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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쟁의 문법이 달라졌다!
드론 · 정밀무기 · AI 지휘통제를 활용한 새로운 전술 혁명
미 공군 과학기술 전략을 설계한 ‘내부자’가 예측한 전쟁의 미래
군사기술 논픽션 작가이자 미 공군의 과학기술 전략 수립을 설계했던 주역인 저자의 전문성과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니콜라 테슬라의 원격조종 전함부터 스탈린의 무인전차 ‘텔레탱크’, 히틀러의 로켓 추진 정밀폭탄까지 100년 전 시작된 로봇 무기의 섬뜩한 계보를 추적하는 동시에, 세계 전쟁사의 이정표가 된 다양한 전투 사례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특히 기동성, 정밀성, 화력이라는 전쟁의 핵심 요소가 오늘날 어떻게 진화해서 전장에 활용되고 있는지 역사적·군사적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왜 전통적인 무기 플랫폼인 탱크·군함·전투기가 전장에서 힘을 못 쓰는지, 군사 AI에 대한 과잉권한 부여가 왜 치명적인지, 로봇 무기의 확산이 불러올 정치적·윤리적 문제 무엇인지 등 AI 군사기술 혁명이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물음들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이다.
한편, 저자의 시선은 현재의 로봇 무기 체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원격조종, 자체 유도, 정밀 표적 추적 같은 기술은 이미 전장에 자리 잡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로봇 혁명의 첫 물결에 불과하다.
저자는 만약 앞으로 로봇 무기의 잠재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새로운 전투 교리가 개발되고, 혁신적인 무기 설계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으로 로봇 혁명의 두 번째 물결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론: 확산과 위험
1 전투기계의 등장: 로봇 전쟁의 숨은 역사
2 원샷 원킬, 수천 명씩: 보편적 정밀성이 낳은 결과
3 전장의 교훈: 전투 역할과 전술의 혁명
4 새로운 것의 충격: 미래 로봇 플랫폼의 진화
5 새로운 핵심 영역: 저고도 공중 통제
6 위험한 사고: 사각지대, 불신, 전투용 AI의 미래
7 푸시버튼 전쟁은 없다: 로봇공학과 군사작전의 스펙트럼
8 파괴의 폭풍: 전략과 힘의 균형에 미치는 함의
9 기계 속의 야수: 기계, 도덕, 어둠의 심연
10 앞으로의 방향
주
감사의 말
추천의 말(심호섭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이 책에 대한 찬사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조지 M. 도허티 (George M. Dougherty)
군사기술 논픽션 작가이자 비즈니스 전략가. 미국 공군 현역 및 예비역 장교로 복무하며 방위연구소, 펜타곤 공군본부, 국방부 장관실 등에서 고위직을 지냈다.
특히 미 공군 과학기술 분야에서 두 번째로 높은 군사 직책을 맡아, 공군의 과학기술 전략 수립을 공동으로 이끌었고 F-22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에도 참여했다. 대령 전역 후에는 과학기술 기반 선도기업들이 파괴적 변화 속에서도 경쟁력...
역 : 유강은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쏟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옮긴 책으로 『The LEFT』, 『노동계급 세계사』, 『우리 시대의 병적 징후들』, 『불안한 승리』, 『21세기를 살아가는 반자본주의자를 위한 안내서』, 『E. H. 카 러시아 혁명』, 『핀란드 역으로』, 『미국민중사』 등이 있다. 『미국의 반지성주의』로 제58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책 속으로
우리를 엄습하는 이 로봇 혁명은 단순히 제트 추진이나 야간투시경 같은 새로운 군사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전쟁 자체의 근본적 양상을 뒤바꿀 수 있는 한층 포괄적인 변화다.
--- p.17
현 상황을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로봇 전쟁이 정밀성과 위생, 불필요한 피해의 최소화를 중시하는 “과학적인” 서구 군사 전통에서 생겨난 것임을 알게 된다.
