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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파이낸셜타임스〉, 〈뉴스테이츠먼〉 선정 ‘올해의 책’
조효제, 토마 피케티, 아마르티아 센, 앵거스 디턴 추천작!
“‘빛의 혁명’ 이후, 공정한 공동체를 열망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종합 처방전” - 조효제
“평등주의 의제를 실현하기 위한 야심 찬 로드맵” - 토마 피케티
“탁월한 지성, 명료한 문장, 폭넓은 시야,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책” - 아마르티아 센
“우리 사회의 균열을 치유할 역작” - 앵거스 디턴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가?
극심한 불평등과 민주주의 퇴행을 넘어설
가장 대담하고 현실적인 제언!
오늘날 자유민주주의는 심각한 정당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시장 만능주의가 초래한 양극화, 불평등을 합리화하는 능력주의, 혐오와 분열로 점철된 ‘문화 전쟁’, 그리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재앙은 낡은 질서의 균열을 증명한다.
기존 체제의 한계를 절감하며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끓어오르고 있지만, 정치는 이러한 요구를 담아낼 일관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영국의 제러미 코빈, 미국의 버니 샌더스를 비롯한 주류 진보 세력이 내놓은 사회 개혁안이 때때로 대중의 지지를 얻으며 선거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이 정책들은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하고 일관된 비전을 결여한 채 파편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극우 포퓰리즘이 정치적·이념적 공백을 파고들어 영향력을 점점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체제가 수명을 다한 대전환의 기로에서, 동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인 대니얼 챈들러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무기를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찾는다.
챈들러는 롤스가 평생 천착한 ‘공정한 사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오늘날의 정치·경제 현실 한복판으로 불러낸다.
오랫동안 상아탑에 머물러 있던 자유와 평등의 철학을 21세기 정책의 언어로 되살려내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한다.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기초 자산제’와 ‘보편적 기본 소득’, 특권의 대물림을 끊어낼 교육 과정 개편, 금권 정치를 견제하는 ‘민주주의 바우처’, 일터의 권력 구조를 바꾸는 ‘공동 경영제’, 그리고 미래 세대의 생존권을 지킬 ‘지속 가능한 경제법’까지, 법·언론·정당·선거·조세 제도에서부터 노동·젠더·이주민·생태 분야까지, 그야말로 범사회적 제안들을 방대한 통계 자료와 최신 연구를 토대로 삼아 설득력 있게 펼쳐낸다.
목차
머리말 _ 왜 지금 다시 롤스인가?
1부 정의의 원칙
1장 공정이란 무엇인가?
기본적 자유의 대원칙
등등한 ‘기회’와 공정한 ‘보상’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착각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익을”
권력, 통제력, 자존감
기후 위기와 생태 정의
2장 새로운 사회계약
원초적 입장과 무지의 베일
공리주의 대 ‘공정으로서의 정의’
‘정치적’ 자유주의란 무엇인가?
“우리는 공적 이성 안에서 논쟁해야 한다”
3장 롤스의 비판자들
노직의 자유지상주의 - 소유의 자연권
마르크스의 착취 이론 - 사적 소유의 폐해
샌델의 공동체주의 - ‘무연고적 자아’
아마르티아 센의 현실주의 - 가망 없는 유토피아
2부 정의의 실천
4장 자유의 충돌과 ‘문화 전쟁’
포퓰리즘 시대, 자유의 위기
‘문화 전쟁’은 도덕 우월성 경쟁이다
표현의 자유와 차별금지법
표현의 자유는 제한될 수 있는가?
‘캔슬 컬처’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사법 권력과 민주적 정당성
헌법은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시민 교육이 필요하다
배타적 민족주의, 포용적 애국주의
공정한 이민 정책
5장 위기의 민주주의
정치적 평등이란 무엇인가?
부자들이 지배하는 정치
‘흔들리는’ 선거 민주주의
비례대표제와 의무 투표제
민주주의의 ‘필수 인프라’
돈의 정치에서 시민의 정치로
공익 뉴스는 왜 사라지는가?
민주주의는 왜 직접 참여가 필요한가?
6장 공정한 ‘기회 균등’
왜 가난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가?
아이들의 출발선은 같지 않다
모두를 위한 고등교육
인종적 정의와 배상 문제
돌봄 노동과 젠더 불평등
7장 지속 가능한 경제 체제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대전환
어떻게 공정한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보편적’ 기본 소득이 필요하다
무임승차 논쟁
기본 소득은 비용이 얼마나 들까?
