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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전율을
감동적 서사로 완성한 책
최근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크게 흥행하며 영월의 차가운 강물 속에 몸을 던진 엄흥도의 이야기가 온 국민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영화가 찰나의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뜨거운 눈물을 선사했다면, 이 책은 단종과 함께한 그들의 삶의 궤적을 끈질기게 추적하며 영화 그 이상의 깊은 울림을 완성한다.
사람들은 흔히 그들을 비극의 주인공으로만 기억하지만, 사실 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지켜온 신념의 길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이들이다.
우리가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이들의 이름에 다시 매달리는 이유는 그들이 보여준 삶의 태도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권력의 향방에 따라 안위를 살피는 대신, 신의와 의리라는 잣대를 들고 스스로 인간의 도리를 증명해낸 고결한 실천가들이었다.
이 책은 ‘단종애사’라는 슬픈 서사 이면에 숨겨진 ‘의리의 디테일’을 낱낱이 파헤치며, 그 인물들이 마주했던 실존적인 고뇌와 뜨거운 진심을 복원해낸다.
이 책은 우리 역사의 비극인 단종애사에서 가장 정직한 신의를 보여준 11인을 엄선해 담았다.
그동안 흔히 보아온 충신 예찬이나 감상적인 비극의 재탕은 과감히 걷어내고 인간 본연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대신 단종의 사람들이 보여준 각기 다른 저항과 보필의 방식이 어떻게 부당한 권력의 압박 속에서도 역사의 도덕적 지도를 그려냈는지 그 ‘삶의 기준’을 정교하게 추출했다.
이제 박제된 영웅담을 넘어, 거대한 힘과 개인의 양심이 부딪히는 지점에서 인간다운 삶의 마지노선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할 때다.
11개의 장은 그들이 지켜낸 가치 하나가 어떻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남겨진 이들의 삶을 지탱했는지 생생한 필치로 보여준다.
영화의 여운을 간직한 팬이든 역사의 이면을 탐구하는 독자든 이 책은 누구에게나 깊은 전율을 선사할 것이다.
이 한 권의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은 단종과 함께한 사람들이 설계한 거대한 신념의 궤적에 감동하며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을 끝까지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
목차
지은이의 말 _ 역사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뜨거운 의리
프롤로그 _ 1457년, 가장 고독했던 소년의 장례식
첫째 마당
사람 사이의 신의를 끝까지 지킨 사람들
1장 엄흥도: 밤의 강물에서 왕의 시신을 건져 올리다
삼면의 강과 절벽이 가둔 청령포의 적막
호장은 행정 서류로 단종의 시간을 읽었다
왕의 곡소리를 듣고 강을 건넌 엄흥도
관풍헌 이주와 물리적 보호막의 상실
10월 24일 도착한 왕명과 연좌의 공포
금기를 깨고 왕의 시신을 수습하다
가문의 절멸을 피해 영월을 떠나다
2장 매화: 왕의 부탁을 품고 왕비의 64년을 지키다
죽음이라는 장식 대신 64년의 일상을 선택하다
유배 행렬의 끝에서 보고의 의무를 수행하다
청령포의 적막 속에서 맺은 왕과의 약속
자결의 대열을 이탈한 매화의 발걸음
보랏빛 염색으로 지켜낸 거친 생존
세조의 회유를 차단한 정업원의 사리문
정순왕후의 임종으로 64년 만에 완수한 과업
3장 안신: 사약을 앞에 둔 왕의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다
