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한국역사의 이해 (독서>책소개)/6.한국백년사

프랑스 한인 100년사 (1919~2019)

동방박사님 2022. 12. 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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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19년 10월 12일 무르만스크의 한인 200여 명은 산타엘레나 호를 타고 떠난 지 한 달여 만에 불과 35명만이 프랑스 땅을 밟는다. 이들은 제1차 세계 대전이 종결되고 영국군이 철수하면서 일본으로 강제 송환될 한인 노동자들이었다. 일제 강점기 청년 지식인들의 삶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36년의 긴 터널 끝에야 광복이라는 햇살이 비춘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었던 이들은, 그 길고 기나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계속해야만 했다. 이들 중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6명의 한인 청년들은 상해를 떠나 40여 일간의 긴 항해 끝에 1920년 초에 마르세이유항에 닿는다. 이들 최초의 주프랑스 한인들은 1920년 3월 1일 파리에서 동쪽으로 200㎞ 지점에 위치한 마른(Marne)도의 스위프(Suippes)라는 작은 마을에서 3·1 운동 1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조국의 독립을 염원하는 이방인들의 눈물 젖은 외침이었다. 이들은 힘들게 일하며 돈을 모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지원했고, 죽을 때까지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잃지 않고 살았다. 2019년은 프랑스에 사는 한인들에게는 어느 해보다 뜻깊은 해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 파리 위원부 창립 100주년과 유럽에서는 최초로 프랑스에서 결성된 한인회, 재법한국민회가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정착해 살아가는 교민은 대략 1만 7천여 명이라고 한다.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주재 상사원, 국제 결혼 가정, 한국 입양인 등 범위를 넓히면 그 몇 배는 많아진다. 과거 유학생 중심 사회에서 경제 활동 인구도 대폭 증가했고, 그만큼 한인 사회의 외연도 확장됐다. 하지만 그동안 대부분의 교민들이 우리 한인 사회의 역사에 대해 무지했고,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다. 프랑스 한인 사회가 미주 한인 사회에 버금가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일제 강점기에 임시 정부 파리 위원부가 있던 유럽의 거점으로서, 한국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바쁘게만 살아왔던 것이다. 나라 잃은 설움을 이겨가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 바쳤던 우리 한인들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암울했던 시절, 비록 몸은 멀리 고국을 떠나와 있지만, 독립에 대한 뜨거운 민족적 열망이 상존했던 곳이 바로 이곳 파리였던 것이다.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 살았던 과거 한인들의 역사도 분명 우리의 한 부분일 것이다. 100년 전, 프랑스 땅을 밟고 살았던 한인들도 한민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동포’이며, 현재 이 땅에 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선대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 나라의 역사는 그 국민들의 자존심이며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 한인 사회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역사를 바로 세워야 우리의 정체성이 바로 선다. 이는 한인 사회의 미래와, 계속해서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의 후대를 생각할 때도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그것이 100년 전 이 땅을 향해 눈물 어린 항해를 해야 했던 우리 선대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작은 보답이 될 것이다.

목차

편 찬 사 프랑스 한인 100년사 편찬위원장 | 이상무 04
축 사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 한우성 06
축 사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 | 최종문 08
들어가는 글 프랑스 한인 100년사 | 편찬위원회 10

제1부 해방 이전의 프랑스 한인사

격동기 구한말, 한불 관계의 시작 16
대한민국 임시 정부 파리 위원부 35
유럽 최초의 한인회, 재법한국민회 43
일제 강점기, 프랑스의 한인 유학생들 60
1920 ~1940년대의 주프랑스 한국 화가들 77

제2부 해방 이후의 프랑스 한인사

새로운 시작, 발전하는 한불 관계 100
한국·프랑스 대통령의 방문과 정상 회담 117
외규장각 의궤, 145년 만의 귀환 127
프랑스 한인 사회의 주요 사건 사고 136
파리에 세워진 한국 관련 건축 및 기념물 152
프랑스에 부는 한류 열풍과 한국 축제 163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관 181
주OECD와 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 189
파리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파리 지사 196
프랑스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205
프랑스의 한국학과 한국어 교육 224
프랑스의 한국어 교육 기관 238

제3부 프랑스 한인 사회 분야별 활동사

한인 사회의 구심점, 프랑스한인회 254
주프랑스 한인 여성회, 코윈 프랑스 275
청솔회, 푸르른 소나무의 기상으로 282
프랑스 유학생회와 한인 차세대 286
한불 가정과 자녀들의 정체성 298
프랑스의 한국 입양인들 305
주프랑스 한인들의 경제 활동 316
한국 식당과 식품업 변천사 319
프랑스의 한인 언론인 활동사 329
천주교 파리 한인성당 336
프랑스 한인 개신교 345
파리 길상사, 맑고 향기롭게 353
원불교 파리교당 362
1950~1980년대 파리에서 활동한 미술인들 370
소나무 작가 협회와 주프랑스 청년 작가 협회 392
한국 문학 작품의 번역 출판 398
프랑스에서 꿈꾸는 한국 영화 412
프랑스의 태권도 변천사 418
프랑스 한인 과학자들 426
한불 상공회의소 447
기타 한인 협회들 451
참고 자료 457
 

출판사 리뷰

바로 우리가 이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우선 이번 편찬 사업에 아낌없는 지원과 한인 100년사에 커다란 의미를 심어 주신 재외 동포재단 한우성 이사장님과 주프랑스 대한민국 대사관 최종문 대사님 및 관계자 여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한인들이 프랑스에서 살기 시작한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들의 삶의 역사를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은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었으며, 100년이 되는 바로 지금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역만리 프랑스에서 삶의 터전을 닦고 기반을 다지며 살아온 선배 들이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살아왔는지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그들이 걸어온 길이 우리들이 걸어야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한인 100년사』는 이러한 의도로 기획되었으며, 뜻을 같이하는 여러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편찬위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프랑스 한인 100년의 역사를 집대성하였고, 마침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책 한권에 100년의 역사를 전부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선배들이 살아온 삶의 빛 과 그림자를 가감 없이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이번 편찬 활동이 동포 사회의 역사 를 정의하는 것은 결단코 아닙니다. 살아온 발자취를 기록함으로써 앞으로를 살아 갈 이민 2세, 3세들에게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 는 마음입니다.

이번 프랑스 한인사의 큰 틀을 잡아 주신 이진명 교수님, 열정을 다해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게 정리해 주신 이석수 프랑스존 한위클리 대표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원고에 생명을 불어 넣어 주신 30여 명의 편찬위원분들께 특별히 감사 드립니다. 프랑스 한인들의 믿음과 신뢰, 지지가 응원으로 이어져 완성된 한인들의 100년 역사를 아우르는 『프랑스 한인 100년사』를 통해 우리의 자녀들과 후배들에게 우리는 어떠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하는지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잠시 시간을 내어 우리를 돌아보는 중요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2019년 3월 1일
편찬위원장 이 상 무
프랑스 한인 100년사 편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