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한국정치의 이해 (독서요약)/1.한국정치사상

공통된 것 없는 공동체 (2026) - 한국 민주주의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동방박사님 2026. 2. 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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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 시민들은 정말로 민주주의를 받아들이고 있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 민주주의의 내용은 정확히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은 한국 민주주의가 외부 세력에 의해 위협받고 있고, 따라서 시민들이 그것을 수호해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위기론을 거부한다. 2024년 12월 3일의 쿠데타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시민의 승리’를 칭송하는 이들 다수가 내란 사태를 외부의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과연 정말로 그러한가?

저자는 전작 《‘개념’ 없는 사회를 위한 강의》 이후 9년 만에 펴낸 이번 책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불가능성’이라는 아포리아를 화두 삼아 한국의 현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맞냐’는 반문은 한국 민주주의 ‘내부’의 문제를 직시하도록 이끈다.

애초 (박근혜와) 윤석열을 지도자로 선출한 것은 한국 시민들의 민주주의적 투표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가 자기유지를 위한 정상적 조건을 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며, 그렇다면 국정농단·내란 관련 세력을 척결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본래의 온전한 상태로 돌아가리라고 믿기는 어렵다.

책 제목인 ‘공통된 것 없는 공동체’란 합의된 공통의 기반/규칙이 부재하는 민주주의 공동체를 가리키는 역설적인 표현이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사회가 바로 이런 공동체에 해당한다고 분석한다.

즉 외형적으로는 민주주의 공동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공동체이게끔 해주는 실질적인 공통 요소가 부재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지금의 한국은 ‘민주주의 없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이 근본적인 문제를 명징하고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 책에서 다루는 다음의 다섯 가지 주제다.

 (1)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전부 복수의 문제로 해결하려 하는 경향(가해자-피해자 도식의 기계적 적용), (2) ‘그 어떤 시민도 차별받으면 안 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무시되고 노골적으로 불평등을 지지하는 경향, (3)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상황의 반복(국정농단, 내란사태) (4) 차별과 억압을 묘사하고 다루는 언어의 부정확함, (5) 내란 사태를 기점으로 극명하게 드러난 한국 민주주의 자체의 비정상성.

목차
들어가는 말 4

1부 가해자-피해자 도식을 넘어

복수극에 열광하는 사회ㆍ14
감정 중독 사회ㆍ20
가해자-피해자 도식을 넘어ㆍ26
부채감으로 유지되는 사회ㆍ32
신상 공개라는 공적 복수 제도의 탄생ㆍ38
양적 교환이 지배하는 사회ㆍ44
뉴라이트의 헛소리가 가능한 이유ㆍ50
〈소년의 시간〉: 살인자의 이해를 이해하기ㆍ56

*깊이 읽기: 부채의 인류학과 복수의 문제ㆍ62

부채의 인류학 | 인간 경제 | 상품 교환과 비상품 교환의 논리 | 복수란 무엇인가? | 복수의 역설과 통속적 복수극 | 가해자-피해자 도식의 특징 | 폭력과상품 교환의 논리 | 마치며: 청산 불가능한 부채를 인정하기

2부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괴롭힘이 노동의 정상적 조건이 되었을 때ㆍ122
페미니즘 사냥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ㆍ128
한국에 시민의 공동체가 존재하는가?ㆍ134
〈오징어 게임〉: 한국의 지옥도가 재현하는 세계 자본주의의 작동 방식ㆍ140
공정과 능력주의는 고립된 수험생의 세계에서 태어난다ㆍ146
당신은 민주주의에 진정으로 동의하는가?ㆍ152
강자가 지배하는 이상한 사회ㆍ158
노동자의 죽음은 사고인가 폭력인가?ㆍ164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자기파괴적 사회ㆍ170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ㆍ176
이민자는 노동력이 아니라 사람이다ㆍ182
‘외국인’이란 누구인가?ㆍ188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가능한가?ㆍ194
공통된 것 없는 공동체의 모습ㆍ200

*깊이 읽기: 민주주의의 순수하고 단순한 정의 206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평등의 원리 | 민주주의의 수단과 목적 | 마치며

3부 전진을 멈춘 민주주의

민주화 이후의 ‘역사’를 묻다ㆍ2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윤리적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은 누구인가?ㆍ228
재앙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서 온다ㆍ234
‘보통 사람’이라는 성역ㆍ240
민주주의의 진정한 적은 누구인가?ㆍ246
가족을 이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ㆍ252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ㆍ258
〈매드 맥스〉부터 〈원피스〉까지: 다른 국가와 정치를 상상하기ㆍ264
공과 사를 둘러싼 전쟁ㆍ270
복지가 선착순 서비스인가ㆍ276
금융과 투자가 사회보장을 대체한 시대ㆍ282