--- p.39
1차대전 이전에 등장한 세 가지 고전적 개념 - 원격조종 차량(텔레오토마톤), 자율 유도무기, 공중 어뢰 - 은 그 후로 줄곧 군사 로봇공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지난 100년은 이 세 가지 개념을 완전히 성숙된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나긴 시도로 볼 수 있다.
--- p.51
스탈린은 전차를 건조하는 등 낙후한 붉은 군대를 현대화하려는 마음이 급했다.
얼마 안 되는 붉은 군대의 훈련된 전차 승무원을 최대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전투 손실에서 보호하기 위해, 기술자들은 일부 전차를 무인 “텔레탱크(teletank)”로 개조했다.
--- p.53
이제 미사일이나 포탄, 총탄 한 발로 예전에 수백, 수천 발이 필요했던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으며, 무기의 살상력이 백 배, 심지어 천 배까지 높아졌다.
이런 막대한 살상력 증대는 전투에서 엄청난 이점이 될 뿐만 아니라 무기와 표적의 역관계, 전투의 기본 동학까지도 바꿔놓는다.
--- p.89
소형 무기가 어떻게 전차 같은 중장갑 표적을 파괴할 수 있을까?
탄두 설계가 발전하면서 장갑 관통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성형작약 탄두는 렌즈가 빛을 한 점에 모으듯 폭발 에너지를 한 점에 집중한다.
폭발성 성형 발사체는 이렇게 집중된 힘이 몇 미터 이상 전달되게 해준다.
이런 진보한 탄두를 탑재한 무기는 놀랄 만큼 두꺼운 장갑도 관통할 수 있다.
--- p.98
무기 정밀도가 계속 향상되면 무기는 표적을 명중할 뿐만 아니라 표적 내의 특정한 조준점을 명중할 수도 있다.
유명한 사례에서 F-117 스텔스공격기 조종사는 레이저 유도 폭탄을 이라크 방공본부 중앙 환기구 내부로 유도해서 단 한 발로 건물을 완파했다.
--- p.106
전차나 함대의 대열같이 대규모 전력이 전장으로 이동하는 전통적인 장관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시는 힘을 드러내기는커녕 오히려 위험한 취약성을 내보이게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전력은 사격 연습장에서 줄줄이 나오는 표적과 비슷해질 것이다.
--- p.109
요새는 오늘날 골칫거리가 되었다. 이제 현대식 폭탄으로 뚫을 수 없는 벽은 없고, 육군 항공대는 비록 정밀하지는 못해도 요새에 폭탄을 쏟아부어 잿더미로 만드는 걸 즐긴다.
요새는 방어군에게 죽음의 덫이 되었다.
--- p.124
“스웜(swarm)”이라는 용어는 흔히 드론 같은 다수의 로봇 시스템이 모인 집단, 특히 벌떼처럼 느슨하게 협력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명사로 사용된다.
스웜 부대는 마치 늑대 무리가 엘크를 괴롭히는 것처럼, 자신보다 더 강하지만 기민하지는 못한 적을 지치게 하고 약화한다.
--- p.152
그는 유리스코에 전쟁 모의훈련의 모든 규칙을 입력하고 최적의 함대를 설계해달라고 요청했다.
가상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모든 함대를 꺾을 수 있는, 곧 크고 작은 여러 선박 유형과 함종의 수가 완벽하게 균형 잡힌 조합이 필요했다.
유리스코가 예상치 못하게 내놓은 해법은 모든 유형의 함정을 포기하고 소형 미사일 고속정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 p.159
무기의 전체 살상력을 플랫폼 크기로 나눈 수치가 살상력 밀도다.
로봇 플랫폼은 유인 플랫폼보다 살상력 밀도가 훨씬 높을 수 있다.
로봇 플랫폼의 살상력 밀도를 극대화하면 비대칭적 살상력, 회피성, 소모 가능성 등 로봇공학에 고유한 전술적 이점을 실현할 수 있다.
