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미술의 이해 (독서)/4.미술관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2022 / 미술)

동방박사님 2023. 2. 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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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내 최초 이탈리아 복원사의
가장 아름다운 교양 미술 안내서

“‘나의 눈으로 예술을 보는 주체적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정여울 작가 강력 추천!

그림은 빛과 산소 때문에 색이 바래고 미생물에 의해 썩기도 한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노화 과정을 겪고, 불의의 사고나 재해로 손상되기도 한다. 그럴 때 훼손된 그림을 치료해 원래 모습으로 되살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미술품 복원사다.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은 이탈리아 미술품 복원사이자 공인 문화해설사인 저자가 르네상스 시대 명화의 감동을 되살려낸 미술 교양서이다. 신 중심의 중세 시대에서 인간 중심의 합리적 사고로 변화한 르네상스 시대에 지성와 이성, 영혼, 사랑, 죽음 등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탐구했던 화가들의 작품과 통찰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시간과 함께 지워져간 명화 속 휴머니즘을 되살려낸다. 그리고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은 그림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당신은 어떤 명화로 영원히 남고 싶으냐고. 저자의 섬세하고 다정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내면의 가치를 느끼는 감동적인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_정여울 『빈센트 나의 빈센트』 저자
프롤로그_우리의 인생도 하나의 작품입니다

1. [지성] 인간 내면의 진정한 힘을 조각하다
도나텔로 「다비드」 청동상

2. [사랑] 평범한 인생을 작품으로 탄생시킨 예술가
마사초 ‘브랑카치 예배당 벽화’

3. [영혼] 신과 인간 사이의 결정적 변화를 그리다
베아토 안젤리코 「수태고지」

4. [행복] 평범한 일상 속 완벽한 행복을 그린 화가
필리포 리피 「리피나」

5. [이성] 완벽한 균형을 그리기 위해 수학자가 된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브레라 제단화」

6. [여성] 신화에 갇힌 여성을 현실로 소환하다
「비너스의 탄생」과 시모네타 베스푸치

7. [인문학] 500년 동안 아무도 풀지 못한 수수께끼
산드로 보티첼리 「봄」

8. [자연] 인간 영혼과 자연의 연관성을 탐구한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9. [권력] 가족이 화목해야 국가도 평온하다!
안드레아 만테냐 「부부의 방」

10. [심리] 초상화에 심리를 담아내기 시작한 혁신가
안토넬로 다 메시나 「수태고지의 마리아」

11. [아름다움] 다정한 예술가가 보여준 아름다움의 극치
라파엘로 산치오 「성모 마리아」

12. [불안] 죽음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인간의 민낯
야코포 다 폰토르모 「그리스도의 매장」

13. [감각] 인간은 삶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을까?
틴토레토 ‘산 로코 회당 작품 시리즈’

참고문헌
도판 목록
 

저자 소개 

 
이탈리아 미술품 복원사이자 공인 문화해설사. 미술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14년 동안 그림 복원과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로마 투샤(Tuscia) 대학교 문화재 복원·보존기술학과, 피렌체 CER 복원 학교 회화복원과를 졸업하고 우르비노 국립 복원 대학원 석사 과정 입학 후 피렌체 국립 대학원 미술사학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피렌체의 복원 공방에서 회화 전문 복원사로 일했고, 로마 바티칸 미술관, 피렌체 우피치 미...
 

책 속으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면서 같은 자리를 끊임없이 맴돌던 나는, 다른 나라의 언어로 미술 공부를 해보고 싶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났습니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해 후회하는 나의 늙은 모습을 상상하니 지체 없이 떠날 수 있었죠. 공부를 마치면 피렌체의 어느 작은 공방에 앉아 그림을 고치는 이방인으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가족도 친척도 하나 없는 이탈리아에 미술 복원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났던 나이가 서른네 살, 이탈리아 학생들 사이에 나이 많고 현지 말 한마디 못 하는 동양 여자는 어디에 가나 눈에 띄었습니다. 이탈리아어는 매일 밤을 새며 공부해도 어려웠고 낮은 이탈리아 급여 현실에 고민은 깊어갔습니다. 그렇게 쓸쓸히 보내는 날들도 숱하게 많았지만 미술관에 들어서면 현실을 잊을 만큼 그림이 주는 행복이 컸습니다. 예술 작품을 인간적으로 대하며 깊이 탐구하는 이탈리아의 복원 방식에도 매료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예술을 대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작품을 둘러싼 역사와 연구 결과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마치 인간처럼 대했습니다. 복원할 때도, 감상할 때도 작품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 p.6~7

