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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왜 인간만이 도덕을 진화시켰을까?
도덕에 대한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해에 대한 영장류학자의 과학적, 진화적 해석
도덕은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그렇다면 왜 인간만이 도덕을 지니게 되었으며 어떻게 진화했을까? 이 책은 대형 유인원과 인간 아동을 비교하는 광범위한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떻게 초기 인류가 점차 초협동적으로 바뀌고, 결국은 도덕적인 종이 되었는지를 재구성한다. 인류가 직면한 진화적 도전을 통해서 도덕이 어떻게 인간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진화했는지를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토마셀로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소장으로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다. 진화학자인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유인원 중에서 어떻게 사피엔스만이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 이 위대한 질문에 답할 단 한명의 과학자라면 그는 단연코 마이클 토마셀로이어야 한다. 토마셀로만큼 인간과 다른 유인원 종들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들여다본 지구인은 없을 것”이라고 평한바 있다.
도덕에 대한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이해에 대한 영장류학자의 과학적, 진화적 해석
도덕은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그렇다면 왜 인간만이 도덕을 지니게 되었으며 어떻게 진화했을까? 이 책은 대형 유인원과 인간 아동을 비교하는 광범위한 실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떻게 초기 인류가 점차 초협동적으로 바뀌고, 결국은 도덕적인 종이 되었는지를 재구성한다. 인류가 직면한 진화적 도전을 통해서 도덕이 어떻게 인간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진화했는지를 추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토마셀로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공동소장으로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다. 진화학자인 장대익 서울대 교수는 “유인원 중에서 어떻게 사피엔스만이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 이 위대한 질문에 답할 단 한명의 과학자라면 그는 단연코 마이클 토마셀로이어야 한다. 토마셀로만큼 인간과 다른 유인원 종들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들여다본 지구인은 없을 것”이라고 평한바 있다.
목차
서문_ 왜 인간만이 도덕을 진화시켰을까?.5
1장_ 상호 의존 가설.11
미래의 협업을 위한 타인의 안녕
2장_ 협력의 진화.27
인간의 협력이 침팬지와 다른 이유
협력의 토대.31
대형 유인원의 협력.49
친족과 친구에 기반을 둔 친사회성.74
3장_ 2인칭 도덕.83
‘우리we’는 ‘무임승차자’를 배제한다
협동과 도움 주기.90
공동 지향성.105
2인칭 행위.117
공동 헌신.128
원초적 ‘해야 함’.153
4장_ ‘객관적’ 도덕.165
옳고 그름에 대한 인류의 문화적 감각
문화와 충성.171
집단 지향성.180
문화적 행위.188
도덕적 자기관리.206
원초적인 옳고 그름.230
결미: 에덴동산 이후.243
5장_ 협력 그 이상인 인간 도덕.253
인간만의 전유물, 도덕에 깃든 사회성
도덕 진화 이론들.258
지향점 공유와 도덕.268
개체발생의 역할.285
결론_ 때로 이기적인,
그러나 결국은 도덕적인.291
옮긴이의 글.302
참고문헌.307
찾아보기.330
1장_ 상호 의존 가설.11
미래의 협업을 위한 타인의 안녕
2장_ 협력의 진화.27
인간의 협력이 침팬지와 다른 이유
협력의 토대.31
대형 유인원의 협력.49
친족과 친구에 기반을 둔 친사회성.74
3장_ 2인칭 도덕.83
‘우리we’는 ‘무임승차자’를 배제한다
협동과 도움 주기.90
공동 지향성.105
2인칭 행위.117
공동 헌신.128
원초적 ‘해야 함’.153
4장_ ‘객관적’ 도덕.165
옳고 그름에 대한 인류의 문화적 감각
문화와 충성.171
집단 지향성.180
문화적 행위.188
도덕적 자기관리.206
원초적인 옳고 그름.230
결미: 에덴동산 이후.243
5장_ 협력 그 이상인 인간 도덕.253
인간만의 전유물, 도덕에 깃든 사회성
도덕 진화 이론들.258
지향점 공유와 도덕.268
개체발생의 역할.285
결론_ 때로 이기적인,
그러나 결국은 도덕적인.291
옮긴이의 글.302
참고문헌.307
찾아보기.330
책 속으로
“공감의 도덕은 가장 기본적이다. 타인의 안녕에 대한 관심은 모든 도덕적인 것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공감하는 관심은 진화적으로 혈연선택을 기반으로 한 부모의 자녀 돌봄에서 나온 것이 거의 확실하다. 포유류에서 이런 돌봄은 수유(포유류의 ‘사랑 호르몬’인 옥시토신으로 조절된다)를 통해 새끼에게 자양분을 제공하는 일에서부터 포식자를 비롯한 위험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의미한다.” --- p.14
