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과학의 이해 (독서)/8.과학이야기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2021) -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

동방박사님 2024. 4. 1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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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공기는 한 권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책’과 같다.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의 저자 샘 킨은 이 책에서 공기에 얽힌 기묘하고도 흥미진진한 과학과 때로는 비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특유의 화려한 입담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샘 킨은 산소를 이용해 대담한 강도 짓을 벌인 도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가 하면, 의학 역사상 처음으로 가스 마취제를 도입한 수술 장면을 보여주고, 아인슈타인이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증기 기관이 수증기를 내뿜으며 산업 혁명을 추동한 경이로운 역사와 핵실험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능 기체가 대기를 오염시킨 비극적인 사건을 마치 영화처럼 생생하게 풀어낸다.

“미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매력적인 과학 저술가”([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올리버 색스의 풍부한 일화와 말콤 글래드웰의 대중성을 갖췄다”([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빌 브라이슨과 같은 익살스러운 입담의 소유자”([뉴 사이언티스트])라는 극찬을 받은 과학 작가 샘 킨은 이 책에서 한 모금의 숨결에 담긴 경이로운 공기의 이야기를 통해 숨에 관한 생각을 단번에 바꿔놓는다.

목차

머리말 마지막 숨

1부 공기의 탄생 - 최초의 네 가지 대기
1장 지구의 초기 공기
못다 한 이야기 - 폭발하는 호수
2장 공기 중의 악마
못다 한 이야기 - 산소로 금속을 녹이다
3장 산소의 저주와 축복
못다 한 이야기 - 자연 발화

2부 공기의 이용 - 인간과 공기의 관계
4장 웃음 가스의 경이로운 작용
못다 한 이야기 - 르 페토만
5장 혼돈을 제어하다
못다 한 이야기 - 테이 다리 참사
6장 하늘로 날아오르다
못다 한 이야기 - 어둠을 환히 밝히는 빛

3부 프런티어 - 새로운 하늘
7장 죽음의 재
못다 한 이야기 - 아인슈타인과 국민 냉장고
8장 기상 전쟁
못다 한 이야기 - 로스웰 대소동
9장 외계 행성의 공기

저자 소개

저 : 샘 킨 (Sam Kean)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얼음송곳 의사』의 저자. 미국 워싱턴 D.C.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물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뉴욕 타임스 매거진〉 〈슬레이트〉 〈뉴 사이언티스트〉에 글을 썼다. 미국과학작가협회 특별상(2009)을 수상했다. 『사라진 스푼』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 아마존 ‘사이언스 Top 1...

역 : 이충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교양 과학과 인문학 분야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진화심리학』 『사라진 스푼』 『루시퍼 이펙트』 『우주를 느끼는 시간』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잠의 사생활』 『우주의 비밀』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도도의 노래』 『루시, 최초의 인류』...

책 속으로

“지구 이야기는 ‘곧’ 기체 이야기다. 사람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할 수 있다.”
--- p.21

“기체의 물리적 힘을 이용하는 법을 터득하면서 우리는 갑자기 증기 기관을 만들고, 수십억 년이나 된 산들을 순식간에 폭파하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기체의 화학을 이용하는 법을 터득하자, 마침내 우리는 고층 건물을 건설할 강철을 만들고, 수술의 고통을 없애고, 전 세계 인구를 먹이기에 충분한 식량을 재배하게 되었다. 그러한 역사의 순간들은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처럼 늘 우리 주위에 널려 있다.”
--- p.21~22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면서 불어올 때마다, 열기구가 하늘 높이 솟아오를 때마다, 라벤더나 박하 심지어 위에 찬 가스 냄새가 코를 자극할 때마다 우리는 그 역사에 흠뻑 젖는다. 입 앞에 손을 갖다 대고 공기의 흐름을 느껴보라. 우리는 한 모금의 숨결에 온 세계를 담을 수 있다.”
--- p.22

“공기가 없다면, 기체가 없다면, 우리는 몇 분도 살 수 없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여러분은 자신이 들이마시는 공기에 대해 거의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은 바로 이런 태도를 바꾸게 하려고 쓴 책이다. 순수한 공기는 색이 없고 (이상적으로는) 냄새도 없으며, 그 자체만으로는 무와 다름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공기가 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즉, 아무 목소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공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안달한다. 바로 그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 p.25

