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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푸시킨의 신혼집부터 톨스토이의 무덤까지
모스크바와 근교의 박물관을 걸으며
러시아 예술과 문학의 유산을 만나다
모스크바에는 국립 박물관만 65개가 넘고, 모스크바주(州)에는 35개가 넘는 저택-박물관, 보존 지역-박물관 등이 있다고 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과히 박물관의 나라, 박물관의 도시라고 불릴 만하다.
그러므로 매년 수천만 명의 방문객 수를 자랑하는 모스크바 박물관들의 세계로 떠나보는 것은 러시아, 러시아 예술, 러시아 문학을 알아가며 러시아인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길이고, 결국 인간 본성에 접근해가는 한 가지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박물관들로 남은 작가들은 그래도 당대의 평가를 뛰어넘고 시대를 지나 살아남은,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창작자들이다. “위대한 작품은 우리를 가르치지 않으면서 우리를 변화시킬 뿐이다”라는 괴테의 말처럼 그들의 작품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 자신은 변화된다.
그러나 시대의 평가를 뛰어넘지 못하고 이름도 없이 사그라진 작가들도 허다하다. 그래도 우리는 읽고 또 쓴다. 누군가의 말처럼 ‘자신을 위해’ 누군가는 읽고 누군가는 쓴다. 목적은 같다. 가고 가다보면 그 길 끝에서 결국 자신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목차
이 책을 펼친 독자들에게
박물관의 나라 러시아
PART 01 모스크바를 걷다
1. 아르바트 거리 푸시킨 박물관: ‘러시아의 모든 것’ 알렉산드르 푸시킨이 신접살림을 차렸던 집
2. 오스토젠카 거리 투르게네프 박물관: 투르게네프 어머니 저택 박물관, 일명 ‘무무’의 집
3. 도스토옙스키 박물관: 도스토옙스키가 어린 시절을 보낸 마린스키 병원 관사에 위치한 박물관
4. 하모브니키 톨스토이 박물관: 톨스토이가 『부활』, 『이반 일리치의 죽음』, 『크로이처 소나타』를 집필한 모스크바 저택
5. 프레치스텐카 톨스토이국립박물관: 톨스토이와 그 작품들에 대한 강의가 열리는 곳
6. ‘무제온’ 예술 공원과 트레티야코프 갤러리 현대관: 거리 조각 공원과 러시아 현대미술의 보고(寶庫)
PART 02 모스크바 근교를 걷다
1. 야스나야 폴랴나 톨스토이 박물관: 톨스토이의 생가와 무덤이 있는 영지
2. 오룔 투르게네프 국립문학박물관: 투르게네프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의 흔적이 있는 곳
3. 멜리호보 체호프 국립문학박물관: 체호프가 처음 장만한 자기 집
4. 페레델키노 파스테르나크 박물관: 파스테르나크가 말년을 보낸 작가 마을의 별장
5. 고르키 레닌스키예 박물관: 러시아 여인에게 반한 외국인 성직자에게 하사한 영지에서 레닌의 마지막 거처로
6. 아브람체보 박물관: 러시아 ‘마몬토프파(派)’의 온실
저자 소개
저 : 김은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에 대한 연구로 러시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청주대학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러시아 문화와 문학에 대한 글들을 발표하고 있다.
저서로는 『그림으로 읽는 러시아』(2014), 『러시아 명화 속 문학을 말하다』(2010), 공저로 『나는 현대 러시아 작가다』(2012),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2010...
책 속으로
푸시킨의 시 「사랑했어요. 당신을」(1829년 작시, 1830년 발표)은 러시아어로 「Я вас любил>(나는 당신을 사랑했어요-주어-목적어-동사)이다. 보통 러시아어의 어순이 「Я любил вас」(나는 사랑했어요 당신을-주어-동사-목적어)라는 것을 상기하면 나와 당신 사이에 심지어 사랑했다는 말조차 끼어드는 것이 싫어서 나와 당신을 연달아 놓은 사랑꾼 푸시킨을 느낄 수 있다. --- p.44
작품에서 여지주의 행동을 묘사할 때 ‘갑자기’, ‘갑작스러운’ 등의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이유 없이 변덕과 전횡을 부려 농노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지주들의 횡포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농노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여지주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것도 지주의 전횡과 난폭함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특정인의 종잡을 수 없는 성격 탓이 아니라 지배계급 전체의 일반적인 현상이며 전제정치 하의 사회적 모순임을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 p.63~65
톨스토이 가족이 실제 거주했던 하모브니키 지역 저택-박물관에는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야의 손길이 닿은 수제 카펫과 침대 커버, 도자기 세트, 아이들 장난감 등이 보관되어 있다.
또한 톨스토이가 예순 살에 배웠던 자전거 등이 전시되어 있고, 톨스토이가 부상까지 당해가며 직접 사냥했던 곰의 가죽도 거실에 깔려 있다.
저택의 창문에서 보면 아름다운 작은 정원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데, 보리수나무, 재스민 등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자라나 있고, 벤치가 어우러져 산책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 p.99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런 극단적 혐오는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하며, 만약 결혼을 했다면 부부생활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던 톨스토이의 결혼관을 반영한 것이라 여겨진다.
톨스토이는 18세도 되기 전에 형에게 이끌려 사창가에서 동정을 버린 후 그날 밤 내내 울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행복하고 신비로운 결합으로서의 성관계가 아닌 매춘부와의 첫 경험은 청년 톨스토이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톨스토이가 감당할 수 없는 젊은 시절의 성욕에 이끌리면서도 그것을 부정하고 거부해야 할 죄악으로 여기게 된 것도 첫 경험의 영향이 지대했을 것이다. --- p.139
체호프는 저택 곳곳에 이름 붙이기를 좋아했다고 전한다. 예를 들면, 살림집 앞마당은 ‘소박한 마당’, 체호프가 희귀식물을 가꾸었던 채소밭은 ‘남(南)프랑스’, 연못은 ‘수족관’ 등으로 불렀고 또한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사랑의 가로수 길’도 있었다.
체호프가 이 저택에 얼마나 애정을 가졌는지 엿볼 수 있는 면면이다.
--- p.203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8538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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