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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대한민국 (2024) - 우리가 선택한 파국과 소멸의 사회경제학

동방박사님 2024. 5. 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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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사회는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가?

끝끝내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나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

대한민국을 사멸의 길로 이끌고 있는
총체적인 경제구조와 악순환의 고리를 철저하게 분석하다

대한민국은 파국을 맞이하고 있다. 이 나라가 역사상 세계로부터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공동체의 급격한 쇠락과 해체를 목도하는 중이다. 사람들은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으며, 지방은 소멸하고, 우리 모두 기형적인 고물가와 양극화된 사회체제 속에서 엄청난 경쟁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한국인의 이기적인 품성을 꺼내 들거나, 특정한 정파가 권력을 쥐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모두 틀렸다. 문제는 ‘돈’이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얽힌 ‘돈의 문제’로 인해서 사멸의 길을 향하고 있다. 우리를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경제구조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고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합계출산율 0.72명의 시대’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한국사회의 재생산성은 왜 극적으로 붕괴했는가? 왜 청년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기를 쓰며 서울로 몰려들어야 하고, 왜 많은 이들은 블록체인 토큰과 같은 고위험 자산 투자에 열중하거나 혹은 자신의 ‘약자성’에만 집중하면서 누군가를 증오하는 일에 여념이 없는가? 우리는 왜 사교육비가 준조세화된 이 구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그토록 간절하게 ‘시험’과 ‘공정’에 집착하는가? 또 우린 왜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노동 시간과 열악한 양육 환경에 시달리고 있는가? 김현성은 말한다. 그것은 우리 공동체가 발전의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했던 쟁점들을 회피했기 때문이라고.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의 빠른 성공 그 자체에 실패의 근거들이 예비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냉철하게 직시했어야 할 집단이 제대로 신뢰받지 못하며 이 문제를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그러므로 우리가 선택한 파국과 소멸의 길은 ‘자살’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 모순적이고 파괴적인 사회경제적 구조를 우리 스스로 선택했다. 우리는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었던 ‘정당한 지출’을 감행하는 대신, 구성원 각자가 남보다 더 빠르게, 더 근면하게, 자기 몸을 갈아 넣으며, 오로지 극도의 효율을 추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각자도생의 토대를 구축했다. 타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방식 대신에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방식’을 공동체의 근본적인 운영 기조로 삼았다. 그래서 우리에겐 늘 시간이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일은 사치일 뿐이다. 모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힘쓰지 않으면 안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렇게 완성됐다. 이 책은 그처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에 관한 심층적인 보고서이며, 그럼에도 냉소나 체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길 권하는 뜨거운 희망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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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들어가며: 스스로 사멸하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

1장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2장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

3장 모두가 가난한 이유, 노동생산성

4장 청년 문제는 노인 문제의 결과일 뿐이다

5장 이곳은 원래부터 각자도생의 나라였습니다

6장 한국에서 가장 비싼 선택, 결혼

7장 시험과 공정, 그리고 ‘약자’에 관하여

8장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경쟁’의 매운 맛

9장 우리의 황혼은 어떤 모습일까

― 나가며: ‘황금 티켓 증후군’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감사의 말
 
 

저자 소개 

저 : 김현성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였고, 졸업 후 해외주식 애널리스트 및 해외주식형 펀드매니저로 일하였다. 현재는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경제, IT, 국제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두고 디지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등에 출연한 바 있다.

