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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지 못한 말 (2024) - 한국장편소설

동방박사님 2024. 4. 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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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호텔 이야기』『가만히 부르는 이름』『곁에 남아 있는 사람』등, 동시대 사람들의 애틋한 이야기를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로 담아내는 작가 임경선이 격정적인 사랑 소설 『다 하지 못한 말』로 돌아왔다.

사랑의 달뜸과 황홀, 고통에 대한 지극한 회고

사랑에 빠지면 왜 하고 싶지만 못 하는 말이 생기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말을 의식하기 시작할까? 혼자만의 일상을 잘 보살피며 지내오던 여성 직장인인 ‘나’는 남성 피아니스트인 ‘당신’을 만나 운명처럼 그에게 빠져들며 단정했던 일상은 조금씩 흐트러져간다.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이 가능하기나 한가?”라며 그렇게 사랑의 달뜸, 황홀 그리고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간다.

‘나’는 ‘당신’을 잃을 두려움에 말을 아끼고 그 어쩔 줄 모르는 고통에 편지인지, 일기인지, 혹은 단순히 혼잣말인지 모를 글을 쓴다. 오직 깊이 사랑했던 사람만이 내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는 것. 사랑의 고통을 지나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렇게 사랑하는 상대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이 되어버린다.

지금 이 상태 그대로의 마음을 남기고 싶었어.
다 하지 못한 말을 하고 싶었어.
정말 좋았던 것, 너무 가슴 쓰라렸던 것,
당신을 속였던 것, 등등. 당신을 본 순간 이제야 찾았다 싶어서,
오래갈 거라고 혹은 영원할 거라고 마음대로 생각해서
순간순간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담아둘 수도, 버릴 수도 없었던 말들.
이 말들이 갈 곳은 단 한 곳, 오직 한 사람, 당신, 당신. - p.207

그렇게 차마 함께했던 동안에는 하지 못한 말들은 나중이 되어서야 글이 되어 겨우 숨을 내쉰다. 연애 중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그리고 이별은 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상태에서 속으로 품고 있는 말들. 그 넘치도록 많은 감정과 복잡한 생각들을 안간힘을 써서 글로 쓰는 ‘나’는 마침내 상대를 보내주기 위한 마지막 의식을 치른다.

소설 『다 하지 못한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 주인공 ‘나’의 일인칭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시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생생한 『다 하지 못한 말』은 지금 이 순간 사랑의 고통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는 위로를, 사랑의 고통을 견뎌낸 모든 이들에게는 공감을 안겨주는 소설이 될 것이다.

목차

누군가는 열애 중 / 각시메뚜기 / 첫 질투 / 당분간이라는 말 / House of Woodcock / 낯선 감각 / 기다림 / 결혼식 가는 길 / 표정 / 직장인의 점심시간 / 시력검사 / 밤의 문자 / 슈만,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 / 덕수궁 / 시무룩한 예술가 / 연습 / 거짓말 / 굳은 손가락 / 스웨덴 / 금지된 서운함 / 분리수거 / 연주회 / 우울한 몽상가와 활발한 열정가 / 서프라이즈 / 미안하다는 말 / 고통 / 사랑은 여자들만 한다 / 합리화 / 제3자들 / 배움 / 음악 취향 / 마침표 / 출혈 / 그리워하지 않을 것처럼 / 시간의 작용 / 망각 / 수양벚꽃나무 / 작가의 말
 
 

저자 소개

저 : 임경선
 
12년간의 직장생활 후, 2005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 『가만히 부르는 이름』『곁에 남아 있는 사람』,『나의 남자』, 『기억해줘』,『어떤 날 그녀들이』, 산문 『평범한 결혼생활』,『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공저)』,『다정한 구원』, 『태도에 관하여』,『교토에 다녀왔습니다』,『자유로울 것』, 『어디까지나 개인적인』,『나라는 여자』,『엄마와 연애할 때』 등을 썼다. 인스타그램 @kyoungsun...

책 속으로

누군가의 열애 소식을 들었어. 바람이 부드럽고 따스한 게 이제 완연한 봄 날씨였어.
--- p.11

웬만한 것들에는 마음을 쓰지 않아. 그건 밥벌이일 뿐이잖아. ‘전혀 동요하지 않는’ 내 모습에 과 사람들은 감탄하곤 했지. 한데, 지나고 보니 딱히 칭찬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어쩌면 나는 ‘화를 낼 줄도 모르는 딱한 사람’이었는지도 몰라.
--- p.21

‘난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 있는 것 같아. 조금.’
그때마다 나는 들리지 않게 속으로만 나지막이 읊조렸어.
--- p.65

나는 가끔 당신의 눈빛에서 네가 예술에 대해 뭘 알겠냐는 듯한 경멸을 읽었거든.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당신이 나의 눈빛에서 당신에게는 진정한 예술적 재능이 없다는 의심을 먼저 읽어서일지도 모르겠다.
--- p.87

