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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은 후 종군기자로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뉴욕타임스 중동지국장을 역임하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가 겪은 여러 전쟁과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통렬한 고발이자 양심적 성찰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전쟁의 공포와 그 추악함을 가차 없이 고발한다.
“미국은 군사정부(stratocracy), 즉 군대가 다스리는 정부의 한 형태이다.
전쟁을 위해 항상 준비해야만 한다는 것은 양당 모두에게 하나의 공식이다.
이 전쟁 기계의 엄청난 예산은 신성불가침이다”라고 갈파하는 그는 “군대의 진정한 얼굴은 그 산업적 살육을 포함해서 숨겨져 있다.
이 책이 폭로하려는 것이 바로 그 얼굴이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그는 전쟁이 개인, 가족, 공동체, 그리고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숨겨진 대가를 처절하게 폭로한다.
전쟁의 진실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민간인들이 언제나 주요 희생자이며, 특히 오늘날 전쟁의 수단과 방식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파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제노사이드를 벌여도 거의 모든 지성인이 침묵하는 현실에서, 그는 전쟁의 신화를 벗겨내고 그 참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전쟁이 장군들뿐 아니라 민간인들에게도 의미를 주는 “독성 묘약”이라고 보는 그는 전쟁을 인간의 본성과 연결시켜 분석하며, “가장 위험한 적은 내부에 있다”고 지적한다.
“대중은 진실보다 신화를 선택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묵시론에 근거한 시온주의와 크리스천 파시즘처럼, 종교가 권력과 결합할 때, 얼마나 잔인해지는지를 파헤친다.
부록에서는 크리스 헤지스의 최근 글과 대담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쟁 정책을 비판하는 유대인 역사학자 일란 파페, 야콥 라프킨, 아비 슐라임, 정치학자 노르만 핀켈슈타인, 경제학자 제프리 색스, 의사 가보 마테, 그리고 정치학자 존 미어샤이머 등의 최근 강연과 대담을 통해, 전쟁과 제노사이드에 몰두하는 시온주의자들이 어떻게 성경의 기본적 가르침을 배반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을 파시스트 전범 국가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몰락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지를 묻는다.
목차
서문 - 9
1장 가장 거대한 악은 전쟁이다 - 15
2장 예고된 전쟁의 연대기 - 21
3장 가치 있는 희생자와 가치 없는 희생자 - 27
4장 전쟁의 포주들 - 43
5장 학살 행위 - 55
6장 군인의 이야기 - 67
7장 실존적 위기 - 97
8장 시체들 - 113
9장 시신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 - 121
10장 결코 아물지 않는 상처들 - 127
11장 전쟁의 그림자들 - 143
12장 전쟁의 신화 - 151
13장 전쟁 기념물들 - 165
14장 영웅들의 전성시대 - 175
15장 고아들 - 187
16장 영구 전쟁 - 203
맺음말 - 219
감사의 말 - 225
참고문헌 - 227'
부록 1 1948년의 “종족 청소”로 시작한 이스라엘 - 231
부록 2 이스라엘의 국가 전략: 학살과 전쟁 - 237
부록 3 하마스의 외교적 노력과 비폭력 운동의 결말 - 241
부록 4 가자지구, 서안지구, 이란, 레바논, 그리고 미국 - 247
부록 5 가자지구: 서구 신화의 거짓이 폭로되었다 - 253
부록 6 우리 시대의 도덕적 기준, 팔레스타인 - 261
부록 7 시온주의는 유대교가 아닌 자기파괴적 식민주의 - 269
부록 8 시온주의 300년의 최대 실수 - 275
부록 9 유대인들을 가장 위험하게 만든 시온주의 - 295
부록 10 제노사이드를 통한 기업들의 이익 - 303
부록 11 미국의 거대한 환상 - 315
부록 12 가장 위험한 나라 미국 - 321
부록 13 바보들의 통치와 제국의 몰락- 327
부록 14 자유의 역사로서의 역사 - 335
부록 15 중독의 힘과 권력 중독 - 341
저자 소개
저 : 크리스 헤지스 (Chris Hedges)
작가, 언론인, 종군기자. 장로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콜게이트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하버드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언론계의 노암 촘스키로 불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언론인이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뉴욕타임스」 특파원으로 중앙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와 발칸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전쟁을 취재했다.
2003년 5월, 일리노이주 록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이라크 전쟁을 비난하는 연설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
역 : 김준우
『가장 거대한 악은 전쟁』의 번역가이다.