--- p.163
유지 및 보수가 별로 필요 없는 공생적 무기를 비전통적인 장소에 배치할 수 있다.
러시아, 이스라엘, 중국, 이란은 평범한 형태의 40피트 컨테이너 안에 넣어서 민간 선박이나 육상에 보관할 수 있는 장거리 정밀 타격 미사일을 도입하고 있다. 유지·보수를 하지 않고도 최장 7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 p.174
공군 기지는 위치가 고정되어 있고, 눈에 잘 띄며, 수가 적다. 보편적 정밀성의 시대에 전투 플랫폼으로서는 하나같이 치명적인 특징이다.
설상가상으로, 공군 기지의 전통적인 물리적 형태는 평지에 항공기가 하늘에 노출되어 있는 탓에 정밀무기의 가장 이상적인 표적이 된다.
--- p.180
이동 평면을 10미터 정도 올려보면, 경로가 순탄하고 사방에 장애물이 없어진다.
비행 드론은 이 높이에서 움직이면서도 지상 전투에 밀접하게 관여할 수 있다.
사실상 지상군이지만 항공 전력의 전술적 이점을 지닌 채 공중에서 움직인다.
드론은 흔히 말하는 “저고도 공중”, 즉 지구에서 가까운 대기권 저층부에서 기동한다.
--- p.192
공격 대상 국가의 가치 있는 시설을 공격하기 때문에 각국 군대는 종종 이를 “대가치(counter-value)” 공격이라고 부른다.
이 공격의 목표는 혼란을 일으키거나 사상자를 발생시키거나 경제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다. 재정적·정서적으로 공공이 투자한 대상을 공격하는 이 작전은 적의 의지를 직접 겨냥한다.
--- p.293
AI는 자기 행동의 본질과 결과를 이해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AI를 인간의 의지를 정확하게 실행하는 아주 스마트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AI가 자기만의 자율성을 행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법적 금치산자에게 무기를 쥐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 p.351~352
우리가 창조하는 로봇과 AI가 위험한 것은 인간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가 ‘기계 속의 야수’다.
--- p.358
인간 전투원과 군견의 관계는 우리가 언젠가 로봇과 맺기를 꿈꾸는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함께 팀을 이루는 조련사와 개는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여러 일을 할 수 있다.
각자가 서로에게 고유한 능력을 제공하고, 상대의 반응을 순간적으로 알아차리는 직관적 연결 덕분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 p.398
출판사 리뷰
전쟁의 문법이 달라졌다!
드론 · 정밀무기 · AI 지휘통제를 활용한 새로운 전술 혁명
미 공군 과학기술 전략을 설계한 ‘내부자’가 예측한 전쟁의 미래
한국어판 특별 서문 수록
심호섭(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강력 추천
AI 시대, 전쟁의 미래
세계는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동에서 새로운 현대전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
한밤중에 자폭 드론이 방공망을 뚫고 군사 시설을 타격하고, 정밀 유도미사일이 수백 곳의 표적을 동시다발로 타격한다.
보병의 어깨에 들린 값싼 소형화기로 수천억이 넘는 스텔스 전투기를 격추하는 영화 같은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와 로봇공학의 놀라운 발전이 있다.
『AI 시대, 전쟁의 미래』는 군사기술 논픽션 작가이자 미 공군의 과학기술 전략 수립을 설계했던 주역인 저자의 전문성과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니콜라 테슬라의 원격조종 전함부터 스탈린의 무인전차 ‘텔레탱크’, 히틀러의 로켓 추진 정밀폭탄까지 100년 전 시작된 로봇 무기의 섬뜩한 계보를 추적하는 동시에, 세계 전쟁사의 이정표가 된 다양한 전투 사례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특히 기동성, 정밀성, 화력이라는 전쟁의 핵심 요소가 오늘날 어떻게 진화해서 전장에 활용되고 있는지 역사적·군사적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왜 전통적인 무기 플랫폼인 탱크·군함·전투기가 전장에서 힘을 못 쓰는지, 군사 AI에 대한 과잉권한 부여가 왜 치명적인지, 로봇 무기의 확산이 불러올 정치적·윤리적 문제 무엇인지 등 AI 군사기술 혁명이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물음들에 대한 답을 얻게 될 것이다.
