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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삶이 팍팍하고, 청년 세대는 앞날이 보이지 않아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시대인데 어떻게 교육이 교육의 논리로 움직일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이 71년째 정전 상태이고, 사회가 전쟁터인데, 어떻게 교육이 인간의 얼굴을 할 수 있을까요?”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한국교육 안내서 『교육개혁은 없다(전2권)』가 출간됐다. 1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린 한국 학생들의 고통을 성찰하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전 세계에 학력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대우의 차이가 없는 나라, 교육을 통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에게 대물림되지 않는 나라, 부모가 자식에게 공부를 강요해서 발생하는 갈등이 없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한국처럼 학력 경쟁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지 않으며, ‘모든’ 국민이 매달리지 않으며, ‘스무 살’에 결정된 대학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신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은 왜 학벌전쟁 사회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을까? 해방과 분단, 친일파의 집권, 3년의 전쟁, 군부독재 30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30년, 고난의 한국 현대사를 알아야 원인을 알 수 있고, 원인을 알아야 다음 세대는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한국교육 안내서 『교육개혁은 없다(전2권)』가 출간됐다. 1권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린 한국 학생들의 고통을 성찰하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전 세계에 학력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대우의 차이가 없는 나라, 교육을 통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에게 대물림되지 않는 나라, 부모가 자식에게 공부를 강요해서 발생하는 갈등이 없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한국처럼 학력 경쟁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지 않으며, ‘모든’ 국민이 매달리지 않으며, ‘스무 살’에 결정된 대학이 평생을 따라다니는 신분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은 왜 학벌전쟁 사회가 되었을까?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을까? 해방과 분단, 친일파의 집권, 3년의 전쟁, 군부독재 30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30년, 고난의 한국 현대사를 알아야 원인을 알 수 있고, 원인을 알아야 다음 세대는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교육과 사회 체제
약소국 핀란드는 어떻게 교육 최강국이 되었나?
핀란드의 사회와 교육 운영 원리 / 핀란드가 교육 강국이 된 비결 / 사회적 평등이 교육에 끼치는 영향 / 진정한 성공의 원인은 ‘핀란드라는 학교’
오바마는 왜 한국 교육을 부러워했을까?
학교 교육이 붕괴된 세계 최강국 / 죽은 시인의 사회 vs 프리덤 라이터스 / 미국의 공립고등학교는 왜 무너졌을까? / 미국은 세계 최고의 대학들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 부정 입학으로 학력을 세습하는 나라 /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 아메리칸 드림은 왜 무너졌을까? / 미국은 변화할 것인가?
2부 한국 교육 성찰
한국 교육의 네 가지 특징
한국 교육의 잔인성 / 한국 교육의 기형성 / 한국 교육의 비효율성 / 한국 교육의 세습성
두 세대에 걸친 고통
한국 교육의 본질과 성찰 과제
한국의 높은 교육열 / 학력에 따른 빈부 격차 / 학벌주의 / 한국 교육의 성찰 과제 정리
대한민국은 능력주의 사회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의 계급적 성격 / 능력주의 담론의 확산 / 능력주의의 교과서, 『엘리트 세습』 / 대한민국은 능력주의 사회인가? / 최근 능력주의 담론에 대한 우려
치열한 교육 경쟁은 대학 서열화 때문인가?
학력주의와 학벌주의 / 학력의 경제적 가치와 학력주의 / 전국의 대학이 한 줄로 촘촘하게 서열화된 이유 / 대학 서열화 이외에 학력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들 / 대학 서열화 해소로 교육 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까?
서울대는 학벌주의의 주범인가?
‘옥스브리지’의 나라 영국 / ‘아이비리그’의 나라 미국 / ‘그랑제꼴’의 나라 프랑스
대한민국은 서울대의 나라인가?
학벌주의 공론화의 시발점, 『서울대의 나라』 / 대한민국은 서울대의 나라인가?
학벌주의란 무엇인가?
학교 담장 안에서 바라보는 학벌주의 / 학벌주의 사회의 물질적 실체, ‘O피아’ / 학벌주의의 정신적 폐해
학벌주의, 무엇을 규명해야 하는가?
학벌주의의 뿌리를 조선시대에서 찾는 게 타당한가? / 왜 모두가 학벌 전쟁에 뛰어드나?