책 속으로
미국은 군사정부(stratocracy), 즉 군대가 다스리는 정부의 한 형태이다.
전쟁을 위해 항상 준비해야만 한다는 것은 양당 모두에게 하나의 공식이다.
이 전쟁 기계의 엄청난 예산은 신성불가침이다. 수십억 달러가 낭비되고 협잡은 무시된다.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에서의 군사적 실패는 역사적 망각의 거대한 동굴 속으로 사라졌다.
이런 기억상실은 책임을 묻는 일이 결코 없었다는 뜻이며, 이 전쟁 기계가 경제적으로 국가의 창자까지 빼먹도록 허락하고, 제국을 계속해서 스스로 패배하는 충돌 속으로 몰아가도록 허락한다.
군국주의자들은 모든 선거에서 승리한다.
그들은 선거에 패할 수가 없다.
그들에게 반대 투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쟁 국가는 드와이트 맥도널드가 표현한 것처럼,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으로서, “신들이 없는” 몰락이다.
줄리언 어산지(전 위키리크스 편집장)는 미국의 군사정부를 폭로하고 그 범죄와 자살적인 어리석음을 밝히는 문서들을 공개한 것 때문에 무자비하게 박해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전쟁 국가는 그 안에 자기 파멸의 씨앗을 품고 있다. 전쟁 국가는 붕괴할 때까지 그 국가를 먹어치울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전쟁 국가가 마치 그리스 신화의 눈먼 거인 키클롭스처럼 날뛰며 무차별적인 폭력을 통해 점점 약해지는 자신의 힘을 회복하려 발광할 것이다.
비극은 미국이라는 전쟁 국가가 자멸할 것이라는 게 아니다.
비극은 우리가 수많은 무고한 사람을 함께 파멸로 몰아넣게 된다는 점이다.
--- 「서문」 중에서
나는 전쟁의 상처가 어떤 모습인지 안다. 다리가 날아간 시체들. 피와 살덩어리로 으깨진 머리. 배에 뚫린 커다란 구멍. 피 웅덩이.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 때로 어머니를 부르며 울부짖는 소리. 그리고 냄새가 있다.
죽음의 냄새. 파리와 구더기에게 바쳐진 최고의 제물. … 전쟁이 가르쳐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전쟁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개인으로서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숫자가 된다.
총알받이. 물건. 한때 소중하고 신성했던 생명은 아무 의미도 없게 되며, 전쟁의 신 마르스(Mars)의 끝없는 탐욕에 바쳐진 희생물이 된다. 전쟁에서는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 「1장」 중에서
NATO를 러시아 국경까지 밀어붙일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는 정책 결정자들이 잘 알고 있었다.-현재 폴란드에는 러시아 국경에서 약 100마일 떨어진 곳에 NATO 미사일 기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밀어붙였다. 그것은 지정학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상업적으로는 의미가 있었다.
매우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쟁은 하나의 사업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을 보냈다. 그 전쟁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수렁이라는 사실이 몇 년만에 거의 모든 사람에게 분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2장」 중에서
우리는 선하다. 그들은 악하다. 가치 있는 희생자는 도덕적 분노를 표출하는 데 사용될 뿐 아니라 자기찬양과 유독성 국가주의를 부추기는 데도 사용된다. 그 명분은 신성한 것이 되며, 종교적 십자군 전쟁이 된다. 사실에 근거한 증거는 버려진다. 이는 이라크 침공을 촉구하던 시기에도 그랬다. 사기꾼, 거짓말쟁이, 협잡꾼, 가짜 탈주병, 기회주의자들이 전문가로 등장하여 갈등을 부추긴다.
--- 「3장」 중에서
전쟁을 선동하는 논객들, 외교 정책 전문가들, 정부 관리들로 이루어진 같은 음모 집단이 해마다, 실패 위에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자신들이 조장한 군사적 참사에 대한 책임을 능숙하게 회피한다. 그들은 변신한다. 정치적 바람에 맞춰 능숙하게 위치를 바꾸며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다시 공화당으로 옮겨 다닌다. 냉전주의자에서 네오콘으로, 또 자유주의적 개입주의자로 계속 변신한다. 사이비 지식인들인 그들은 끝없는 공포, 끝없는 전쟁, 그리고 지구의 열등한 인종들은 오직 폭력만 이해한다는 인종차별적 세계관을 팔아넘기면서, 아이비리그식 속물적 우월감을 풍긴다. 그들은 전쟁의 포주들이다. 펜타곤의 꼭두각시이며, 국가 안의 국가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싱크탱크에 막대한 자금을 대는 방위 산업 계약업자들의 하수인들이다.
