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서양사 이해 (독서>책소개)/1.로마제국사

살아남은 로마, 비잔틴제국

동방박사님 2022. 10. 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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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비잔틴 제국의 화려한 역사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그 뒤로 미국이 초강대국의 입지를 굳힘으로써 세계역사 역시 이들 나라 위주로 서술되었다. 이 때문에 강희제·옹정제 치하의 청나라와 중세 중동의 이슬람 문명 등 화려한 문명을 수놓았던 역사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 비잔틴 제국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다. 비잔틴 제국은 서로마제국의 멸망에서 르네상스 전까지의 공백기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서구 문명을 주도했다.

비잔틴 제국은 무려 1,000여 년이 넘는 시간을 견뎠다. 끈질긴 생명의 근원은 무엇일까. 저자는 비잔틴 제국이 겉으로 로마 제국을 계승한다는 전통을 내세우면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한 점을 성공의 원인으로 규명한다. 저자인 이노우에 교수는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비잔틴제국의 황제·귀족·성직자·농민 등 제국 구성원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복원해냈다.

 

목차

프롤로그: 기적의 천 년 역사
버려진 독수리의 문장 / 살아남은 로마제국 / 지도에 나타난 비잔틴제국의 흥망 / ‘시민’이라는 이름의 관리 / 아내의 고소권을 인정한다 / ‘로마’라는 이념

제1장 로마 황제의 개종
야망에 불타는 남자인가, 위대한 그리스도교 황제인가 / 곡학아세의 사도 비잔틴 사람들 / 위기가 역사를 만든다 / 인류가 가장 행복했던 시대 / 도자기가 말하는 로마 경제의 공동화 / 황제는 주인, 신민은 노예 / 이것으로 승리하라 / 그리스도의 가호에 의한 승리? / 새로운 도시 콘스탄티노플 / 세례를 받은 황제 / 간통 전설 / 근대 역사학의 설명 / 비종교인이 본 ‘황제의 개종’ / 뺨을 때린 사람, 콘스탄티누스 / 황제 숭배와 그리스도교 / 문명 비판으로서의 종교 / 신의 이름으로 타인을 지배한다

제2장 ‘새로운 로마’의 등장
동경의 도시 콘스탄티노플/ 내 앞을 걸어가고 계신 그 분이…… / 제국의 도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 신의 나라인가 지상의 성벽인가 / 기적의 성벽 공사 / 대성벽에 오르다 / ‘새로운 로마’라는 인식의 탄생 / 솔로몬이여, 나는 당신을 이기리라! / 농민도 황제가 될 수 있다 / 무녀에서 황후로 / 경마장에서 시작된 내란 / 빵과 서커스 / 응원단 ‘청색파’와 ‘녹색파’ / ‘청색파’의 후원자 유스티니아누스 / 승리하라! / 황제의 옷은 최고의 상복 / 막다른 골목에서 혁명으로

제3장 ‘빵과 서커스’의 종언
로마라는 이념의 추구 / 카르타고에서 온 황제 / 성 십자가의 탈환 / 페르시아 원정 / 하얀 코끼리가 있는 개선식 / 아라비아에서 온 혁명 / 여성은 황제가 될 수 없다? / 어머니가 다른 형제의 공동 통치/ 황제도 역사의 심판을 받는다 / 헤라클리우스는 영웅인가 / ‘수염의 황제’는 누구인가? / 복수를 맹세하는 황금의 코 / 도시를 사수하는 사자 황제 / 그리스의 불 / 성모 마리아가 지키는 도시 / 이혼을 금지한 제국 / ‘빵과 서커스’의 화석

제4장 영광의 콘스탄티노플
가장 평판이 나쁜 ‘똥’ 황제 / 빵과 포도주뿐 / 오리엔트의 신, 그리스의 신 / ‘성상 파괴’의 신학 / 부를 먹어 치우는 괴물? / 높은 교육 수준 / 씩씩하게 살아가는 농민들 / 하늘의 새를 잘 보라 / 지주가 10, 소작인이 90 / 울부짖는 황금 사자 / 우리는 하늘에 있었던 것일까? / 진짜 로마 황제는 누구인가? / 전략 물자, 견직물 / 파랗게 질린 사라센의 죽음 / 궁정의 음모는 활력의 원천 / 예루살렘을 눈앞에 두고 / 불가리아인 학살자 / 1025년 제국사의 정점

