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전쟁과 평화 (박사전공독서)/1.전쟁사

종은 다시 울려 퍼지고 (2026) - 원폭 재앙 속에서 피어난 인류애

동방박사님 2026. 3. 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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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원폭의 참상을 생생하게 알린 인류 최초의 기록이자 ‘전후 최초의 원폭 문학’으로, 파괴된 우라카미 성당의 종을 모델로 원폭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참상을 알리고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는 한편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__1945년 8월 9일

폭풍이 불어오는 곳
폭탄은 떨어지고
1945년 8월 9일
경계선에서
어둠 속에서도 꽃은 피고

2장__전쟁은 끝났지만

세상의 끝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
그날 우리에게 남은 것
순례자들
생명을 위하여
아내의 묵주

3장__평화의 기도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이 작은 마음이라도
움막의 손님
슬퍼하는 자 복이 있나니
종은 다시 울려 퍼지고

에필로그


저자 소개 
저 : 나가이 다카시 (永井 陸) 
1908년 일본 마쓰에 시(松江市)에서 태어났다. 

1932년 나가사키(長崎)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대학에 남아 방사선 연구에 매달렸다. 

군의관으로 징병되어 만주 전쟁터에서 위문품 속에 들어있던『공교요리(公敎要理)』를 읽고 귀환 후, 우라가미(浦上) 천주교회에서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방사선 장애로 인한 백혈병으로 시한부 생명을 이어가던 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


역 : 조해냄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학과 일본학을 복수 전공했으며, 현재 홋카이도대학 공공정책대학원에서 국제정책학을 공부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세상을 꿈꾸며, 번역도 그 일 중 하나라고 믿는다.


책 속으로
1945년 8월 9일, 태양은 어김없이 곤피라 산에 떠올랐고, 우라카미는 마지막 아침을 맞이했다. 

 

강변 평야에 늘어선 군수 공장 굴뚝마다 흰 연기를 내뿜었고, 상점가 지붕들은 도로 사이로 보라색 물결이었다. 

언덕 위 주택가에서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산 중턱 계단밭에는 무성한 고구마 잎 위로 아침 이슬이 내려앉았다.

 동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우라카미 성당에서는 신자들이 인류의 죄를 회개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 p.13

우라카미 상공에 희고 짙은 솜구름이 생겨나더니 순식간에 커졌다.

 초롱을 흰 솜으로 두껍게 산 것처럼 구름의 바깥쪽은 하얀색이었지만 안쪽은 붉게 타올랐다. 

그 하얀 구름 중심부에서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으로 빛나는 섬광이 쉴 새 없이 방전을 일으켰다. 

구름은 둥글게 부풀어 오르더니 위로 올라가 버섯 모양이 되었다. 

그때쯤 그 구름 바로 아래의 우라카미 계곡 한가운데에서 시커먼 흙먼지가 딸려 올라가듯 솟구쳤다. 

버섯 모양의 구름은 계속해서 하늘 높이 올라가더니 어느 순간 형체가 무너지면서 동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흙먼지들이 산보다 높이 치솟아 오르다가 일부는 다시 아래로 떨어지거나 동쪽으로 흘러갔다. 

날씨는 맑아 햇살이 산과 바다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우라카미는 거대한 구름의 그림자에 가려 새까맣게 보였다.
--- p.24

건물 밖으로 나와 보니 주위는 어스름했고 바람이 쉴 새 없이 하늘을 울리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소나무와 녹나무들은 뿌리째 쓸려나갔고, 주변 건물과 강당은 모두 무너졌다. 

건너편 성당은 높이 50미터나 되던 종탑이 보이지 않았고 성당 전체 중 3분의 1만 겨우 남아 폐허를 보는 듯했다. 

돌담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사람, 도로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는 사람, 밭에도 셀 수 없을 만큼 시신이 널려 있었다. 운동장에 있던 간호사들은 제각기 쓰러진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건물 밖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즉사했다.
--- p.49

나는 결국 일어나 하시모토 간호사에게 방금 간 사람을 다시 불러오라고 부탁했다.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이라도 구해야 한다. 

나라는 패했더라도 환자는 살아 있다.

 전쟁은 끝났어도 의료구호대의 임무는 남아 있다. 

나라가 망해도 의학마저 무너지면 안 된다. 

우리의 임무는 지금부터다. 국가의 흥망과 상관없이 개인의 생사야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본래 적십자에는 적과 아군의 구별이 없다. 일본이 개인의 생명을 너무나 함부로 다룬 탓에 이런 비참한 꼴이 된 것 아닌가. 

생명 존중의 초석은 어디도 아닌 이곳에서 세워야 한다.
--- p.120

출판사 리뷰
그는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
지금 우리는 그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전쟁이 길어지면 전쟁을 시작한 명분은 어느새 사라진다. 

전쟁이 끝나면 이긴 쪽도 진 쪽도 무엇을 위해 그토록 싸우고 수많은 목숨을 앗았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바라보며 외칠 것이다.

 전쟁은 이제 더는 없어야 한다. 

두 번 다시는 전쟁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최근 일본은 일본 국민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헌법개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화헌법상 전수방위(방어 목적의 무력 행사) 원칙을 사실상 폐기하고,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확보하는 등 군사 재무장을 추진 중이다. 

이런 때 나가이 다카시가 자녀에게 남긴 유서에서 밝힌 경고와 의지는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평범한 의사였지만 원폭을 경험하고 전쟁의 참상을 지켜본 그는 이후 반전주의자로 바뀌었고, 특히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우려했다.

방사능 의학의 개척자에서 나가사키의 성자로
『종은 다시 울려 퍼지고』

1945년 8월 6일과 9일,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이 공습으로 15만 명에서 24만 6천 명이 사망했는데, 대부분이 민간인이었다. 

이는 무력 충돌에서 핵무기가 사용된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로 남아 있다. 

당시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의 피해는 나가사키 북부에 위치해 있는 우라카미에 특히 심해 7만 4천여 명이 사망했으며, 신도 수 7천 명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가톨릭교회 우라카미 성당은 때마침 고해성사 미사 중이던 사제와 신도들 중 8,500명이 사망했다. 

나가이 다카시 역시 원폭의 피해자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나가사키 의과대학 방사선 전문의였던 그는 일본 방사능 의학의 개척자로 연구에 몰입하다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고, 나가사키병원에서 진료 중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중상을 입었다.

피폭과 동맥 손상으로 온전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살아남은 간호사와 교수들과 함께 구조작업과 구호 활동에 헌신해 ‘나가사키의 성자’라고 불렸다.

 아울러 『종은 다시 울려 퍼지고』(원제: 長崎の鐘)로 원폭의 피해 양상과 환자들의 피폭 상태를 조사해 기록했다. 

출판되자마자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원폭의 참상을 생생하게 알린 인류 최초의 기록이자 ‘전후 최초의 원폭 문학’으로, 파괴된 우라카미 성당의 종(鐘)을 모델로 원폭으로 폐허가 된 도시의 참상을 알리고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는 한편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류의 평화를 위해 만든 약속이라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약속을 조롱하거나 어기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막아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전쟁이라는 끔찍하고 비참한 재난을 이겨내는 힘이며,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진정한 용기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79719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