한 소년이 노인 조각을 기가 막히게 만듭니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솜씨가 좋다고 칭찬합니다. 그런데 로렌초는 실제를 모방한 작품에 불과하다며 아쉬워합니다. 기술이 뛰어난 것일 뿐이라는 거죠. 그는 “노인의 이빨이 저리 건강한가” 하는 말로 아쉬움을 내뱉고 갑니다. 실물과 똑같이 만드는 것이 최선인 줄 알았던 소년, 미켈란젤로는 그제서야 미술이란 현실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럴듯하게 베끼어 사람들이 공감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미술의 목적은 ‘공감’이며 그 ‘그럴듯하게’에는 기준이 없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작가 개인의 생각에서 나오죠. 미칼란젤로는 노인의 이빨 두 개를 부러뜨립니다. 그러자 로렌초의 눈이 반짝입니다. 창의적인 것이 무엇인지 단 한마디의 가르침으로 알아채다니….
미켈란젤로에게는 기술뿐 아니라 생각하는 머리, 즉 지성의 씨앗이 있었습니다. 로렌초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들여 예술가 교육을 시킵니다. 사전적 의미로 ‘재능’이란 타고난 인간 본성이며 지성을 통해 발휘되는 능력입니다. 예술가들이 인간 지성을 연구한 이유죠. ‘예술가의 재능’에 대해 피렌체 수업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은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믿었습니다. 다만 재능을 발휘하려면 감각이 특별히 발달해야 하고 지성이 생각회로를 연결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저에게 특별히 르네상스 미술이 흥미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는 인간을 생각하는 방식이 중세와 달랐습니다. 인간은 선과 악으로 판단되는 존재가 아니라 감각과 지성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존재라는 것이죠. 인간의 감각은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기에 자연 연구를 시작합니다.
--- p.22~24

몇 년 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3월이 끝나갈 무렵, 관광객이 별로 없어 한산한 미술관에서 한 남자가 보티첼리가 그린 세기의 걸작 「비너스의 탄생」을 한없이 바라보다가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그림 앞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가방에서 장미꽃잎을 꺼내 뿌리면서 “에 아르테, 에 포에지아Es arte, Es poesia. 이것이 예술, 이것이 시!”라고 외쳤습니다. 파격적인 소동은 달려온 경비원들에 의해 제지되면서 5분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았죠.
25세의 이 스페인 청년은 경찰서에서 비너스가 자신의 이브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담인 자신이 이브를 만나 태초로 돌아가기 위해 옷을 벗었노라고! 무슨 미친 소리냐며 질타하는 기사들이 신문 지면을 장식했고, 그는 외설죄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남자 아드리안 피노 올리베라Adrian Pino Olivera는 사실 행위예술가였습니다. 그는 인간의 원초적 자유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런 원초적 자유는 보티첼리가 그린 ‘비너스’의 누드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거죠. 그는 자신도 그녀처럼 벌거벗는 것으로 원초적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얼마나 공감했을까요?
당시 그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기록하기 위해 옆에 있던 학생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여학생은 그가 옷을 벗자, 기겁하며 도망칩니다. 관람객으로 온 소녀가 충격을 받는 동안 그는 비너스 앞에서 완전히 황홀경에 빠져 있었습니다. 왜 비너스는 벌거벗고 있는지, 그녀를 이브로 보는 이 남자의 시선이 왜 그리 낯설지 않은지, 그 시대에 비너스에 대한 시선은 어땠을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p.145~146