나를 잃지 않는 사랑이라는 게 가능하기나 한가?
--- p.121

화를 내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대응하면 화를 내는 이유가 없어져. 상대가 나한테 원하는 게 있을 때만 화내는 것이 효력을 발휘해. 하지만 상대가 나한테 바라는 게 더 이상 없다면 화는 허공에 흩날려 증발하고 말아. 화내는 사람은 더 비참해지기만 하지.
--- p.144

나는 확실히 해주는 사람이 좋아. 남자든 여자든. 그러니 정확한 진심을 말해줘요.
난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을 정말 싫어하니까.
--- p.155

흐릿한 희망 고문이 선명한 이별로 결론 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날카로운 비수로 찔린 심장에선 콸콸 피가 쏟아져 나왔어. 당분간 만나지 말자는 말의 모호한 가능성을 끌어안고 있는 편이 더 고통스러운지, 아니면 더 이상 보지 말자는 이별을 정확하게 선고받는 쪽이 더 고통스러운지 점점 더 알 수가 없었어.
--- p.187

“인생의 모든 것은 결국 뭔가를 놓아주는 행위가 되는데, 언제나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작별 인사를 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한다는 거예요.”
--- p.207

출판사 리뷰

“깊은 상처는 오직 내가 깊이 사랑한 사람만이 줄 수 있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로버트 글릭(Robert Gluck)은 사람들이 그에게 자신들에 관한 글을 써달라고 가끔 부탁을 해오면 이렇게 대답한다고 한다.

“그럼 먼저, 내 마음을 아프게 해보세요(First, break my heart).”

참 맞는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그저 행복한 일이겠지만,
간절하고 절박하게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은 내게 깊은 상처를 준 사람이다. 그리고 그 깊은 상처는 오직 내가 깊이 사랑한 사람만이 줄 수 있다.

『다 하지 못한 말』의 여자 주인공인 ‘나’는 혼자만의 일상을 잘 보살피며 지내오던 성실하고 독립적인 여성 직장인이다. ‘나’는 공연예술가로서 좌절을 마주한 남성 피아니스트인 ‘당신’을 우연히 만나 그에게 운명처럼 빠져들며 단정했던 일상은 조금씩 흐트러져간다. 바보처럼 사랑하기를 선택한 ‘나’는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사랑이 가능하기나 한가?”라고 울부짖듯 독자들에게 물으며 사랑의 달뜸, 황홀 그리고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간다.

사랑의 달뜸과 황홀, 고통에 대한 지극한 회고

사랑에 빠지면 왜 하고 싶지만 못 하는 말이 생기고,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말을 의식하기 시작할까? 『다 하지 못한 말』의 여자 주인공 ‘나’는 ‘당신’을 잃을 두려움에 말을 아끼고 어쩔 줄 모르는 고통에 편지인지, 일기인지, 혹은 단순히 혼잣말인지 모를 글을 쓴다. 사랑의 고통을 지나가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렇게 사랑하는 상대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차마 함께했던 동안에는 하지 못한 말들은 나중이 되어서야 글이 되어 겨우 숨을 내쉰다. 연애 중에는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 그리고 이별은 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상태에서 속으로 품고 있는 말들. 그 넘치도록 많은 감정과 복잡한 생각들을 안간힘을 써서 글로 쓰는 ‘나’는 마침내 상대를 보내주기 위한 마지막 의식을 치른다.

마치 ‘내 이야기’인 것 같은, 날것 그대로의 일인칭 구어체 소설

소설 『다 하지 못한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 주인공 ‘나’의 일인칭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시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이 정직하고 생생하게 ‘이제 와서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놓으며 스스로의 상처를 천천히 봉합해나간다. 비록 상대인 ‘당신’은 내게 고통을 주고 떠난 사람이지만 ‘나’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로 하면서도 동시에 상대와의 관계에서 끝까지 공정한 관점을 유지하려 애쓴다.

“그렇다 해도 사랑에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조금 더 혹은 덜 사랑한 사람, 혹은 조금 먼저 사랑하기를 그만두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멈추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고로 소설 속 '당신'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냥 사랑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 같다. 여전히 잘은 모르지만.” _작가의 말

영화 [듄]의 배우, 티모시 샬라메도 사랑의 고통이 가지는 ‘어쩔 수 없음’의 속성을 Vogue Homme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피력한다.

“사랑할 때는 그 무엇도 겁내거나 사리지 말고, 나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하죠. 사랑이 고통스러운 건 너무도 당연해요.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프거나,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슬프면 - 맞아요, 그건 사랑이에요.”

『다 하지 못한 말』은 지금 이 순간 사랑의 고통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사랑의 고통을 견뎌낸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안겨주는 소설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