--- 「4장」 중에서
이 대량학살은 오늘날 인도네시아에서 여전히 악과 야만의 세력에 맞선 장대한 전투로 신화화되어 있다. 이는 미국 대중문화가 수십 년 동안 북아메리카 원주민 학살을 신화화하고 서부개척 시대의 살인자들, 총잡이들, 무법자들, 그리고 기병대를 영웅으로 떠받들었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 과거 공산주의와의 전쟁에서 사람들을 죽였던 인도네시아의 학살자들은 오늘날 나라를 구한 영웅으로 집회에서 환호를 받는다. 그들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50년 전에 싸웠던 “영웅적” 전투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300만 명의 회원을 가진 판차칠라 청년단(Pancasila Youth)-인도네시아판 브라운 셔츠 또는 히틀러 유겐트에 해당하는 조직-은 1965년의 학살 폭력에 가담했다. 그리고 그 구성원들은 오늘날 학살부대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기둥으로 추앙받고 있다.
--- 「5장」 중에서
국가주의자들은 모든 참전용사를 존경하지 않는다. 그들은 승인된 애국주의 대본을 읽는 참전용사만 존경한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력한 나라다. 우리가 싸우는 적은 타락한 야만인이다. 우리의 적은 죽어 마땅하다. 하느님은 우리 편이다. 승리는 보장되어 있다. 우리의 군인들과 해병대는 영웅이다. 이 선전에서 벗어나면, 우리가 아무리 많은 전투에 참가했더라도 경멸의 대상이 된다. 우익의 과장된 애국주의는 자기 숭배다. 그것은 폭력에 대한 노골적인 욕망이다. 그것은 국가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쟁의 현실을 검열하는 역할을 한다.
--- 「6장」 중에서
역자주: 2001년 9/11 사태 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숫자는 5,467명인 반면, 9/11 사태 후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한 후 자살한 미군 숫자는 30,177명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6,407명의 퇴역군인이 자살했다. Brown University Costs of War Project paper (2025): “High Suicide Rates among United States Service Members and Veterans of the Post- 9/11 Wars.”
신약성서의 성적 부도덕에 대한 금지 조항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면, 도대체 왜 예수의 폭력 금지 명령은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는가? 다시 말해,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군목 중 다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인데, 그들은 태아의 생명을 옹호하고,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찬양하며, 사형을 지지하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성스러운 십자군처럼 기꺼이 축복한다. 그들의 도덕성의 공허함,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와 실제 사이의 엄청난 괴리는 전쟁 속에서 낱낱이 까발려진다.
--- 「7장」 중에서
한 번은 여러 해병이 한꺼번에 사망했다. 우리 해병들은 살점으로 가득 찬 시신 가방 일곱 개 또는 여덟 개를 들고 벙커로 돌아왔다. 우리는 살점을 분류할 수 있도록 깨끗한 시신 가방을 준비해 두었다. 때로는 이름표가 붙은 채로 들어오기도 했다. 어떤 경우에는 한 명이 히스패닉이어서 누가 히스패닉이고 누가 백인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살점을 분리하려고 했다. 그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었다. 시신 가방을 열어 보면, 그 안에는 기화된 살점뿐이었다. 한 가방 안에 손 네 개나 온전한 다리 하나가 들어 있는 경우는 아니었다. 우리는 그 으깨진 살점을 가방들에 고르게 나누려고 했다. 마지막 시신 가방이 들어왔다. 그것을 열어 보니 머리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머리 네 개를 본 뒤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그것들을 보기만 해야 했던 것이 아니라, 집어 들어서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눈들이 우리를 되돌아보고 있었다. 우리는 그 8개월 동안 너무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머리는 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들은 우리에게 더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
--- 「8장」 중에서