재분배인가, 사전 분배인가
최저임금제와 직업 교육
보편적 최소 상속과 국부 펀드
증세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가?
부자 감세라는 ‘좀비 경제학’
소득세를 넘어 부유세로
8장 노동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업이라는 ‘작은 독재 체제’
건강한 일터를 위한 권리
주주 우선 모델, 공동 경영 모델
주식을 소유하거나 이윤을 공유하거나
노동자 협동조합의 도전
협동조합을 키우는 길
결론 _ 현실주의적 유토피아를 향하여
후기 _ ‘무엇’에서 ‘어떻게’로
후주
감사의 말
저자 소개
저 : 대니얼 챈들러 (Daniel Chandler)
영국의 경제학자, 정치철학자. 케임브리지대학과 런던정치경제대학(LSE)에서 경제학, 철학, 역사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에게 직접 배웠다.
현재 LSE 경제성과연구소(CEP)에서 공공 이익에 기여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다학제적 연구인 ‘결속력 있는 자본주의 프로그램(Programme on Cohesive Capitalism)’을 이끌고 있다. ...
역 : 홍기빈 (Hong Gi-bin)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외교학과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캐나다 요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현재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KPIA) 연구위원장과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홍기빈의 이야기로 풀어보는 거대한 전환’을 진행했으며, 온·오프라인의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나더 경제사』 『살림/살이 경제...
책 속으로
모든 위대한 사상가들과 마찬가지로 롤스의 사상도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1974년 동시대의 주요 인물이자 비판자였던 철학자 로버트 노직은 “이제 정치철학자는 롤스의 이론적 틀 안에서 작업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만 한다”라고 평했고, 이 말은 오늘날에도 상당 부분 유효하다.
--- p.25~26
롤스는 이러한 사고 실험을 통해 주요 사회·정치 제도들을 설계하는 데 지침이 될 만한 명확한 원칙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무지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가정하고서 원칙들을 선택한다면, 그 원칙들은 공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이 어떤 케이크 조각을 얻게 될지 모른다면 케이크를 더 공정하게 자를 수밖에 없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 p.28
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롤스의 이론이 ‘무연고적 자아’라는 심리학적으로 일관성이 결여된 관념에 기초하고 있다는 유명한 주장을 내놓았다.
이 관념에 따르면 사람들은 마치 메뉴판에서 음식을 고르듯이 자신의 가치관을 단순히 ‘선택한다’. …
그러나 롤스는 원초적 입장이 인간 심리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다양성과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한 기본적 정치 원칙들을 찾아내려는 특정한 목적으로 고안된 ‘순전히 가설적인 상황’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 p.150~151
정치적 평등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모델은 시민의 손에 직접 정치 자금을 쥐여주는 것이다.
바로 ‘민주주의 바우처’ 제도인데, 예를 들어 모든 시민에게 1인당 연 50파운드 수당을 지급하여 각자가 자신이 선택한 후보나 정당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
민주주의 바우처는 정치 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혁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기부를 통해 정당에 영향을 끼칠 평등한 기회를 얻고, 정당에는 가능한 한 넓은 유권자층에게 다가가야 할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 p.245
전문 정치인들이 자신이 대표해야 할 시민들로부터 점점 유리되는 경향에 맞서, ‘평범한’ 시민들이 정치적 계급들과는 독립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직접 참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전문 정치인들이 기술적·정치적 전문성이 있기는 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히 지역 수준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새로운 도로나 주택 같은 지역 인프라의 변화나, 버스와 학교 같은 공공 서비스 공급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할지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256~257
아이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은, 부유한 집 아이들과 가난한 집 아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교육 성취의 엄청난 격차로 반영된다.
이는 심지어 취학 연령 이전부터 나타나며, 성장할수록 격차가 더 벌어지다가 성인이 되면 기술과 자격증 따위에서 엄청난 차이로 귀결된다. …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일은 대략 5세 이전의 이른바 ‘영유아기’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 시기가 아동 발달, 정규 교육 과정에서 학습 능력,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적 기회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대한 연구가 많이 축적되어 있다.