한편, 저자의 시선은 현재의 로봇 무기 체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원격조종, 자체 유도, 정밀 표적 추적 같은 기술은 이미 전장에 자리 잡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로봇 혁명의 첫 물결에 불과하다.
저자는 만약 앞으로 로봇 무기의 잠재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새로운 전투 교리가 개발되고, 혁신적인 무기 설계가 이루어지면 본격적으로 로봇 혁명의 두 번째 물결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미래 가상 전투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서술을 통해 AI 시대의 전쟁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이 책은, 밀리터리 마니아는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우리 시대의 전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동시에 로봇 무기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시민들과 군사 정책 리더들에게는, 로봇 무기의 통제와 책임 구조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와 같은 중요한 물음에 귀중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비대칭 무기와 보편적 정밀성
이 책의 백미는 저자의 전문가적 식견이 잘 드러나는 2장이다.
중동 전쟁에 관한 뉴스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비대칭 무기’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전통 시대에는 어떤 무기 체계를 확실하게 제압하려면 비슷한 크기의 무기 체계를 사용해야 했다.
상대가 탱크를 가졌다면 아군도 그와 비슷한 화력의 탱크를 운용해야 했고, 적 함대의 전함이 12척이라면 아군의 함대도 비슷한 수의 전함을 배치해야 했다.
군 지도자들이 자국이 보유한 전함, 전차, 항공기, 병사의 수를 적국과 비교하면서 군의 전력 균형을 평가했던 이유다. 그러나 로봇 정밀무기의 등장으로 이런 규모 경쟁이 무의미해졌다.
자폭 드론을 비롯해 값싼 소형 정밀유도무기가 천문학적인 가격의 전통적인 군사 무기 플랫폼(탱크, 군함, 전투기 등)을 표적으로 삼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실제로 “2022년 4월, 우크라이나는 드론 한 기와 대함 미사일 두 발을 이용한 야간 공습으로 흑해 함대의 기함인 순양함 모스크바호를 격침했다.
” 이와 같은 ‘무기-표적 비대칭’이 확산하면서, 탱크와 보병, 항공모함과 초음속 전투기가 중심이던 시대가 저물고, 드론과 정밀무기가 AI 혁신과 맞물려 핵심 전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2차대전 당시 비행기에서 발사한 폭탄을 주택 한 채 크기의 표적에 직접 명중시키려면 통계적으로 9000발이 필요했다.
B-17 폭격기가 나치의 발전소 한 곳에 폭탄 648발을 투하했을 때 명중한 것은 두 발, B-29 폭격기가 일본의 공장 한 곳에 376발을 투하했을 때 명중한 것은 한 발뿐이었다.
물론 운 좋게 적함을 침몰시키는 일도 있었지만(탄약고로 발사된 독일의 포탄에 잘못 맞아 침몰한 영국의 HMS 후드호 사례. 106~108면), 오늘날에는 “로봇 무기는 정밀 타격을 자동으로 수행해 모든 타격을 ‘행운의 한 발’처럼 만들어낼 수 있다.
” 무기 정밀도가 계속 향상되면 무기는 표적을 명중할 뿐만 아니라, 표적 내에 또 다른 표적을 만들어 명중할 수도 있다.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F-117 스텔스 공격기는 폭탄 한 발을 이라크 방공본부 중앙 환기구 안으로 유도해 건물을 완파했으며, “충격적인 예로, 미국이 테러리스트 지도자들을 겨냥한 드론 공습에서 사용한 초정밀 미사일은 탄두를 아예 없애고 대신 칼날을 여러 개 장착해서 접촉으로 표적을 살상하는 방식이었다.”(95면)
그리고 오늘날 이런 값싼 정밀무기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텅 빈 전장과 킬 체인
무기의 정밀도가 향상된다는 것은, 단순히 명중률이 올라간다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전쟁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전투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
“공군 참모총장 로널드 포글먼 장군이 지적한 것처럼, 전쟁의 첫 몇 분은 아닐지라도 첫 1시간 안에 1500개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는 핵 공격의 속도와 충격에 맞먹는 재래식 공격이면서도 구별 능력이 한층 더 정교할 수 있다.