3부 학벌 전쟁 사회의 형성 과정
일제 강점기 교육(1910~1945)
일제는 조선인을 공부시키려고 학교를 세웠을까? / 조선 사람에게 학교 교육은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 일제가 식민지 조선에 경성제국대학을 세운 이유는? / 경성제대를 원톱으로 대학 서열화가 시작되었을까? / 학벌주의가 태동할 교육 환경이 형성되었을까? / 식민지 백성들은 학력 상승을 통한 엘리트를 꿈꿨을까?
미군정-이승만 정권 시기의 교육(1945~1960)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가다 / 사회 정의의 씨앗도 뿌려보지 못한 친일파 청산 실패 / 사회정의는 찾지 마라, 공부라고 달랐을까? / 정의가 사라진 국가의 반쪽짜리 세계관 / ‘공부해서 남 주냐’는 가치관의 정립 / 미 군정기의 교육 재편 / 교육 경쟁의 경제적 토대, 토지개혁 / 교육을 방치한 국가가 만들어낸 사립학교 체제
군부독재 시기의 교육(1961~1992)
반공이 국시(國是)가 된 암흑의 30년 / 폭발하는 교육열, 학벌주의 사회로 진입하다 / 학벌주의 탄생의 핵심, 엘리트 관료주의 / 부정부패를 이어주는 연줄로 작동하는 학벌주의 / 군부독재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시킨 기수 서열 문화
문민정부-현재의 교육(1993~2023)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바꿔놓은 외환위기 사태 / 한 세대를 지배한 교육 정책, 5.31 교육 개혁 / 학력 인플레이션과 더 격렬해진 학벌 경쟁 / 고등학교까지 확장된 학벌 체제 / 학벌 사회를 넘어 학벌 세습 사회로
결론: 한국은 왜 학벌 전쟁 사회가 되었나?
1부 교육과 사회 체제
약소국 핀란드는 어떻게 교육 최강국이 되었나?
핀란드의 사회와 교육 운영 원리 / 핀란드가 교육 강국이 된 비결 / 사회적 평등이 교육에 끼치는 영향 / 진정한 성공의 원인은 ‘핀란드라는 학교’
오바마는 왜 한국 교육을 부러워했을까?
학교 교육이 붕괴된 세계 최강국 / 죽은 시인의 사회 vs 프리덤 라이터스 / 미국의 공립고등학교는 왜 무너졌을까? / 미국은 세계 최고의 대학들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 부정 입학으로 학력을 세습하는 나라 /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 / 아메리칸 드림은 왜 무너졌을까? / 미국은 변화할 것인가?
2부 한국 교육 성찰
한국 교육의 네 가지 특징
한국 교육의 잔인성 / 한국 교육의 기형성 / 한국 교육의 비효율성 / 한국 교육의 세습성
두 세대에 걸친 고통
한국 교육의 본질과 성찰 과제
한국의 높은 교육열 / 학력에 따른 빈부 격차 / 학벌주의 / 한국 교육의 성찰 과제 정리
대한민국은 능력주의 사회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의 계급적 성격 / 능력주의 담론의 확산 / 능력주의의 교과서, 『엘리트 세습』 / 대한민국은 능력주의 사회인가? / 최근 능력주의 담론에 대한 우려
치열한 교육 경쟁은 대학 서열화 때문인가?
학력주의와 학벌주의 / 학력의 경제적 가치와 학력주의 / 전국의 대학이 한 줄로 촘촘하게 서열화된 이유 / 대학 서열화 이외에 학력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들 / 대학 서열화 해소로 교육 경쟁을 완화할 수 있을까?
서울대는 학벌주의의 주범인가?
‘옥스브리지’의 나라 영국 / ‘아이비리그’의 나라 미국 / ‘그랑제꼴’의 나라 프랑스
대한민국은 서울대의 나라인가?
학벌주의 공론화의 시발점, 『서울대의 나라』 / 대한민국은 서울대의 나라인가?
학벌주의란 무엇인가?
학교 담장 안에서 바라보는 학벌주의 / 학벌주의 사회의 물질적 실체, ‘O피아’ / 학벌주의의 정신적 폐해
학벌주의, 무엇을 규명해야 하는가?
학벌주의의 뿌리를 조선시대에서 찾는 게 타당한가? / 왜 모두가 학벌 전쟁에 뛰어드나?
