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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 : 인간답게 산다는 것

동방박사님 2021. 12. 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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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사회를 뒤흔들었던 36건의 강력사건, 과연 법은 누구 편인가?
때로는 일치하지만 때로는 대립되는 정조임금과 정약용의 한 판 승부!

『흠흠신서(欽欽新書)』는 『목민심서(牧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와 함께 다산 정약용을 말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책이다. 이 중에 『흠흠신서』는 조선의 과학수사 지식을 집대성한 한국 법제사상 최초의 판례 연구서로, 정약용의 천재성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정약용은 18세기 조선사회에 살인과 같은 강력사건의 수사 과정이 매우 형식적이고 불공정하게 처리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지방관들이 사건의 진상을 올바르게 판단하여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수사의 기술과 지식을 담은 책을 집필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는 『흠흠신서』에 등장하는 36건의 살인사건을 선별하여 흥미진진한 해설과 함께 평역했다. 정조 대왕이 직접 심리했던 사건의 구체적인 이야기와 진상을 밝히는 과정, 판결의 법률적 논리,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의견이 서로 얽히고설켜 한 권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목차

들어가기 전에
알아두기

1장.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면 안 된다

1. 누구를 위한 복수인가?
2. 사람을 업신여긴 죄
3. 살인보다 더 악랄한 죄
4. 아들을 죽인 아버지의 변명
5. 패륜아의 화해법, 그리고 은밀한 거래
6. 기울어진 운동장의 여인들
7. 불효한 아내를 죽인 남편

2장. 나라에 법이 있다면 어찌 이럴 수 있겠는가?

8. 나라에 법이 있다면 어찌 이럴 수 있겠는가?
9. 가진 자들이 더 겸손해야 하는 이유
10. 상급자의 갑질, 죽음으로 이어지다
11. 아들의 패륜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12. 짧은 순간의 자기 결정과 그 책임
13. 누구도 사사로이 죄를 물을 수 없습니다
14. 임금이 칭찬한 여인의 복수극

3장. 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15. 강력 범죄 수사의 모범 사례
16.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의 비밀
17. 죽어 마땅한 자를 단죄하다
18. 그를 어떻게 벌할 수 있겠는가?
19. 허물 많은 여인의 수상한 죽음
20. 배은망덕한 노비를 때려죽였다
21. 법전에 없는 죄를 어떻게 벌할까?

4장 조선판 유전무죄 무전유죄

22. 수사관 정약용, 살인 사건을 해결하다
23. 암행어사 정약용, 진범을 찾아내다
24. 법집행의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25. 자식 대신 살인범을 자처한 어머니
26. 재산 싸움 뒤에 숨은 흉계
27. 고부 갈등, 그리고 자살과 복수
28. 조선판 유전무죄 무전유죄

5장 법이란 억울한 백성을 살리는 것이다

29. 엽전 두 닢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
30. 미성년자의 살인, 어떻게 처벌할까?
31. 음주 살인 사건의 결말(1)
32. 음주 살인 사건의 결말(2)
33. 한증막 사망 사고의 비밀
34. 만들어진 사건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35. 미치광이의 묻지 마 살인
36. 정약용의 추리, 진상을 밝히다
 
 

저자 소개

저 : 정약용 (다산茶山)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대학자로, 호는 다산(茶山)이다. 1762년 경기도 광주부(현재의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서 출생하여 28세에 문과에 급제했다. 1789년 대과에 급제한 이후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관료 생활을 했다. 곡산부사, 동부승지, 형조참의 등의 벼슬을 지냈다. 문장과 유교 경학에 뛰어났을 뿐 아니라 천문, 과학, 지리 등에도 밝아 1793년에는 수원성을 설계하는 등 기술적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정...