” 또한 전장은 ‘텅 빈 공간’이 된다. 적의 감지 시스템에 노출되는 순간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전차나 함대의 대열같이 대규모 전력이 전장으로 이동하는 전통적인 장관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시는 힘을 드러내기는커녕 오히려 위험한 취약성을 내보이게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전력은 사격 연습장에서 줄줄이 나오는 표적과 비슷해질 것이다.”(109면)
따라서 정밀무기가 지배하는 전장에서는 전력을 대규모로 집결시키는 것보다, 은폐하고 분산하는 회피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그리하여 전투는 적에게 화력을 퍼붓는 방식에서, “표적을 탐지하고(발견) 정확한 조준점을 표시한 뒤(고정) 신속하게 타격하는(마무리) ‘킬 체인’ 방식”으로 옮겨간다.
킬 체인은 드론과 위성, 데이터와 네트워크, 정밀무기가 결합된 AI 시대의 새로운 전투 방식이다.
그만큼 정밀 표적 탐지 정보가 많이 필요해지는데, 전술 정보·감시·정찰(ISR)이 현대전의 새로운 핵심 분야로 떠오르는 이유다.
미래 전장은 총탄과 미사일로만이 아니라, 더욱 신속하고 정밀한 센서와 신호 체계, 네트워크의 싸움터이기도 하다.
로봇 혁명의 두 번째 물결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로봇 무기 기술은 아직 로봇 혁명의 ‘첫 번째 물결’에 불과하다.
로봇 무기의 잠재력과 고유한 장점은 그것에 걸맞은 새로운 전투 방식이 등장할 때 비로소 진가를 드러낸다.
한 예로, 저자는 이 책에서 ‘저고도 공중(atmospheric littoral)’이라는 선구적인 전투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말해, 드론들이 활동할 수 있는 저고도 공역에서의 전투를 가리킨다.
도심의 경우에는 빌딩 숲 사이의 공간이다.
자율 군집 드론이 이 공간을 지배하면서 전장의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핵심 지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영역에서 드론은 작전에 맞게 대형을 갖추고, 인간 병사들과 팀을 이뤄 사실상 지상군처럼 싸운다.
항공 전력의 장점인 기동성과 분산 역량을 발휘하면서도, 낮은 고도 덕분에 지형지물을 엄폐·은폐로 활용하고 지상 병력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
이 책에는 군집 드론(드론 스웜)을 이용한 공격/방어 전술을 각 시나리오에 따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과 로봇이 팀을 이뤄 작전을 수행하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미래 전쟁의 도래를 예고한다(‘5장 새로운 핵심 영역: 저고도 공중 통제’ 참조).
한편, 저자는 로봇공학을 통해 전통적 무기 플랫폼이 앞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한 형태로 설계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전통 플랫폼은 인간 운용자의 탑승을 고려해야 하므로 불가피하게 비효율적으로 설계될 수밖에 없다.
머물 공간도 필요하고, 생명 유지 장치, 중력 보호 구조 등의 설비도 필요하다.
가령 “프리깃함의 설계에서는 선박 용적의 약 4분의 1이 승무원 수용 공간에만 할당되며, 장갑차의 경우에 전차 내부 용적의 약 60퍼센트가 승조원 공간이다.
” 한편 “현대 전투기에서는 승무원에게 직접 할당된 용적 비율이 낮지만, 전체 크기와 구조 틀은 적절한 위치에 조종석을 배치해야 하는 필요성에 영향을 받는다.”
