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서양철학의 이해 (독서)/4.서양철학이해

홉스의 리바이어던 (2023) - 국가의 힘은 개인들에게서 나온다

동방박사님 2024. 4. 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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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왜 아직도 홉스의 『리바이어던』인가?’에 대한 답변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의 선도 사상가로서 홉스를 부각하다


토마스 홉스의 정치철학은 그동안 왜곡된 해석과 부당한 평가를 받아 왔다. 저자 선우현 교수는 전통적이고 정통적인 해석에 따라 『리바이어던』을 읽지 않고, 비판적으로 재구성된 해석에 의거해 보다 진보적이며 사회 혁신적인 정치철학 체계로 『리바이어던』을 새롭게 해석해보고자 시도했다.

홉스의 사상은 절대왕정 및 군주 정치를 옹호하는, 반민주적이며 전근대적 철학 사상으로 치부되어 왔다. 이 해석은, 동일한 사회계약론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킨 존 로크의 정치철학이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의 선구적 입론으로 평가받는 것에 비추어볼 때, 매우 박한 평가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홉스 역시 ‘인민’이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 이념’을 추구·구현하고자 시도한, 진정한 의미의 ‘근대적’ 정치 사상가였음을 밝혀보고자 한다.

저자는 자연권 사상에 대한 기원 탐색과 정부에 대한 저항권 담론의 구상, 전개 양상을 들여다보면서, 전적으로 로크 등에 의해 최초로 구상·제시된 것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에 비해 홉스는 민주적 저항권을 인정하지 않은 반민주적·반자유주의적 사상가로 읽히거나 오인되어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홉스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은 군주에 절대 복종”으로 요약하고 있으며, 반면에 로크에 관해서는 “정부에 대한 저항권 인정”으로 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상황인 만큼, 근거 없는 선입견 등에 의거해 홉스의 철학에 가해지는 무분별한 폄훼나 비난, 왜곡된 해석과 부당한 평가를 바로잡아 홉스 정치철학의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목차

서문

1장 자유 민주주의 이념의 선구, 홉스

문명화 시대에도 왜 투쟁은 계속되는가
홉스의 삶과 17세기 영국의 상황
리베르타스 대 임페리움
시대의 아들로서 홉스 철학
시대를 선도하는 아들

2장 『리바이어던』 읽기

새로운 철학적 방법론
유물론의 근대적 부활
물체로서의 인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합리적 이기주의자
자연법과 자연권, 민주적 절대 평화론의 토대
사회계약
자유주의적 국가론
절대군주제에서 제한적 군주제로
저항권 담론, 현대 인권론의 효시
리바이어던의 죽음
교회 권력의 실체 규명에 목숨을 걸다
개인의 종교 자유를 부르짖다
스콜라 철학, ‘어둠의 왕국’의 이데올로기
학문의 자유 상실을 고발하다

3장 철학의 이정표

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존 로크, 『통치론』
마르크스·엥겔스, 『독일 이데올로기』
존 롤스, 『정의론』
노암 촘스키,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생애 연보
참고 문헌

저자 소개

저 : 선우현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서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합리성이론으로서 하버마스의 비판적 사회이론〉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철학의 여러 분과학문들 가운데 특히 사회철학을 전공으로 삼아 공부하게 된 것은, 철학이란 단지 순수 이론 차원에 머무는 학문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의 통일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실천적 학문이며 이 점에서 사회철학이 철학(함)의 본령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적어도 사...
자기 성찰과 실천적 모색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철학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1989년에 창립했다. ‘이념’과 ‘세대’를 아우르는 진보적 철학의 문제를 고민하며, 좁은 아카데미즘에 빠지지 않고 현실과 결합된 의미 있는 문제들을 통해 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한다. 펴낸 책으로『아주 오래된 질문들』 『처음 읽는 한국 현대철학』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다시 ...