“도덕의 결실이 현실화되려면 필수적인 협동적 먹이 찾기, 특히 넓은 잠재적 협동자 풀 안에서 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 과제에 더욱 철저하게 적응된 개인들이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초기 인류 개인들은 좋은 협동 파트너를 평가하여 선택하고, 남들의 평가를 예상해 자기도 파트너로 선택받을 수 있게 행동하고, 일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관리하고 통제함으로써 유익한 파트너십을 창출하는 것을 배워야 했다.” --- p.115
“전리품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은 따라서 ‘물질’의 평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존중의 평등에 관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보다 덜 받아서 단순히 실망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분함을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 헌신은 우리의 협동적 노력의 전리품을 나눌 때가 되면 판을 키운다. 공동 헌신을 한 파트너들은 단순히 우리가 동등하게 나누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동등하게 나누는 것이 서로에 대한 책임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 p.143~144
“다른 대형 유인원과 갈라지는 근본적인 변화는 초기 인류 개인들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는 데서 남들이 자기에게 점점 더 의존하게 된 것처럼 남들에게 점점 더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점점 더 상호 의존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결과로 나타난 도덕심리가 진정한 도덕이라고 주장했다. 개인들이 종종 남을 돕는 것, 그리고 마땅한 자격으로 즉 공정하게 남을 대하는 것을 근접 목적으로 삼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도덕적 태도는 새로운 형태의 합리성, 즉 협력적 합리성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이런 협력적 합리성 덕분에 초기 인류 개인들은 자신 앞에 놓인 새로운 협력적 세계를 이해하고 이 세계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해 적절한 행동 결정을 내렸다.” --- p.154
“현대 인류는 유능한 문화적 행위자로서 정체성을 창조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즉 관습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관습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자신을 포함해)을 질책하고, 먹을거리 찾기에서부터 집단 방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서 내집단 성원들과 협동하고 외집단 성원들을 배제하며, 일반적으로 자신의 내집단 동료들과 집단 전체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방식으로 행동함으로써 특정한 집단에 속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 p.205
“전체적으로, 인간의 도덕 안에 존재하는 복잡성, 그리고 심지어 불가피한 모순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사회적 삶의 번잡함과 예측 불가능성을 감안하면, 인간 도덕의 복수複數의 원천과 층위를 모든 상황에 일관되게 적용할 수는 없다. 굶주리는 내 협력 파트너에게 공감을 느끼면 전리품의 절반 이상을 그에게 줄 수 있지만, 그것은 전리품을 동등하게 나누는 나의 일반적인 경향과 모순된다. 남의 먹을거리를 훔쳐서는 안 된다는 사회규범이 있을 수 있지만, 내 아이나 친구가 굶주리고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각기 다른 사회규범이 동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어떨까? 인간의 도덕은 단일체가 아니라 수백만 년에 걸친 인간 진화의 상이한 시기에, 상이한 생태적 압력 아래에서, 상이한 여러 원천으로부터 이어 붙인 잡다한 구성물이다.” --- p.241~243
“도덕은 하나의 규격화된 단위module(그 의미가 무엇이건)가 아니라 각각 나름의 진화사를 갖는 많은 상이한 과정의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인간의 도덕은 복수의 행위를 포함한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일정한 인지적 통찰의 맥락에서 인간들이 서로와 상호작용하게 된 방식이다. 자원을 공정하게 나누는 데서 자신과 동등한 자격이 있는 존재로 타인을 대하거나 사회규범을 어긴 데 대해 타인을 질책하는 것과 똑같이 자신을 질책하는 것은, 적절한 존중심을 가지고 자신을 타인과 대등하게 보는 인식, 즉 불편부당한 관점에서 생겨나는 진정한 도덕을 반영한다.” --- p.283
“그래도 우리는 때로 이기적이다. 그렇다. 우리가 도덕적인 것은 기적이며, 우리가 꼭 이런 모습이었어야 했던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대체로 도덕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대체로 더 많은 아이를 낳은 것은 우연일 뿐이다. 그리하여 또한, 이상한 말이지만(그리고 니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덕이 우리 인간 종과 우리의 문화, 우리 자신들에게―적어도 지금까지는―어쨌든 좋은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하고 축하해야 한다.”