패배한 왕 곁에 끝까지 남은 자의 고통
궁궐에서 영월까지 묵묵히 동행하다
사약 소반이 밀려들어온 관풍헌의 밤
왕의 마지막 눈물을 수건으로 닦아내다
왕의 마지막을 끝까지 지킨 고독한 파수꾼
기록되지 않은 후일담, 그리움이 남긴 흔적
4장 정순왕후: 잊으라는 세상에서 기억을 끝까지 붙들다
어린 왕과 비를 가둔 궁궐이라는 울타리
영미다리 위에서 옷깃을 여미며 작별하다
궁궐에서 정업원으로, 도심 속의 유배지
땀을 흘리며 서인의 하루를 살아내다
동쪽을 향한 아침 문안, 매일의 의식이 되다
기어이 64년을 살아내 생의 존엄을 증명하다
5장 금성대군: 조카를 홀로 두지 말라는 유언을 받들다
문종이 남긴 유언과 약탕관의 온기
화려한 왕족에서 죄인으로 추락하다
가시 울타리 안에서 복구한 국가의 설계도
아궁이에서 불타 사라진 마지막 격문
한 마을을 지운 정축지변의 피비린내
어떤 힘으로도 지울 수 없는 정직한 의리
둘째 마당
부당한 권력에 맞서 목숨을 던진 사람들
6장 유응부: 쇠꼬챙이가 살을 뚫어도 입을 열지 않다
세종의 활을 쥐고 변방의 성곽을 지키다
고기 없는 식탁이 보여주는 엄격한 삶
흐트러진 군령을 바로잡고자 거사에 동참하다
운검의 금지와 어긋나버린 시간
달궈진 쇠꼬챙이를 비웃으며 항전하다
거열의 형틀 위에서 보여준 인간의 존엄
연못이 된 집터 위로 무인의 기개가 흐르다
7장 성삼문: 인두가 살을 지져도 문장은 흔들리지 않다
세종이 성삼문을 가장 총애했던 이유
어린 임금을 진심으로 보필하다
무너진 법도를 문장의 칼날로 바로잡다
왕위 찬탈의 불법성을 소리 높여 고발하다
역사의 빈칸을 채우는 가장 선명한 의리의 실체
8장 박팽년: 글자 하나로 부당한 권력과 맞서 싸우다
나랏일의 중심에서 문장의 법도를 세우다
어린 임금의 이름을 직접 지워야 했던 고통
찬탈의 흔적을 덧칠하는 비겁한 문장들
녹봉인 쌀가마니를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두다
정교한 설계로 거사의 기틀을 잡다
국문장의 매질에도 글자 하나를 굽히지 않다
9장 이개: 찬양의 시 대신 벼루에 물 한 방울만 담다
참찬관의 책상, 마침표를 찍는 자리
이개가 지켜온 가족의 질서를 파괴한 수양대군
찬양하는 시를 거부하고 물 한 방울만 떨어뜨리다
공신 녹권 정비와 실무적 모멸감
거사의 설계와 서재에서의 마지막 정돈
국문의 침묵과 마지막 문장이 된 절명시
멸문마저도 이겨낸 불멸의 문장
10장 하위지: 녹봉으로 받은 쌀을 썩혀 신하이길 거부하다
집현전의 강직한 저울, 하위지의 자리
세손에게 법의 일관성을 단호하게 가르치다
예조판서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제출한 사직서
녹봉을 단 하나도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다
거사 전야, 설계의 빈틈을 메우다
국문장에서 논리로 권력을 심판하다
세조가 끝내 소유하지 못한 신하
11장 유성원: 권력의 국문을 거부하고 자신을 삭제하다
영남의 인재,집현전의 조용한 조율자가 되다
그림자 스승으로서 어린 임금의 문장을 지키다
예악의 편집자, 지식의 질서를 세우다
기록자로서의 사형 선고를 직감하다
참찬관의 고독과 오역된 기록
스스로 집행자가 되어 지켜낸 침묵의 성벽
세조가 끝내 지우지 못한 거대한 오점
에필로그 _ 역사가 흐르는 한 신의는 패배하지 않는다
저자 소개
저 : 강현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졸업 후에 30년간 줄곧 출판기획자의 길을 걸어왔다. 출판 현장에서 ‘고전 다시 읽기’라는 취지로 고전들을 원전의 가치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흥미롭게 재구성해왔다. 엮은 책으로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괴테의 인생 수업』 『몽테뉴의 수상록』 『니체의 인생 수업』 『에픽테토스의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역사 속 인물들을 현...
책 속으로
그날 저녁 엄흥도는 밥상을 마주하고도 숟가락을 들지 못했다. 호장인 엄흥도에게 하달된 명령은 명확했다.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내용이었다.