책 속으로

물론 『리바이어던』에서 엿보이는 홉스의 정치사상은 17세기 당시의 영국 및 유럽적 상황하의 시대적·정치적 제약성을 내장한 ‘시대의 아들’로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오늘의 민주화 시대를 한층 더 진척시켜나갈 이론적·실천적 가능성과 역량이 충만한 ‘시대를 선도할 아들’로서 정치철학적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사상 체계라는 점 또한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아무쪼록 홉스 정치철학의 핵심적 알갱이와 논지가 응축된 『리바이어던』을 보다 사회 발전적이며 변혁적인 관점에서 읽어내보는 색다른 재미를 체험해보며 새로운 홉스 상을 찾아냈다는 나름의 성과와 지적 뿌듯함을 제대로 느껴보기를 감히 소망해본다.
--- p.9, 「서문」 중에서

‘리베르타스’는 모든 개인들이 각자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상호 간에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자연 상태’에서의 비참한 모습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임페리움’은 막강한 권력을 쥔 통치자가 지배하는 강력한 국가하의 평화로운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흡사 ‘나락’과 ‘낙원’을 대비시켜 보여주는 그림 속에는, 강력한 통치권에 기초한 국가가 정초될 경우에라야 죽음의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되고 평화로운 사회가 구현되어 비로소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홉스의 바람과 논지가 담겨 있다.
--- p.54, 「1장 자유 민주주의 이념의 선구, 홉스」 중에서

홉스와 데카르트 양자는 신과 교회 권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던 당시의 전근대적 신분제 사회로부터, 이성과 합리적 국가권력에 의해 통치되는 근대적 시민사회로의 이행을 추구하는, ‘체제 전복적이며 혁신적인’ 정치철학적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가히 ‘혁명적’이라고 불릴 만큼 ‘급진적 사상가’로서 두 철학자의 공분모적 특징은 신의 말씀에 기댄 종교 권력이 신분제적 사회 체제를 옹호하며 모든 것을 통제하던 당시의 구시대적 지배 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그 통치 이데올로기로서 ‘신’을 허물어뜨리고자 철학함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 p.64, 「1장 자유 민주주의 이념의 선구」 중에서

홉스를 근대 자유 민주주의의 철학적 선구로 보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리바이어던』에 등장하는 저항권 개념이다. 확고한 평화 체제의 구축을 위한 필수적 전제 조건으로서 강력한 국가권력 내지 통치권을 요청했던 탓에, 홉스는 오늘날까지 절대군주제를 정당화한 사상가로 오인되어왔다. 물론 그렇게 읽힐 수 있는 내용과 대목이 있다. 그는 비록 강력한 국가권력을 수립코자 했지만 그러한 권력의 규범적 정당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창했다. 그리고 그러한 정당성이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마련되는, 계약론적 절차 방안을 제시했다.
--- p.68-69, 「1장 자유 민주주의 이념의 선구, 홉스」 중에서

오늘날의 국내외적 실상이 이렇다면, 홉스의 사상과 그 핵심이 담긴 『리바이어던』이 우리에게 던지는 철학적 메시지는 더 이상 낡은 과거의 것이 아닌 셈이다. 그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하면서도 유의미한, 새로운 철학적 성찰의 울림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 p.77, 「1장 자유 민주주의 이념의 선구」 중에서

홉스는 철학의 고유한 본성과 역할을 저버린 채 신앙을 논리적으로 체계화하는 기제(機制)로 전락해버린 스콜라 철학을 ‘헛되고 해악한’ 철학으로 규정, 비판했다. 동시에 이를 폐기처분하고 본래의 철학적 역할과 기능을 회복하고자 시도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존의 철학적 사유 방식과 전면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혁신적 방법론을 도입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당시 떠오르던 근대적 과학 탐구 방식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 p.86, 「2장 『리바이어던』읽기」 중에서

