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전쟁연구 (책소개)/1.세계전쟁사

전쟁이라는 세계 (2021) - 한 정치학자의 현대 군사 고전 읽기

동방박사님 2024. 5. 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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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전쟁이란 무엇인가
군대는 왜 존재하는가
누가, 왜, 어떻게 싸우는가


군대를 왜 알아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필요악’이라고 말한다. 국민의 안전에 필요하지만, 더 훌륭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에서 한국정치를 가르치는 저자는, 전쟁의 역사와 군사학을 20여 년 동안 공부하고 글을 썼다. 이 책 『전쟁이라는 세계』는 전쟁이 무엇인지, 군대가 왜 그리고 어떻게 존재하는지 궁금해한 한 정치학자가 치밀하고 성실하게 읽고 쓴 결과물을 모은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

PART 1 전쟁이란 무엇인가

전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존 스토신저, 《전쟁의 탄생》
담론이 전쟁 방식을 결정한다
- 존 린, 《배틀, 전쟁의 문화사》
인간은 왜 전쟁을 하려 하는가
- 아자 가트, 《문명과 전쟁》
보급과 병참, 전쟁의 조건
-마르틴 반 크레펠트, 《보급전의 역사》
6·25,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전쟁
-시어도어 리드 페렌바크, 《이런 전쟁》

PART 2 대전략과 전쟁 지휘

승리의 관건은 정치
- 엘리엇 코헨, 《최고사령부》
정책과 전략의 상호작용
-휴 스트로운, 《전쟁의 방향》
전쟁, 끝내기가 중요하다
-기드온 로즈, 《전쟁은 어떻게 끝나는가》
국방 개혁이라는 열망
- 제임스 로처, 《포토맥강의 승리》
민주주의를 둘러싼 신화
-아자 가트, 《민주주의의 강점과 약점》
끝도 없는 전쟁
-도널드 스토커, 《미국은 왜 전쟁에서 패배하는가》

PART 3 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

누가 싸우는가
-존 키건, 《전쟁의 얼굴》
전투 살해의 본질
-데이브 그로스먼, 《살인의 심리학》
어떻게 싸우는가
- 데이브 그로스먼·로런 W. 크리스텐슨, 《전투의 심리학》
그들은 왜 싸우는가
-레너드 웡 외, 《그들은 왜 싸우는가》
미군이 걸프전에서 이긴 진짜 이유
-스티븐 비들, 《군사력》
시가전의 원리
-루이스 디마르코, 《콘크리트 지옥》

PART 4 지휘관이 중요하다

독선이 불러오는 재앙
-노먼 딕슨, 《군사적 무능의 심리학》
“우리는 한 형제다”
- 스티븐 앰브로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
군 지휘부의 의무
- H. R. 맥매스터, 《의무의 방기》
‘40초 보이드’, 계급을 뛰어넘는 성취
-로버트 코램, 《보이드》
사람들은 어떻게 결정을 하는가
-게리 클레인, 《의사결정의 가이드맵》
전술, 승리의 이론
- B. A. 프리드먼, 《전술론》
무능이 무능을 낳는다
- 토머스 릭스, 《장군들》
지휘관에게 중요한 단 하나의 전투
- 짐 매티스 외, 《콜 사인 카오스》

PART 5 미래의 전쟁, 전쟁의 미래

전쟁을 예측하는 법
-로런스 프리드먼, 《전쟁의 미래》
미래 전쟁의 패러다임
-피터 싱어, 《하이테크 전쟁》
혁신의 필요조건
-맥그리거 녹스 외, 《강대국의 선택, 군 혁명과 군사혁신의 다이내믹스》
마음과 동기가 중요한 이유
-앤드루 매케이 외, 《행태적 갈등》
지옥 같은 전쟁에서도 도덕적 잣대가 필요하다
-마이클 월저, 《마르스의 두 얼굴》

PART 6 전쟁의 역사

가장 불가사의한 전쟁
-존 키건, 《1차 세계대전사》
군대가 만든 제국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전쟁과 사회의 상호작용
-마이클 하워드, 《유럽사 속의 전쟁》
군복과 무기는 왜 멋있어야 하는가
- 마틴 판 크레펠트, 《전쟁본능》
경이로운 승리, 갑작스러운 패배
-게하르트 P. 그로스, 《독일군의 신화와 진실》
붉은 군대의 진화
-데이비드 글랜츠 외, 《독소전쟁사 1941~1945》

저자 소개

저 : 최영진
정치학자,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한국정치론’과 ‘정치와 예술’ 등의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전쟁과 군대에 매료되어 느지막하게 공부를 시작했다. 《국방일보》에 ‘최영진 교수의 전쟁과 미술’, ‘현대 군사명저를 찾아’를 연재했고 《국방저널》에 ‘군사고전 다시 읽기’, ‘역사 속의 군사전략’을 집필 중이다. 2020년부터 이데일리TV ‘워-스트리티지’에 출연해 전쟁과 전략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대한민국 육...