3부 학벌 전쟁 사회의 형성 과정
일제 강점기 교육(1910~1945)
일제는 조선인을 공부시키려고 학교를 세웠을까? / 조선 사람에게 학교 교육은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 일제가 식민지 조선에 경성제국대학을 세운 이유는? / 경성제대를 원톱으로 대학 서열화가 시작되었을까? / 학벌주의가 태동할 교육 환경이 형성되었을까? / 식민지 백성들은 학력 상승을 통한 엘리트를 꿈꿨을까?
미군정-이승만 정권 시기의 교육(1945~1960)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가다 / 사회 정의의 씨앗도 뿌려보지 못한 친일파 청산 실패 / 사회정의는 찾지 마라, 공부라고 달랐을까? / 정의가 사라진 국가의 반쪽짜리 세계관 / ‘공부해서 남 주냐’는 가치관의 정립 / 미 군정기의 교육 재편 / 교육 경쟁의 경제적 토대, 토지개혁 / 교육을 방치한 국가가 만들어낸 사립학교 체제
군부독재 시기의 교육(1961~1992)
반공이 국시(國是)가 된 암흑의 30년 / 폭발하는 교육열, 학벌주의 사회로 진입하다 / 학벌주의 탄생의 핵심, 엘리트 관료주의 / 부정부패를 이어주는 연줄로 작동하는 학벌주의 / 군부독재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시킨 기수 서열 문화
문민정부-현재의 교육(1993~2023)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바꿔놓은 외환위기 사태 / 한 세대를 지배한 교육 정책, 5.31 교육 개혁 / 학력 인플레이션과 더 격렬해진 학벌 경쟁 / 고등학교까지 확장된 학벌 체제 / 학벌 사회를 넘어 학벌 세습 사회로
결론: 한국은 왜 학벌 전쟁 사회가 되었나?
책 속으로
핀란드도 사람 사는 사회인지라 다양한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은 극복해냈지만 1990년 무렵에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많아 자살률이 세계 1위였습니다. 학교에 ‘왕따’도 있고, 총기 난사 사고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핀란드가 세계 최고의 교육 강국이 된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스웨덴, 러시아, 독일 등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핀란드는 자주독립을 이루고 영세중립국을 선택했습니다. 좌파와 우파가 내전을 벌였지만 서로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며 자본주의 틀 안에서 복지국가를 건설했습니다.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고 국가는 개인의 생존을 보장하니 교육이 생존 경쟁의 수단일 이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애국심이 높은 교사들이 한 학생도 낙오시키지 않겠다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가르칩니다. 그 결과가 세계 최고의 학업성취도로 나타난 것입니다.
핀란드 교육을 부러워하면서 핀란드의 교실만 본다면 핀란드 교육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핀란드라는 학교’를 봐야 합니다.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교육이 교육답게 되는지, 그런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말입니다.
---「교육과 사회 체제」중에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유라의 특권과 반칙, 2017년에 터진 강원랜드 대규모 채용 비리, 2019년 조국 사태 때 ‘부모 찬스’, 2020년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등을 거치면서 ‘능력주의’가 사회적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수시와 정시 비율,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관점을 놓고 능력주의 논쟁이 벌어졌지요. 이런 흐름 속에서 능력주의와 관련한 책들도 많이 출판되었습니다.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를 총지휘하며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검찰총장이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고 대통령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는데, 집권 후 보니 ‘공정과 상식’은 온데간데가 없고 서울법대 출신 검사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 고등학교 후배, 출퇴근 때 ‘카풀’하던 검사, 점심시간에 ‘밥 총무’ 하던 검사 등 온갖 연줄로 얽힌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전근대적인 학벌의 힘이 약해지고 능력주의 사회로 변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학벌주의는 여전히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장한 채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국 교육 성찰」중에서
학벌주의는 해방 이후 현대사의 질곡이 낳은 독특한 한국적 현상입니다. 일제 강점기는 일반 국민이 학력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교육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가치관은 극단적 이기주의입니다. 이는 해방 이후 친일파가 집권하면서 형성된 것입니다. 미군정 치하에서 친일파가 집권에 성공하고, 분단과 전쟁을 통해 독점적 지배체제를 구축했으며, 군부독재 30년 동안 강고해졌습니다. 그래서 사회정의가 실종되고 가치관이 역전되었으며, 극단적 이기주의가 사회 원리로 확립되었습니다. ‘공부해서 남주냐’는 가치관은 그렇게 생겨난 것입니다.
