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대한민국 현대사 (독서>책소개)/5.대한민국대통령

김대중 내란음모의 진실 (2000)

동방박사님 2023. 6. 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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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이후 20년을 넘기고, 사건관련자들이 각자의 글 하나씩을 가지고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그 당시의 상황과 아픔, 과거에 묻혀 버린 진실들이 저자들의 회한과 함께 들어 있다. 또한 어두웠던 과거를 극복하고 이제는 민주주의를 이 땅에 정착해 나가자는 국민들에 대한 당부도 하고 있다.

목차

1. 서울의 짧은 봄, 긴 겨울, 그리고......
다시는 정치보복이 없어야 한다(법정 최후진술) / 김대중
5.17과 오늘 / 이문영
자술서 아닌 자술서 / 송건호
민주투사들을 제물로 삼아 / 예춘호
군화발에 짓밟힌 민주화의 봄 / 김종완
그날 그 자리 / 이호철
그날 0시 이후 / 고은
5.17사건과 나 / 한승헌
내 잔이 넘치옵니다 / 이해동
내가 겪은 80년, 그리고 광주 / 김상현
60일간의 지하공화국 / 이택돈
서울의 짧은 봄, 긴 겨울, 그리고... / 한완상
희망으로 되살아난 5.17의 피와 눈물 / 김옥두
서울의 봄과 군사재판 / 한화갑
오래 지워지지 않는 부끄러움 / 송기원
아버지가 지신 십자가 / 김홍일
영원히 잊지 못할 그 모습 / 설훈
20년간 못다 한 이야기 / 이석표

2. 죽음을 넘어
죽음을 넘어 / 이희호
1980년 5월을 생각하면서 / 조영창
아버지의 이름으로 / 김학민
편지로 못다 한 옥바라지 이야기 / 김정완
가족일기 / 박용길, 김석중, 이종옥

3. '5.17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진실과 그 역사적 의의
'5.17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진실과 그 역사적 의의 / 이만열
 

저자 소개

저자 : 이문영
1927년 서울 출생. 경기대 석좌교수, 아.태평화재단 이사, 정부조직개편위원회 고문, 제2의 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다.
저자 : 이해동
1934년 전남 해남 출생. 한빛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했고 현재 한우리교회 목사이다.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이사장, 학교법인 서원학원 이사장이다.
저자 : 한승헌
1934년 전북 진안 출생. 법무법인 '광장' 고문변호사이다.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감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으로

사모님은 미국 망명실에 임박해 우리 비서진들을 동교동으로 불렀다. 그러고는 일일이 우리와 따뜻한 악수를 하면서 선생님의 정표를 하나씩 나누어주셨다. 우리 모두에게 생활이 어려울 테니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돈을 주셨고, 담배 피우는 사람에겐 파이프를, 그리고 나에게는 선생님이 교도소에서 쓰시던 담요를 주었다. 집사람은 반지를 받았다.

우리 모두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사모님은 오히려 우리를 격려하면서 우리가 죽지 않고 살다 보면 반드시 만날 것이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우리 인간사이니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라고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다.

12월 23일 동교동으로 가니 사모님이 그날 미국으로 떠나신다는 거였다. 하지만 몇 시에 무슨 비행기로 가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김홍일 내외는 서울에 남고 홍업과 홍걸이는 함께 미국 망명길에 오르기로 결정되었다.

이날 오후 여섯시 안기부와 경찰은 극비 합동작전으로 앰뷸런스 두 대를 이용하여 후문으로 선생 가족 일행을 빼돌렸다. 병원 입구를 지키며 혹시나 하고 기다려보았지만 이미 신병을 빼돌리고는 경찰을 철수시켰다. 김포공항의 가로등이 꺼지고 앰뷸런스를 탄 가족 일행은 비상구로 들여보내졌다. 서울에 남기로 한 큰아들 홍일이와의 작별마저 못하게 만들었다.

마침내 김대중 선생은 기약 없는 미국 망명길에 오른 것이다. 2년 7개월의 감옥생활 끝에 그토록 사랑하는 고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슬픔과 기구함을 삭이며 뜨거운 조국애와 민주회복의 의지를 담은 자작시 『인제 가면』을 눈물로 써내려 가며 이역만리 타국으로 떠나갔다.
---pp.30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