“도덕의 결실이 현실화되려면 필수적인 협동적 먹이 찾기, 특히 넓은 잠재적 협동자 풀 안에서 파트너를 선택해야 하는 과제에 더욱 철저하게 적응된 개인들이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초기 인류 개인들은 좋은 협동 파트너를 평가하여 선택하고, 남들의 평가를 예상해 자기도 파트너로 선택받을 수 있게 행동하고, 일반적으로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관리하고 통제함으로써 유익한 파트너십을 창출하는 것을 배워야 했다.” --- p.115
“전리품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은 따라서 ‘물질’의 평등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존중의 평등에 관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보다 덜 받아서 단순히 실망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분함을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 헌신은 우리의 협동적 노력의 전리품을 나눌 때가 되면 판을 키운다. 공동 헌신을 한 파트너들은 단순히 우리가 동등하게 나누는 것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동등하게 나누는 것이 서로에 대한 책임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 p.143~144
“다른 대형 유인원과 갈라지는 근본적인 변화는 초기 인류 개인들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는 데서 남들이 자기에게 점점 더 의존하게 된 것처럼 남들에게 점점 더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점점 더 상호 의존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결과로 나타난 도덕심리가 진정한 도덕이라고 주장했다. 개인들이 종종 남을 돕는 것, 그리고 마땅한 자격으로 즉 공정하게 남을 대하는 것을 근접 목적으로 삼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도덕적 태도는 새로운 형태의 합리성, 즉 협력적 합리성을 구성하는 데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이런 협력적 합리성 덕분에 초기 인류 개인들은 자신 앞에 놓인 새로운 협력적 세계를 이해하고 이 세계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 것이 최선인지에 대해 적절한 행동 결정을 내렸다.” --- p.154
“현대 인류는 유능한 문화적 행위자로서 정체성을 창조하고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즉 관습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고, 관습적인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자신을 포함해)을 질책하고, 먹을거리 찾기에서부터 집단 방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서 내집단 성원들과 협동하고 외집단 성원들을 배제하며, 일반적으로 자신의 내집단 동료들과 집단 전체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방식으로 행동함으로써 특정한 집단에 속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 p.205
“전체적으로, 인간의 도덕 안에 존재하는 복잡성, 그리고 심지어 불가피한 모순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사회적 삶의 번잡함과 예측 불가능성을 감안하면, 인간 도덕의 복수複數의 원천과 층위를 모든 상황에 일관되게 적용할 수는 없다. 굶주리는 내 협력 파트너에게 공감을 느끼면 전리품의 절반 이상을 그에게 줄 수 있지만, 그것은 전리품을 동등하게 나누는 나의 일반적인 경향과 모순된다. 남의 먹을거리를 훔쳐서는 안 된다는 사회규범이 있을 수 있지만, 내 아이나 친구가 굶주리고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각기 다른 사회규범이 동등하게 적용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어떨까? 인간의 도덕은 단일체가 아니라 수백만 년에 걸친 인간 진화의 상이한 시기에, 상이한 생태적 압력 아래에서, 상이한 여러 원천으로부터 이어 붙인 잡다한 구성물이다.” --- p.241~243
“도덕은 하나의 규격화된 단위module(그 의미가 무엇이건)가 아니라 각각 나름의 진화사를 갖는 많은 상이한 과정의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인간의 도덕은 복수의 행위를 포함한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한 일정한 인지적 통찰의 맥락에서 인간들이 서로와 상호작용하게 된 방식이다. 자원을 공정하게 나누는 데서 자신과 동등한 자격이 있는 존재로 타인을 대하거나 사회규범을 어긴 데 대해 타인을 질책하는 것과 똑같이 자신을 질책하는 것은, 적절한 존중심을 가지고 자신을 타인과 대등하게 보는 인식, 즉 불편부당한 관점에서 생겨나는 진정한 도덕을 반영한다.” --- p.283
“그래도 우리는 때로 이기적이다. 그렇다. 우리가 도덕적인 것은 기적이며, 우리가 꼭 이런 모습이었어야 했던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대체로 도덕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대체로 더 많은 아이를 낳은 것은 우연일 뿐이다. 그리하여 또한, 이상한 말이지만(그리고 니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도덕이 우리 인간 종과 우리의 문화, 우리 자신들에게―적어도 지금까지는―어쨌든 좋은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하고 축하해야 한다.”