만약 새로운 형태의 군사 플랫폼이 기존의 형태를 고수할 필요가 없어진다면 실로 엄청난 설계의 자유가 생긴다.
인간 승무원들이 있던 자리에 살상력 높은 무기를 채울 수 있고, 조종석을 떼어낸 무인 전투기는 위아래를 가질 필요도 없을 것이다.
더 극단적으로는 항공모함 자체를 무인화하고 모듈 형식으로 만들어, 전황에 따라 소모 가능한 탄약처럼 운용할 수 있다.
“5억여 년 전 캄브리아기에 (…) 자연은 진화적 빅뱅을 이루었고, 이로써 새로운 신체 설계를 가진 새로운 동물 수천 종이 만들어졌다.
로봇 혁명의 두 번째 물결에서 군사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캄브리아기 폭발’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170면)
기계 속의 야수
초창기 로봇 무기 발명가들은 전쟁을 “기계들만의 경쟁”으로 만들면, 폭력성과 야만성이 제거된 영구평화가 찾아올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날 로봇 무기의 무시무시한 살상력을 보면 아이러니하지만, 그들이 꿈꾼 ‘인간 없는 전쟁’은 정밀성과 위생, 불필요한 피해의 최소화를 중시하는 ‘과학적인’ 서구 군사 전통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러나 2차대전에서 나치 독일이 무인전차로 폴란드 시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했을 때, 그리고 21세기를 훌쩍 넘어선 지금까지 숱한 전장에서 로봇 무기는 야만성과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의 원제 ‘Beast in the Machine(기계 속의 야수)’은 ‘기계에 옮겨진 인간의 폭력성과 통제 불능의 위험’을 가리키는 비유다.
오늘날 AI 기반 로봇 무기는 인간이 자신의 판단과 책임마저 기꺼이 위임하고 싶어질 만큼 강력하고 매혹적인 존재가 되었다.
저자가 보기에 가장 큰 위험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 시스템에 그 능력 이상으로 많은 판단과 행동의 권한을 넘겨버리도록 부추기는 인간의 내적 편향에 있다.
만약 우리가 AI에게 인간 하급자에게 지시하듯 우리의 의도를 폭넓게 해석하도록 허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경계 안에 있는 적 전차를 파괴하라”처럼 좁고 명확한 규정이 아니라, ‘우리의 적은 모두 죽여라’라고 명령한다면?
“우리는 현재 수준의 AI가 기술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의도를 좁고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AI 기반 로봇 무기의 운용은 적절한 인간의 감독과 판단, 정당한 무력 사용이라는 기준 위에서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통적인 군사 교리는 이미 ‘임무 지휘’ 개념을 통해 이런 원칙을 세워왔다.
AI 무기는 인간 지휘관과 운용자가 목표 설정, 권한 위임, 표적 선정, 무기 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 속에서만 활용되어야 한다.(352~354면)
지휘관은 임무의 목적과 허용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AI에는 그 범위 안에서만 작동하는 제한된 자율성만 부여해야 한다.
“진정으로 자율적이기 때문에 인간의 의지에 종속되지 않는 AI 제어 로봇 군사 시스템은 무기가 아니다. 그저 위험물에 불과하다.”
K-방산의 눈부신 성취가 주목받고 있지만, 첨단 무기가 지닌 놀라운 잠재력에 비해 그것의 확산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서는 별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강력한 무기는 안보의 중요한 조건이지만, 그것을 운용하는 주체의 판단과 통제, 책임의 구조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그 힘은 언제든 우리가 마주해야 할 위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분단과 군사적 긴장이 여전한 우리의 현실에서, 이 책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선진국의 많은 민간인과 정치 지도자는 전쟁을 멀리서 벌어지는 불쾌한 일로 여기는 데 익숙하다. 군에서 복무하는 친구나 가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우리는 흔히 방관자 시각에서 전쟁을 바라본다.
