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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대전의 기원 (2014) - 패권 경쟁의 격화와 제국체제의 해체

동방박사님 2024. 7. 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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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차 대전은 그것이 가져온 엄청난 정치적·사회적 결과 때문에 꾸준한 학술적 주목의 대상이 되어왔다. 연구의 방향은 크게 1차 대전의 결과, 그 결과를 만들어낸 전쟁 수행의 구체적 과정, 그리고 이 대사건이 벌어진 원인의 측면에서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학계에서 1차 대전 연구는 외면 받아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차 대전은 말 그대로 세계전쟁이었기에 관여한 국가와 행위자들의 수다함과 주제별 요소들의 방대함을 검토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원(원인)’이라는 제한된 측면에서지만, 발발 100주년을 맞는 해(2014년)에 1차 대전을 다룬 국내 첫 저작이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의는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대전의 기원이 되는 국제관계와 각국의 정치 사정을 두 개의 축으로 나누어 검토하고 있으며, ‘왜 1차 대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또한 사라예보 사건 직후에 전개된 열국 간의 치열한 외교전도 기술한다. 독일이 사라예보 사건을 유럽 대륙 내에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극한적 위기 조장의 외교’를 편 정황이나 영국에서 이른바 ‘자유당 제국주의자’들이 다수의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넘어서 발칸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상황 등을 치밀하게 다루었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

1장 독일의 상승과 세계 정치 구조의 동요
세계국가로 도약하는 독일
비스마르크 체제의 국내적 도전
독일의 세계정책과 티르피츠 계획: 그 복합적 의미
독일 모험주의 외교의 잇단 실책과 외교적 고립
독일의 해군 증강계획과 영독 관계의 악화
홀데인 교섭의 실패와 영독 해군 경쟁의 격화
세계정책에서 중부유럽정책으로
영국의 애매한 태도

2장 발칸을 둘러싼 제국들의 대결
발칸 문제에 관한 약사(略史)
오스트리아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합병과 국제 갈등
보스니아 사태에 개입한 독일과 러시아의 굴욕
1차 발칸전쟁
2차 발칸전쟁
프란츠 페르디난트 암살 사건
오스트리아의 발칸 정책

3장 각국의 군사계획과 군사력 증강
슐리펜 계획
1905년 전후의 유럽 주요국들의 군비 상황
상대적 안정기(1906~08)
보스니아 합병과 러시아의 군사 준비
독일의 육군 증강
오스트리아의 군사계획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군사 대응
프랑스의 작전계획
영국의 군사계획

4장 사라예보 사건 직후 각국의 외교와 참전 결정
오스트리아-헝가리의 대응
암살 사건에 대한 세르비아의 대응
오스트리아-헝가리의 개전 결정과 독일의 지원
독일의 조속한 행동 촉구와 오스트리아의 최후통첩안
오스트리아의 군사 행동 개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협조와 갈등
독일 지도부의 의견 대립과 논쟁
러시아의 참전 결정
프랑스의 참전 결정
영국의 참전 결정

5장 보론: 발칸, 슐리펜 계획, 피셔 논쟁
왜 발칸인가?
슐리펜 계획의 문제
피셔 논쟁과 전쟁 발발의 책임 문제

결론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리뷰

행위자와 구조의 문제로 밝히는 1차 대전의 기원

1차 세계대전의 시작은 사라예보에서 울려 퍼진 총성으로 기억된다. 슬라브 민족주의자 프린치프 가브릴로가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쓰러뜨린 총탄은 세계의 화약고 발칸에 불을 붙였고, 1차 대전의 직접적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민간인을 제외한 사상자만 1,000만을 헤아리는 대(大)전쟁의 ‘기원’을 모두 설명한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영국과 독일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패권국들의 경쟁이 그 정점에 이르던 20세기 초, 전쟁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기원』은 구조와 행위자라는 거시적 지평과 미시적 분석을 통해 1차 세계대전의 ‘기원’을 종합적으로 밝혀낸다.

1차 대전 연구 새로운 100년의 전망

역사상 최초의 총력전으로서 1차 대전은 그것이 가져온 엄청난 정치적·사회적 결과 때문에 꾸준한 학술적 주목의 대상이 되어왔다. 연구의 방향은 크게 1차 대전의 결과, 그 결과를 만들어낸 전쟁 수행의 구체적 과정, 그리고 이 대사건이 벌어진 원인의 측면에서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학계에서 1차 대전 연구는 외면 받아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차 대전은 말 그대로 세계전쟁이었기에 관여한 국가와 행위자들의 수다함과 주제별 요소들의 방대함을 검토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원(원인)’이라는 제한된 측면에서지만, 발발 100주년을 맞는 해(2014년)에 1차 대전을 다룬 국내 첫 저작이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이 갖는 의의는 더 크다고 할 것이다.