군 모집관들은 종종 고등학교에 사무실을 두고 알렉스 같은 젊은이들을 노린다. 모집관들이 처음 그에게 접근했을 때, 그는 16세였다. 그들은 젊은이들의 불안과 꿈, 경제적 결핍을 이용한다. 그리고 사회가 주지 않는 것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다. 알렉스처럼 라틴계 출신이거나 이혼 가정 출신인 젊은이들은 특히 취약하다. 그의 형 브라이언에게도 군이 접근했고, 입대하면 6만 달러의 보너스와 2만 7천 달러 이상의 교육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들었다. 드림법(DREAM Act)은 서류 미비 청년들에게 대학에 진학하거나 최소 2년간 군 복무를 할 경우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었다. 군은 이 법안의 작성에 관여하고 이를 위해 로비했다. 알렉스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전화에서 나자프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아버지에게 자신을 “잊지 말라”고 말했지만, 생의 마지막 날들에 들어서면서 그 말은 다른 단어로 바뀌고 있었다. 그것은 “용서”였다. 그는 자기가 이라크에서 하는 일에 대해 아버지가 자기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그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빠, 제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기 바래요.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이 말은 아버지를 혼란스럽게 했다. “세상에 … 용서하지 말라고? …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너는 내 아들이다. 나는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9장」 중에서
만약 내가 9/11 공격을 실행한 세력과 싸우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상을 입었다면, 나는 이 편지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 경우에도 나는 신체적 악화와 임박한 죽음 때문에 비참했겠지만,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나라를 지키겠다는 나 자신의 선택의 결과로 부상을 입었다는 위안은 있었을 것이다. 나는 진통제에 의지한 채 침대에 누워 생명이 서서히 꺼져가는 것을 지켜보며, 수십만 명의 인간들-아이들을 포함하여, 그리고 나 자신을 포함하여-이 석유 회사들의 탐욕,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재벌들과의 동맹, 그리고 제국에 대한 광기 어린 환상 때문에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 「10장」 중에서
“그들은 사람들을 입대시키려고 온갖 광고를 한다. 산에서 스키 타고 멋진 일을 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하지만 총에 맞거나 다리가 날아가거나 불에 타 죽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전부 헛소리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비하도록 교육하지도 않는다. 세상에 있는 모든 훈련을 시켜도, 실제 상황과는 절대로 같지 않다.”
--- 「11장」 중에서
군사 연구에 따르면, 60일 동안 지속적인 전투를 겪은 뒤 살아남은 사람의 98%는 정신적 사상자가 된다. 장기 전투를 견딜 수 있는 나머지 2%는 “공격적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경우였다. 데이비드 그로스먼 중령은 이렇게 썼다. “지속적이고 피할 수 없는 전투에는 모든 인간의 98%를 미치게 만드는 어떤 요소가 있다고 보는 것이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리고 나머지 2%는 그런 전투를 겪은 다음에 미쳐 있었다.”
--- 「12장」 중에서
전쟁 기념물과 박물관은 전쟁의 신을 위한 신전들이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들, 정성껏 가꾼 잔디, 펄럭이는 깃발들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도대체 왜, 어떻게 죽었는지를 외면하게 만든다. 그것들은 전쟁의 무의미함과 낭비를 가린다. 젊은 병사들과 해병들을 살인자로 만들고,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의 작은 마을들을 지옥 같은 불길로 바꾸는 잔혹한 죽음의 도구들을 미화한다. 이러한 기념물들에는 배가 갈라져 내장이 쏟아진 채 어머니를 부르며 처절하게 울부짖는 남녀의 모습은 없다. 찢겨진 시신을 시체 가방에 밀어 넣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탄 아이들의 모습이나 끔찍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모습도 없다. 눈먼 채, 혹은 기형이 된 채 평생을 절뚝이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도 없다.
--- 「13장」 중에서
나의 할머니는 한 전쟁-남북전쟁-의 그림자 속에서 삶을 시작했고, 또 다른 전쟁-제2차 세계대전-의 그림자 속에서 생을 마쳤다. 할머니의 외아들이자 나의 외삼촌 모리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태평양에서 보병으로 싸웠고, 박격포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그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망가진 채 돌아왔고, 전쟁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았으며, 점점 알코올 의존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는 다른 병사들과 함께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 키니네의 대체 약물인 아타브린을 지급받았는데, 그 약은 귀에 울림을 남겼다. 그러나 반복되는 말라리아 발작을 막지는 못했다. 그는 할머니 집의 흰 난로 옆에 웅크리고 앉아 몸을 떨며, 오한이나 열에 시달리곤 했다. 나는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악령과 싸우는, 멀고도 낯선 사람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의 부대는 포로의 대부분을 처형했다. 그는 증조부 데이비드처럼, 자신의 나라와 장군들, 그리고 정치인들에게 배신당했다고 느꼈다.