--- p.301
출판사 리뷰
타인의 안녕에서 비롯한 동등한 ‘우리’의 탄생
600만 년 전쯤 아프리카 어딘가에 살았던 대형 유인원과 인류 최후의 공통 조상은 사회적 생활을 영위했다. 그 생활의 기본 원리는 서열과 경쟁이었다. 이 유인원들은 사회적 삶을 통해 도구적 합리성을 습득했고, 그리하여 일종의 ‘마키아벨리적 지능’을 갖고서 유연한 전략을 실행하고 심지어 동종 개체의 정신 상태를 예측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친족과 협동 파트너에 대해 공감의 감정을 갖게 되었다. 인간 도덕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감의 도덕’이 탄생한 순간이다.
시간이 흘러 40만 년 전 생태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협동적 먹이 찾기가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초기 인류는 원숭이, 대형 유인원과의 먹이 경쟁에 시달리는 가운데 나무 열매나 과일, 소형 포유류 대신 큰 사냥감을 노려야 했다. 이제 협동과 협업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면서 인간은 불가피하게 상대방을 인지하게 되었고, 복수의 행위자인 ‘우리’를 형성해서 함께 행동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함께 먹이를 찾고 양자 모두가 자격이 있는 파트너로서 사냥 전리품을 동등하게 공유했다. 신뢰와 존중, 책임, 의무, 자격 등의 감각을 공유하면서 인간 특유의 ‘공정성의 도덕’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제 초기 인류는 다른 어떤 동물 종과도 다른, 진정한 인간이 된 것이다. 다른 어떤 유인원도 인간만큼 상호 의존하는 사회적 삶을 영위하지 않았다.
초기인류, 상호의존·존중하며 ‘무임승차자’에게는 단호하다
초기 인류의 협업은 잠재적 파트너들끼리 파트너를 선택할 때 서로의 협력 성향을 평가하면서 이루어졌다. 대형 유인원과 달리, 초기 인류는 남들도 자신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역할을 바꿔서 남들의 평가를 흉내 낼 수 있었다), 따라서 남들에게 자신이 파트너로서 갖는 가치를 알았다. 이로써 파트너들 사이의 상호 존중의 감각이 진화하게 되었다. 사냥에서의 무임승차자를 배제하면서 동시에 무임승차자가 아닌 파트너들이 전리품을 동등하게 공유할 자격이 있다는 감각 또한 진화시켰다. 초기 인류 개인들은 동등한 자격이 있는 파트너로 상대방을 대함으로써 협력적 정체성을 가진 공동 행위자인 ‘우리’를 진화시켰다.
초기 인류는 공동 행위자인 ‘우리’를 통해 협업을 통제했으며 공동 헌신을 했다. 이런 공동 헌신은 두 파트너 모두 정당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한눈을 팔거나 유혹되지 않고 버티도록 보장해 주었다. 만약 역할을 게을리 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스스로 교정하라는 정중한 항의에 맞닥뜨려야했고, 자신이 선량한 파트너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요청을 따라야 했다. 이렇게 스스로 교정하는 것은 비단 응징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이 항의가 정당한(받아 마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기 인류는 ‘우리’를 통해 상호의존·존중하며 때로 항의하고 무임승차자를 배제했으며, 무임승차자가 아닌 ‘우리’는 전리품을 나누며 ‘공정성의 도덕’을 진화시켰다.