삼족은 단순한 형벌의 명칭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식의 생존과 아내의 안위, 집안의 절멸을 뜻했다. 조사와 연좌, 재산 몰수로 이어지는 그 절차를 엄흥도는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평생 그 서류를 작성해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한참 만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롱 앞으로 걸어갔다. 장롱 깊숙이 넣어두었던 보따리를 꺼내 상 위에 올려놓았다.
어머니를 위해 미리 마련해둔 수의와 관이었다. 조선의 자식 된 도리로 부모의 임종을 준비하는 것은 효의 첫 번째였다. 그는 그것을 품에 안았다.
어머니께는 새로 마련하면 된다. 지금 이 밤, 이것이 필요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 움직임을 지켜보던 집안사람들이 울며 그를 만류했다.
하지만 엄흥도는 떨리는 손으로 갓을 고쳐 쓰며 나직하게 답했다.
“옳은 일을 하다가 화를 입는 것이라면, 그것이 정녕 내가 원하는 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그는 그날 밤 잠들지 않았다.
--- 「엄흥도: 밤의 강물에서 왕의 시신을 건져 올리다」 중에서
주막집 차가운 툇마루에서 잠을 청하면서도 왕의 표정을 눈에 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먼 훗날 한양으로 돌아가 정순왕후에게 “상감께서 이 길을 걸으실 때 이러한 모습이셨습니다”라고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녀의 부르튼 발을 움직이게 했다. 행렬이 광나루를 지나 원주를 거쳐 영월로 들어설 때까지, 매화는 단 한 번도 왕의 곁을 멀리하지 않았다.
주막에서 얻은 찬밥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왕에게 올릴 탕약의 온도가 식지는 않았는지 아전들을 다그치며 살폈다.
청령포에 도착해 왕이 기거할 방의 먼지를 걷어낼 때까지, 그녀의 손에서 수발 도구가. 떠난 적이 없었다.
--- 「매화: 왕의 마지막 부탁을 품고 왕비의 64년을 지키다」 중에서
안신은 사발을 올리기 전, 왕이 앉은 자리를 조용히 매만졌다.
“마마, 신이 지척을 지키겠나이다.” 그 한마디는 살려달라는 주군이 홀로 죽음을 맞이하지 않게 하겠다는 환관의 마지막 복명이었다.
그는 왕이 사약을 들이켜는 순간에도 그 소리를 가슴으로 받아내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왕의 무릎 곁을 단 한 치도 떠나지 않은 채, 사발이 바닥에 놓이는 마찰음이 들릴 때까지 숨을 참았다.
그는 빈 사발을 수거한 뒤, 준비해둔 깨끗한 수건을 꺼내 왕의 입가에 묻은 검은 흔적을 닦아냈다.
죽음의 문턱을 넘는 순간까지도 왕의 얼굴에 오점이 남지 않게 하려는, 안신이 수행한 마지막 ‘세수(洗手)’였다.
--- 「안신: 사약 사발을 들고 왕의 마지막 눈물을 닦다」 중에서
64년의 세월 동안 그녀가 한 일은 거창한 복수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살았다. 밥을 짓고 물을 긷고 천을 물들이며 생을 이어 붙였다.
세조는 그녀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혹은 비굴하게 구 걸하기를 기다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매일 아침 밥을 짓고 옷을 기우는 행위로, 자신의 생이 누군가의 허 락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동쪽을 향해 절을 올렸다.
그것이 그녀가 죽은 왕에게 건넬 수 있었던 신의였고, 말이 금지된 시대에 오직 몸의 동작으로 권력에 대항해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방식이었다.
--- 「정순왕후: 잊으라는 세상에서 기억을 끝까지 붙들다」 중에서
순흥에 도착한 그를 맞이한 것은 환대하는 관리들이 아니라, 집 주위를 에워쌀 탱자나무 가시뭉치들이었다.
위리안치(圍籬安置), 집 주위에 가시 울타리를 치고 죄인을 가두는 조선의 형벌은 그를 물리적으로 고립시켰다.
