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가톨릭-천주교 (독서)/9.천주교문화산책

수도원의 역사 (2004)

동방박사님 2024. 1. 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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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수도원의 역사』는 우리에게는 여전히 생소하고 낯선 ‘수도원’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공동체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황권과 왕권의 대결, 계몽주의의 발현, 근대국가의 형성이라는 서양 역사의 부침 속에서 어떠한 영향을 받고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를 찬찬히 기술하고 있다.

목차

1. 수도자, 신성에 참여하고 싶었던 사람들
2. 수도원의 처음, 빛은 도앙에서
3. 새로운 대륙에 전해지다
4. 유럽의, 유럽인에 의한 수도원
5. 수도원과 현대 사회

저자 소개

저자 : 최형걸
현, 천안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강사/ 동이교회 목사이며 독일 Marburg대학교에서 베네딕트 수도원과 프란시스 수도원을 중심으로 수도원에서 가난과 순종이 어떻게 변천되었는지를 연구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초대교회사』, 『중세교회사』, 공저로 『기독교 영성의 역사』,『신학자가 바라본 바람직한 영성운동』, 역서로 『기독교 수도원의 역사』. 논문으로 「성 프란시스 수도원의 가난 이상과 그 역사....

출판사 리뷰

은둔과 금욕의 역사
천재적인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읽고 있노라면, 어둠 속에만 갇혀있었을 것 같은 중세에 생명의 숨결과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철옹성 같은 중세 수도원에서 제공되는 에너지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상과 은둔하며 가정을 포기하고 깊은 산 속에서 오직 종교적 활동만을 해왔다는 것에서 수도원은 불교의 절과 유사하다. 하지만, 수도원은 이들 절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무언가 역동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으며, 엄숙한 수도복 속에 힘의 원천이 감춰져 있을 것도 같다. 수도자는 세상을 아예 버린 사람들, 세상을 아예 떠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런 수도자들이 함께 모여 살며, 제도화된 것이 수도원이다. 그들은 왜 세상을 떠나기로 작정했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을까?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처럼 같은 수도원이면서 베네딕트 수도회와 프란시스 수도회는 왜 서로를 의식하며 대결구도를 형성했을까?

이 책 『수도원의 역사』는 바로 이러한 우리에게는 여전히 생소하고 낯선 ‘수도원’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공동체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황권과 왕권의 대결, 계몽주의의 발현, 근대국가의 형성이라는 서양 역사의 부침 속에서 어떠한 영향을 받고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를 찬찬히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수도자들은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의 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웃과 세상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몸으로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수도원은 이 땅에서 예수가 살았던 삶의 모습과 제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르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수도원의 역사』에서는 이름만 친숙한 주요 수도원들을 역사적 맥락에 맞추어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구의 역사적이 이해 없이 수도원을 이해할 수없으며, 반대로 수도원의 역사적 이해 없이 서구 역사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방 수도원 역사의 중심을 차지하며 수도원 규칙의 표준을 만들어낸 ‘베네딕트 수도원’, 이단 운동과의 대결을 통해 제도권 교회를 옹호하기 위해 정통 신학에 힘을 기울인 ‘도미니크 수도원’, 우리는 이곳에서 그 유명한 토마스 아퀴나스를 발견할 수 있고, 중세 후기 소위 종교 재판을 통해 이단의 고문과 처형을 주관했던 이들이 바로 도미니크 수도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위해 세운 ‘프란시스 수도원’, 종교개혁을 통해 위기감을 느낀 가톨릭과 교황을 구하기 위해 가톨릭 개혁의 선봉에 섰던 ‘예수회’, 이 예수회는 교육과 선교에 특히 힘을 쏟았는데, 특히 마테오 리치 등의 선교사들을 통해 아시아의 선교역사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저자는 계몽주의와 절대왕정의 근대사회가 대두되면서 해체되었던 수도원이 20세기 들어 다시 부흥하는 이유로 이성에 근거한 인간의 노력이 한계를 절감하고 다시금 신적 질서에 동참하는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들고 있다. 전통적 수도원 이상의 개신교적 또는 현대적 변용이라 할 만한 형제자매단, 떼제 공동체, 라브리 공동체 등 개신교에서 생겨난 공동체들은 그에 대한 반증이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