유럽과 발칸, 두 개의 축으로 살피는 전쟁의 기원

책은 대전의 기원이 되는 국제관계와 각국의 정치 사정을 두 개의 축으로 나누어 검토하고 있으며, ‘왜 1차 대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1차 대전은 폭발을 향한 장기간의 숙성 기간을 거쳐 발화하였다. 그 중심부에는 세계 정치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 구조의 심화가 있으며, 기존의 패권국 영국과 신흥 강대국 독일 간의 외교적·경제적 이해관계의 대립이 하나의 축을 이루었다. 두 나라의 대결은 각국의 해군 증강이라는 군사력 대결로 이어졌고, 1차 모로코 위기라는 직접적 갈등 국면을 거치며 유럽 전역의 전쟁을 대비한 군사계획의 마련으로 구체화되었다.
유럽 대륙에서의 갈등은 국제적 동맹 관계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확장된다. 곧 전쟁의 기원이 되는 또 다른 축으로서 발칸 지역을 둘러싼 갈등 국면이다. 이 지역에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러시아, 오스만 세 제국이 체제 유지와 생존을 걸고 기존의 대립을 유지하며 억압적 통치를 이어가고 있었으며, 피압박 민족들은 프랑스혁명 이후 전파된 민족주의에 고무되어 독립 요구를 높여갔다. 그리고 러시아와 오스만제국의 전쟁, 1·2차 발칸전쟁을 거치며 세계전의 위기는 구체화되었다.

긴박한 외교전도 치밀하게 서술

이와 더불어 책은 사라예보 사건 직후에 전개된 열국 간의 치열한 외교전도 기술한다. 독일이 사라예보 사건을 유럽 대륙 내에서 지배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극한적 위기 조장의 외교’를 편 정황이나 영국에서 이른바 ‘자유당 제국주의자’들이 다수의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넘어서 발칸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상황 등을 치밀하게 다룬다. 이처럼 지은이는 세계 정치상의 구조적 변동을 강조하면서도 주요 정책결정자들의 행위와 판단을 집요하게 쫓는다.
슐리펜 계획, 피셔 논쟁 등을 둘러싼 학계의 동향을 정리하고 의견을 개진한 보론은 1차 대전을 심도 있게 접근하거나 연구하려는 이들에게는 유용한 대목이다. 슐리펜 계획은 서부전선(프랑스)과 동부전선(러시아)의 양면 전쟁으로 구상된 1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전쟁계획이다. 그 계획이 지닌 경직성은 1차 대전이 총력전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이유로서 설명이 되어왔다. 한편 피셔는 세계전쟁으로 비화될 것임을 알면서도 오스트리아에 지원 약속을 한 독일에 전쟁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1920년대 이후로 독일 책임론이 많이 누그러진 기존의 수정주의 관점에 반한 것이어서 독일은 물론이고 세계 학계에서 지금까지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요동치는 오늘날 세계 정치는 1차 대전 당시에 비견

인류는 1차 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참상을 겪으며 새로운 세계를 맞았다. 승전국에서는 하층계급에 대한 사회적 양보가 이루어졌고 패전국에서는 혁명이 일어나거나 국가질서가 해체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는 새로운 헤게모니 국가(미국)가 등장하고 아시와 아프리카의 탈식민화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100년을 맞는 오늘날의 세계는, 전 지구적으로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자본주의의 위기와 함께, 다시 미국과 중국 등 패권국들의 치열한 다툼이 전개되고 있다. 이렇듯 요동치는 세계 정치상의 세력 판도는 가히 1차 대전 직전에 비견할 정도라 하겠다. 역사적으로 패권국의 각축장이 된 동아시아와 한반도 또는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 당시의 세계를 역사사회학적으로 분석하고 조망한 이 책이 지금 여기에 유효한 이유다.


1장에서는 통일 독일이 국력 신장에 따른 국제적 인정을 요구하면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다룬다. 해군 건설 작업으로 대표되는 독일의 제국주의 팽창 정책과 이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 등의 견제가 중심을 이룬다.

2장에서는 1908년 오스트리아-헝가리의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합병 이후에 일어난 발칸 위기와 오스트리아·러시아 사이의 갈등 관계의 전개를 다룬다. 이는 독일과 영국의 대립과 더불어 1차 대전 발발의 기원을 이루는 제2의 국제 관계의 축이다.

3장에서는 20세기에 들어 유럽의 갈등 관계가 첨예해지면서 유럽 각국이 전쟁 준비에 나서는 상황을 다룬다. 이러한 준비 작업은 조직적이고 포괄적으로 진행되면서 군사지상주의의 분위기로 이어졌다. 1910년을 전후하여 경쟁적으로 전개된 주요국들의 군비 강화 작업은 1차 대전의 발발을 되돌릴 수 없는 일로 만들었다.

4장에서는 사라예보 암살 사건이 발생하고 첫 전투가 개시되기까지 각국 사이에 벌어진 긴박한 외교 교섭 과정과 각국 내부에서 이루어진 참전 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5장에서는 1차 대전의 이해를 위해 심층적 논의가 필요한 세 가지 주제를 보론으로 다룬다. 첫째는 왜 발칸이 중심적인 문제가 되었는가, 둘째는 슐리펜 계획을 둘러싼 학계의 쟁점은 무엇인가, 셋째는 주요 참가국들의 책임 문제(피셔 논쟁)는 어떠한지를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