | 푸틴의 ‘동슬라브 민족주의’가 초래한 디스토피아

PART III. 러시아의 일상
ㆍ러시아에는 네 종류의 인간관계가 있다
ㆍ스무 살이면 어른
ㆍ“배려 받아야 할 여자 대통령을 어떻게 감옥에 보내나요?”
ㆍ감히 시궁창에서 백작으로 올라가다니
ㆍ한국에 비해 느릴 뿐이에요
ㆍ러시아식 이름, 어렵지 않아요
ㆍ사투리가 없는 러시아어
ㆍ러시아의 크리스마스는 1월 7일입니다
ㆍ러시아인의 여행지

에필로그
러시아어 알파벳

저자 소개 
저 : 일리야 벨랴코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16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뒤에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언어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삼성전자에서 일하다가 현재는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러시아어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한국과 러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과 유튜브를 넘나들며...

책 속으로
한국인이 러시아에 대해 가진 인식에 대해 아쉬움이 많다. 

가장 많이 들어 본 질문은 “러시아는 정말 그래?”였다.

 그러면 나는 말이 많아지게 된다. 

“러시아도 사람이 사는 나라인데요….

” 이렇게 답을 하다 보면 러시아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에 온 첫날부터 본의 아니게 러시아 문화를 알리는 ‘대사’처럼 되어 버렸다.
--- 「프롤로그 | “러시아는 왜 그래?” “러시아는 안 그래.”」 중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거리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한국에서는 고속 철도만 타면 3시간 이내로 못 가는 곳이 없다. 

러시아에서는 3시간으로 갈 수 있는 이웃 도시는 거의 없다. 

3시간 거리로 어디를 간다고 하면 근교로 놀러 가는 수준이다. 

체감상으로는 서울 마포에서 경기도 일산 정도를 가는 느낌이랄까. 

내 고향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는 하바롭스크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차를 타면 12시간 걸린다. 

러시아식 거리감으로는 말 그대로 가까운 도시다. 멀다고 하면 기차 기준으로 이틀은 걸려야 한다.
--- 「러시아인들은 같은 하루를 살지 않는다」 중에서

내가 경험한 가장 추운 러시아의 겨울은 한국으로 치면 강원도 철원 수준이었다. 

하나 더 고백하자면,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의 추위’를 물어볼 때 하도 할 말이 없어서 시베리아나 블라디보스토크보다 북쪽 동네에서 온 친구들을 부러워한 적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러시아 친구는 나보다 더 ‘나약한 자’다. 

그 친구는 러시아 남부인 로스토프나도누라는 도시에서 왔는데, 매년 한국은 겨울이 왜 이렇게 춥냐고 불평이다. 

영하 5도 이하로 떨어지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기온이 아니라면서 말이다.
--- 「불쌍한 자 vs 나약한 자」 중에서

러시아인에게 ‘인종 차별’이라는 개념은 생소하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인종 차별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을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됐다. 

한국의 인종 차별이 심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러시아와 한국은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말이다.
--- 「스킨헤드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는다?」 중에서

나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 내 사고방식을 버릴 수는 없다. 

그리고 어떻게 한들 내 피부색을 바꿀 방법도 없다. 

나는 죽을 때까지 ‘한국인’이 될 수 없다. 

스스로를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여러분들은 나를 앞에 두고 ‘저희’라는 말 대신 ‘우리’라는 말을 쓰기 불편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나라’라는 말을 쓰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다. 

때때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해할 수는 있다. 

모든 한국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과 마찬가지 수준이다. 

이제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 「스킨헤드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는다?」 중에서

러시아인들이 왜 이렇게 무뚝뚝하고 잘 안 웃느냐고 질문을 받으면, 러시아 속담을 꼭 알려 준다.

 ‘이유 없는 웃음은 정신병자의 증상이다.’ 조금 과한 말 같지만 러시아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속담이다. 

러시아 사람들에게 ‘웃음=진심’이다.

 웃음은 항상 진실한 마음에서 나와야 한다.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웃어도 되지만 별 이유 없이 웃으면 정신 나간 사람으로 본다.

 웃음은 실용적인 감정 표현이다.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방법인 것이다. 

마음이 불편한데도 웃으면서 말을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다.
--- 「웃음에 진심을 담는 사람들」 중에서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의 체제 이행은 불시착하는 비행기 같았다. 

1990년대는 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던 시절이라 어느 정도 기억이 난다. 

당시 나는 러시아 사회의 혼란, 무질서, 높은 범죄율, 극도로 부족한 식료품, 급여 체불, 연이어 터지는 파업 등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돌이켜 보면, 그때가 새로 태어난 러시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것 같다. 

무능한 정부,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수밖에 없는 일반 시민들, 체첸 전쟁으로 터진 민족 갈등. 결코 살기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 「기억 속에만 남은 사회주의 국가 소련」 중에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갑자기 역대 최연소 공산당 서기장이 된 고르바초프는 무능한 지도자였다. 

모스크바대학 교 출신의 엘리트였지만 너무 멍청하다는 말을 들었다.