--- 「14장」 중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독일인은 나쁘고 유대인은 선하다고 말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의 경계는 모든 인간의 마음을 가로지른다. 그리고 슬프게도, 인간은 피해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가해자가 되는 것도 쉽다. 이것이 전쟁이 남긴 가장 냉혹한 교훈이다. 이 점은 프리모 레비와 같은 홀로코스트의 위대한 작가들도 이해했던 바이다. 실제로 게토 유대인 경찰, 카포(나치 수용소의 유대인 협력자), 유대인 평의회, 존더코만도(죽음의 수용소에서 가스실과 화장터 운영을 강요받은 유대인 작업반), 그리고 막사 유대인 책임자와 같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게토와 죽음의 수용소가 운영되도록 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나치의 비밀경찰 같은 도덕적 타락으로 자신을 떨어뜨린 죄수들은 결국 스스로를 잃고 말았다. 나는 이 글을 덕이나 선이 홀로코스트 이후 승리했다고 말하기 위해 쓴 것도 아니다. 1,200만 명, 그중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의 대학살은 인간 생명의 엄청난, 비극적이며 부조리한 낭비였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단 하나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맹렬하고 보호하는 사랑이 증오보다 강하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악을 이겨낼 수 있다.
--- 「15장」 중에서
NATO가 중부 및 동유럽으로 확장한 것은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제너럴 다이내믹스, 보잉, 노스럽 그러먼, 애널리틱 서비스,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 휴마나, BAE 시스템즈,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 같은 기업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안겨주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갈등 조장은 이들에게 더 많은 수십억 달러를 벌도록 해줄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너럴 다이내믹스, 록히드 마틴, 노스럽 그러먼, 레이시온의 주가는 52주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를 구매하는 데 수억 유로를 배정했다. 독일은 국방 예산을 거의 세 배로 늘릴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6억 5천만 달러의 군사 원조에 더해, 64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의회에 요청했다. 영구 전쟁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 바깥에서 작동한다. 그것은 중동에서 20년에 걸친 수렁의 근본 원인이었다. 그것은 모스크바와의 갈등의 근본 원인이기도 하다. 죽음의 상인들은 악마적이다. 그들은 더 많은 시체를 만들어낼수록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그들은 지금 핵 대학살(the nuclear holocaust)의 가능성과 맞닿아 있는 이 전쟁에서도 막대한 이익을 챙길 것이다. 이 전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상의 생명을 끝장낼 수도 있다.
--- 「16장」 중에서
역자주: 존 F. 케네디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맬컴 엑스, 로버트 케네디 대통령 후보가 모두 암살당한 이유는 냉전 시대에 반전 평화정책을 강력하게 촉구함으로써 군산복합체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James W. Douglass, Martyrs to the Unspeakable: The Assassinations of JFK, Malcolm, Martin, and RFK (Maryknoll, NY: Orbis Books, 2025).
전쟁을 아는 것은 오직 부서지고 불구가 된 자들뿐이다. 우리는 용서를 구한다. 우리는 구원을 찾는다. 우리는 이 끔찍한 죽음의 십자가를 등에 지고 살아간다. 전쟁의 본질이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 무게는 우리의 어깨를 파고들어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는다. 우리는 그것을 끌고 살아간다. 언덕을 오르고 내리며, 길을 따라, 우리 삶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그것을 끌고 들어간다. 그것은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우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우리 안에 말할 수 없는 어떤 것, 많은 이들이 품고 있는 어떤 악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 악은 친밀하다. 개인적이다. 우리는 그것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저지른 일들과 하지 않은 일들의 악이다. 그것은 전쟁의 악이다.
--- 「맺음말」 중에서
나크바(대재앙)의 가장 참혹한 장면은 1948년 10월에 발생했는데, 이는 이스라엘 측이 갈릴리 북부에서 수행한 이른바 “히람 작전” 기간 중이었습니다. 심지어 유대인 공동체의 일부 지도자들조차 자신의 일기에서 “1948년 10월 이스라엘이 저지른 행위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저지른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기록하였습니다. 이 작전은 특히 더 가혹했는데, 그 이유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를 이미 알고 있었고, 이에 강력한 저항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전쟁 범죄와 잔혹 행위의 목록이 이어졌으며, 이는 팔레스타인에서의 종족 청소를 완성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따라서 단 9개월 만에 팔레스타인 인구의 절반이 추방되었고, 팔레스타인 마을의 절반이 파괴되었으며,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도시들이 사라졌습니다.
