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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해방이다 (2024) - 자유이자 금지였고 축복이자 저주였던 책 읽기의 역사

동방박사님 2024. 10. 15.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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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독서는 자유다, 독서는 저항이다.”
삶을 해방하는 상상력의 도구이자 저항의 상징인 책,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

‘책에 대한 책’이자 ‘책 읽기에 대한 책’인 『독서는 해방이다』는 단언컨대 매력적이다. 문헌으로 전해지는 ‘독서의 역사’를 좇는 대신 책 읽는 사람이 등장하는 ‘그림’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 독서의 본질적인 힘, 즉 독서가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탐색하기 때문이다. 거장들의 회화나 미술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책을 읽고 있는, 손에 책을 든, 혹은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머릿속에 재미있는 궁금증이 인다. “캔버스 속 인물이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일까? 저 시대의 베스트셀러겠지? 혹시 남몰래 숨겨두고 꺼내 보는 불온서적은 아닐까?” 오늘날의 독서가 단순한 정보 습득 차원을 넘어 개별적인 의미를 구현하는 것처럼 어느 시대이든 책 읽기는 억압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상상력의 도구로 작용했다. 상상력의 도구. 그러므로 범람하는 영상 탓에 텍스트가 제 몫을 잃었다는 분석은 섣부른 오판으로 보인다.

저자는 또한 이 책에서 독서가 인간에게 어떻게 정신적 자유와 해방의 길을 열어주었는지 예술 작품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렘브란트, 반 고흐, 고야, 쿠르베, 르네 마그리트 등 내로라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독서가 인간의 내면을 자유롭게 하고 권위에 도전해 왔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저항이자 유머였으며, 조롱이자 금기였고, 도발이자 변혁이었으며, 치유이자 연대였던 독서, 책 읽기의 역사를 말이다. 과학 만능이자 자본 만능의 현대 사회에서 왜 책 읽기가 여전히 유의미한지 흥미진진한 주석처럼 글을 활용한 이 책은 독서가 지닌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통찰하고, 독서가 인간 해방의 길임을 역설하는 본연의 메시지도 잊지 않는다. 특히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장점을 기억할 만하다.

첫째, 독서를 통한 해방을 강조한다독서를 개인적·지적 해방의 한 형태로 제시하며, 가정·학교·직장 등 일상적인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독서를 설명한다. 나아가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통해 독서가 자유와 창의성을 제공한다는 점 또한 강조한다. 이는 예술가가 그림을 통해 자유를 표현하는 것과 유사하게 묘사된다. 두 번째 장점은 예술과 문학의 통합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 책은 독서를 묘사한 명화들과 독서 행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결합하여 독서의 중요성을 ‘시각화’한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다양한 시대에 걸쳐 어떻게 축복받고, 때로는 검열되었는지에 대한 시각적이고 지적인 대화를 풀어놓는다.

『독서는 해방이다』는 독서의 가치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이들, 책의 근간을 이루는 텍스트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님을 인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문화융합을 도모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의미이다. 요즘 ‘텍스트 힙’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텍스트’와 ‘힙하다’를 결합한 신조어라고 하는데, 주로 책이나 글자를 읽는 행위를 트렌디하고 멋지다고 여기는 현상이다. 어쩌다 우리 사회는 책을 읽는 행위를 ‘멋지고 트렌디하다’고 여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책이 고단한 일상을 견인하고, 열악한 사회를 일신하는 데 주요한 동기라고 인지했던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은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어쩌면 물성을 지닌 ‘책’과 행위로서의 ‘책 읽기’는 머지않아 천연기념물의 범주에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깊이 있는 독서에 잇닿은 사유 경험을 중시하는 독자,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의 중요성을 믿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지식과 자유를 추구하는 인문학 애호가, 예술과 문학을 통해 역사를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목차
자의 글_천국이란 틀림없이 도서관 같은 곳이리라
시작하는 글_‘독서 미술’의 역사
화가와 책 | 독서하는 화가의 전형, 반 고흐 | 

이 책의 내용

제1장 중세

마이에스타스 도미니 | 수태고지 | 책을 먹는 성 요한 | 네 명의 복음사가 | 성 마태오 | 성 바오로와 에페소의 이교 서적 분서 | 카타리파의 책을 불태우는 성 도미니코 |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단테 알리기에리 초상화 | 『숙녀들의 도시』

