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대한민국 현대사 (독서>책소개)/1.해방전후.미군정

박정희와 친일파의 유령들

동방박사님 2022. 7. 17. 11:36
728x90

책소개

개혁이라고 하는 과거청산이 시대의 요청으로 등장한 오늘날까지도 개혁이나 민주화에 대해 친북, 용공, 좌경, 빨갱이라는 매카시즘 공세를 가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뇌와 생각들을 적은 책이다. 학문적인 입장과 삶의 실천을 일치시켜 사는 드문 지식인인 저자의 투쟁기록이다. 친일파와 그 아류들, 박정희 독재와 그것이 남긴 찌꺼기를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고자 했던 지은이의 정신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목차

여는 글

1부 한국의 친일파는 무엇으로 사는가?

1. 친일파들의 일제 한국 지배 축복론 ― 한승조의 친일 망언에 대하여
2. 일본 극우를 대변하는 ‘신판 친일파’들
3. 한국 친일파의 정신 구조와 계보를 해부한다
4. 미일의 한국정책의 역사와 우리의 입장
5. 되풀이 되는 역사, 되풀이 되어선 안 되는 역사
6. 전쟁국가로 가는 일본, 놀아나는 한국 수구

2부 끝나지 않은 친일과 독재의 시대

1. 개혁이 필요한 서민이 개혁의 주체가 되자
2. 정보 공작, 청산해야 할 독재의 잔재
3. 일본 극우와 한국 친일파, 그들의 공생관계
4. 야스쿠니 참배가 왜 죄악인가?
5. 친일 군사독재의 정치 세뇌가 남긴 잔재
6. 무법천지 친일파 세상은 이랬다
7. 매카시스트의 생트집과 억지

3부 박정희 찬양을 멈추어라

1. 역사를 위조하는 반역자의 후손들
2. 개혁을 방해하는 전략과 전술들
3. 뿌리 뽑아야 할 고문의 악습
4. 매카시즘의 역사와 한국의 개혁
5. 박정희 찬양을 멈추어라!
6. 정의가 유린되지 않는 사법제도를
7. 전두환은 박정희의 정통 계승자

4부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1. 법의 세계와 민중의 세계 ― 전쟁과 독재의 시련 속을 살아온 법학자의 소견과 전망
2. 일제 잔재가 독재 권력에 이어져 온 한국사회의 모순 구조 ― 과거청산의 문제와 과제
3. 과거청산의 의의와 우리의 자세

닫는 글 ― 우리에게 남겨진 과거청산과 민족 자주의 숙제들
부록 ― 과거청산운동 백서 - 정계와 법조계의 과거청산
이 책에 실린 글들의 출전

저자 소개

저자 : 한상범
1936년 경기도 개성에서 태어났다. 1960년 조선대 전임강사를 거쳐 1961년부터 동국대에서 42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불교인권위원회 대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을 역임하며 일제 잔재 청산과 인권 개선에 앞장서 왔으며, 2004년까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최전선에서 독재시대 인권 유린의 망령과 싸웠다. 그는 학문적 입장과 생애의 궤적이 일치하는 드문 지식인으로, ...
 

출판사 리뷰

독재 권력의 추악한 병폐에 맞서며

지난주(2006년 2월 14일), 유신 시절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최종길 교수 사망 사건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최종길 교수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뒤집은 것이다.

이는 국가가 조직적으로 은폐 조작한 사건에 대해 소멸 시효 등을 이유로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는 판결이었다. 또한 30년 넘게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던 국내 ‘의문사 1호’ 사건이자 박정희 독재가 자행한 공작 정치의 사실 관계가 법원에 의해 확정되었다는 점에서도 한국 사법부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로 기록될 것이다.

최종길 교수 사건이 일어난 1973년은 박정희 유신 정권에 대한 저항이 분출하던 시기였다. 당시 체제 수호를 담당하고 있던 중앙정보부가 위기의식을 조성해 권위주의 통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대규모 간첩 사건을 발표했고, 이 과정에서 최 교수를 빨갱이로 몰아 사건을 조작했다. 이는 박정희 군부 독재가 조작한 공작 정치의 전형이었다.

이번 판결에는 4년 전인 2002년 5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최종길 교수의 의문사를 인정한 조사 결과가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2002년 당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중심에는 위원장 한상범이 있었다.


