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서양사 이해 (독서>책소개)/4.서양유럽역사문화

처음 읽는 일리아스 (2024) -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영웅의 전쟁이야기

동방박사님 2024. 8. 1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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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울대생들의 필독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역사는 신화가 되었고, 신화는 역사가 되었다.”

서양 인문학의 뿌리가 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오디세이아와 함께 궁극의 서사시로 시대를 초월하여 최고의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 인간의 지극히 본능에 충실했던 선택, 그러나 그 결과는 한 왕국의 운명을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신과 인간이 얽혀 복잡하게 전개되는 고대 그리스와 트로이아의 전쟁 이야기

일리아스는 영웅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 분노에 휩싸여 자신을 야만적인 짐승의 수준으로 만들고, 결국 극악무도한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는 영웅의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똑같은 고통, 상실에 대한 이 똑같은 격렬한 감정은 궁극적으로는 아킬레우스를 가장 높은 인간성과 인본주의적 영역으로 끌어올려 영웅적인 자아 인식의 순간에 야만적인 분노가 사그라지도록 만든다. 일리아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타인이자 가장 증오하는 적의 고통을 알아차리기 시작하며 아킬레우스는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분노는 끝났다. 그리고 이야기도 끝났다.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는 무려 24권 1만 5,000행에 이르는 방대한 서사시로 이 전쟁을 노래했다. 지금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그가 여러분을 고대 트로이아로 안내할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4
주요 등장인물 10
서장 운명의 황금사과가 던져지다 17

1부 아킬레우스의 분노

제1장 두 영웅의 불화 44
제2장 아가멤논의 꿈 57
제3장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대결 69
제4장 깨어진 약속 82
제5장 신에게 도전한 디오메데스 92
제6장 부인과 작별하는 헥토르 110

2부 불타오르는 트로이아 전쟁

제7장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대결 122
제8장 트로이아 편에 선 제우스 132
제9장 화해를 거부하는 아킬레우스 144
제10장 야간 원정 159
제11장 아가멤논의 활약 173
제12장 헥토르의 공격 187
제13장 포세이돈의 도움 195
제14장 헤라의 유혹 212
제15장 그리스군의 위기 225

3부 아킬레우스와 헥토르의 대결

제16장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244
제17장 시신 쟁탈전 262
제18장 아킬레우스의 분노 271
제19장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화해 284
제20장 아킬레우스의 용맹 294
제21장 신들의 전쟁 303
제22장 헥토르의 죽음 314
제23장 파트로클로스의 추모 경기 323
제24장 헥토르의 장례식 333

맺음 글 344
도판 목록 348

저자 소개

저 : 양승욱
신화학자. 교육자, 동서신화연구소 소장. 동서양의 신화와 고전을 주제로 다양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하면서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그리스 로마 신화, 표준국어대사전, 중국어 사전, 음악의 역사, 삼국지, 교과서 등 다수의 출판 기획 및 저술 작업에 참여했다. 지금은 동서양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과 함께, 국내 외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문화콘텐츠 연구와 개발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책 속으로

아폴론 신과 포세이돈 신이 직접 성벽을 쌓은 트로이아 성은 난공불락이었다. 그리스군은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트로이아 성을 함락시킬 수 없었다. 반면 그리스군에는 용맹스러운 아킬레우스가 버티고 있었다. 트로이아군은 아킬레우스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다 보니 양측은 어느 한쪽이 우세를 점하지 못한 채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두 영웅의 불화」중에서

아가멤논의 명령에 따라 그리스 군사들이 모두 해변에 집결했다. 다만 아킬레우스와 그가 이끄는 미르미돈의 군대는 참여하지 않았다. 연단이 세워지자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황금 왕홀王笏을 든 아가멤논이 단 위에 올랐다. 그는 거짓으로 외쳤다. “친애하는 동지들이여, 제우스 신께서 우리에게 승리를 약속해 놓고 인제 와서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하셨소. 신이 우리를 저버린 이상 좀처럼 함락되지 않는 저 트로이아 성을 점령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더는 피 흘리지 말고 모두 배를 띄워 고향으로 돌아갑시다.”

아가멤논의 갑작스러운 철군撤軍 선언에 군사들은 큰 충격을 받고 동요하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불안, 혼란, 낙담이 그리스 진영을 무겁게 짓눌렀다. 곧이어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신들이 타고 온 함선을 향해 몰려갔다. 그들이 달음질치며 일으킨 모래 먼지가 시야를 뿌옇게 가렸다.
---「아가멤논의 꿈」중에서

아가멤논 왕은 기도를 마치고 양을 제물로 바쳤다. 그리고 포도주를 황금 잔에 붓고, 불멸의 신들에게 청원을 올렸다. “전능하고 위대하신 불멸의 신들이여, 만약 어느 쪽이든지 이 서약을 어기고 상대편을 해친 자는 당사자는 물론 그 후손 대대로 머리에서 골수가 이 포도주처럼 쏟아져 나오게 하소서. 그들의 아내나 딸들은 적의 종이 되게 하소서.” 그러나 제우스는 아가멤논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다. 프리아모 스 왕의 기도도 아가멤논 왕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기도를 마치고 그리스와 트로이아 양쪽 군사들을 향해 외쳤다. “트로이아와 그리스 군사들이여, 내 말을 들으시오. 나는 내 아들 파리스가 메넬라오스 왕과 결투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드니 이만 돌아가겠소. 어느 쪽이 승자가 되고, 패자가 될지는 오직 불멸의 신들만이 아실 것이오.” 왕은 안테노르와 함께 전차에 올라 곧 결투가 벌어질 그 자리를 떠났다.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대결」중에서