제2장 르네상스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술의 발명자 | 애서광 | 바보 치료 | 켈티스 |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초상 | 알베르토 3세 피오의 초상 |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 | 종교개혁 지도자들과 마르틴 루터 | 암브로시우스 볼마르 켈러 | 바니타스 | 자화상 | 라우라 바티페리의 초상화 | 사서

제3장 바로크

책 행상인 | 도서관에 있는 법학박사 프란체스코 리게티의 초상 | 환전상(탐욕의 우화) | 책을 읽는 노파 | 이단 심문에 직면한 갈릴레오 | 책이 있는 정물 | 책과 함께 있는 광대 | 책 읽는 여인 | 가톨릭 신앙에 대한 알레고리 | 피아제트와 도서관 | 골동품상 원숭이 | 카사노바의 초상 | 울스턴크래프트의 초상

제4장 19세기

신탁스 박사와 서적상 | 독서(프란시스코 고야) | 책 읽는 기독교인 | 책 읽는 소녀(구스타프 아돌프 헤니히) | 샤를 보들레르의 초상화 | 책 읽는 소녀(카미유 코로) | 책벌레 | 소설의 독자 | 아베 레이날의 책을 읽는 투상 | 프루동과 아이들

제5장 인상파

에밀 졸라 | 봄날 | 르 피가로 읽기 | 학자 | 애서가들 | 에드몽 뒤랑티의 초상 | 레프 톨스토이 초상 | 책 읽는 처녀 | 프랑스 소설과 장미가 있는 정물 | 아를의 여인 | 램프 불빛 아래 메이예르 드 한의 초상화 | 귀스타브 제프루아 | 꿈

제6장 20세기

매음굴의 크리스마스 | 파란 방에 있는 화가의 어머니 | 버지니아 울프 | 붉은 모자의 부인 | 소중한 책 | 줄무늬 담요와 누드 | 코담배 한 줌 | 독서(페르낭 레제) | 일요일 오후 | 책 읽는 수사들 Ⅲ | 금지된 재현

맺는 글_독서의 역사에 대한 짧은 설명
나의 독서 경험 | 최초의 독서와 도서관 및 서점 | 독서법과 인쇄술의 역사 | 금서와 분서의 역사 | 해방과 자유의 독서
도판 목록

저자 소개 
저 : 박홍규 (朴洪圭) 
세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저술가이자 노동법을 전공한 진보적인 법학자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유·자연·자치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오사카시립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오사카대학 등에서 강의하고 하버드로스쿨, 노팅엄대학, 프랑크푸르트대학 등에서 연구했다. 1997년 『법은 무죄인가』로 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했고, 2015년 『독서독인』으로 한국출판평론상을 수상했다...

책 속으로
독서는 상상을 위한 것이다. 팍팍한 현실만으로는 살 수 없기에 자유롭기 위해 우리는 책을 읽으며 상상한다. 자유를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림도 자유다. 자유롭기 위해 그린다. 그래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린다. 오로지 자유롭기 위해서다. 해방을 위해서다.(…) 이 책에 실은 70점의 그림은 대부분 명화 속 주인공들이 읽은 책의 이야기로, 독서로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들이지만, 그 밖에도 ‘독서는 해방이다’라는 이 책의 주제와 관련되는 그림들, 가령 독서에 대한 풍자화도 있고 독서를 없애기 위한 분서화(焚書畵)도 있다. 진시황이나 히틀러의 분서와는 다르지만, 우리 시대에도 독서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있고, 독서에 관련된 위선이나 사기도 있어서다. 진시황이나 히틀러도 모든 책을 태우라고 한 것이 아니라, 실용적이지 않은 책만 태우라고 했다.
--- 「저자의 글」 중에서

세상에! 15세기 초에 『숙녀들의 도시La Citedes dames』(1405)라는 ‘여성이 쓴 책’이 나왔다니! 그것도 여성이 남성의 삶을 비참하게 만 든다고 탄식한 13세기 프랑스 성직자 마테올루스(Matheolus)가 쓴 시 「탄식Lamentations」에 대한 반발로 쓴 책이라니! 그 시를 읽은 크리스틴 드 피장(Christine de Pizan, 1364~1430)은 화가 나서 여자라는 사실이 부끄러웠고 “그 생각은 나에게 엄청난 혐오감과 슬픔을 불러일으켰으므로 나 자신과 여성이라는 내 성 전체를 자연의 일탈로 경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왕관을 쓴 세 여신이 나타나 좋은 성품과 굳센 절개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모욕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견고한 성채를 짓고 성벽을 쌓아 ‘숙녀들의 도시’를 세우라고 명한다. 거울을 든 이성의 여신, 자를 든 공정의 여신, 저울을 든 정의의 여신이다. 드 피장이 펼친 책은 「탄식」이고, 그 옆에 있는 책들은 그녀의 저서들일 것이다.
--- 「숙녀들의 도시」 중에서