책 속으로

20세기 이후 여덟 개의 주요 전역을 다루면서 저자가 내린 결론은 “20세기에 전쟁을 시작한 어떠한 국가도 승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아무리 압도적인 전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결전의지로 무장하고 저항하는 게릴라를 완전히 제압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 「“전쟁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전쟁 방식에 깔려 있는 ‘전쟁 담론’이다. 시대마다 전쟁을 이해하는 ‘개념적 문화’가 있으며, 여기에는 전쟁(과 승리)에 대한 가치, 신념, 기대, 선입견 등이 포함된다. “전쟁 담론은 전쟁의 실제가 전쟁에 대한 그 사회의 개념(전쟁이란 모름지기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개념)을 그대로 닮은 모습으로 나타나게 하려 애쓰기 마련이다.” 전쟁 담론이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담론이 전쟁 방식을 결정한다”, 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저자는 철저한 계획에 따라 진행된 작전이 실패로 끝난 사례를 들면서 클라우제비츠가 언급했던 ‘전쟁의 안개fog of war’와 마찰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전장은 안개 속에서 움직이는 것같이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별일 아닐 듯하지만, 막상 전투가 진행되면 엄청난 마찰이 발생하는 저항의 공간이다. 적의 대응과 같이 통제되지 않는 변수와 우연이 작용하는 불확실성의 공간이기 때문에 완벽한 작전 계획 자체가 불완전한 것이며, 지휘관의 창의적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 「“보급과 병참, 전쟁의 조건”, 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저자의 가장 뛰어난 통찰은 정책과 전략의 상호작용에 주목한 것이다. 전략과 정책 목표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조금씩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이러한 상호성을 통해 성공적인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에게 전략은 군사적 능력과 정치적 목표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정책 목표가 전쟁의 수행 방식을 결정하듯이, 전쟁의 과정 또한 정책 목표를 변화시킨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 영국의 전쟁 목표는 생존이었지만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유럽 탈환과 승리로 바뀌었다. 전략은 정책의 군사적 수단이지만 전략 또한 정책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 「“정책과 전략의 상호작용”, 2부 대전략과 전쟁 지휘」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들이 어떻게 전투를 수행했는지를 현장 조사했던 마셜은 병사의 15~20퍼센트 정도만 실제 전투에서 총을 쏘았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그 이유는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인간을 죽이는 데 아주 강한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전투 살해의 본질”, 3부 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 중에서

그렇다면 이런 일이 왜 반복해서 생기는 것일까? 최고 지휘관이 이렇게 무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참사가 무능한 지휘관 탓이라면, 이런 인물이 어떻게 최고 지휘관의 지위에 오르는 것일까?
--- 「“독선이 불러오는 재앙”, 4부 지휘관이 중요하다」 중에서

군사혁신은 일련의 혁신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 과정에서 군대는 교리.전술.절차.기술의 변화를 수반하는 새로운 개념을 개발하게 된다.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기술력이 결정적인 것도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전격전이 좋은 사례다. 독일은 전차 제작 기술에서는 프랑스에 뒤졌지만 탁월한 작전술로 프랑스를 항복시켰다.
--- 「“혁신의 필요조건”, 5부 미래의 전쟁, 전쟁의 미래」 중에서

작전적 사고의 전제조건은 대규모 전력의 신속한 이동이다. 19세기 중반 독일의 작전적 사고의 토대를 만들었던 헬무트 몰트케Helmuth Kari Barnhard Moltke 총참모장은 1870년 13일 만에 약 51만 명의 병력과 약 16만 필의 군마, 그리고 1400문의 야포를 화차에 실어 작전 지역까지 전개시켰다. 그는 부대 이동에 여러 갈래의 길과 철도를 이용하되 전투에 앞서 전력을 결집하는 ‘분진합격分進合擊’의 고전적 사례를 쾨니히그레츠(1866)와 스당(1870)에서 연출해 보였다. 몰트케는 상대적으로 열세인 전력에도 불구하고 공간과 시간의 이상적 결합을 통해 국지전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인 전력을 투사함으로써 승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경이로운 승리, 갑작스러운 패배”, 6부 전쟁의 역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전쟁은 한국군이나 미군이나 다 똑같이 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른 전쟁 방식으로 싸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신 무기만 있으면 전쟁에서 이기는 줄 알았는데, 무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작전술과 전술적 역량이라는 것을 배웠다. 병력의 규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역사적 진실이었다.” _ ‘들어가며’에서