책 속으로

그러나 우리 공동체가 미래에 겪게 될 쇠퇴의 경로는 단지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인구를 포함해서 의료, 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회 인프라, 그리고 경제 구조의 기초를 떠받치고 있는 노동현장 등 공동체에 필수적인 기둥들의 지속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의 감소는 공동체 쇠락을 이야기할 수 있는 ‘증거’라기보다는 이 책의 본론에서 설명할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물’에 가깝다.
---「들어가며: 스스로 사멸하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중에서

그러므로 우리는 이러한 공동체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야만 한다. 한국인들의 전반적인 성격이 이기적이거나 황금만능주의의 면모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공동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담론은 과감하게 폐기해야 한다. 우리는 돈에 관해서 정말로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나는 앞으로 우리에게 공동체를 건강하게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이 있는에 하는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왜 그토록 공동체를 위한 지출에 인색한가라는 이야기를 거친 후, 이러한 구조적 환경이 계속되면 과연 대한민국이 어떤 사회로 진입하게 될지를 다양한 경제 현안을 아우르며 폭넓게 다룰 것이다.
---「들어가며: 스스로 사멸하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중에서

한국 공동체를 설명할 때 흔히 사용되는 ‘사람을 갈아넣는다’라는 말은 ‘돈을 쓰지 않는다’라는 말의 뒷면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적 단위이고, 이 물리적 단위가 계속해서 ‘갈려 나가는’ 상황이 오래도록 유지된다면 그 공동체의 재생산성은 붕괴될 것이다. 돈이 쓰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만큼 사람이 더 쓰인다는 것은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더 쓰이는 사람에게 자원이 적절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그럼 그 사람은 자원을 배분받지 못하면서 자신의 시간마저 잃게 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시간을 잃는다는 건 소비, 출산, 육아, 교육 등 사회적 재생산을 위한 활동에서 배제를 당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1장 |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중에서

절대적인 사교육비 수준이 높은 것도 문제이지만, 식료품 물가와 같이 사교육비 또한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2022년 조사된 사교육비 숫자를 2022년 대한민국 가구별 중위소득 데이터와 비교하여 사교육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하면 놀랄 만한 값이 산출된다. 고등학생 자녀가 1인만 있다고 할지라도 3인 가구 중위소득 기준 전국 평균 17.3%의 소득이 매월 사교육비로 지출되며, 서울을 기준으로 삼을 경우 그 비중은 23.4%까지 상승한다. 만약 고등학생 자녀가 2인이 있는 4인 가구일 경우 그 비중은 더욱 높아져 전국 평균 사교육비로도 가구 소득의 28.3%를 지출하게 되고, 서울의 경우 그 수치는 38.4%까지 올라간다.
---「1장 |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중에서

집값으로 집중되는 거주비용의 증가는 두 가지 추가적인 문제를 다시 발생시킨다. 첫 번째 문제는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가처분소득을 낮춘다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에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걸 이들 또한 잘 알더라도) 지방의 소멸을 막기 위해 수도권의 자원을 배분하는 정책에 심리적 저항감을 불러일으킨다. 두 번째 문제는 사회기반시설의 수도권 쏠림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구 집중으로 인한 생활 환경의 저하 압력을 낮추기 위해서 추가적인 인프라의 필요성은 끊임없이 높아지게 되며, 이는 거주비용에 자신의 소득을 쏟아부은 수도권 거주민들에겐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그러한 쏠림은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 추가적인 인프라가 설치되면 잠시 동안은 과밀화로 말미암은 압력이 줄어들겠지만, 그 인프라가 개선한 공간 환경이 또 다시 그 공간의 수요를 높이게 됨으로써 얼마 가지 않아 다시 과밀화 상태가 유지되는 꼴을 만들기 때문이다.
---「2장 |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중에서