--- p.272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체제는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우리 사회가 넘지 말아야 할 자연적 경계를 규정하는 포괄적인 법률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며, 또 정부로 하여금 그러한 경계 내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영국의 선구적인 2008년 기후 변화법(Climate Change Act of 2008)은 그러한 모델을 제공한다. …
가장 중요한 점은 시민들이 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메커니즘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 p.315
탄소세의 예를 들어보자. 비록 탄소 배출이 소득이 올라감에 따라 늘어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절대적 측면에서 보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겠지만, 가난한 가구는 에너지와 교통처럼 탄소가 집중된 필수 항목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지출할 수밖에 없다.
또한 탄소세가 없다고 해도 ‘넷 제로’로 이행하게 되면 교통과 농업 같은 부문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야 하며 화석 연료 추출은 거의 완전히 금지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더 좋고 즐길 만한 일자리가 생겨날 수도 있지만, 축산 농가나 석유 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없어지거나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 p.318
사실상 롤스는 오늘날 ‘사전 분배’라고 불리는 개념을 주장한 셈이다.
즉 시장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세금과 이전 소득으로 완화하는 데 의존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최근 학계와 정치권에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1980년대 이후 전반적인 소득 불평등의 확대는 재분배가 축소되어서가 아니라, 세전 불평등, 곧 시장 불평등이 급격히 확대된 데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 p.341
공동 경영제가 생산성이나 경제 성장을 잠식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지만, 그러한 가능성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
참고할 수 있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직원에게 자기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도록 장려하여, 기업이 성공을 거두면 배당금이나 주식 가치 상승의 형태로 이득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갈수록 많은 기업이 ‘직원 주식 소유제(ESOP)’를 도입하고 있다.
다른 모델은 공식적인 ‘이윤 공유’ 협정을 맺는 것이다.
소유자는 이윤의 일정 부분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하며, 그 기준은 보통 미리 정해진 공식을 따른다.
--- p.395~396
출판사 리뷰
“자유와 평등의 이분법 시대는 끝났다”
거대한 변혁을 향한 정치적 마스터플랜
오랫동안 정치는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내건 ‘자유주의’ 전통과, 평등의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기꺼이 희생시킨 ‘사회주의’ 전통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은 개인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의 평등을 이루어내고, 더 나아가 미래 세대의 몫까지 지켜내는 ‘현실적인 유토피아’를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인다.
이 책은 무력감에 빠진 정치를 혁신하고, 무너진 공론장의 신뢰를 회복하며, 자유롭고 평등한 미래를 향한 거대한 변혁의 물결을 일으킬 실전 지침서다.
신자유주의 이후의 세계를 고민하는 모든 지성인이 알아야 할 이 시대의 정치적 마스터플랜이다.
“오늘날의 정치와 사회가 엉망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며, 우리가 왜,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논평하는 말도 사방에서 넘쳐난다.
하지만 더 나은, 더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일관된 비전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이상이 지닌 변혁적 잠재력의 감각을 회복해야 하며, 그러한 이상을 토대로 삼아 사람들이 분연히 일어나 쟁취하고자 하는 더 나은 사회의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_ ‘머리말’에서
정의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21세기 정의론
‘빛의 혁명’ 이후, 공정한 공동체를 열망하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종합 처방전이 드디어 나왔다.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자유관’은 자유를 최대한 누리려면 극심한 불평등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평등주의적 자유관’은 자유와 평등을 함께 최대한 누리는 길이 옳다고 본다.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자유와 평등』은 ‘평등주의적 자유관’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자 이를 실행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현대 정치철학의 랜드마크인 존 롤스의 정의론, 이에 대한 창의적인 재해석에 기반한 정책 제안, 정치경제학 전문가의 유려한 번역이 만나 ‘골든 트라이앵글’을 만들어냈다.
다차원의 자유, 민주 제도, 정당 정치, 언론 미디어, 포퓰리즘, 젠더, 소수자, 차별, 이주, 기후 위기, 복지, 보편적 기본 소득, 세제 개혁, 작업장 민주주의를 비롯한 주요 공적 질문을 일관된 비전으로 풀어낸다.
청와대, 정책 부처, 지방 정부, 선출직 정치인, 사법부, 대학, 싱크탱크, 시민 단체, 독서 대중이 이 책에서 길어낼 통찰은 심오하고도 즉각적일 것이다.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고,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보장하며, 각자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끔 하자는 ‘헌법의 정신’을 현실주의적 유토피아로 구현할 수 있는 희망의 스토리텔링이다” - 조효제(성공회대학교 명예교수)
왜 지금 롤스인가?