하지만 정치인과 대중이 점점 공격의 초점이 되고 있으며 (…) 설령 일반 시민일 뿐인 우리가 로봇 전쟁에 관심이 없더라도 로봇 전쟁은 우리에게 관심이 있다.”(326면) AI와 로봇 무기가 바꿔놓을 전쟁의 미래는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닐지 모른다.
추천평
드론과 정밀유도무기, 그리고 자율무기 체계의 확산은 전쟁의 양상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이 책은 값비싼 전통 무기 체계가 왜 새로운 무인 전력 앞에서 흔들리는지, 이러한 기술의 확산이 만들어내는 전장의 모습은 어떠한지, 그리고 미래 전장에서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짚어낸다.
전쟁의 미래를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에게 일독을 권한다.
- 심호섭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가독성이 뛰어난 조지 도허티의 신작은 로봇 전투 시스템의 함의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기술적 관점에서 도전과 기회를 다룰 뿐만 아니라 도덕적, 윤리적 관점도 제시한다.
국방 기술자와 군사사학자, 그리고 불가피하게 확산되는 자율무기 시스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다.
- 마크 J. 루이스 (박사, 전 미국 국방연구·엔지니어링 현대화 담당 국장)
바야흐로 로봇공학과 AI가 세계 곳곳의 전장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거리 증대, 결정 시간 단축, 정밀 타격, 살상력 증대 등은 그 영향 중 일부에 불과하다.
도허티는 과거의 적용 사례를 검토하고, 현재의 기술을 평가하며, 미래의 함의를 전망함으로써 현대전의 여러 문제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미래 전력을 개발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현재 작전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이들까지 군사 전문가들의 필독서다.
- 돈 산도 (전 미 육군 우수기동센터MCE 부사령관)
오늘날의 군사기술 혁명이 어디서 시작되었고 (…)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철저하고 날카롭게 분석한다. ≪AI 시대, 전쟁의 미래≫는 로봇공학과 AI의 물결이 21세기의 충돌을 어떻게 형성할지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 댄 워드 (미 공군 중령(퇴역), ≪F.I.R.E.≫ ≪LIFT≫ ≪PUNK≫의 저자)
현재 로봇공학이 전투의 면면을 뒤바꾸는 과정에 관한 핵심적 통찰을 제공한다.
책을 통해 이 과정을 이해하면 안보 지도자와 국방 산업, 군 관계자 모두 소중한 교훈을 얻을 것이다. 필독서다.
- 데이비드 A. 뎁툴라 (미 공군 중장(퇴역), 사막의 폭풍 공습 작전 설계자이자 미첼항공연구소 소장)
이 놀라운 연구서는 중요한 현대의 고전으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첨단기술 전투원, 테크 종사자, 혁신적 지도자가 읽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로봇공학과 AI 혁명을 포괄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 앞으로 4년을 이끄는 나라가 향후 200년간 세계를 이끌 것이다.
승리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고, 주의를 기울이고, 선두에 서라!
- 존 M. 올슨 (소장(퇴역), 전 미 우주군 최고기술·혁신책임자, 전 미 공군 최고데이터·AI 책임자)
인공지능은 바야흐로 우리의 학교와 사무실을 바꾸는 동시에 전장도(말 그대로의 전쟁터만이 아니라 정치적 전장까지) 놀랍도록 새로운 방식으로 뒤바꾸고 있다.
이 책은 이 모든 상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면서도 눈에 쏙쏙 들어오는 안내서다.
- 빅토리아 콜먼 (박사, 에이큐브드 Acubed 최고경영자,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국장)
기술과 전쟁의 교차점에서 쌓아온 경력을 바탕으로, 도허티는 로봇공학의 역사와 미래, 그리고 그것이 전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일련의 교훈을 제시한다.
중요한 윤리적·정책적 질문을 제기하고, 실질적인 지식을 공유하며, 미래를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 어룬 세라핀 (국방산업협회NDIA 신기술연구소 전무)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8882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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