“20세기 초에 호모 사피엔스가 세균이 아닌 생물로서는 최초로 스스로 질소를 만드는 생물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 위업을 이루는 데 큰 공을 세운 두 사람은 이 발견으로 국가적 영웅으로 칭송받았고 노벨상을 받았다. 그리고 둘 다 훗날 국제 전범으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사람을 미워했다 하더라도, 이들은 하늘에서 7번 원소를 끌어내려 우리 몸속으로 집어넣는 위업을 이루었다.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이룬 화학적 마술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공기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다.”
--- p.72

“다년간 베도스는 영국 과학계에서 가장 괴상한 사람이라는 명성을 쌓아갔다. 그는 결핵 환자에게 폐를 깨끗하게 한다며 소 방귀를 들이마시게 했다. 또, 그 안에 있는 전기의 ‘맛’을 보려고 은과 납 주괴를 빨기도 했다. … 가장 악명 높은 행동은 인간의 의식을 탐구하기 위해 일산화이질소 같은 향정신성 약물의 사용을 권장한 것이었다.”
--- p.164

“외과의들은 곧 에테르 … 덕분에 몸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더 길고 복잡한 수술 절차를 개발할 수 있었다. 더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마취제는 외과 수술의 명성을 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수백 년 동안 다른 의사들은 외과의를 푸주한으로 취급하며 경멸했다. 그것은 부당했지만 충분히 납득할 만한 평가였다. 그런데 마취제가 그런 평가를 뒤집어 외과 수술을 영웅적인 것으로 바꾸어놓았다.”
--- p.190

“제임스 와트는 … 불행한 가정사(1773년에 아내가 사망한 사건)가 계기가 되어 마침내 살던 곳을 떠나 볼턴의 공장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와트는 슬픔을 달래는 방법을 한 가지밖에 몰랐는데, 기진맥진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몇 년 뒤에 딸 제시가 죽었을 때 기체 의약품을 연구하느라 매달린 것과 거의 비슷하게 버밍엄에서 증기 연구에 몰두했다. 와트가 그 유명한 증기 기관을 만든 것은 바로 이때였다.”
--- p.229

“과학자들은 미진한 문제들을 해결하느라 단지 어려움을 겪는 데 그치지 않고, 벌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절망 상태에 내몰린 끝에, 자연의 법칙들을 완전히 새로 고쳐 써야만 했다. 원자물리학은 양자역학의 모순적 상황과 핵전쟁 공포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리고 믿기 어렵겠지만, 가장 따분한 과학 분야 중 하나인 기상학에서 20세기 과학의 가장 심오하고 곤혹스러운 연구 중 하나인 카오스 이론이 탄생했다.”
--- p.299~300

“스타카토처럼 울리던 확성기 소리가 우르릉거리는 소리로 변했다. 구 주변에서 공기 중의 질소가 이온화되어 파란 빛의 오로라가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대글리언은 손으로 블록 성을 해체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다시 시도하다가 결국 그것을 와르르 넘어뜨렸다. 일순에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오로라도 사라졌고, 스피커는 침묵을 지켰다. 분명히 어떤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손이 따끔거리는 것만 빼고는 대글리언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방사능은 기존의 독과 달리 처음에는 아무 통증이 없다. 하지만 대글리언은 이미 자살한 것이나 다름없었고, 자신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 p.324

“핵무기 연구가 최초의 전자 컴퓨터 개발을 낳았다는 사실은 대다수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하찮은 냉장고가 간접적으로 최초의 원자폭탄 개발에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1926년 어느 날 아침,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신문을 읽다가 달걀이 목에 걸려 하마터면 질식할 뻔했다. 며칠 전 베를린에서 냉장고의 밀봉 부분이 터져 독성 가스가 새어나오는 바람에 여러 어린이를 포함해 가족 전체가 질식사했다는 기사를 읽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47세의 물리학자는 그 비극적인 사고에 괴로워하다가 발명가이자 과학자인 레오 실라르드라는 젊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인슈타인은 ‘뭔가 더 나은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 p.348

“이제 우리의 지평을 더 넓혀 다른 행성들의 대기를 탐구할 때가 되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풍부하고 연구할 보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구의 대기는 그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한한 우주에는 또 어떤 종류의 공기들이 존재할까? 외계 생명체는 어떤 공기를 호흡할까? 그리고 만약 인간이 그 공기를 호흡하려고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 p.407

“이 책 전체를 걸쳐 우리는 매초 우리 폐 속을 드나들면서 주변에 떠도는 수백만, 수십억, 수십해의 이야기들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단 한 번 들이쉬는 숨 속에도 세계의 모든 역사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은, 아주 작은 규모에서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조금 더 오래 살아남게 할 것이다. 먼지는 먼지로, 기체는 기체로.”
--- p.437

출판사 리뷰

“미국에서 가장 똑똑하고 매력적인 과학 저술가”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의 저자 샘 킨의 후속작!