이 그림은 책 읽는 사람을 묘사한 게 아니라 읽지 않는 사람에게 책 읽기를 권유하는 것이다. 1494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바보 치료〉는 그의 걸작인 〈일곱 가지 대죄와 네 가지 종말〉과 마찬가지로 스페인 프라도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원형의 틀 안에 풍요로운 여름 풍경이 펼쳐져 있다. 머리에 깔때기를 쓴, 마치 외과 의사처럼 보이는 시술자가 의자에 묶인 남성의 머리에서 돌 또는 튤립처럼 보이는 것을 제거하고 있다. 검은색 옷을 입은 수도사는 물병 같은 것을 손에 쥔 채 뭔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 옆에는 수녀 복장을 한 여성이 상체를 탁자에 기대고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다. 무심한 듯 수수방관하는 자세다. 그런데 그녀의 머리에 책이 한 권 얹어져 있다. 책을 머리 위에 올려두다니! 이 모습은 책을 읽기보다는 장식하는 용도로 활용하던 당대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 「바보 치료」 중에서

샤르댕은 골동품상이나 화가가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한다. 자기 나름의 독창적인 기여가 없이 옛날 돈이나 책을 모으는 골동품상이나 남의 그림을 적당하게 베껴 그리는 화가가 원숭이와 뭐가 다르냐고 반문한 것이다. 원숭이에게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원숭이에게 어떤 주제를 주고 그것이 어떻게 묘사되는지 비판적으로 생각한 다음 새로운 독창성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그리도록 가르칠 수는 없다. 기술적 능력을 가르치는 것과 비판적 사고를 길러주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원숭이에게 옛날 책을 골동품상처럼 모으게 하고 베끼게 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비판하고 분석하여 그 토대 위에 새로운 학문을 정립하게 할 수는 없다.--- 「골동품상 원숭이」 중에서

이 그림은 먼지 많은 도서관의 고독 속에 구현된 평화롭고 안정적인 세계에 충격을 주었던 1848년의 혁명이 일어난 지 2년 후에 제작된 것이다. 그 혁명은 도서관과는 무관한 듯하다. 그림의 왼쪽 아래에는 너무나 오래되어 빛이 바랜 지구본이 있다. 책벌레는 외부 세계에 관심이 조금도 없다. 오직 과거에 대한 지식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스피츠베그의 주특기인 부드러운 황금빛 스포트라이트 덕에 주목받고 있지만, 그에게 빛이란 그저 오래된 책의 단어를 잘 보이게 해주는 도구일 따름이다. 지구본 덕분에 얼핏 높이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으므로 도리어 위태로워 보인다. 화가는 아마도 시공간을 망각한 학자의 삶에 깃든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싶었나 보다.
--- 「책벌레」 중에서

풀밭에서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 이 그림을 보자. 실제로는 가난한 화가의 아내인데, 결코 가난해 보이지 않는 그림 속 여인은 무엇을 읽고 있을까? 혹시 모네와도 친했고 뒤에 드레퓌스 사건 때 뜻을 같이했던 졸라의 소설이 아닐까? 그러나 이 그림을 그릴 때 졸라는 아직 걸작들을 발표하기 전이었다. 혹시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1821~1880)가 지은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1857)은 아닐까? 신문에 연재되자마자 풍기 문란과 종교 모독죄로 기소되었으나 무죄판결을 받아 더욱 유명해졌고, 1866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까지 받았으니, 이 여인이 읽는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 보라, 아내를 그린 그림 중에서 이 그림만큼 사랑스러운 그림이 또 있을까? 여인은 이 그림을 그리기 2년 전에 결혼한 신부 카미유(Camille Doncieux, 1847~1879)다. 장소는 그 이듬해에 마련한 신혼집 뒷마당 정원이다.
--- 「봄날」 중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은 우리가 진실이라고 여기는 것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거울을 들여다보지만, 자신의 얼굴이 아닌 뒤통수를 보는 남자의 모습은 우리가 책을 통해 마주하는 진실 또한 고정된 것이 아님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 우리는 거울이 무엇을 나타낸다고 미리 추측하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반응은 거부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진실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책도 마찬가지다. 책은 정말 영구적이고 객관적인 개체일까?
--- 「금지된 재현」 중에서