호모사피엔스의 도덕, ‘그들’과 다른 ‘옳고 그름’
1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인구학적 변화는 다음 단계의 도덕적 진화의 배경이 되었다. 어떤 시점에 현대 인류는 더 크고 응집적이며 부족적으로 구조화된 문화집단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적어도 지금으로부터 10만 년 전쯤). 이런 변화는 뚜렷한 집단 중심적 사고로 이어졌다. 개인들은 집단이 자신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이 집단에게 더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집단의 구속에 순응했다. 집단 내 성원들은 서로에게 특히 공감하고 충성했지만, 모든 외집단 야만인들에게는 비협조적이고 불신했다. 이제 현대 인류는 집단들끼리 충돌하고 자원과 영역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와 경쟁 상대인 ‘그들’을 구분하게 되었고, 그런 구분을 위해 문화적 정체성을 창조할 필요가 있었다. ‘옳고 그름’의 규범이 문화적으로 창조되고 객관화되면서 공정성을 체계화한 ‘정의의 도덕’이 등장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당대 인류는 개인들 간의 상호적인 도덕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성원으로 개인들을 묶는, 집단 중심적인 ‘객관적’ 도덕을 두루 갖게 되었다.
토마셀로는 영장류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롯한 대형 유인원(자연 상태와 반半자연 상태)과 3세 내외의 인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비교 실험을 통해 이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자신의 연구실을 필두로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영장류와 아동 실험의 결과물을 조각조각 맞춰 보면서 가설을 시험하고 답을 찾는다. 다른 모든 조건은 배제한 채 먹이와 협동 등의 변수만을 놓고 진행하는 갖가지 실험을 통해 인간 도덕 심리의 면면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직립한 원숭이와 도덕적인 존재
토마셀로가 보기에 당대 인류인 우리는 이런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각 단계에서 획득한 도덕 심리가 켜켜이 쌓여 있는 존재다. 원시적인 ‘공감의 도덕’과 더 복잡한 ‘공정성의 도덕’, 그리고 ‘정의의 도덕’까지 우리 내면에 똬리를 튼 채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조정되며, 그 결과로 우리는 어떤 도덕적 행동이나 비도덕적 행동을 한다. 이런 진화 과정은 개체 발생에서도 비슷하게 되풀이된다. 세 가지 도덕은 각각의 진화 단계에서 등장한 것이지만, 나중 단계의 도덕이 무조건 더 중요하거나 상위의 도덕인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핵심은 인간 종이 어떻게 대형 유인원과는 달리 인간만의 진정한 도덕을 추동시켰는지를, 특히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이 책이 현대 사회가 제시하는 갖가지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은 직립한 원숭이일 뿐 아니라 다른 어떤 동물 종과도 달리 새로운 종류의 협력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로부터 도덕이 탄생한 과정을 더듬는 것만으로도 도덕적 인간으로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600만 년 전쯤 아프리카 어딘가에 살았던 대형 유인원과 인류 최후의 공통 조상은 사회적 생활을 영위했다. 그 생활의 기본 원리는 서열과 경쟁이었다. 이 유인원들은 사회적 삶을 통해 도구적 합리성을 습득했고, 그리하여 일종의 ‘마키아벨리적 지능’을 갖고서 유연한 전략을 실행하고 심지어 동종 개체의 정신 상태를 예측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친족과 협동 파트너에 대해 공감의 감정을 갖게 되었다. 인간 도덕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감의 도덕’이 탄생한 순간이다.
시간이 흘러 40만 년 전 생태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협동적 먹이 찾기가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 초기 인류는 원숭이, 대형 유인원과의 먹이 경쟁에 시달리는 가운데 나무 열매나 과일, 소형 포유류 대신 큰 사냥감을 노려야 했다. 이제 협동과 협업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면서 인간은 불가피하게 상대방을 인지하게 되었고, 복수의 행위자인 ‘우리’를 형성해서 함께 행동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우리’가 함께 먹이를 찾고 양자 모두가 자격이 있는 파트너로서 사냥 전리품을 동등하게 공유했다. 신뢰와 존중, 책임, 의무, 자격 등의 감각을 공유하면서 인간 특유의 ‘공정성의 도덕’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제 초기 인류는 다른 어떤 동물 종과도 다른, 진정한 인간이 된 것이다. 다른 어떤 유인원도 인간만큼 상호 의존하는 사회적 삶을 영위하지 않았다.
