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동양철학의 이해 (독서>책소개)/2.한국철학사상

함석헌의 생철학적 징후들

동방박사님 2021. 12. 23. 18:42
728x90

책소개

함석헌을 세계적 철학사상가들의 반열에 올려 놓고, 그들과 비교함으로써 함석헌 해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저자가 함석헌의 마음과 생각을 ‘저항의식’과 ‘평화사상’과 ‘인간중심’ ‘생태환경’ ‘아나키즘’이라는 창을 통해서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책이다.

목차

제1부 함석헌의 초월론적 세계와 정치·종교 수사학
함석헌의 정치 인식과 철학
1. 씨의 융합(정치)철학
2. 혁명적 인간, 혁명하는 인간
3. 3월의 민족정신, 삼일정신
4. 전쟁 미화 비판과 비폭력적인 평화
5. 평화적인 아나키즘의 상상력

함석헌의 생태이성과 정치이성
1. 정치적 존재의 삶과 바르게 사는 인간
2. 정치의 또 다른 이름, ‘백성의 자연’을 부르는 자
3. 원자력의 기호(sign)와 자기 테크놀로지
4. 국가 정신의 해체와 인간 정신의 퇴락
5. 흔적뿐인 목자, 곤혹스러운 정치
6. 프로이트와 공백, 그리고 침묵 소리의 뜻하지 않은 방문

함석헌의 시선으로 바라본 생철학적 의미의 이질성
1. 생각에 대한 ‘생각’을 근원적으로 묻다
2. 몸적 주체성의 회복을 위해 생각-함
3. 이념(논쟁)보다 생을 앞세우라!
4. 돈, 동그랗지만 날카로움으로 감
5. 다문화에 이중적 잣대는 안 된다!

함석헌의 종교 해석과 의식의 옹호
1. 함석헌의 진리 인식과 초월자에로의 기투
2. 근사적 진리로는 종교 행복이 있을 수 없다!
3. 근원적인 문자를 찾기 위한 해석학
4. 시원적 의식의 해석학, 지중해와 그리스도인의 정신세계
5. 종교적 인간, 부처로 인해 숨을 쉬다!
6. 예수, 납세 문제에 답하다!

함석헌의 종교적 신념과 실존
1. 거룩의 현상학: 부정(不淨)한 것은 거룩의 선택을 빼앗는다!
2. 뜻에 대한 인식과 인간의 종교적 지향성
3. 초월자의 발화와 종교인의 이성적 신앙
4. 종교적 인간과 성(性/聖)스러운 인간
5. 다 없는 사랑을 하는 인간

함석헌의 비판적 종교사유
1. 교회 공동체의 제도적 속박과 민주적인 신앙 공동체
2. 함석헌의 종교다원주의
3. 면도한 원숭이들의 논쟁
4. 함석헌의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입장

종교평화지수 제정의 기초 작업을 위한 철학적 성찰
1. 막스 베버의 종교사회학과 갈등 실재론에 대한 이해
2. 종교 간 갈등(종교적 스트레스)의 지수화 작업
3. 갈등에서 평화로--종교평화지수 제정에 대한 철학적 함의
4. 함석헌의 종교문화 비판과 종교평화

사르트르의 관점에서 본 함석헌의 종교적 에크리튀르와 아나키즘
1. 종교 비판가로서의 함석헌
2. 참여적 종교 작가로서의 함석헌
3. 무교회(주의)적 담론에 대한 종교적 아나키즘의 해석학

종교 간 고통에 대한 해석학적 성찰과 유동적 종교
1. 유동적(liquid) 종교를 위한 함석헌의 사유 방식
2. 종교 간 고통의 해석학적 의미와 종교의 아스퍼거 증후군
3. 현대 종교에서의 신 죽음의 현상
4. 탈형이상학의 형이상학과 종교 평화를 위한 편애의 현상학

제2부 함석헌의 환경세계 인식과 실천
왕양명과 함석헌의 둘러-있음의-세계 현재화와 존재인식 207
1. 둘러-있음의-세계를 생각하며: 왕양명과 함석헌의 철학적 만남
2. 첫 번째 관심: 왕양명의 인간학과 생태적 사유의 해석학적 단초
3. 두 번째 관심: 함석헌의 세계관 철학에서 인간과 자연
4. 세 번째 관심: 왕양명과 함석헌을 통한 반데카르트주의 자연 인식의 가능성
5. 다시 근원적인 물음과 해답으로: 존재의 거리와 생명 평화적 공존을 위한 길

자연에 대해 사유하지 않는 사람들과 환경사목의 공리
1. 신자 생활의 뼛속까지 환경적이어야 한다!
2. 모든 그리스도인은 환경 청지기여야 한다!
3. 모든 사목자는 근본적으로 환경사목자여야 한다!