‘이제는 노동자들의 독서 시대’라고 이 그림은 선언한다. 아직은 노동자들이 느긋하게 독서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이 그림은 선언한다. 노동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독서하려면 일단 노동시간이 단축되어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휴가도 주어져야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그런 요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러니 두 사람의 노동자가 들고 있는 붉은 책이 어쩌면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쓴 『공산당 선언』일지도 모르는 일 아닐까? 이 그림을 그린 페르낭 레제(Fernand Leger, 1881~1955)는 사회주의자였다. 그에 의하면 예술가란 사회적 불평등으로 수많은 대중이 희생당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휴머니스트이자 평화주의자이지 폭력주의자는 아니었고, 예술을 이념에 종속시키는 사회적 리얼리즘을 거부했다. 물론 극우 파시스트도 싫어했다.
--- 「독서」 중에서

출판사 리뷰
독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해방”이다

급격한 디지털 전환 시대 속에서 우리는 이미 독서의 진정한 가치를 잊고 말았다. 스마트폰과 즉각적인 정보에 익숙해진 지금,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점점 과거의 유물처럼 느껴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저자는 『독서는 해방이다』를 통해 ‘고전적 행위로 보이는’ 독서가 가져다주는 진정한 자유와 해방의 힘을 재조명했다. 책은 단순히 지식과 정보 습득의 도구가 아니다. 억압된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더 큰 세계로 나아가게 해준다. 한마디로 독서는 해방의 수단이다. 저자는 또한 독서를 정신적 자유를 위한 도구로 정의한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일상의 구속이나 통념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눈을 돌린다. 자신을 발견하고,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프란스 할스가 그린 〈성 마태오〉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 작품에서 성 마태오는 깊은 사색 속에서 책을 읽고 있다. 그의 표정을 보라. 이 장면은 독서가 단순히 지식을 얻는 행위가 아니라 영혼을 해방시키는 과정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듯 독서는 내면에서 사유를 끌어내고 현실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돕는다.

독서는 ‘독립적 사고’와 ‘저항’의 상징이다

저자는 독서가 역사 속에서 억압적인 권력에 맞서는 상징적인 행위로 자리잡아 왔다고 강조한다. 개인이 자신의 자아를 확립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기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브레히트 뒤러의 〈책을 먹는 성 요한〉을 들 수 있다.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내면화하여 자신의 사유로 완전히 흡수하는 과정임을 표현했다. 〈아를의 여인〉을 그린 반 고흐는 『톰 아저씨의 오두막』을 읽고 “세상에는 아직도 많은 노예제가 남아 있다. 참으로 훌륭한 이 책에는 이러한 중요한 문제가 매우 큰 지혜와 사랑, 그리고 압제에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들의 진실한 행복을 생각하는 한없는 열의와 흥미로 얘기되고 있는 만큼 (…) 특히 『톰 아저씨의 오두막』에서 작가는 사물에 새로운 빛을 비추고 있더구나.”라고 말했다. 이 책이 노예제 폐지 운동을 활성화하고, 많은 북부 사람들이 노예제의 비인간성을 인식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독서는 이처럼 개인의 사고를 발전시키고 영혼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외부의 억압적 환경에 맞서 정신적 저항을 일으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명화 속에 담긴 독서의 아름다움

이 책의 특장은 70점의 명화로 독서의 아름다움, 독서의 괴로움, 독서의 치유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특히 책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경험의 깊이를 담은 상징적인 물체임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르네 마그리트의 〈금지된 재현〉이다. 이 그림은 “어떤 것도 당연하고 확실하게 여기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독서가 사회적 구속에 맞서는 저항적 행위임을 시사한다. 이 외에 책을 태우는 장면을 다룬 여러 작품은 독서가 때로는 검열의 대상이 되었던 역사적 순간들을 떠올리게 한다. 진시황의 분서(焚書)부터 히틀러의 책 소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책이 지닌 저항의 힘을 강조하며, 독서가 때로는 억압받았지만 여전히 자유의 상징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 하나하나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감상해보자. 독서하는 사람들의 표정, 그들이 읽고 있는 책의 내용, 책이 배치된 환경, 읽는 이들의 자세, 책의 위치 등 다양한 시각적 단서들이 독서의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탐구하게 해줄 것이다.

* 출처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479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