마치 끊임없는 종교 전쟁으로 인해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던 데카르트가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구교나 신교에서 내세운 신 대신, 인간 누구나 지닌 ‘이성’을 옳고 그름의 보편적 판단의 척도로 삼을 것을 주창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철학적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처럼, 홉스는 ‘사회계약론’을 제기했던 것이다. 홉스 역시, 신앙에 관계없이 이성적 능력을 소유한 개인들은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상호 계약하고 합의할 수 있는 역량과 실천 의지를 지니고 있으며, 그러한 절차를 통해 평화로운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 p.103, 「2장 『리바이어던』읽기」 중에서

홉스는 자연 상태를 개인의 생명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대단히 참혹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희망의 탈출구를 발견해낸다. 우선, 죽음에 대한 극도의 공포 및 생명에 대한 애착과 관련된 ‘정념’들은 인간들로 하여금 상호 공존과 평화를 추구하게 만든다. 더불어 인간의 ‘이성’은 그러한 평화로운 상태로 이행해나가야 할 근거를 제시하고 그 구체적인 과정과 방법을 주도한다. 이렇듯 홉스는 정념과 이성, 이 두 가지 인간의 근본적 특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 본성이 무차별적으로 분출됨으로써 야기되었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부터 벗어날 탈출구를 확보하고자 한다.
--- p.135, 「2장 『리바이어던』읽기」 중에서

그토록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던 리바이어던을 소멸로 내몬 요인, 다시 말해 국가의 붕괴를 초래하는 주된 원인으로 홉스는 크게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홉스는 이 두 가지 가운데 특히 후자를 중시한다. 그가 보기에 당시 영국 사회의 혼란상과 무정부 상태는 그 같은 선동적이며 자극적인 잘못된 교설의 해독에서 비롯된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결함은 반란이나 혁명을 정당화하는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해악이 훨씬 더 크다고 보았다. 홉스는 이 같은 선동적이며 충동적인 교설을 대략 여섯 가지 정도로 구분해놓고 있다.
--- p.200-201, 「2장 『리바이어던』읽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자연권 사상의 창시자 혹은 선구자인가,
반민주적·반자유주의적 사상가인가?
비판과 재해석으로 읽는 『리바이어던』

자연권 사상의 창시자인가?
『리바이어던』을 사회 발전적이며 변혁적인 관점에서 읽을 수 있을까?


『리바이어던』이 출판된 1651년의 영국은 왕당파와 의회파의 극심한 대립 양상을 겪고 있었다. 홉스는 이때 왕당파도 의회파도 아닌, 애매한 정치적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자신이 모시는 주군(카벤디쉬 경, 왕당파)의 정치적 입장을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청교도혁명을 거치면서 ‘지배세력이 교체’되는 사건을 보며 크롬웰 측(의회파)에 붙어 공화제를 지지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애매한 입장 때문에 근대 서양의 정치철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상적 저작물 중 하나인 『리바이어던』을 출간할 수 있었다.

홉스의 본의가 어떠하든 『리바이어던』은 외견상 ‘절대군주제’를 전폭적으로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사상 체계로 읽히게 되었다. 하지만 홉스가 진정으로 자신의 사상적 신념에 입각하여 절대군주제를 지지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홉스가 군주 정치를 현실적으로 수용해야만 하는 통치 형태로서 선호했던 것이지만, 이는 극도의 사회적 혼란의 종식과 사회 체제의 항구적인 보장에 대한 홉스의 정치적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홉스는 개인의 자유 및 권리 보장을 위한 필수 전제로서 강력한 국가권력을 주장했다. 17세기 유럽의 시대적 상황을 염두에 둘 경우, 우리는 ‘왜 홉스가 그토록 강력한 국가권력 내지 통치권을 원하고 있는가?’를 일정 정도 헤아려볼 수 있다. 홉스는 대략 두 가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하나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대립, 충돌과 투쟁으로부터 야기되는 ‘비참한 혼란 상태’와 강력한 국가권력이나 통치권하에 확보된 ‘평화로운 사회 상태’ 간의 생생한 대비를 통해 사회적 혼란과 전쟁에 대한 혐오감과 거부감을 일깨워주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적 안정과 평화로운 상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를 확실히 담보해줄 강력한 국가 및 정치적 지배권력이 필연적으로 요청된다는 점을 알리려는 것이다.