역 : 오세진 (吳世眞)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다산학사전팀 보조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국고등교육재단 한학 연수 과정을 수료했다. 조선과 중국의 역사와 사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서적을 집필하거나 번역하고 있으며, 강의도 겸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흔들리는 나를 위한 1일 1철학』,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 『징비록』(공역), 『율곡의 상소』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
 

책 속으로

법은 누구의 편인가? 이 물음에 정조는 이렇게 답한다. 정치 지도자라면 법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무조건 인정에 치우쳐서도 안 된다. 무조건 법대로만 집행하면 지도자가 편하고 책임을 피할 수는 있지만, 그러면 사건 당사자들이 마음으로 납득하지 않을 수 있고 끝내 억울한 백성이 나올 수 있다. 반면에 정상을 참작하고 인정을 살피는 쪽으로 가면 자칫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판결을 내리기가 쉬우며 불공정하다는 비판도 들을 수 있다. 그렇기에 살인 사건의 판결은 이 둘을 동시에 고려하면서도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
--- p.38

정조와 다산은 옥졸이 죄수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일은 물론이고 죄수들 사이에 서열을 만들고 악행을 저지른 일을 몹시 개탄한다. 비록 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갇힌 죄수 신분이라 할지라도 오로지 법에 따라서만 처벌을 받고 구금되는 일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법을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엄중한 사회 규범으로 정한 이유는, 강자가 약자를 함부로 억누르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개인적인 보복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면 나라가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밀림이 되어 그 혼란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 p.72

비록 천한 신분으로 남의 집안의 일을 해주는 사람이 죽을죄를 지었더라도 마땅히 사법 기관에서 죽여야지 사사로이 죽음으로 몰아가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죽을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분에 못 이겨 제멋대로 죽인 경우에는, 그가 아무리 고귀한 신분일지라도 사형을 받아야 마땅
합니다. 조선 왕조 건국 초기에 왕실의 친족이 비부를 죽였는데, 사헌부에서는 법대로 집행할 것을 힘껏 청했습니다. 이야말로 참 으로 엄정한 법집행의 사례입니다.
--- p.94

이 사건에서는 시신에 남은 상처가 너무도 명확해서 폭행의 고의성이 드러났고, 따라서 관찰사와 형조 모두 살인자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정조 임금은 모든 게 술 탓이라며 정상을 참작하여 용서해주었다. 이에 대해, 다산이 자세하게 반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다산은 술에 취한 사람은 자신이 술에 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 스스로 절제해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고 과음을 하여 분별력을 잃은 것이므로 고의성이 다분한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술에 취한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분별력을 상실한 것이기에 미친 사람의 죄를 용 서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 p.207
 

출판사 리뷰

조선사회를 뒤흔들었던 36건의 강력사건, 과연 법은 누구 편인가?
때로는 일치하지만 때로는 대립되는 정조임금과 정약용의 한 판 승부!

『흠흠신서(欽欽新書)』는 『목민심서(牧民心書)』, 『경세유표(經世遺表)』와 함께 다산 정약용을 말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책이다. 이 중에 『흠흠신서』는 조선의 과학수사 지식을 집대성한 한국 법제사상 최초의 판례 연구서로, 정약용의 천재성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책이다.

정약용은 18세기 조선사회에 살인과 같은 강력사건의 수사 과정이 매우 형식적이고 불공정하게 처리되는 현실을 개탄하며, 지방관들이 사건의 진상을 올바르게 판단하여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수사의 기술과 지식을 담은 책을 집필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는 『흠흠신서』에 등장하는 36건의 살인사건을 선별하여 흥미진진한 해설과 함께 평역했다. 정조 대왕이 직접 심리했던 사건의 구체적인 이야기와 진상을 밝히는 과정, 판결의 법률적 논리, 그리고 다산 정약용의 의견이 서로 얽히고설켜 한 권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조선 제일의 천재 정약용이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정의란 무엇인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다산의 지혜에 탄복하게 되는 책

정약용은 이 책에서 수사의 방법, 사건 처리 기술, 올바른 법률 적용, 나아가 판결의 원칙 등을 세세하게 망라하여 기술하고 있다. 더구나 모든 사건에는 때로는 일치하지만 때로는 대립되는 정조와 정약용의 관점 차이를 볼 수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는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과 판례들을 읽을수록 새삼 놀라게 된다. 범죄의 양상, 학연과 혈연을 방패삼아 은폐하고 왜곡하는 수사, 위정자들에 의해 여지없이 무너지는 법질서 등 오늘날 일어나는 사건과 똑같은 부분들이 너무 많아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지혜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사건들과 정약용과 정조의 생각을 읽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공감하는 가운데, 전혀 달라지지 않은 오늘의 상황을 바라보며 우리는 다산이 조선사회에 던진 질문을 곱씹어보게 된다. “법은 누구의 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