전술에서 전략까지,
현대 군사 고전에서 찾은 전쟁의 원리


이 책은 저자가 군대가 어떻게 싸우는지, 전장에 선 군인이 무엇을 느끼는지, 잘 싸우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공부한 기록이다. 근현대 군사학 고전 36권을 골라서 주요 내용을 요약하고 현재에도 유익한 내용을 정리했다.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전쟁이란 무엇인가’에서는 현대 전쟁의 원인과 원리를 살펴본다. 《전쟁의 탄생》 저자인 존 스토신저는 “20세기에 전쟁을 시작한 어떠한 국가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그런데도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전쟁 개시를 결정하는 정책 결정자 즉 국가 지도자의 성격과 현실 인식에 있다. 스토신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역사는 역사를 만들지 않는다. 사람들이 외교정책을 결정한다. 이들은 지혜로운 혹은 어리석은 정책을 만든다.” 2부 ‘대전략과 전쟁 지휘’에서는 정치와 전쟁의 관계 및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프로이센 군사학자 클라우제비츠는 정치와 전쟁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전쟁은 정치적 접촉을 다른 수단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전쟁이 궁극적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면, 군인들만의 문제가 될 수 없다. 반대로 정치 지도자가 전쟁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전쟁에 뛰어든다면, 오늘날 미국처럼 “끝도 없는 전쟁”에 휘말릴 것이다. 3부 ‘그들은 어떻게 싸우는가’에서는 전투 과정의 실상을 상세히 살펴본다. 전장의 병사들이 어떤 심정으로 전투에 참여할까? 1947년에 미국의 장군 마셜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 병사들이 어떻게 전투를 수행했는지 조사했는데, 병사의 15~20퍼센트만 전투에서 총을 쏘았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대다수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인간을 죽이는 데 아주 강한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훈련 과정이 개선되었고, 20여 년 뒤인 베트남전쟁에서는 사격 비율이 90퍼센트까지 올라갔다.
4부 ‘지휘관이 중요하다’에서는 지휘관의 탁월성을 탐구한다. “최고 지휘관이 이렇게 무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 이런 인물이 어떻게 최고 지휘관의 지위에 오르는 것일까?” 저자는 영국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노먼 딕슨이 쓴 《군사적 무능의 심리학》을 통해 무능의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지휘관의 무능은 무지가 아니라 잘못된 판단을 고집하는 심리적 기제에서 비롯된다. 지휘관이 ‘약한 자아’를 가지는 경우 권위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기 쉽고, 이 성향은 자기를 과신하고 타인의 의견을 거부하는 원인이 된다. 5부 ‘미래의 전쟁, 전쟁의 미래’과 6부 ‘전쟁의 역사’에서는 주로 전쟁사의 고전을 다룬다.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우는 이유는 전쟁의 본질 때문이다. 인류사 그 어떤 전투도 막무가내로 싸워서 이긴 적이 없다. 전력이 약할수록 머리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총체적 군사력이 아니라 국지적 우세를 확보하는 것이 언제나 중요했다. 이순신 장군이 일구어낸 전승의 비법도 이것이다. 전략과 작전에서 적을 압도하면 승리의 가능성은 커진다. 상대가 어떻게 싸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이기는 방법도 있기 마련이다.” _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중앙대학교에서 한국 정치론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학교 정치국제학과에서 한국정치를 가르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군대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전쟁과 군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해서 외국 사관학교와 국방대학원의 추천 목록을 참고해서 공부했고, 국내외에 좋은 책에 많은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까워 글을 쓰고 책을 소개했다. 《국방일보》와 《국방저널》에 ‘최영진 교수의 전쟁과 미술’을 시작으로 ‘현대 군사명저를 찾아’, ‘최신 군사학 연구동향’, ‘군사고전 다시 읽기’, ‘역사 속의 군사전략’ 등의 칼럼을 연재했다.
저자가 20여 년 동안 전쟁사와 군사학을 공부한 끝에 내린 결론은, “공부하는 군인이 잘 싸운다”는 것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군대의 존재 목적은 전쟁 억지에 있다. 따라서 저자는 군대를 “거대한 학습조직”으로 정의하고, “경기 일정이 잡히지 않은 권투선수”에 비유한다. 권투선수는 언제 경기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훈련에 매진하고, 경기가 벌어지면 최선의 기량으로 싸워 이겨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군대의 의무는 교육 훈련이고, 더 본질적으로 학습(learning)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순간, 침략당한 나라의 군대는 실패한 것이다. 적이 공격해도 될 만큼 만만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전쟁이라는 세계》는 국가를 지키는 군인들에게 필요한 교과서이자 국민을 위한 안보 교양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