초기인류, 상호의존·존중하며 ‘무임승차자’에게는 단호하다
초기 인류의 협업은 잠재적 파트너들끼리 파트너를 선택할 때 서로의 협력 성향을 평가하면서 이루어졌다. 대형 유인원과 달리, 초기 인류는 남들도 자신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역할을 바꿔서 남들의 평가를 흉내 낼 수 있었다), 따라서 남들에게 자신이 파트너로서 갖는 가치를 알았다. 이로써 파트너들 사이의 상호 존중의 감각이 진화하게 되었다. 사냥에서의 무임승차자를 배제하면서 동시에 무임승차자가 아닌 파트너들이 전리품을 동등하게 공유할 자격이 있다는 감각 또한 진화시켰다. 초기 인류 개인들은 동등한 자격이 있는 파트너로 상대방을 대함으로써 협력적 정체성을 가진 공동 행위자인 ‘우리’를 진화시켰다.
초기 인류는 공동 행위자인 ‘우리’를 통해 협업을 통제했으며 공동 헌신을 했다. 이런 공동 헌신은 두 파트너 모두 정당한 보상을 받을 때까지 한눈을 팔거나 유혹되지 않고 버티도록 보장해 주었다. 만약 역할을 게을리 하거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스스로 교정하라는 정중한 항의에 맞닥뜨려야했고, 자신이 선량한 파트너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요청을 따라야 했다. 이렇게 스스로 교정하는 것은 비단 응징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이 항의가 정당한(받아 마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기 인류는 ‘우리’를 통해 상호의존·존중하며 때로 항의하고 무임승차자를 배제했으며, 무임승차자가 아닌 ‘우리’는 전리품을 나누며 ‘공정성의 도덕’을 진화시켰다.
호모사피엔스의 도덕, ‘그들’과 다른 ‘옳고 그름’
1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등장과 더불어 나타난 인구학적 변화는 다음 단계의 도덕적 진화의 배경이 되었다. 어떤 시점에 현대 인류는 더 크고 응집적이며 부족적으로 구조화된 문화집단 속에서 살기 시작했다(적어도 지금으로부터 10만 년 전쯤). 이런 변화는 뚜렷한 집단 중심적 사고로 이어졌다. 개인들은 집단이 자신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이 집단에게 더 의존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집단의 구속에 순응했다. 집단 내 성원들은 서로에게 특히 공감하고 충성했지만, 모든 외집단 야만인들에게는 비협조적이고 불신했다. 이제 현대 인류는 집단들끼리 충돌하고 자원과 영역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와 경쟁 상대인 ‘그들’을 구분하게 되었고, 그런 구분을 위해 문화적 정체성을 창조할 필요가 있었다. ‘옳고 그름’의 규범이 문화적으로 창조되고 객관화되면서 공정성을 체계화한 ‘정의의 도덕’이 등장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당대 인류는 개인들 간의 상호적인 도덕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성원으로 개인들을 묶는, 집단 중심적인 ‘객관적’ 도덕을 두루 갖게 되었다.
토마셀로는 영장류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롯한 대형 유인원(자연 상태와 반半자연 상태)과 3세 내외의 인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비교 실험을 통해 이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자신의 연구실을 필두로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영장류와 아동 실험의 결과물을 조각조각 맞춰 보면서 가설을 시험하고 답을 찾는다. 다른 모든 조건은 배제한 채 먹이와 협동 등의 변수만을 놓고 진행하는 갖가지 실험을 통해 인간 도덕 심리의 면면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직립한 원숭이와 도덕적인 존재
토마셀로가 보기에 당대 인류인 우리는 이런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각 단계에서 획득한 도덕 심리가 켜켜이 쌓여 있는 존재다. 원시적인 ‘공감의 도덕’과 더 복잡한 ‘공정성의 도덕’, 그리고 ‘정의의 도덕’까지 우리 내면에 똬리를 튼 채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조정되며, 그 결과로 우리는 어떤 도덕적 행동이나 비도덕적 행동을 한다. 이런 진화 과정은 개체 발생에서도 비슷하게 되풀이된다. 세 가지 도덕은 각각의 진화 단계에서 등장한 것이지만, 나중 단계의 도덕이 무조건 더 중요하거나 상위의 도덕인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핵심은 인간 종이 어떻게 대형 유인원과는 달리 인간만의 진정한 도덕을 추동시켰는지를, 특히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는 데 있다.
이 책이 현대 사회가 제시하는 갖가지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은 직립한 원숭이일 뿐 아니라 다른 어떤 동물 종과도 달리 새로운 종류의 협력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이로부터 도덕이 탄생한 과정을 더듬는 것만으로도 도덕적 인간으로서 우리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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