--- 「부록 1」 중에서
이스라엘의 지역 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영토 확장을 통해 “대이스라엘”을 건설하려는 목표이다. 이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점령뿐 아니라 남부 레바논, 시리아 남부, 나아가 요르단강 동쪽 지역까지 포함하는 확장적 구상을 뜻한다. 둘째, 점령한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인구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인구를 20%까지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지만, 인구 비율이 거의 비슷해지는 상황은 이스라엘에게 전략적 위협으로 인식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종족 청소 또는 강제 추방이다. 셋째, 주변 국가들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이집트나 요르단처럼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는 국가들을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란이나 시리아와 같은 독립적 행위자들을 분열시키거나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다.
--- 「부록 2」 중에서
그다음 단계에서 나는 비폭력 저항을 생각한다. 2018년에 시작된 “귀환 대행진”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선택한 또 하나의 경로였다. 유엔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위는 압도적으로 비폭력적이었다. 사람들은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시위를 이어갔다. 그들은 평화적 행동을 통해 봉쇄가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이스라엘은 저격수를 배치했고, 민간인들을 향해 발포했다. 어린이, 의료진, 언론인, 장애인까지 표적이 되었다.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던 사람들조차 사격 대상이 되었다. 나는 이 사실을 접하면서 비폭력 저항마저도 철저히 좌절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는 결국 하나의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외교도 실패했고, 국제법도 실패했고, 비폭력 저항도 실패했다면, 그들은 무엇을 해야 했는가? 조용히 죽어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있었는가? 나는 이 질문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 「부록 3」 중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220만 인구 중에서 7만 2천 명 이상을 살해하고, 17만 명 이상을 부상시킬 권리가 없었습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0% 이상에 해당합니다. 만약 이런 일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3천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하거나 부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자지구에서는 사망자와 부상자의 대다수가 여성, 어린이, 노인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이 숫자는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도 매일 잔해 속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부록 4」 중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는 가자지구의 잔해를 치우는 데 15년이 걸리고, 400억에서 50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재건은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스라엘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결정했습니다. 극우 성향의 나할라 단체를 포함한 이스라엘 조직들은 팔레스타인인이 제거된 이후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을 준비하기 위한 회의를 열어 왔습니다. 이것이 제노사이드의 마지막 장입니다. 이는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가자지구 전역을 점령하고 무기한 주둔하며,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결정한 데 의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부록 5」 중에서
최근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있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무엇에 대해 썼습니까? 유월절 식탁, 세데르 식탁에서 “비어 있는 자리”에 대해 썼습니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입니다. 그러나 누구의 식탁에서도 “빠져 있는 존재”로 언급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고문을 당해 온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 그중에는 수백 명의 어린이도 포함됩니다. 아이들이 고문을 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남성이 석방되었습니다. 그는 체포될 당시 13세였고, 아무런 무기도 없었습니다. 전혀 무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되어 1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정신적으로 무너진 상태, 완전히 파괴된 인간으로 석방되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결코 언급되지 않습니다.
--- 「부록 6」 중에서
역사적으로 모든 제국은 쇠퇴의 과정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더 공격적이고 더 노골적인 형태로 권력을 행사하는 경향을 보였다. 나는 현재의 상황이 이러한 패턴과 유사하다고 본다. 제국이 약해질수록, 그것은 더 강하게 통제하려 하고, 더 많은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온주의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내부적으로는 도덕적 모순을 안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제국 구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자기파괴적 구조라고 본다. 단기적으로는 유지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안정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다.
--- 「부록 7」 중에서
저는 미국 기독교 시온주의의 지도자 중 한 명인 헤기 목사를 인용하겠습니다. 그는 몇 년 전에 미국에는 5천만 명의 기독교 시온주의자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유대인은 약 1,500만 명이며, 여기에는 저 같은 노인과 아기들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어느 집단이 더 큰지는 분명합니다. 그리고 미국만이 이러한 현상이 존재하는 곳은 아닙니다. 기독교 시온주의는 브라질, 과테말라, 아프리카 일부 지역, 그리고 한국에서도 매우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정치적 · 종교적 운동입니다. 반면에 유대인 시온주의는 유대인들 내부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 시장 선거를 예로 들면, 공개적으로 반시온주의 입장을 취하고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하는 후보가 당선되었는데, 그의 득표의 약 1/3이 유대인들의 표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유대인 공동체는 매우 분열되어 있습니다.