본래 탱자나무는 남해안의 따뜻한 기후에서 자생하는 수종으로, 추위가 혹독한 소백산 아래 순흥은 이 나무가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그러나 기후와 상관없이 가시 울타리를 유지하려는 국가의 집요함은 그 자체로 거대한 감옥이었다.
가시 울타리는 원래있던 자연물이 아니라 한 인간을 지워버리기 위해 국가가 보수하고 관리하는 살아있는 창살이었다.
--- 「금성대군: 조카를 홀로 두지 마라는 유언을 받들다」 중에서
의금부 국문은 진실을 묻는 자리가 아니라 판결을 매듭짓기 위한 기록을 모으는 절차였다.
세조가 직접 나타나 그를 추궁했으나 유응부는 세조를 임금이 아닌 “나으리”라 불렀다.
호칭의 거부는 국문장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정면 도전이었다. 분노한 세조는 뜨겁게 달군 쇠꼬챙이로 유응부의 넓적다리를 관통하게 했다.
살 타는 냄새가 진동했으나 유응부는 “불이 식었으니 다시 달구어 오라”며 고통의 형벌을 조롱했다.
무인의 육체는 자아를 보존하는 최후의 성벽이었다. 유응부는 자신의 살점을 내어주는 대신 입을 열지 않았다.
--- 「유응부: 쇠꼬챙이가 살을 뚫어도 입을 열지 않다」 중에서
세조는 그의 육신을 파괴할 수는 있었으나, 그의 입에서 나오는 ‘진실의 문장’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성삼문은 고통 속에서도 세조의 눈을 빤히 응시하며, 누가 진정한 역적인지를 묻는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 앞에서 세조는 왕이 아니라 죄인이었다.
세조가 그가 관료로서 받은 녹봉인 쌀을 거론하며 비난하자, 성삼문은 당당하게 맞섰다. “내 집에 가서 기록을 확인하라.
네가 나에게 준 것은 단 한 톨도 먹지 않고 따로 쌓아두었다.” 세조가 바로 사람을 보내 확인해보니, 성삼문의 집 창고에는 세조 즉위 이후 받은 쌀가마니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그는 세조의 쌀로 몸을 채우지 않았기에, 세조의 법으로 자신의 영혼을 심판할 수 없음을 선언했다.
--- 「성삼문: 인두가 살을 지져도 문장은 흔들리지 않다」 중에서
그는 서재에만 머물며 관념을 논하는 선비가 아니라, 팔도를 다스리는 관리로서 백성의 고혈인 곡식 한 홉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엄정한 이였다.
“글자가 틀리면 세상의 이치가 어긋나고, 숫자가 틀리면 백성의 삶이 무너진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지론이었다.
세종과 문종을 거치며 박팽년이 다듬은 문장들은 성균관의 가르침부터 나라의 조세 기준에 이르기까지 조선이라는 국가의 거대한 설계도가 되었다.
그는 “문장이 곧 나라의 정직함”이라고 믿었으며, 그 신념은 훗날 권력이 문장을 왜곡하려 할 때 자신의 목숨을 걸고 맞서는 유일한 무기가 되었다.
--- 「박팽년: 글자 하나로 부당한 권력과 맞서 싸우다」 중에서
그는 녹봉으로 받은 쌀과 포를 관청의 창고 한구석에 그대로 쌓아두었다. 장부상으로는 수령한 것으로 처리되었으나, 물리적으로는 단 한 치의 이동도 허락하지 않았다.
하위지는 창고지기에게 명했다.
“이 곡식은 내 것이 아니니, 내가 죽거든 그대로 국가에 반납하라.” 쌀가마니 위에는 먼지가 내려앉았고, 곡식은 서서히 썩어갔다. 녹봉 반납은 하위지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행정적 의례였다.
가마니가 창고로 입고될 때마다 하위지는 입고 대장을 직접 확인하고, 그 위에 ‘미수용(未受容)’이라 적힌 작은 종이를 일일이 붙여두었다.
그의 밥상은 녹봉 대신 선산에서 가져온 거친 곡식들로 채워졌다.
그는 매일 아침 허기진 채 대궐에 들어갔고, 퇴근 후에는 고향에서 올라온 소박한 찬으로 끼니를 때웠다.