헤라의 반응에 제우스도 기분이 몹시 상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트로이아인들이 그대에게 도대체 얼마나 큰 잘못을 했기에 그러시오? 하늘 아래 가장 신성한 도시 트로이아, 그곳의 왕과 용맹스러운 전사였던 그의 백성을 나는 가장 사랑해왔소. 그런 트로이아를 기어코 멸망시키겠다면 어디 마음대로 해보시오. 인간들의 전쟁 때문에 우리가 서로 반목하는 것도 이젠 지겹소. 하지만 명심하시오. 당신이 사랑하는 도시를 나도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당신도 나를 막아서는 안 될 것이오.” 제우스가 말을 마치자 헤라는 꾀를 내어 재빨리 응수했다. “저 역시 당신과 화목하게 살고 싶어요. 제가 분명히 약속드리죠. 제가 가장 사랑하는 아르고스, 스파르타, 미케네 이 세 도시 중 당신이 어느 곳을 파괴하던 전 상관 안 하겠어요. 그러니 이번만큼은 트로이아를 제 손에 맡겨주세요.”
---「깨어진 약속」중에서

이때 디오메데스는 아프로디테를 쫓고 있었다. 그는 아테나가 눈을 밝게 해준 덕분에 아프로디테가 아이네이아스를 안고 가는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디오메데스는 오랜 추적 끝에 아프로디테를 따라잡았고 여신의 손목을 창으로 찔렀다.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인간의 붉은 피와 구별되는 오직 신들만이 지닌 불멸의 피였다. 아프로디테는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아들을 떨어뜨렸다. 여신은 심한 고통에 울상을 지었고, 그녀의 아름다운 피부는 더러워져 있었다. 그러자 디오메데스는 여신에게 창을 겨누며 위협했다. “제우스의 따님이시여, 전쟁터에서 당장 떠나시오!” 이때 바람을 타고 전령의 신 이리스가 와서 아프로디테를 전쟁터에서 구해냈다. 아프로디테는 전장을 지켜보던 아레스에게 말과 전차를 빌렸다.
---「신에게 도전한 디오메데스」중에서

안드로마케는 헥토르를 보자 눈물을 머금었다. “나는 당신의 그 용기 때문에 당신을 잃게 될 것이 두려워요. 당신은 나와 어린 아들이 가엽지도 않나요? 만약 당신이 쓰러진다면 내겐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당신밖에 없다고요. 제 고향 테베가 멸망하던 날, 아킬레우스가 제 아버지와 일곱 형제를 모두 죽였지요. 왕비셨던 어머니는 아르테미스 여신의 화살에 목숨을 잃으셨어요. 그러니 당신은 제게 부모이며 형제이고 남편입니다. 제발 저와 당신의 어린 아들을 과부와 고아로 만들지 말아 주세요. 당신이 없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나아요. 그러니 당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 저 그리스군을 피해 성안에 머물러 주세요.”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부인과 작별하는 헥토르」중에서

헥토르의 창이 먼저 아이아스를 공격했지만, 아이아스가 방패로 막자 창끝이 구부려져 버렸다. 그러나 아이아스의 창은 헥토르의 방패를 뚫고 들어가 그의 목을 스쳤다. 그러나 헥토르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땅바닥에서 돌멩이 하나를 주워 아이아스에게 던졌다. 그러자 아이아스는 그 돌멩이를 방패로 막은 후 자신은 더 큰 돌을 집어 들고 헥토르에게 던졌다. 그 거대한 돌멩이는 헥토르의 방패를 완전히 찌부러뜨렸고, 그 여세에 밀려 헥토르는 뒤로 나가떨어졌다. 헥토르는 자신도 모르게 깊은 신음을 토해냈다. “으윽!” 그 모습을 본 아폴론이 뛰어 내려가 헥토르를 일으켜 세우고 그에게 힘을 주었다.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대결」중에서

출판사 리뷰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영웅의 전쟁이야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일리아스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읽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도 있지만 그는 영웅 아킬레우스에게서 자신의 분신을 찾았다는 점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리아스란 말은 트로이의 성을 의미하는 일리오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리오스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기원전 8세기경에 구전으로 성립되고, 기원전 6세기경에 문자로 기록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영웅들이 10년간의 전쟁 끝에 트로이 성을 함락시킨다는 전설적인 이야기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말하자면 당시 구전으로 내려오는 영웅 신화와 전설을 바탕으로 호메로스가 상상력을 동원하여 ‘일리아스’를 지은 것이다.

트로이 전쟁은 고대에 세계 제패를 둘러싼 동서양의 첫 세계대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의 전설과 신화를 배경으로 영웅 전사의 상징인 그리스의 무장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복수를 중심축으로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 중에서 마지막 50일 동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