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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케로와 친구들 (2023) - 카이사르 시대의 로마 사회

동방박사님 2024. 9.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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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늘, 우리에게 도착한
2천 년 전, 로마에서 보내온 편지

키케로의 시대는 우리 시대와 너무나 비슷하다. 전통은 희미해지고 미래는 아직 밑그림조차 없다. 어디에 기대야 할지 어느 편을 들어야 좋을지 모른다. 오늘은 불만스럽고 내일은 막막해 안절부절못한다. 그 시대에서 우리 모습을 본다. 우리는 원칙을 지키려 행동하고 신념에 따라 죽은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들의 슬픔은 우리가 겪은 슬픔이다. 그들이 불평하던 해악은 우리도 앓고 있는 질병이자 불운이다.

로마 공화정 말기는 프랑스대혁명 직후와 비슷하다. 역사가 부아시에는 키케로가 쓴 편지에서 고대 로마를 되돌아본다. 우리도 역사상 가장 괴롭고 힘겨운 이행기에 산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과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2백 년 전, 부아시에가 전하는 키케로의 편지를 들고 2천 년 전, 키케로와 친구들을 만나러 고대 로마로 떠나보자.

목차

키케로와 친구들 :카이사르 시대의 로마 사회

독자에게 · 17
책 머리에 : 키케로의 편지 19

키케로 I : 공직 생활 37

현대의 키케로 비판 │ 출신과 철학적 사상, 성격 │ 정치 경력 │ 로마 사람의 부패 │ 카이사르 사망 후 키케로의 행보 │ 키케로의 죽음

키케로 II : 사생활 95

재산 형성 과정 │ 결혼 생활과 자녀들 노예와의 관계 │ 피보호자

아티쿠스 : 난세의 생존자 ... 141

공직 생활 거부 │ 아테네 시절 │ 로마 시절 │ 사생활과 사회생활

카일리우스 : 카이사르 시대의 로마 청년 177

가문과 교육 │ 로마 여성의 영향력 │ 클로디아 │ 카이사르와 카일리우스

카이사르와 키케로 I : 갈리아의 카이사르 군영 229

키케로의 로마 귀환 │ 카이사르와의 관계 │ 갈리아의 카이사르 │ 동생 퀸투스와 트레바티우스에게 보낸 편지 │ 카이사르의 승리

카이사르와 키케로 II : 파르살루스 전투의 승자와 패자 ··· 279

키케로의 정계 은퇴 │ 망명자 귀환 노력 │ 마르켈루스 변호 │ 카토 대 반카토 │ 온건 노선 │ 공화파와 타협을 모색하는 카이사르

브루투스 : 카이사르 시해의 진정한 내막 327

가문과 교육, 성격 │ 키케로와의 우정 │ 로마의 속주 통치 사상 │ 파르살루스 이후 철학 연구 │ 카이사르 시해 음모 │ 브루투스 일파의 실패 원인

옥타비아누스 : 아우구스투스의 정치 유산

앙키라 위업비 │ 아우구스투스 정부의 속사정 | 공공 토목과 건축 정책 | 칙령 서문과 앙키라 비문 I 정책과 제국 정부 | 키케로의 편지 출판

옮긴이 글 : 키케로와 우리 시대 417
인명·424
지명·432
지도·434
참고문헌·442
연보·446

저자 소개 

저 : 가스통 부아시에 (Gaston Boissier)
프랑스의 역사가, 문인이다.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와 콜레주 드프랑스 교수를, 프랑스 한림원(아카데미 프랑세즈) 종신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키케로와 친구들』(1884)은 학계와 대중으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독일, 영국의 학자들과 다른 시각으로 고대 로마를 보았다. 기원전 1세기부터 제국으로 접어드는 혼란기였고 자료도 부족한 시대였지만 그 시대 주요 인물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실상에 다가갔다...
 
역 : 정진국
쥘 미슐레의 「마녀」, 「바다」, 빅토르 타피에의 「바로크와 고전주의」, 질 샤이에의 「황제들의 로마」, 엘리제 르클뤼의 「산의 역사」 등 주로 프랑스 역사서를 번역했다.

책 속으로

승리보다는 패배, 성공보다는 파탄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 누구나 들어온 격언이지만 우리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항상 승자에 솔깃하며 승자만 모범으로 선망하며 따른다.

키케로의 시대가 우리 시대와 너무 판박이 같아 놀랍다. 요즘도 완고한 신념과 씁쓸한 경험, 모든 것을 역겨워하면서도 모든 것에 익숙하게 길드는 시대 아닌가! 오늘은 불만스러운데 내일은 막막해 안절부절못하던 시대였다. 옛사람들이 불평하던 해악이 곧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불행이다. 우리도 그들처럼 괴롭고 힘겨운 전환기에 살고 있다. 전통은 희미해졌고 미래는 아직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했다. 어디에 기대고 누구 편을 들여야 할까?

대중은 이상하게 너그럽다. 원한과 편견에 찌들었던 사람이 확실하게 편이 갈리면 갑자기 열광하면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자신들을 압도한 거물들에게 달려간다. 하지만 이런 열광은 금세 시들어버린다. 그렇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그런 존경과 환호를 받아본 사람에게는 영원한 명예가 된다. 대중이 한번 반짝 터트린 광채를 받는 사람은 그 빛으로 평생을 밝힌다.

우직한 고집은 편협하기 마련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미덕이다. 지나치게 까다로우면 누구와 손을 잡을지 주저하다가 강력한 원군마저 놓쳐버린다. 적들에게조차 정당성을 보장하려는 너그러운 기운을 때로 대범하게 무시해야 한다. 정당하고 관대해지려는 집착을 버리지 못하면 살벌하고 악착같은 권력투쟁에서 누구나 위험을 자초하고 유리한 입장을 놓친다. 청렴 강직한 자세는 공직자의 기본이지만 그것만 지키려고 고집을 부리면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공인은 자기 정파의 부당함에 과민하면 자파에 도움이 안 된다. 자파에 헌신하려면 모른 척 눈감아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무능하고 부실한 사람들이 성공하기도 한다. 사실 어떤 나라의 정부에서 성공한 정치인이란 종종 그 결점 덕분이다. 뻔질나게 국민과 동포를 내세우지만 사실 선정을 펴는 정치인은 드물다. 그 대신 야심과 잇속만 챙기기에 바쁜 정치인들이 넘치는 세상이다. 키케로는 국민이 좀 더 사람답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이상적인 공화국의 꿈을 포기한 적 없었다. 과연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모든 정부 형태 중에서도 공화국은 그것을 누리는 사람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청렴성과 정치 감각을 요구한다. 더 많은 특권을 줄수록 더 많은 헌신과 지성을 요구한다. 하지만 권리를 행사하지 않거나 거래하려는 사람들은 그 권리를 가질 자격이 없다. 그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바라던 절대 권력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의 거리를 두고 과거 사건을 연구하는 역사가를 이해하게 된다. 그는 자유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로마가 몰락하는 것은 당연하고 피할 수 없었다며 스스로 위로했다. 오히려 자유를 뒤집어엎고 제멋대로 법의 노리개로만 삼았던 카이사르 같은 인물의 행동을 눈감아주거나 그에게 갈채를 보내는 역사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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