★ 아마존 ‘베스트 논픽션’
★ 가디언 ‘최고의 과학책’
★ 굿리드 초이스상 과학기술 후보작
★ 네이처·커커스·퍼블리셔스 위클리 강력 추천!


“올리버 색스의 풍부한 일화와
말콤 글래드웰의 대중성을 갖췄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빌 브라이슨과 같은 익살스러운 입담의 소유자”
〈뉴 사이언티스트〉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교수가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실제로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까?’ 이것은 바꿔 말하면 이순신 장군이 내쉬어 대기 중에 퍼진 공기 분자가 얼마큼 우리 폐 속에 들어올까 하는 질문이다.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의 저자 샘 킨은 이와 비슷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의 네 번째 책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의 문을 연다. 로마 황제 카이사르가 “브루투스, 너마저”를 외치며 마지막으로 내쉰 숨을 우리가 들이마실 수 있을까? 놀랍게도 우리는 매번 숨을 들이쉴 때마다 카이사르의 숨결 일부를 마시고 있고, 이것은 이순신 장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한때 역사적 인물의 폐 속에서 춤추던 분자들이 그토록 먼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 이 순간 우리의 폐 속에서 춤추고 있다니!
잠깐, 그렇다면 더욱 과감한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우리가 머금은 한 모금의 공기에는 역사적 인물이 죽어가며 내쉰 마지막 숨뿐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역사가 도래한 이래 나타난 온갖 종류의 기체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숨에 관한 생각을 단번에 바꿔놓을 책!”
한 모금의 숨에 담긴 경이로운 공기의 과학


공기는 한 권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책’과 같다. 샘 킨은 이 책에서 우리가 들이마시는 모든 종류의 기체에 얽힌 기묘하고도 흥미진진한 과학과 때로는 비극적이고 때로는 익살맞은 인간의 이야기를 특유의 화려한 입담으로 박진감 넘치게 그려낸다. 산소를 이용해 대담한 강도 짓을 벌인 도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가 하면, 의학 역사상 처음으로 가스 마취제를 도입한 수술 장면을 보여주고, 아인슈타인이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증기 기관이 수증기를 내뿜으며 산업 혁명을 추동한 경이로운 역사와 핵실험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능 기체가 대기를 오염시킨 비극적인 사건을 마치 영화처럼 생생하게 풀어낸다. 역사상 획기적 사건들에서 나타난 온갖 종류의 기체는 여전히 우리 폐 속을 오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인류의 이야기는 곧 기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공기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안달한다.
바로 그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_본문 중에서

공기의 대서사시―공기는 어떻게 생겨났고,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최초의 네 가지 대기에 얽힌 기묘하고도 비극적인 이야기들


샘 킨은 지구의 대기가 생겨난 과정을 살펴보며 그에 얽힌 기묘하고도 비극적인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샘 킨이 들려주는 대기의 대서사시는 이산화황과 황화수소 유독 가스로 들끓는 대기부터 시작해서, 오늘날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질소 중심의 대기를 거쳐, 언뜻 생각하기에 생명의 필수 요소로 보이지만 한때 대학살을 불러왔던 산소 중심의 대기로 마무리된다. 샘 킨의 풍부한 비유와 친절한 설명을 따라 공기의 발자취를 좇아가다 보면, 마치 인류가 수백만 년 동안 지난한 과정을 거쳐 진화했듯이 오늘날의 공기 또한 꾸준한 변화 속에서 형성되는 유동적인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샘 킨은 자칫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적 사실을 탁월한 스토리텔링으로 역사적 인물들의 흥미진진한 일화와 버무려 먹기 좋게 탈바꿈시킨다. 가령 유독 가스 대기에 관한 내용은 화산 폭발로 순식간에 기체로 변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괴짜 노인의 일화를 통해 스릴 넘치게 풀어내고, 질소의 과학적 사실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화학 반응법을 발명한 동시에 섬뜩한 독가스 무기를 만든 화학자 프리츠 하버의 이야기와 연결시켜 과학을 어려워하는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인다.