제5장 고뇌하는 제국
여자를 정치에 참여시키지 않음 / 노예의 귓바퀴를 가진 황제 / 병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로 / ‘황제의 친구’라는 의식의 형성 / 이 아이는 학문으로 출세할 것이다 / 지식인의 처세술 / ‘중세의 달러’ 노미스마 금화 / 비잔틴제국의 국가 파산/ 황제의 측근은 신용할 수 없다 / 패잔병으로 이루어진 ‘불사의 부대’/ 싸우지 않는 것은 불명예 / 귀족들의 우정 / 황제는 귀족의 일인자 / 적자 국채의 해소/ 교활한 그리스인 / 속이 보이는 뻔한 일

제6장 비잔틴제국의 몰락
궁정 음모와 십자군 / 성벽을 공격하는 ‘움직이는 다리’ / 제비로 뽑는 하룻밤 황제 / 저항하는 비잔틴 사람 / 비잔틴의 ‘바빌론 포로’ / 달걀로 만든 보관 / 엑소더스 / 팔라이올로구스 왕조의 비극 / 백의의 황제 / 황제의 가장 먼 여행 / 환영, 그리스인의 황제 / 사라진 마지막 기회 / 이 황제가 있는 한 / 비잔틴 최후의 르네상스 / 비잔틴제국의 멸망

에필로그: 천년을 지탱한 이념
서구 중심 사관과 비잔틴제국 / 허물벗기를 계속한 제국 / 인권이 확대된 시대 / 역사학과 비판 정신
저자 후기
글을 옮기고
부록 1 비잔틴제국의 통치자
부록 2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자 : 이노우에 고이치
비잔틴제국 역사학의 권위자. 전공은 비잔틴제국 역사와 서양 중세사로 비잔틴제국의 정치?사회를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다. 황제·귀족에서 농민·시민에 이르기까지 각 계층이 구성하는 비잔틴제국 역사의 해명을 목표로 비잔틴 관련 도서의 집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교토대학 문학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서양사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일본 비잔틴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오사카 시립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교...
 
역자 : 이경덕
번역가이자 저술가. 대학에서 철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였다. 저서로는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신화』, 『우리 곁에서 만나는 동서양신화』, 『우리 고대로 가는 길, 삼국유사』, 『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기행』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협상의 완성』, 『고민하는 힘』,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등이 있다.
 
 

책 속으로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비잔틴 황제는 로마 황제와 달리 절대적인 권력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상의 이념인 ‘시민의 제1인자’를 유지하기 위해 굳이 ‘시민’을 고용하고 그 환호를 들으며 즉위했던 것이다. ‘시민’이라는 명칭의 관리를 고용한 비잔틴제국은 실로 기묘한 국가가 아닐 수 없다. --- p.20

518년 백부 유스티누스가 황제가 되었다. 일개 농민에서 제국의 최고 지위까지 올라간 예는 그 이후에도 몇 차례나 있었다. 비잔틴제국은 혈통이나 집안의 배경과 관계없이 실력과 운이 있으면 황제가 될 수 있는 열린 사회였다. 이것 역시 비잔틴제국이 지닌 활력의 원천 가운데 하나였다. --- p.78

비잔틴의 관료들은 매우 유능했다. 예를 들면 재무 관리의 경우 세무 행정을 위해 매뉴얼에 따라 토지의 측량과 세무의 사정, 세금의 배정과 징수 등의 복잡한 사무를 정확하게 처리했다. 비잔틴의 황제가 같은 시기 서유럽의 군주들과 달리 국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괜찮았던 것은 세금이 제대로 수도에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 pp.142~143

황제와 귀족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꾼 것은 1081년에 황제가 된 알렉시우스 1세 콤네누스였다. 그는 자기와 같은 귀족들을 황제 지배 황제의 적으로 간주하지 않고 제국을 지탱하는 기둥으로 인정했다. 로마의 이념이었던 ‘황제는 시민 가운데 제1인자’를 시대에 맞게 바꾸어 황제는 귀족 가운데 1인자가 되었다. --- p.198