 진짜 실세는 그의 부인 라이사 고르바체바라는 말도 돌았다. 언론에서는 ‘1인자’ 라이사의 패션이나 액세서리를 집중 보도했다. 

영부인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지금도 러시아에서는 대통령 부인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금기시할 정도다.
--- 「자유를 혐오하는 러시아식 민주주의」 중에서

한국에서는 대통령을 고위직 공무원으로 보는 경향이 큰 것 같다. 

권력을 가졌지만 국회가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

 국민의 의지만 있다면 탄핵까지 가능하다.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 

대통령을 절대 권력을 가진 ‘아버지’로 본다고 할까. 

아버지도 사람인지라 그릇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정말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다.

 우리가 아버지에게 함부로 대들 수 없듯이, 대통령에게 일반 국민이 감히 뭐라고 할 수 없다.
--- 「‘독재자’ 푸틴이 인기 있는 이유」 중에서

한국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친밀하다고 생각한다.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뒷배가 중국과 러시아라고 보는 것 같다.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사회주의 국가들이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의 뒤를 봐주면서 정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말을 들으면 

“첫째,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고, 

둘째, 중국이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고, 

셋째, 러시아와 북한은 사이가 별로 안 좋다”고 대답한다.

 대부분은 이 답변을 듣고 놀란다.

 고정 관념을 깨려면 한참을 더 설명해야 한다.
--- 「러시아는 북한의 친구인가?」 중에서

이런 문화는 심지어 언어에서도 반영됐다. 러시아어에서 동사 ‘결혼하다’는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 

남자가 결혼하면 ‘제닛짜’다. ‘아내를 가지다’는 의미다. 

여자는 ‘브호디찌 자무쥐’다. ‘남편 뒤로 가다’, ‘남자 뒤에 자리를 마련하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결혼해도 여성이 남성의 성을 따르지 않는다.

 러시아에서는 이런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 

‘성씨를 바꾸지 않을 거면 뭐하러 결혼했지?’ 하고 생각한다. 

결혼은 일가(一家), 즉 패밀리를 만드는 일이고, 가족이 됐다는 증거는 모두가 같은 성씨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 「“배려받아야 할 여자 대통령을 어떻게 감옥에 보내나요?”」 중에서

만약 예카테리나가 내 여자 친구라고 해 보자. 

그녀와 단 둘이 집에 있을 때, 그녀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 로맨틱한 분위기일 때, 나라면 그녀를 ‘까츄샤’로 부를 것이다. 

내 친구에게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한다면 “어제 ‘까테리나’와 밥을 먹었어”라는 식으로 말한다. 

유치원생끼리 서로를 부른다면 ‘까찌까’다.

 이 호칭은 아이들끼리 서로 놀려먹는 듯한 뉘앙스다. 

어른들은 거의 쓰
지 않는다. 한국에서 ‘민수’라는 이름을 ‘만수’라고 부르는 식이다.

 할머니가 손녀를 부를 때는 ‘까쩨니까’라고 한다. 

‘우리 예쁜 똥강아지’ 같은 어감을 담고 있다.
--- 「러시아식 이름, 어렵지 않아요」 중에서

출판사 리뷰
·‘대한러시아인’ 벨랴코프 일리야가 소개하는 러시아와 러시아인의 정체성
·푸틴은 왜 인기가 있을까? 러시아인은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
·가깝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이웃, 러시아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를 풀어주는 안내서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저자는 JTBC 〈비정상회담〉에서 러시아 대표로 활동하며 러시아를 소개해 온 벨랴코프 일리야 교수다.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에 정착한 그는 삼성전자 근무를 거쳐 현재 수원대학교에서 러시아어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2016년 한국으로 귀화한 이후에는 러시아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며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2025년에는 러시아 문학을 통해 러시아의 정서와 정체성을 풀어낸 『러시아의 문장들』을 출간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초판에서 다루지 못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과 동슬라브 국가인 벨라루스에 대한 이야기가 새롭게 추가됐다.

 

 2022년 초판 출간 당시에는 전쟁 초기라는 시점상 충분히 다루기 어려웠던 주제다. 

저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논리를 함께 짚으며, 서구 중심의 보도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러시아 내부의 인식을 살핀다. 

러시아를 전범국으로 규정한다는 입장은 분명히 하되, 전쟁이 발생한 배경과 논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견지한다.

 저자가 몇 번이나 강조한 바와 같이 러시아를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잘못된 주장이 무엇인지를 짚는다는 의미다.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저자의 어머니는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인의 여행 문화에 관한 내용도 보강했다. 

전쟁 이후 단절된 한-러 관계가 언젠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가 언급한 것처럼 한국과 러시아는 원래 좋은 관계를 맺어왔던 나라다. 평화가 찾아오면 우리는 서로를 여행하고 배우고 만나게 될 것이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현재 러시아 사회의 정서와 사고방식을 읽어내며, 우리가 러시아와 어떤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지에 대한 단서를 제시한다. 책은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러시아에 대한 편견을 다룬다. 러시아인은 왜 웃지 않는지, 전 세계에 퍼진 러시아 밈의 실체는 무엇인지 등 가벼운 이야기에서 출발해 러시아의 정체성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파트는 소련이 붕괴한 이후 ‘요즘 러시아’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여준다. 