--- 「부록 8」 중에서
이스라엘과 그 지지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침묵시키기 위해 반유대주의(anti-semitism)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현상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의 국가이고, 시온주의는 그 국가의 공식 이데올로기입니다. 반유대주의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유대인을 증오하는 것입니다. 반시온주의(anti- Zionism)는 반유대주의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그 지지자들은 의도적으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의도적으로, 반시온주의를 반유대주의와 융합시켜 왔습니다. 이는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깎아내리고 중상하기 위한 것입니다. 노동당 “이스라엘의 친구들”은 노동당 내 주류 유대인 조직입니다. 이 조직은 공개적으로 매우 강한 시온주의 성향을 가진 단체입니다. 이 조직의 구성원이 되려면 시온주의자가 되어야 하며, 이스라엘 국가의 공식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모든 영국 유대인을 대표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주장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 「부록 9」 중에서
전쟁은 하나의 사업이다. 제노사이드도 마찬가지다.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에 관한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Francesca Albanese)가 제출한 최신 보고서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록히드 마틴, 알파벳, 아마존, IBM, 캐터필러, 마이크로소프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등과 블랙록 같은 은행 및 금융 기업, 보험사, 부동산 기업, 자선단체를 포함한 48개 기업과 기관을 열거하며, 이들이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팔레스타인 점령과 제노사이드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한다.
--- 「부록 10」 중에서
트럼프의 중동 특사는 부동산 개발업자 스티븐 찰스 위트코프이며, 그는 종종 트럼프의 무능한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외교 임무에 나섰다. 이탈리아 철학자 베네데토 크로체는 파시즘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전통적 세 가지 체제인 전제정, 과두정, 민주정에 더해 “당나귀들의 통치,” 즉 울부짖는 바보들에 의한 통치라는 네 번째 정부 형태를 만들어냈다고 비꼬았다. 우리의 지배계급, 즉 민주당과 공화당은 조금씩 민주주의를 해체해 왔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헌정국가는 파시즘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에 이미 붕괴하고 있었다. 트럼프는 질병이 아니라 증상이며, 그는 그 시체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 「부록 11」 중에서
제국의 최악은 자기 정의를 위해 정복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전쟁은 그 대체물이다. 우리는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한다고 믿는 데 몰두한 나머지, 우리 자신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지 못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를 그들 자신보다 더 잘 안다고 믿는 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내부를 돌아볼 것도 요구한다. 1930년대 중반의 독일 사회를 회고하면서 한나 아렌트는 탁월한 논문 “독재 아래에서의 개인적 책임성”이라는 글에서 놀라운 성찰을 보여준다. “도덕은, 오래되고 고도로 문명화된 한 국가 안에서 그것이 완전히 붕괴되는 바로 그 순간에, 마치 그 단어의 본래 의미가 드러난 것처럼 보였다. 즉 도덕이란 단지 관습과 풍속, 예절의 집합에 불과하며, 한 사회 전체의 식사 예절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드러났다.”
--- 「부록 12」 중에서
쇠퇴하는 제국의 마지막 시기는 바보들이 통치한다. 로마, 마야, 프랑스, 합스부르크, 오스만, 로마노프, 이란, 그리고 소련 왕조는, 현실에서 이탈하고 국가를 약탈하며, 사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없는 동굴로 숨어든 타락한 통치자들의 멍청함 속에서 붕괴했다.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에 있는 아첨하는 어릿광대들은 막대한 국가 재정을 마법적 능력을 얻기 위해 사용했던 로마 황제 네로의 통치, 영생을 주는 불로불사의 약을 가져오기 위해 신화 속 섬으로 반복적인 원정을 보냈던 중국 황제 진시황, 그리고 200만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전쟁으로 러시아가 파괴되고 거리에서는 혁명이 끓어오르는 동안 타로 카드를 읽고 강신술 모임에 참석하던 무능한 차르 체제 궁정의 최신판이다.
--- 「부록 13」 중에서
가장 어둡고 천박한 시대에도 자유는 시인의 언어 속에서 떨리며, 사상가들의 글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고독하지만 장엄하게 타오른다. 세상에 동화되지 않는 몇몇 인간들 속에서 자유는 살아 있다. 예를 들어 비토리오 알피에리는 18세기 시에나에서 “영혼이 가장 자유로운” 친구를 발견했는데, 그는 “엄혹한 감옥에서 태어나” 그곳에 “잠자는 사자처럼” 머물러 있었으며, 알피에리는 그를 위해 『인정받지 못한 덕』(Virtue Unrecognized)이라는 대화를 썼다. 철학의 눈으로 보면, 시대가 유리하든 불리하든 자유는 오직 소수의 영혼들 속에서 순수하고 굴하지 않게, 거의 무의식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이들이다. 위대한 철학자, 위대한 시인, 위대한 인물, 그리고 모든 위대한 업적이 실제로는 소수에게만 메시지를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군중이 그들을 찬양하고 신격화할지라도, 그들은 곧 다른 우상을 떠받들기 위해 그들을 버리고, 어떤 구호나 깃발 아래서든 아첨과 복종으로 기울어지는 본능을 드러낸다.