--- 「하위지: 녹봉으로 받은 쌀을 썩혀 신하이길 거부하다」 중에서
그는 집으로 돌아와 의관을 정제하고, 서재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유성원은 알고 있었다. 국문장에 서는 순간, 자신의 신체는 자백을 추출하기 위한 도구가 될 것임을, 자신의 목소리는 권력이 원하는 문장을 완성하는 재료가 될 것임을.
그는 화로에 불을 지피고,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거사 관련 명단과 서류들을 하나씩 태웠다.
이윽고 유성원은 칼을 꺼내 자신의 목을 겨누었다.
그는 권력이 집행하는 형벌의 수동적인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집행자가 되어 자신의 생애를 마감했다.
세조는 유성원을 국문장에 세워 그의 입을 통해 거사의 전모를 역사에 기록하고 싶어 했으나, 유성원은 차가운 시신으로 침묵해 그 기록의 칸을 영원한 빈칸으로 남겨두었다.
--- 「유성원: 권력의 국문을 거부하고 자신을 삭제하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사에서 가장 빛나는,
너무나도 순수한 신의의 기록
지금 우리 사회는 눈앞의 이익이 가치를 앞지르고 오랜 원칙들이 쉽게 흔들리는 혼란스러운 대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되 인간의 격을 결정짓는 삶의 맥락이 사라진 이때, 명확한 중심이 없으면 결국 타인의 시선과 권세의 뒤만 쫓다 끝나기 마련이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정직하고도 결연했던 11인의 삶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가 ‘물질적 결핍’이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의 부재였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짚어낸다.
지루한 역사 교과서의 서술을 넘어 사물의 본질과 약속에 집착했던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글자 한 획과 쌀 한 톨의 선택이 어떻게 개인의 품격을 지켜내는지 깨닫게 된다.
결과만 중시하는 세속적인 시선을 잠시 거두고 결단을 이끌어낸 신념의 연결 고리를 살피는 순간, 독자들은 비로소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신의의 시작부터 치열한 투쟁, 그리고 역사가 기억하는 마침표에 이르기까지 삶의 흐름을 따라 두 개의 마당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단순한 신분 순 배치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약속을 일상의 노동으로 견뎌낸 ‘생활의 서사’부터 부당한 권력에 맞서 자신의 생애를 기록으로 완성한 ‘사육신의 투쟁’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엮어낸 구조다.
특히 ‘장부 밖의 녹봉’ ‘기록의 주권’ 같은 개념들은 흩어져 있던 11인의 행보가 어떻게 하나의 거대한 신념의 지도로 수렴되는지 깊은 통찰을 선사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세상이 뒤집히는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고 삶을 재구성할 수 있는 강력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각박한 시대에 붙들어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 필요한 개인에게, 그리고 진정한 인간 존중의 근거를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완벽하고 정직한 인생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추천평
이 책은 500년 전 차가운 역사 속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심장 소리 같습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도 마음 한구석에 남았던 질문—‘왜 엄흥도는 그 밤 강물로 들어갔는가’—에 대한 가장 명쾌하고도 뜨거운 답을 이 책에서 찾았습니다.
- 김도윤 (36세, 직장인)
대의명분보다 ‘글자 하나’를 지키는 것이 왜 더 무서운 저항인지 처음으로 이해했습니다.
박팽년이 목숨과 맞바꾼 ‘거(巨)’ 자 한 획은, 적당한 타협이 세상 사는 요령이 된 오늘날의 우리를 정면으로 부끄럽게 만듭니다.
- 박준영 (45세, 자영업자)
아이들에게는 정직하게 살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엄마인 저는 세상의 눈치만 보며 살아온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썩어가는 쌀가마니를 두고도 꼿꼿했던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기준’ 하나는 품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이수현 (51세, 주부)
이개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가진 재능을 어디에 빌려주고 있는가’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내 실력이 부당한 일에 쓰이고 있다면, 그건 ‘성과가 아니라 부역’이라는 서늘한 경고가 가슴에 박혔습니다.
- 정미나 (39세, 직장인)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81232260>
'65.인문교양 (독서요약) > 1.인문교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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