“인류의 이야기는 곧 기체의 이야기이다.”
공기를 활용해 인류 문명을 건설한 사람들


공기 자체에 주목한 샘 킨의 시선은 이제 공기와 인간의 관계로 향한다. 샘 킨은 의학·화학·공학 분야를 넘나들며 인류가 삶을 개선하기 위해 기체를 활용해온 방식을 낱낱이 파헤친다. 의학 역사상 최초로 가스 마취제를 성공적으로 시연한 불운한 사업가 호러스 웰스와 사기꾼 윌리엄 모턴부터, 아내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증기 기관을 개선해 산업 혁명을 추동했던 엔지니어 제임스 와트, 다이너마이트 발명으로 얻은 ‘죽음의 상인’이라는 악명을 떨쳐내기 위해 노벨상을 제정한 알프레드 노벨, 그리고 열기구를 만들어 인류가 중력의 밧줄을 끊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이루게 한 몽골피에 형제까지. 기체는 인류가 질병과 근력과 중력이라는 타고난 한계를 극복하여 현대 문명을 건설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었다.
샘 킨은 또한 큰 주제를 다루는 각 장 사이사이에 ‘못다 한 이야기’라는 짤막한 에피소드를 수록해놓았는데, 이것은 각 장에서 다룬 주제와 개념을 더 확장한 이야기로서 책에서 결코 놓치면 안 될 매력적인 요소이다. 가령 방귀를 ‘활용’해 나이트클럽 물랭루주에서 큰돈을 거머쥔 르 페토만의 일화는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방귀의 ‘쓰임’을 일러주며 우리를 웃음 짓게 하고, 각종 철을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않아 발생한 스코틀랜드의 테이 다리 참사 이야기는 기체를 알맞게 사용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와 가깝기에 더욱 중대한 공기의 현대사
인류는 어떻게 공기를 새롭게 빚어내고, 변모시켰는가?


앞서 공기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살펴본 샘 킨은 이번에는 반대로 인간이 공기를 어떻게 변모시켰는지 들여다본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인간은 대기의 조성을 뚜렷하게 변화시켰는데, 바로 핵무기를 통해서였다. 미 군부는 1945년 이래 핵실험을 수백 차례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방사성 원자들이 지구상 모든 곳에 촘촘히 뿌려지며 대기의 조성을 변화시켰다. 당시에 실시된 핵실험은 공기 중의 방사성 탄소-14의 양을 약 두 배로 늘렸고, 그 결과로 우리는 이전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졌다. 이것은 생존과 결부된 문제이고 아직도 여러 방식으로 방사성 낙진의 후유증이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공기의 현대사는 단순히 흥밋거리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삶과 밀접히 연결된 시기적절한 주제이다.
샘 킨은 공기의 현대사와 관련하여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깃거리 또한 풍성하게 담아낸다. 그중에서 아인슈타인이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기 위해 분투한 일화는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냉장고의 치명적인 유독 가스 때문에 가족 전체가 질식사했다는 기사를 접한 아인슈타인은 동료 물리학자 레오 실라르드와 함께 독성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안전한 냉장고를 만들었다. 하지만 다른 냉장고 제조회사가 저렴한 프레온(염화불화탄소)을 냉매로 사용하게 되면서 시장화에 실패했는데, 잘 알려져 있듯이 프레온에는 오존층에 구멍을 뚫는다는 단점이 있다. 만약 인류가 아인슈타인-실라르드의 냉장고에 투자했더라면 장기적으로 많은 문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샘 킨의 말은 우리가 기체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우리 삶 전체의 미래가 결정적으로 좌우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다가온다.

인류가 맞닥뜨릴 새로운 공기
앞으로 어떻게 공기와 공존하며 살아갈 것인가?


최근에 도래한 우주 산업 시대를 마주하며, 샘 킨은 외계 행성의 공기로까지 상상력의 지평을 넓힌다. 만약 인간이 외계 행성의 공기를 호흡하려고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샘 킨이 그리는 첫 호흡의 모습은 이렇다. 언젠가 새로운 고향이 될 행성이 우리 눈앞에 나타날 텐데, 그곳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은 깊은 숨을 몇 번 들이쉴 것이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그의 폐 속에서 춤추던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화산 폭발로 기체가 된 괴짜 노인의 원자,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새로운 냉장고에 주입한 기체 분자, 그리고 핵실험에서 태어난 방사성 분자들이 외계 행성의 공기와 뒤섞일 것이다. 우리 폐 속을 드나드는 수많은 공기 분자들은 이렇게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거쳐 미래의 새로운 터전으로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이다. 그리고 인류는 외계의 고향에서 그 공기들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이다. 이것은 인류의 이야기가 곧 기체의 이야기라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