학자가 흥분한다고? ―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한 결연한 싸움의 기록

지은이 한상범은 학문적인 입장과 삶의 실천이 일치하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특히나 헌법학자로서 그는 권력자들의 도구로 쓰이는 법과 법관을 혐오하며 그것들과 평생을 다해 싸워 온 국내 법학계의 ‘반골’로 통한다.

한상범의 비판은 단호하고 날카롭다. 모호한 수사법으로 자신의 주장을 포장하지 않는다. 자신을 공격하는 ‘약삭빠른 처신으로 세상의 탁류 속을 헤엄쳐 오는 이들’에게 한 치의 물러섬이 없다.

학자가 흥분한다고? 불의에 대해 분개하고 정의를 주장하여 소리치는 것이 잘못이라면, 그런 사람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는 학자인가? (6쪽)


박정희 찬양을 멈추어라!

이 책은 평생을 다해 일제와 독재 잔재의 청산을 위해 싸워 온 그의 최근 기록이다. 친일파와 그 아류들, 박정희 독재와 그것이 남긴 찌꺼기를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고자 고투한 지은이의 정신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

1부에서는 한국 친일파의 계보를 추적하여 정신 구조를 해부한다. 그리고 일본 극우와 손을 잡고 그들을 대변하는 한국 ‘신판 친일파’의 정체를 밝힌다.

2부에서는 친일과 독재의 잔재가 남긴 야만과 폭압을 고발한다. 특히 반드시 청산해야 할 독재의 잔재로 정보 공작의 역사와 그것이 남긴 폐해를 분석하고,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매카시즘의 생트집 수법을 조목조목 따진다. 그리고 과거 청산과 개혁은 남이 해주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절박한 문제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부에서는 박정희를 찬양하는 박정희 신도들, 특히 정치인과 지식인들의 광증을 비판한다.

4부에서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지는 법의 세계를 염원하며 개혁의 과제를 말한다.

그리고 과거청산범국민위가 2005년에 발간한『과거청산운동 백서』의 글을 부록으로 실었다. 일제 잔재의 뿌리가 가장 깊게 박혀 있는 법조계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사법개혁의 시도와 진정한 과거청산을 위한 근본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친일파와 그 아류들을 역사의 법정에 세우고자 하는 법학자의 외침이다. 일본군 장교 출신의 박정희와 민족 반역자들에게 고하는 준엄한 경고이다. 오늘날 일본의 극우 세력과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는 한국의 극우 보수 세력에 맞선 결연한 싸움의 기록이다. 친일 군사독재의 정치 세뇌가 남긴 잔재를 역사의 박물관에 보내려는 선언이다. 정의가 유린되지 않는 사법제도를 갈망하는 법학자의 제언이다. 그리고 과거 청산의 의의와 과제를 함께 고민하자는 동지의 강직한 바람이다.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망령들에게 고함

역사는 과거에 대한 정당한 기억이어야 한다. 한국의 현대사는 이 명제에서 얼마만큼이나 당당한가? 일본 제국주의와 군부 독재에 기생하여 이웃과 민족을 팔아먹은 자들과 그들의 후예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아니, 역사를 위조하는 반역자의 후손들은 오히려 사회의 기득권 세력으로 군림하며 큰소리를 쳐왔다. 그들의 정신과 태도를 비호하며 지원해 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보이지 않으나 더 강력히 ‘존재하고 있는’ 박정희와 친일파의 유령들이다.

나는 불의에 분노하는 데서 개혁은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나보고 학자이고 교수인 사람이 너무 흥분하고 점잖지 못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 그런 사람에게 나는 “당신은 폭정에 짓밟힌 청년 학생을 위해 가슴을 쥐어뜯고 울어본 일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폭정에 대해 항의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다. (209쪽)

진실은 밝혀야 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져야 한다. 그 진통을 겪지 않고서는 역사에 대한 정당한 기억을 성립시킬 수 없다. 그것의 과정이 아무리 지난할지라도 친일파와 극우반공주의자들이 왜곡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보는 것은, 앞으로의 날들을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길을 에둘러 가서는 안 된다. 반세기 이상을 떠돌고 있는 친일파와 박정희의 유령들에 맞서는 칼날이 무디어서는 안 된다. 역사의 불의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 감금, 고문, 학살당한 이웃의 아픔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개혁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생사가 걸린 중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실감해야 한다. 왜냐하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는 유령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다. 친일과 독재 잔재를 청산하고 인권과 민주주의가 오롯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개혁의 시작이다. 지은이의 외침이 독자들에게 생각과 행동을 움직이게 하는 울림이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