‘붉은 제국’ 소련이 해체된 뒤 올리가르히가 등장하고, 혼란 속에서 러시아인들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살피면 오늘의 러시아를 읽을 수 있다. 

세 번째 파트는 러시아의 문화를 소개한다. 각종 기념일이나 ‘미투’를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 러시아인이 역사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서구와는 다른 그들만의 문화를 들여다본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러시아 사람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관점이다. 

러시아는 여러모로 특별한 나라다. 시차만 11시간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영토, 그에 비해 적은 인구(약 1억 4,000만 명), 시베리아부터 소치까지 다양한 기후를 한 국경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나라다.

 수많은 소수민족이 러시아인으로 살아가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야기할 내용은 끝이 없다. 

이런 요소를 하나씩 짚어가다 보면 한도 끝도 없게 된다. 

저자는 이런 개별적인 디테일을 나열하기보다 러시아인의 세계관을 통해 러시아를 설명한다.

 러시아인들이 러시아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는지를 보여준다. 

왜 독재를 옹호하게 됐는지, 미국이나 북한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읽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러시아’는 우리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러시아 출신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 독자에게 러시아를 사려 깊게 설명한다.

 ‘지극히 사적인’이라는 제목처럼, 자신이 직접 겪은 러시아의 이야기를 전하며 오해를 풀고 더 깊은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려는 시도다. 

책을 덮고 나면 러시아와 짧지만 밀도 있는 소통을 나눈 듯한 감각이 남는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러시아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입문서다.

·한국과 러시아는 생각보다 가까운 사이
·좋은 이미지, 나쁜 편견, 이상한 선입견의 나라 러시아
·러시아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우리와 손잡을 날을 대비해 미리 알아야 할 러시아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는 혼란에 빠졌다. 

아무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실제로 침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러시아는 침공을 감행했다. 

전쟁이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우크라이나의 분전으로 오히려 러시아가 위기에 몰렸다. 

전쟁 피해가 누적되면서 푸틴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지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봤지만, 푸틴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

2022년은 러시아에 대한 모든 예상이 빗나간 한 해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료하다.

 우리만이 아닌 전 세계가 러시아라는 나라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구 사회 기준의 상식이나 도덕률, 정치관 등은 러시아 안에서는 모두 무력화된다. 우리의 상식은 러시아 안에서는 상식이 아니라는 의미다. 

인터넷에 러시아에서 불곰이 돌아다니고 온갖 기상천외한 사람들의 모습이 밈처럼 떠도는 이유도 사실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다.

 러시아는 다른 나라다. 

그런데 이런 밈을 우스갯소리로만 받아들이게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러시아와 러시아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말이다.

 우리는 그들이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그들 역시 우리가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살아온 환경과 문화, 역사가 다르면 사고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세계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구식 사고방식과 세계관에 익숙하다. 

서유럽과 미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국제정세를 파악해 왔다.

 러시아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 제국은 유럽의 견제를 받아 왔고, 소련 시절에는 제1세계를 상대로 싸워 왔다. 

정당성의 문제를 넘어, 그들이 지닌 사고방식과 관점은 우리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굳이 러시아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러시아는 남북 다자 회담의 한 축이다. 

2021년 기준 러시아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한국은 8위이며, 한국의 교역 상대국 가운데 러시아는 10위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두 나라는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훨씬 가까워졌다.

 참고로 서울에서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비행기로 두 시간 남짓이다.

 러시아와 한국은 생각보다도 더 가까이에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고, 두 나라 간의 경제 협력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구의 입맛에 맞는 시각으로 러시아를 바라보는 것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게 별로 없다.

우리는 러시아와 함께하는 미래를 구상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벨랴코프 일리야의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시의적절한 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지만,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말로는 러시아를 비난하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둘 뿐이다. 

러시아가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해서 그들과의 미래까지 포기하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선택이 아니다. 

러시아 출신인 벨랴코프 일리야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러시아와 한국 사이의 미래를 고민하며 이 책을 썼다.

일리야가 이야기하는 러시아는 감정에 휩쓸려 무모한 행동을 일삼는 나라가 아니다. 

나름의 논리가 있고, 사람 사는 동네의 타협이 작동하는 곳이다. 입장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달라 보일 뿐이다. 

그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면 러시아는 생각보다도 우리에게 훨씬 더 가까운 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시에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서구 중심의 세계관에 길들여져 있었는지도 깨닫게 된다. 

러시아는 우리와 함께할 미래가 있는 나라다. 

전쟁이 끝나면 그 미래가 다시 찾아올 날도 멀지 않았다.

추천평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벨랴코프 일리야의 러시아’에서 출발해, 현재의 러시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특히 내 눈길을 끈 대목은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하던 한 국가가 얼마나 쉽게 권위주의 체제로 넘어갈 수 있는지다.”
- 김지윤 (정치학자, MBC ‘100분 토론’ 전 진행자)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69665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