--- 「부록 14」 중에서
따라서 우리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권력자를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권력자들은 종종 가장 공허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세상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빛을 찾아야 합니다. 공동체와 지혜와 창의성 속에서 그 빛을 찾아야 합니다. 권력자가 변화를 만들어주기를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지 않는 한, 그들은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이 경쟁적이고 공격적이며 이기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협력적이고, 관대하며, 공동체 지향적입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은 정보를 나누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헌신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입니다.
--- 「부록 15」 중에서
여섯 번째 대멸종 시대에 생명의 창조력은 이런 자기파괴적 구조 속에서 무엇을 출산하려고 극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가? 답을 찾느라 거의 1세기 전의 이탈리아 철학자 베네데토 크로체의 글과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 세계적 트라우마 전문가 가보 마테 박사의 오래전 TED 강연까지 부록에 싣게 되었다. 인류문명이 점차 깊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한 시대에, “제국의 종교”에 맞서는 “생명의 종교”,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한 생명중심주의의 다양한 씨앗이 곳곳에서 “붉은 피로 꽃 한 떨기 피우는 그날까지”(具常) 억척스레 뿌리를 내리는 현실에서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민간인을 대량학살하는 것이 전쟁의 ‘뉴노멀’이 되었다. 그러나 대다수 한국인은 이제까지 친미주의자이며, 동시에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한 이유는 성경이 말하는 고대 이스라엘 역사에 친숙하기 때문이며, 또한 이스라엘 백성이 받은 율법과 예언자들의 가르침을 경전으로 받아들인 때문이며, 유대인들이 겪은 홀로코스트를 동정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기독교인은 예수의 처형과 부활 이후 유대인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율법 준수에 철저한 이스라엘이 최소한 “자유민주주의적”이며 “상식적이며 도덕적 국가”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 2000년 가까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에게 영국이 “고향”을 찾도록 약속한 밸푸어 선언 당시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의 90%는 아랍인들이었고, 유대인들은 10%에 불과했으며, 유대인들이 소유한 땅은 2%에 불과했다. 유대인들이 영국과 미국의 도움으로 “약속의 땅”을 되찾고 이스라엘 국가를 세우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년 넘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종족 청소”를 벌였으며,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할 뿐 아니라 특히 유대인들의 시온주의와 미국 기독교인들의 시온주의가 결탁해서, 어떻게 인종차별적이며 제노사이드를 계속하는 파시스트 국가 이스라엘, 노암 촘스키의 말처럼, “정착민 식민주의는 제국주의의 가장 극단적이며 악랄한 형태”를 만들었는지를 분석한다.
유대교의 핵심인 “진실, 정의, 평화”를 배신하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교회들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며 기독교 성직자들에게까지 침을 뱉는 유대인 시온주의자들을 위해 미국의 기독교인 시온주의자들은 엄청난 돈과 무기를 원조함으로써 세계의 평화를 깨는 데 앞장서는 아이러니한 현실, 그런 모순적 현실을 비판하면 “반유대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대다수 기독교인에게 “상식적이며 도덕적인 이스라엘”과 아메리카 제국의 폭력적 실상을 벗겨낸다.
추천평
“크리스 헤지스는 보도와 분석에서 주목할 만한 기록을 쌓아왔다.
그는 용기 있는 저널리스트로서의 탁월한 경력과 세계 사건들에 대한 통찰력 있는 논평을 통해, 비할 데 없는 통찰과 이해의 원천이 되어왔다.”
- Noam Chomsky
“전쟁에 맞선 통렬하고 격렬한 비판.”
- Kirkus Reviews
“거침없는 솔직함은 크리스 헤지스의 모든 글을 특징짓는 핵심이다.
다른 작가들이 위로하거나 관심을 분산시키려 할 때, 그의 목적은 사람들을 동요시키고, 불편하게 만들며,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데 있다. 이 책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고 그 불편한 메시지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 Andrew Bacevich (After the Apocalypse: America’s Role in a World Transformed 저자)
“저널리스트 헤지스는 모든 형태와 모든 이유의 전쟁을 통렬하게 규탄한다. … 이 날카로운 논고는 반드시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 Publishers Weekly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88600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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