*깊이 읽기: 민주주의의 문화적 조건ㆍ288

민주주의의 보편성 | 민주주의의 문화적 조건 (1): 헌법의 언어 | 민주주의의 문화적 조건 (2): 권리에 대한 이해 | 마치며

4부 언어의 규칙을 거부하는 사회

‘반지성주의’ 사용 금지ㆍ316
‘정치적 올바름’은 쓸모없다ㆍ322
노동운동의 위기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다ㆍ328
문제는 문해력이 아니다ㆍ334
노키즈존과 일상의 무례함ㆍ340
교권이 아니라 인간, 시민, 노동자의 권리다ㆍ346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불편이다ㆍ352
모두가 평등하게 막말하는 사회ㆍ358
폭력을 왜 갑질이라 부르는가?ㆍ364
누가 주권자인가?ㆍ370

*깊이 읽기: 개념에 맞서는 말ㆍ376

말의 개념적 사용 | 유동적 말: 반개념적 사용의 첫 번째 유형 | 반개념적 사용의 다른 유형들 | 헌법 용어의 반개념적 사용 | 모방과 변이: 기의를 창조하는 기표 | 빈 기표와 적대 전선 | 마치며: 규칙의 합리적 체계

5부 내란 사태 이전과 이후: 반이성과 비정상

대선 후보 윤석열: 이념 없는 정치의 암울한 결말ㆍ442
뒤처리 전문 민주주의ㆍ448
어떻게 극우를 제거할 것인가?ㆍ454
윤석열은 한국의 트럼프가 아니다ㆍ460
한국 민주주의는 또 다른 내란을 막을 수 있는가?ㆍ466
정교 분리를 다시 생각한다ㆍ472
제3정당의 불가능성ㆍ478

*깊이 읽기: 극우와 반이성ㆍ484

극우의 기원 | 한국에도 극우가 존재하는가? | 반이성 | 마치며

나가는 말ㆍ501
초출 일람ㆍ509


저자 소개
저 : 박이대승 
정치철학자.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 소장. 프랑스 툴루즈-장 조레스 대학교에서 질 들뢰즈와 펠릭스 과타리의 소수화 전략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개념’ 없는 사회를 위한 강의: 변화를 위한 소수자의 정치전략》(오월의봄)을 썼고, 《식인의 형이상학: 탈구조적 인류학의 흐름들》(후마니타스)을 공역했다.

책 속으로
“2024년 12월 3일의 쿠데타 시도는 예외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비정상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하게, 한국의 근대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이 책이 질문의 시작점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 p.6

“지금 한국을 지배하는 가해자-피해자 도식은 청산 불가능한 부채를 청산해보려는 헛된 집착이다.

 나는 이런 집착이 상품 교환 논리의 확장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사회는 돈을 주고 물건을 사듯, 빌린 돈을 받고 채무관계를 정리하듯 폭력의 부채관계를 손쉽게 청산하려고 하지 않는가? 

가해자가 강력히 처벌받으면 그것으로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는 발상은 얼마나 무책임한가?”
--- p.117

“한국사회는 인간의 등급을 나누는 데 특화되어 있다.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 각자가 놓여 있는 사회적·경제적 조건 모두가 차별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모든 개인은 서로 다르지만, 인간과 시민이라는 점에서 모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원리는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 p.206

“민주주의의 문화적 조건을 이식하는 작업은 복잡한 문제를 제기한다. 

‘서구 문화’라는 말 자체가 서구 문화와 비서구 문화에서 같은 것을 지칭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 이식된 것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서구 문화’이며, 이는 서구인이 생각하는 ‘서구 문화’와 전혀 다를 수 있다. (……) 한국에 ‘서구 문화’를 이식한다는 것은 결국 한국 문화의 창조물을 한국에 설치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자신의 창조물이라는 점을 자각하기 힘들 뿐이다.”
--- p.291

“개인이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정하는 규칙이 바로 권리다. 

권리의 내용, 권리와 권리의 관계, 권리를 정당화하는 근거 등은 하나의 체계를 구성한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행위 규칙은 권리의 체계를 따르지 않는다. 전통적 습관, 다수의 선호나 이익, 권력관계 등이 권리보다 우선한다. 

노동자의 파업할 권리보다 이른바 ‘시민의 불편’이 더 중요하게 고려되고, 정치인은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무시한다. 

차별금지법 거부는 곧 헌법적 권리의 부정이라는 사실도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는다.”
--- p.312~313

“윤석열의 쿠데타 시도는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 주정뱅이가 난동을 부린 사건이 아니고, 외부 병원체의 침입도 아니다. 

애초 (박근혜와) 윤석열을 지도자로 뽑은 것은 한국 시민들의 민주주의적 투표였다. (국정농단과) 

내란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다. 

관련 세력을 모두 척결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자동적으로 정상화되지는 않는다.”
--- p.441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77244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