교육 영역에서 이기주의는 가족을 단위로 하는 생존 경쟁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진보적 생각이 모두 금지되고, 정전 체제에서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삶을 개선할 수 있는 통로가 봉쇄되었습니다. 전쟁으로 기존 계급 질서가 하향 평준화되고, 토지개혁으로 농민들에게 물질적 토대가 형성되자, 가족 단위의 생존 경쟁으로 모든 국민이 학력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특정 대학 출신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학벌이라는 전근대적 현상은 군부독재 30년 동안 형성되었습니다. 군부독재, 재벌, 학자, 언론인이 유착하면서 학연으로 얽힌 엘리트들의 집단적 부정부패가 학벌주의의 근원입니다.
경제성장으로 절대적 빈곤에서는 탈출했으나 상대적 빈곤은 커졌고, 천민자본주의 사회의 물신화가 교육 영역에서 낳은 정신 병리적 현상이 학벌주의입니다.
스웨덴, 러시아, 독일 등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핀란드는 자주독립을 이루고 영세중립국을 선택했습니다. 좌파와 우파가 내전을 벌였지만 서로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며 자본주의 틀 안에서 복지국가를 건설했습니다. 부자는 세금을 많이 내고 국가는 개인의 생존을 보장하니 교육이 생존 경쟁의 수단일 이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애국심이 높은 교사들이 한 학생도 낙오시키지 않겠다는 사명감과 열정으로 가르칩니다. 그 결과가 세계 최고의 학업성취도로 나타난 것입니다.
핀란드 교육을 부러워하면서 핀란드의 교실만 본다면 핀란드 교육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핀란드라는 학교’를 봐야 합니다.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교육이 교육답게 되는지, 그런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말입니다.
---「교육과 사회 체제」중에서
2016년 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유라의 특권과 반칙, 2017년에 터진 강원랜드 대규모 채용 비리, 2019년 조국 사태 때 ‘부모 찬스’, 2020년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 등을 거치면서 ‘능력주의’가 사회적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교육계에서는 수시와 정시 비율,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관점을 놓고 능력주의 논쟁이 벌어졌지요. 이런 흐름 속에서 능력주의와 관련한 책들도 많이 출판되었습니다.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를 총지휘하며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검찰총장이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고 대통령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는데, 집권 후 보니 ‘공정과 상식’은 온데간데가 없고 서울법대 출신 검사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 고등학교 후배, 출퇴근 때 ‘카풀’하던 검사, 점심시간에 ‘밥 총무’ 하던 검사 등 온갖 연줄로 얽힌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전근대적인 학벌의 힘이 약해지고 능력주의 사회로 변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학벌주의는 여전히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장한 채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국 교육 성찰」중에서
학벌주의는 해방 이후 현대사의 질곡이 낳은 독특한 한국적 현상입니다. 일제 강점기는 일반 국민이 학력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교육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가치관은 극단적 이기주의입니다. 이는 해방 이후 친일파가 집권하면서 형성된 것입니다. 미군정 치하에서 친일파가 집권에 성공하고, 분단과 전쟁을 통해 독점적 지배체제를 구축했으며, 군부독재 30년 동안 강고해졌습니다. 그래서 사회정의가 실종되고 가치관이 역전되었으며, 극단적 이기주의가 사회 원리로 확립되었습니다. ‘공부해서 남주냐’는 가치관은 그렇게 생겨난 것입니다.
교육 영역에서 이기주의는 가족을 단위로 하는 생존 경쟁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진보적 생각이 모두 금지되고, 정전 체제에서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삶을 개선할 수 있는 통로가 봉쇄되었습니다. 전쟁으로 기존 계급 질서가 하향 평준화되고, 토지개혁으로 농민들에게 물질적 토대가 형성되자, 가족 단위의 생존 경쟁으로 모든 국민이 학력 경쟁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특정 대학 출신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학벌이라는 전근대적 현상은 군부독재 30년 동안 형성되었습니다. 군부독재, 재벌, 학자, 언론인이 유착하면서 학연으로 얽힌 엘리트들의 집단적 부정부패가 학벌주의의 근원입니다.
경제성장으로 절대적 빈곤에서는 탈출했으나 상대적 빈곤은 커졌고, 천민자본주의 사회의 물신화가 교육 영역에서 낳은 정신 병리적 현상이 학벌주의입니다.
---「학벌 전쟁 사회의 형성 과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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