본당 사목자의 환경 인식과 생태적 리더십의 요청
1. 대지의 아픔을 직시하라!
2. 피조 세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라!
3. 생태적 리더십을 발휘하라!

물의 생명성과 생명평화를 구현하는 본당 공동체
1. 상처 입은 물과 불안한 인간
2. 인간의 자연 소유와 앓고 계신 하느님
3. 우주적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는 본당 공동체

쇠진하는 생명의 빛과 생태 공동체로서의 본당
1. 빛으로서의 교회와 생태적 악덕의 번영
2. 정처 잃은 하느님의 생명언어와 생태적 휴머니즘
3. 전 지구적인 생태적 운동과 생태적 기초 공동체로서의 본당

본당공동체와 우주공동체-내에서의-거룩한 바람[성령]의 동일현존
1. 거룩한 바람의 신음과 생태적 파국을 극복하기 위한 생명의 영
2. 하느님의 소외와 샬롬 공동체인 본당
3. 인간의 생태적 몽유병 상태에서의 해방

종교를 더 근원적으로 실용화하고 환경을 더 근원에서 사유하기
1. 종교를 좀 더 근본적으로 묻는 종교실용주의
2. 불가능한 가능성인 놀이로서의 환경 사목
3. 기계적 시간을 멈추는 사목

에필로그: 의식의 사물화와 참을 수 없는 삶의 가벼움
 

저자 소개

저자 : 김대식
저자 김대식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를 졸업(M.A.)한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전헌호 신부의 지도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성공회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고, 지금은 가톨릭대학교 문화영성대학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종교학과, 원광디지털대학교 등에 출강하면서 인간과 영성연구소 연구원, 종교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종교연합(URI-...
 

책 속으로

신이 되려고 애를 쓰기보다 참 인간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종교의 지향성, 즉 신과 같이 되기 위해서는 참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다 보면 가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를 갖고 신을 믿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행복은 종교의 행복에서 기원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종교의 행복은 신자를 많이 확보하고 성장한다고 해서 누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믿는 인간이 신에 의해서 그려지는 깨달음, 즉 신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사람, 참 인간의 바탈을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된다. 신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믿는 가시적 복보다 더 무게를 두어야 할 것은 신이 내 안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내 안을 비추고 있는가, 경전의 빛이 어떻게 나를 조명하는가, 내가 믿는 신만으로 즐거워할 줄 아는가를 자문해 보는 것이다. 그것이 신을 믿는 사람의 글속(건전한 종교 인식 능력, 종교적 자율성, 종교 행복의 이해) 수준이 아닐까? (본문 91쪽)

모든 종교 혹은 모든 사람이 신의 실재 안에서 하나로 통(通)한다. 동시에 또 다른 차원의 하나로 통(統)한다는 것 혹은 본줄기로서 하나가 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이다. 사랑만이 마치 하나인 듯이 살 수가 있고, 하나인 것처럼 공존할 수가 있다. 실상은 모두가 개별자이지만 그 개별자를 하나로 이을 수 있는 것은 신의 존재 안에서 신의 사랑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종교 가능의 조건이자 인간 가능의 조건이다. 존재자의 가능 조건은 최소한 윤리적 종교에 부합하는 사랑-안에-있음이다. 윤리적 종교는 신과 인간의 관계적 행위, 인간과 인간의 관계적 태도나 습관(mores)으로 일관하는 통일성을 부여한다. 이것이 없다면 종교의 생명력은 자신의 존립 기반 자체를 상실하고 말 것이다. (본문 161쪽)