20세기 위대한 철학자 존 롤스는 정치철학에 혁명을 일으킨 사상가다.
롤스 이전의 정치철학은 논리실증주의가 부상하며 개념에 대한 언어 분석이 주류를 이루었고, 이러한 지적 흐름 속에서 정치사상학자 피터 래슬릿은 “정치철학은 죽었다”는 유명한 선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1971년 롤스의 기념비적 저작 『정의론』이 출간되면서 정치철학은 거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롤스는 이 책을 통해 체계적이고 창의적인 정치적 사유의 전범을 제시했으며, 서구 정치사상사에서 플라톤, 토머스 홉스, 존 스튜어트 밀, 카를 마르크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상적 권위를 확립했다.
정의론의 핵심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공정한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 알려면, 자신이 그 사회에서 어떤 입장에 놓일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즉 부유할지 가난할지, 기독교인일지 무슬림일지, 동성애자일지 이성애자일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떤 세상에 살고 싶은지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초적 입장’이라 불리는 이 독창적인 사고 실험은 홉스, 로크, 루소, 칸트로 이어지는 ‘사회계약론’의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정의’에 대한 기존 인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롤스는 누구나 자신이 사회적 소수자나 최하층 계급에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모든 사람의 기본적 자유를 보장하고(기본적 자유의 원칙), 진정한 기회 균등을 추구하며(공정한 기회 균등의 원칙), 사회적 불평등을 허용하더라도 그것이 하층민에게 이로운 경우로만 한정하는(차등의 원칙) 사회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러한 자유와 평등의 원칙과 더불어, 미래 세대에 책임을 다하는 ‘세대 간’ 정의와 지속 가능성의 원칙도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입증한다.
“이제 정치철학자는 롤스의 이론적 틀 안에서 작업해야 하며,
그러지 않으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만 한다”
로버트 노직, 마르크스주의, 마이클 샌델, 아마르티아 센의 롤스 비판과 반박
지난 50년 동안 롤스의 사상은 현대 정치사상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그러나 역사를 뒤흔든 모든 위대한 사상이 그렇듯, 그의 이론 역시 다양한 진영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았다.
로버트 노직을 비롯한 우파 진영의 ‘자유지상주의자’들은 개인의 재산권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기며, 롤스의 평등주의가 국가의 과도한 개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마르크스주의’에 영향을 받은 좌파 진영에서는 롤스의 이론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용인함으로써 자본주의의 착취 구조를 문제 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마이클 샌델 같은 ‘공동체주의자’들은 롤스의 ‘원초적 입장’이 가족이나 종교, 공동체의 중요성을 무시한 ‘무연고적 자아’에 기초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아마르티아 센을 비롯한 ‘현실주의자’들은 정의로운 이상 사회를 탐구하는 롤스의 방식이 현실의 빈곤이나 차별 같은 시급한 부정의를 해결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챈들러는 『자유와 평등』에서 롤스의 정의론이 이러한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놀라운 깊이와 유연성을 지니고 있음을 정교하게 논증한다.
좌파와 우파, 자유와 평등이라는 전통적인 정치적·철학적 이분법을 가로질러 시대적 난국을 헤쳐 나갈 혁신적인 패러다임이 어떻게 롤스에게서 도출되는지 탁월하게 보여준다.
정의는 어떻게 제도가 되는가?
『자유와 평등』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정의의 원칙’에서는 현대 정치철학의 토대를 닦은 명저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를 바탕 삼아, 이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롤스의 철학적 원칙들을 명쾌하게 분석한다.
이어지는 2부 ‘정의의 실천’에서는 롤스의 구상을 현실로 옮겨 와 실현 가능한 정책과 제도로 구체화한다.
챈들러가 제안하는 대담한 정책들은 롤스 철학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틀 속에서 정교하게 맞물리며, 21세기에 걸맞은 정의론으로 재탄생된다.
민주주의의 퇴보에 맞서는 ‘정치적 평등’
챈들러는 진정한 민주주의란 누구나 정치 과정에 참여하고 사회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치적 평등’이 보장될 때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부유층이 정당과 언론을 주무르는 금권 정치의 고리를 끊어내고, 평범한 시민들을 집단적 의사 결정의 주역으로 세우는 대담한 개혁안을 제시한다.