‘로마’라는 의식은 비잔틴제국을 지탱하는 이데올로기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지배자의 이데올로기였던 ‘로마’ 의식만으로는 제국 존망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민족의 멸망 위기 속에서 일어난 유대교, 그것을 계승한 그리스도교가 ‘로마’ 의식과 결부되면서 수도를 상실한 비잔틴제국의 존속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 pp.216~217
 

출판사 리뷰

변화하는 시대, 비잔틴제국을 새롭게 조명하다!

흔히 서구의 중세를 암흑의 시기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서로마제국의 멸망에서 르네상스 전까지의 공백기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서구 문명을 주도한 비잔틴 제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민족들이 오가는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지역, ‘문명의 교차점’에 위치한 비잔틴제국. 그들은 안팎에서 밀려오는 위기에 맞서 표면적으로 ‘로마’라는 이념을 내세웠지만 변화와 혁신으로 끝없이 거듭났다. ‘위기에 대응하고 변해 가는 것’, 즉 혁신이야말로 비잔틴제국이 부흥과 쇠퇴의 반복 속에서 천 년 동안 유지될 수 있게 한 비책이었다.
현대 사회는 매 순간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상황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하는 일이다. 비잔틴제국의 사람들은 새로운 체계를 받아들이면서도 어디까지 이념대로 갈 수 있을까, 어디쯤에서 현실과 타협해야 할까, 이념을 그대로 두고 개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각 시기마다 적절한 판단을 내렸다. 천 년 동안 다양한 상황과 마주하며 시대에 발맞추어 현실에 현명하게 대처한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유연한 사고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유럽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난 비잔틴제국의 흥망사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쇠망사》에서 비잔틴제국의 역사를 동로마제국으로 지칭하면서 고대 로마제국 이후의 쇠퇴 과정으로 묘사하였다. 한동안 이러한 시각은 정설처럼 여겨져 왔고, 우리가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에 배운 내용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랍과 투르크로부터 유럽을 지키는 방파제이자,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를 보존하고 유럽으로 전해 르네상스에 공헌하였다고 평가되는 비잔틴제국. 하지만 비잔틴제국 역사학의 일인자 이노우에 교수는 비잔틴제국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수정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이노우에 교수의 대표작 《살아남은 로마, 비잔틴 제국》은 독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고단샤(講談社) 학술문고에서 새로운 판형과 보강된 내용으로 복간되었을 만큼 비잔틴 역사학의 기본서이자 명저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비잔틴제국의 역사를 기존의 서양 중심 관점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하였다.

그들은 변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주위 여러 국가가 흥망을 거듭하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비잔틴제국이 천 년 동안 독자적인 문명을 이루며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비잔틴제국은 로마제국의 이념을 계승했고 멸망하기 전까지 확고하게 그 전통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상의 모습으로 비잔틴제국 사람들의 진가는 그 이면에서 드러난다. 그들은 이념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현실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변화를 거듭하였다. 그들은 이념 자체에 치중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유연성을 발휘한 것이다.
그리스인의 실용주의란 말로 압축할 수 있는 비잔틴제국의 대표적인 특성은 사회의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스티누스 1세는 돼지를 치는 평민이었고,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아내인 테오도라 황후는 서커스단에서 일하는 곰 사육사의 딸이자 무용수였다. 즉, 비잔틴제국은 혈통이나 집안의 배경과 상관없이 실력과 운이 있다면 황제나 황후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열린 사회였다. 남성의 자유로운 이혼을 제한하고, 아내의 재산권을 인정하며, 로마제국에는 없었던 여제가 등장하는 등 당시 시대에 있어 매우 혁신적인 일도 많았다.
이노우에 교수는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비잔틴제국의 황제·귀족·성직자·농민 등 제국 구성원들의 육성을 통해 역사의 현장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보여 준다. 비잔틴제국의 흥망성쇠를 통해 우리는 역사의 흐름뿐 아니라 삶의 다양한 이면을 체험하며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만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