「최후의 만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그림이었을지 원본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림이 제작된 지 5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시대의 누구도 훼손되지 않은 작품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옷 테두리에 금색과 은색이 칠해져 있던 원래의 모습을 우리는 본 적이 없죠. 안타깝게도 이 벽화는 훼손이 심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훼손이 심한 원인은 제작 기법과 덫칠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략)
다빈치는 이 기법의 단점을 몰랐던 걸까요? 왜 부온 프레스코화 기법으로 그리지 않았는지에 대해 미술 연구가들 역시 궁금해했습니다. 그리고 복원 과정에서 다빈치가 그림을 매우 느리게 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위해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그리고자 한 것은 ‘자연에 가까운 진실’이었습니다. 섬세한 묘사와 자연스러운 색감, 그림자의 생생함을 모두 살리기 위해 대상을 보고 또 보며 그렸습니다. 부온 프레스코화 기법은 젖은 석고 층이 마르기 전에 그림을 완성해야 했기에 다빈치의 속도와 맞지 않았죠. 그래서 손상이 심하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시간의 구애 없이 그림에 열중할 수 있는 건식 기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에 대해 다빈치는 사실 좀 예민했습니다. 그림 그리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불평한 수도원장에게 화가 난 다빈치가 유다의 얼굴에 수도원장의 초상을 그려 넣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이니 말입니다.
--- p.226~228

마니에리즘 미술에 한결같이 표현된 극적인 긴장감은 우리가 사는 현실이 르네상스의 이상처럼 균형 잡히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폰토르모가 겪은 현실은 오히려 이렇게 서로 얽히고설킨 세상이 아니었을까요? 어린 시절의 불행과 고독, 병과 죽음에 대한 나약함을 보여준 「그리스도의 매장」은 그림 앞에서 내가 느낀 감정들과 닮아 있었기에, 이 그림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르네상스 미술은 라파엘로가 아니라 마니에리즘에서 멈춥니다. 마니에리즘 미술의 뒤틀린 표현들은 르네상스 미술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이상 너머의 빈자리에 조심스럽게 현실의 문제를 채워줍니다.
--- p.356

화가들은 한때 인간이 사는 입체적인 공간을 정확하게 그리는 비밀을 밝혀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비밀을 기하학을 통해 밝혀낸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기하학의 질서를 그림에 담아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었죠. 고전의 질서로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는 데만 100년이 걸렸습니다. 그런 질서는 천재들의 재능과 열정, 뛰어난 감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는 인간 정신의 질서를 세운 시간이었습니다. 1500년대가 되자 인간은 이제 현실을 돌아보는 감각을 발견합니다. 그 현실은 고전을 흠모했던 선배들이 꿈꾼 것만큼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실망과 좌절, 굴욕과 두려움,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현실을 알게 되었죠. 인간의 현실을 보는 화가들의 세계관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이는 것을 정확하게 그리기보다 내가 공감하는 현실을 그리고 싶어 했습니다. 틴토레토가 느낀 현실은 비극이었습니다. 왜소한 체구, 티치아노의 제자가 되지 못하는 처지와 일감을 얻기 위한 처절한 노력들, 치열한 경쟁과 비난, 그리고 가족의 죽음. 틴토레토는 모든 고통을 색으로 표현합니다. 영혼의 고통을 신에게 위로받고자 했던 그의 종교화들은 어둡지만 신의 강렬한 빛이 비추는 무대였습니다.
--- p.383~384
 

출판사 리뷰

이탈리아 복원사가 들려주는 휴머니즘 교양 미술

냉정과 열정 사이를 수천 번 오가는
예술가들의 욕망의 깊이를 탐험하다!


이탈리아 미술품 복원사이자 공인 문화해설사인 저자 이다는 10여 년 전 한국에서 철학과를 중퇴하고 오로지 미술이 좋아 이탈리아로 떠났다. 그때의 나이가 서른네 살, 이탈리아 학생들 사이에 나이 많고 현지 말 한마디 못 하는 동양 여자는 어디에 가나 눈에 띄었다. 이탈리아어는 매일 밤을 새며 공부해도 어려웠고 낮은 급여 현실에 고민은 깊어갔다.
그렇게 쓸쓸히 보내는 날들도 숱하게 많았지만 미술관에 들어서면 현실을 잊을 만큼 그림이 주는 행복이 컸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피렌체 새벽과 밤하늘의 별도 긴 유학 생활에 큰 위로가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산타 크로체 광장의 단테 석상을 지나고, 피렌체 시내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복원 학교에 들어설 때면 마치 수백 년의 시간을 거슬러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예술을 대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작품을 둘러싼 역사와 연구 결과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분석했지요. 복원할 때도, 감상할 때도 작품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며, 작품을 마치 인간처럼 대했습니다.”