시대의 아들로서 홉스: 민주주의 시대의 예견과 현실주의적 태도의 견지
저항권 개념의 단초: 현대 민주주의 이념의 핵심


홉스를 근대 자유 민주주의의 철학적 선구로 보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는 『리바이어던』에 등장하는 저항권 개념이다. 홉스는 오늘날까지 절대군주제를 정당화한 사상가로 오인되어왔다. 물론 그렇게 읽힐 수 있는 내용과 대목이 있다. 그는 비록 강력한 국가권력을 수립코자 했지만 그러한 권력의 규범적 정당성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창했다. 그리고 그러한 정당성이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계약을 통해 마련되는, 계약론적 절차 방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계약론적 정치 사상의 구상에서도 ‘인민 주권론’의 맹아적 형태가 드러나 보인다는 점에서, 홉스를 절대군주 정치론자로 바라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계약론적 합의를 통해 그러한 군주의 절대적 권력을 적절히 제어하고자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선도적인 민주주의 사상가로서 읽어내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홉스는 오늘날 ‘소유권적 개인주의’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의 대표적 사상가로 평가받는 로크에 앞서 ‘저항권’ 개념을 구상·제시하고 있다. 곧 개인이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는 자연권에 관한 상세한 논변에서 저항권 개념을 다루고 있는바, 이는 현대 ‘인권론’의 효시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홉스는 참된 의미에서 ‘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민주주의적 저항권론’을 선도적으로 표방하며 이끌었던 근대 최초의 정치철학자라고 말할 수 있다.

홉스의 시대적 한계, 그리고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은
『리바이어던』이 던지는 시사점


물론 홉스는 주권자와 주권을 국가의 구성원인 개별 시민들에서 찾기보다 강력한 국가의 통치자에서 구하고, 아울러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제약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통치권력의 원천을 기존의 ‘왕권신수설’이나 ‘신의 의지’와 같은 전근대적이며 비민주적인 것에서 마련하는 대신, 계약이라는 ‘근대적 도덕성의 원칙’에서 확보하고자 한다. 그런 만큼 홉스가 ‘절대주권론’에 기초한 군주제를 옹호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사실상 그리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비록 군주제를 선호했지만 이는 인민(국민)의 안전과 평화 확보에 보다 더 적절하고 효과적인 체제라는 이유에서였다. 그와 함께 시종일관 군주제의 수립이 신이나 외적 강제에 의해서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인민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합의 및 계약을 통해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에서도 홉스는 신분제적·위계적 사회 질서를 뛰어넘어 ‘민주주의적 절차 과정’을 일관되게 부르짖었다.

이처럼 홉스는 통치권의 정당성과 정통성을 신으로부터 보증받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절대군주제’가 아닌, 계약론에 기초한 ‘(유사) 민주적인 제한적 군주제’를 옹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홉스는 중세의 신 중심 사유를 뛰어넘어, 구체적인 인간으로서 개인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민주주의적 계약론적 전통’을 수립한 최초의 정치철학자이자 진정한 의미에서의 근대 민주주의 사상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장차 도래할 민주주의 시대를 예견하고 그 초석을 마련한 그야말로 선각자적인 정치철학적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 현실의 정치적 무대’에서 홉스는 지극히 안정적인 보수주의적 자세를 견지했고, 그는 현실주의적 해결 방안을 차선책으로 선택했다. 이것이 홉스 정치철학의 ‘현실적 한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홉스가 살던 당시는 하루하루 생존해나가기에도 힘에 부치던 시기였던 만큼, 아무래도 장기적 전망과 기다림은 실존적 사치였음이 틀림없다. 하여 홉스는 단기적 처방으로 절대주권론에 기댄 강력한 국가의 수립과 군주제적 통치 체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홉스를 위한 변명’으로 감히 내놓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