‘평평한 운동장’을 위한 자산 분배
롤스에 따르면 정의로운 사회란 ‘자연의 복권’과도 같은 타고난 환경과 재능이 개인의 삶을 결정짓지 않는 사회다.
특권의 세습을 끊고 모든 시민이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려면 교육 제도의 개혁이 절실하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
챈들러는 단순히 세금을 거둬 덜 가진 이들에게 나눠주는 사후적 ‘재분배(redistribution)’만으로는 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 대신 불평등한 소득이 발생하기 이전에 부와 기회를 시민 전체에 폭넓게 분산시켜 경제 구조 자체를 바꾸는 ‘사전 분배(predistribution)’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일터의 권력을 재편하는 ‘작업장 민주주의’
시민들이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도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기업은 소유주(주주)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주주 우선 모델’을 채택해 왔다.
그 결과 노동자는 기업 운영의 핵심 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채 만성적인 고용 불안과 통제에 시달려 왔고, 때로는 모욕과 학대에 노출되기도 했다.
직장 내 권력 불균형을 해소하고 노동자의 존엄과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소유자와 노동자가 함께 일터를 만들어 가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
세대 간 정의와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
롤스는 ‘정의로운 저축의 원칙’을 통해 과거 세대가 우리를 대우했어야 할 방식으로 우리 역시 미래 세대를 대우해야 한다는 ‘세대 간 정의’를 확립한다.
챈들러는 이 원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무한한 성장에 집착하는 낡은 경제 패러다임을 폐기하고, 지구라는 유한한 생태적 한계 안에서 경제가 작동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정책들을 제안한다.
나아가 그는 친환경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사회 구성원 간에 어떻게 공정하게 분담할지 그 해법을 제시한다.
추천평
환상적인 책이다. 그 어느 때보다 불평등과 지속 가능성에 관한 철학자들의 공적 논의가 절실한 지금, 대니얼 챈들러는 《자유와 평등》에서 평등주의적 의제를 위한 도덕적 토대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야심 찬 로드맵을 제공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토마 피케티 (경제학자, 《21세기 자본》 저자)
실제 정책을 결정하는 데 핵심인 철학적 쟁점들에 대해 챈들러는 탁월한 이해를 갖추고 있다.
글의 명료함과 폭넓은 시야를 고려할 때, 이 책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아마르티아 센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롤스주의 정치철학이 어떻게 붕괴된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아름답고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역작!
- 앵거스 디턴 (201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이 뛰어난 작품은 일반 독자에게 롤스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롤스가 주장한 정의의 원칙을 어떻게 현대의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명료하면서도 치밀한 데다 누구나 읽기 쉽게 쓰였다는 점에서 특히 인상적이다.
- 새뮤얼 프리먼 (롤스 철학의 세계적 석학)
‘우리는 왜 더 다정한 세상에서 살 수 없을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 질문에 대해 대니얼 챈들러는 세상이 왜 다정하지 않은지, 어떻게 다정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정확하게 분석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큰 선물을 전해준다.
정치철학을 본래의 자리—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탐구하는 일—로 되돌려놓는 책이자 우리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 알랭 드 보통 (소설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저자)
존 롤스의 철학을 옹호하는 매우 강력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책! 롤스의 정의론을 하버드의 상아탑에서 끌어내려 보통 사람들의 삶 속으로 가져왔다.
챈들러는 명료하고 열정적인 문체로 롤스를 그가 있어야 할 자리, 곧 공론장의 중심으로 돌려놓으며, 롤스의 사유를 급진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변화를 이끌 잠재적 동력으로 새롭게 재구성한다.
지적으로 엄밀하면서도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 제이디 스미스 (소설가, 《온 뷰티》 저자)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놀라울 만큼 이성적이고 신중하게 성찰한 글이다. 챈들러는 공정, 포용, 책임에 헌신하는 사회의 모습을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으로,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혁명적으로 펼쳐 보인다.
앞으로 수년간 정치적 논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참고서가 될 것이다.
- 로완 윌리엄스 (전 캔터베리 대주교)
민주주의와 불평등을 둘러싼 우리의 수많은 난제들에 대한 해답은 롤스의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대니얼 챈들러는 동시대 연구와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 해답에 생생한 생명을 불어넣는다.
《자유와 평등》을 읽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껴보라!
- 미노슈 샤피크 (전 런던정치경제대학교 총장, 전 IMF 부총재)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83216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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