왕양명과 함석헌으로부터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의식 밖의 세계가 인간 자신과 전혀 동떨어진 대상이 아니라 마음 혹은 생각(정신)과 일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있어 둘러-있음의-세계는 인간 자신이 있는 자리가 곧 인간의 자리일 뿐만 아니라 둘러-있음의-세계로서 주체적 자연의 자리라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철학자의 반 데카르트적 사유반 데카르트적 사유를 발견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교황이 다녀가셨지만, 마치 바다 위를 지나간 뱃자리가 빠르게 지워지듯, 그 여운과 여파는 급속도로 잦아들고 말았다. 핵심 과업이었던 시복식은 종단 내적인 문제로 치부한다고 해도, 교황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내내 구석진 곳,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무던히 애를 쓴 것 같은데, ‘한국이라는 바다’는 어느덧 늘 그대로 의연히(?)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그제서야, 교황이 오신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한 것 자체가 잘못된 전제였다는 생각이 되살아난다. 철없는 종교인이 아니라면, 신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고 믿는 신앙인도 없을 것이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을 ‘그분’이 대신해 줄 수 있으리라 믿는 것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의 기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다. 다시 함석헌을 떠올리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함석헌을 다시 말하는 이유는 우리가 당면한 시대의 정치, 경제, 종교, 생명, 교육 등의 무사유적(無思惟的) 상황 때문이다.
정신과 생각이 자라지 못한 시대를 늘 비판했던 함석헌. 그의 철학과 사상이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좌표를 제시해 줄 것이라는 믿음 역시 그를 다시 불러낸 까닭이기도 하다. 늘 당면한 현실에 대한 문제를 잘 간파하고 그 징후를 포착하였던 함석헌은 시종일관 인간의 정신과 생각을 깨우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간이 유한한 물질적 세계에 경도되어 있지만 그 자신의 바탈은 반드시 정신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생각들은 삶의 세계가 처한 고민들을 저자의 삶의 자리(sitz im Leben)에서 진지하게 풀어 가려고 노력한 흔적이다. 또한 함석헌의 사상이 구태의연하며 구시대적인 언어와 사유로 인식될 수 있으나 저자는 다양한 학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그를 우리의 삶 속에서 새롭게 살려 내려고 한다. 삶이 달라지면 거기에 대응해서 정신도 진보해야 한다. 정신과 생각도 동시에 생성되는 것이다.
이제 시대에 걸맞은 사유와 행동을 위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하고자 하는 존재들은 주저 말고 죽어 있는 문자가 아닌 살아 있는 정신으로 함석헌을 맞대면하라. 다시 정신! 다시 생각이다! 그가 절박하게 외치는 소리를 마음으로 듣는 한 지성인을 위한 초대를 외면하지 마라.
 

추천평

함석헌의 글은 언제 읽어도 말로 그치는 게 아니라 행동할 것을 자극한다. 심장을 떨리게 하는 언어는 역사의 현장에 투신하도록 독자의 의지를 북돋아 준다. 마르쿠제(H. Marcuse)는 현존재(Dasein)란 역사적 행동을 하는 존재라 했다. 마찬가지로 함석헌이 말하는 현존재로서의 씨?은 시대의 문제를 방관하지 않고 역사 앞에서 행동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이처럼 역사는 민중의 의식과 행동이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민중이 깨어나고 살아 있기 위해서는 함석헌과 같은 인물의 사상적 계도가 필요하다. 민중 스스로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계를 바라보는 의식과 본질을 추구하는 역사철학, 나아가 자기시대를 고민하는 역사의식을 분명하게 가져야만 한다. 그래서 함석헌은 민중의 주체적인 ‘생각’을 강조했고, 바탈이 곧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러한 인간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 시점에 저자의 글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저자는 함석헌의 어록을 자신의 관점으로 참신하게 해석하고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조명함으로써 오늘날 민중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잘 짚어주고 있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민중이 있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이만열 함석헌학회 회장, 숙명여대 명예교수,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김대식 박사는 함석헌의 귀함을 이 시대의 중요성에 비추어 들어냄과 동시에, 특히 함석헌을 세계적인 철학자의 반열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함석헌을 연구하는 다른 연구자들은 함석헌을 세계적인 사상가, 철학자로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김대식 박사는 함석헌을 세계적인 철학자로 재탄생시켰습니다. 그것은 함석헌의 말과 글을 유럽의 저명한 철학자의 말과 글에 대입하여 사람(씨)에 토대를 둔 함석헌의 행동철학(몸-짓)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석헌의 이러한 사상의 토대를 저자는 왕양명 사상의 지행합일(知行合一)에서 찾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책을 통하여 함석헌의 철학세계는 물론, 동서양의 철학세계까지 모두 섭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도 세계철학자들의 사유세계를 요약해 읽는 동시에 함석헌의 사상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자 김대식 박사에 의하여 함석헌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황보윤식_ 함석헌평화포럼 공동대표, 함석헌사상연구소 소장, 함석헌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