미술품 복원은 단순히 훼손되기 전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표현하려 했던 메시지를 살리고 그 작품의 역사성까지 회복시키는 일이다. 시간을 이겨내고 다시 살아난 작품들은 그 시대의 정신을 오롯이 전한다. 이다는 복원사의 마음으로, 작품에 담긴 예술가들의 삶과 죽음, 욕망과 깨달음을 섬세하게 되살려내 독자들을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미술관으로 초대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오래된 질문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답


르네상스 시대는 신 중심의 중세 시대에서 인간 중심의 합리적인 사고로 변화한 문화의 황금기이자 부흥기다.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은 르네상스 시대의 명화를 인문주의, 즉 휴머니즘에 주목해 감상하며 시간을 거슬러 화가들과 함께 인간을 탐구해 나간다. 르네상스 미술이 시작된 피렌체에서 미술을 깊이 공부하면서 이다는 르네상스 작품들이 인간을 얼마나 섬세하게 이해하고 표현했는지 발견한다. 그리고 14년 동안 이방인으로 살면서 느낀 온갖 감정 역시 작품 속에서 발견하고, 600년 전 화가들이 그려낸 인간의 모습에 깊이 공감하며 건네받은 위로를 독자들과 나누기에 이르렀다.

책에는 지성, 영혼, 사랑, 권력 등 우리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13가지 주제를 다룬 작품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도나텔로의 「다비드」 청동상을 감상하면서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비드의 모자에 조각된 지혜의 신에 주목한다. 그리고 야수적 본능을 이기는 힘은 ‘지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도나텔로의 통찰을 읽어낸다. 수도사 화가 필리포 리피의 「리피나」 이야기도 흥미롭다. 필리포 리피는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며 수도사임에도 가정을 꾸렸던 화가다. 저자는 그가 그린 종교화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서 행복한 가족 초상화의 모습을 발견하고 슬며시 웃음 짓는다. 신의 은총이 아니라 인간의 행복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600년 전 화가의 깨달음을 다정하게 되살려낸다. 이다는 르네상스 미술을 통해 인간의 삶이란, 우리의 인생이란 무엇인지 탐구한다. 그리고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당신은 그림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당신은 어떤 명화로 영원히 남고 싶으냐고, 저자의 섬세한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삶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감동적인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탈리아 미술관에서 펼쳐지는
낭만적인 인문학 수업


“눈부신 피렌체 밤하늘 아래서 미술관을 바라볼 때면,
외로운 인간에게 신이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미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돼요”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밀라노 브레라 미술관 등에서 미술 전문 공인 문화해설사로 활동한 저자는 마치 이탈리아를 함께 여행하는 것처럼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미술 이야기를 펼쳐낸다. 거리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오랫동안 관찰해서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킨 마사초의 ‘브랑카치 예배당 벽화’를 보면서 수백 년 전 피렌체의 거리를 상상하고, 수많은 관객과 함께 성당의 낡은 벽에 그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며 인간의 다양한 모습과 자연의 진실을 연구했던 천재의 열정을 되살린다.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작품을 통해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만드는 휴머니즘을 만나게 된다. 인간에 대한 무지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사랑으로 감싸 안았던 르네상스 화가들의 깨달음은, 인간의 기능이 기술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오늘날 사라져가는 인간의 가치를 복원한다. 우리 안에 잠재한 내면의 힘을 깨닫고 싶다면 지성과 본능, 사랑, 영혼을 되살려낸 『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의 문을 열어보자.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내 안의 힘을 회복시키고,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전시회가 펼쳐질 것이다.
 

추천평

드디어 ‘미술의 시대’가 도래했다. 전문가가 아닌 대중도 미술 관람에 열정을 보이며 다양한 전시를 찾아다닌다. 이런 시대에 이 책은 전문가의 날카로운 혜안과 대중의 순수한 열정을 매개하는 훌륭한 메신저가 되어준다. 지금까지 미술 대중서는 ‘이미 완성된 전문가의 시선’으로 가득했기에 독자가 개입할 여지가 적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천천히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있는 전문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막 시작한 아마추어일 때의 시선과 전문가가 된 현재의 시선이 공존해 독자들에게 더욱 따스한 친밀감을 선사한다. 마치 우리가 직접 이탈리아로 떠나 미술을 공부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무척이나 반갑다. 미술 비평을 뛰어넘어 ‘나의 눈으로 예술을 보는 주체적 힘’을 길러주는 책이다.
- 정여울 (『빈센트 나의 빈센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