한편 앞서 역사적인 맥락으로 서술하였던 수도권 집중을 2014년 이전과 이후의 부분만 조금 확대하여 구분해 볼 수도 있다. 서울은 1990년 이후로 줄곧 순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가 있었고, 1990년 이후 수도권의 인구 팽창은 경기도로 유입된 인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경기도의 인구 유입 역시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중 2014년부터 다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2012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테크노밸리이며,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 2014년 있었던 카카오의 다음 합병이라고 할 수 있다.
---「2장 |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중에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국내 서비스업의 고용을 절반 이상 떠받치고 있는 이 3대 업종의 가장 큰 특성이 바로 영세함이라는 사실이다. 국내 서비스업의 영세성은 자영업률로 측정할 수 있는데, 한국은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업에서 나타나는 자영업률 비중이 다른 국가보다 매우 높은 경향을 지닌다. 한국의 도매 및 소매업 자영업률은 2018년 기준 38.6%, 운수 및 창고업은 42.9%에 달했으며 숙박음식점업은 39.3%를 기록했다. 자영업률을 영세성의 척도로 놓고 봤을 때, 한국은 주요 서비스업 분야에서 비교가능한 대상국들에 비해 2~5배가량 더 영세하다고 볼 수 있다.
---「3장 | 모두가 가난한 이유, 노동생산성」중에서

결론적으로 우리는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과 높은 생활물가, 그리고 수도권 집중이라는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견고한 하나의 성(城)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정규직 해고와 같은 쉽고 단편적인 방법으로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점도 역시 이 장에서 상세히 살펴보았다. 이런 상황은 높은 수준의 국내총생산 규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한국인들을 실질적으로 가난한 상태에 놓여 있게 만들며, 이들이 심리적으로, 또한 경제적으로 공동체 전체를 위한 자원을 지출하는 것에 대단히 인색하게 만든다.
---「3장 | 모두가 가난한 이유, 노동생산성」중에서

이처럼 수도권은 노년층에게나 청년층에게나 모두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공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수도권의 주택은 이중 수요가 발생한다. 청년은 소득 증대와 자본 축적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노년층은 노후의 안정적인 생존을 위해 수도권에 계속 머물러야만 한다. 노년층의 수도권 주택 매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수도권,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이 활성화된다. 우리 사회는 바로 이 지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신규 매수 수요는 지속적으로 쌓이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예비 노년층 그리고 노년층의 매도를 통한 공급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4장 | 청년 문제는 노인 문제의 결과일 뿐이다 」중에서

국민연금 제도를 오랫동안 유지해 온 모든 나라의 사례를 볼 때 국민연금 적립금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서 고갈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우며, 이 때문에 독일과 일본 등 국민연금을 거의 10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국가들은 이미 20% 이상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이 현재 납입하는 돈으로 모두 노인들에게 퍼주고 지금의 청년들은 나중에 받을 돈이 없다는 식의 주장은 완전한 사기이며, 심각한 정치적 선동이다. 내가 이 문제에 관해서 이렇게까지 강하게 말하는 이유는 이런 정치적 주장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연금에서 멀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연금을 통한 합리적인 노후 보장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블록체인 토큰 등 고위험 자산을 선택하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4장 | 청년 문제는 노인 문제의 결과일 뿐이다 」중에서

그러나 한국은 복지제도의 대상자들이 중산층 이상이 누리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침범하면, ‘내가 내는 혈세’를 운운하며 어디까지가 복지냐는 물음을 통해 일종의 가난함다움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즉, 한국 사회는 경제 발전만 빠르게 추구하다가 취약한 재정적 역량 때문에 심각한 양극화의 길에 들어섰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복지 제도를 구축하는 일에 힘썼으나 그 도입 배경의 한계상 ‘가난한 사람만 복지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선별적 복지의 덫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5장 | 이곳은 원래부터 각자도생의 나라였습니다」중에서

사람들은 최근의 한국이 ‘각자도생의 사회’가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말은 반만 맞다. 한국은 원래부터 국가가 돌보는 부분이 거의 없었던, 사전적 정의 그대로의 각자도생 사회였다. 더 정확히는 농촌 공동체가 붕괴되고 난 이후 한국에선 늘 정보의 취합과 취사선택에서 우위를 보유한 개인이 더 강한 생존력을 가져왔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한국이라는 체제는 늘 빠르게 성장하는 것에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서 다양하고 표준화된 재화를 제공하여 개인의 선택을 줄이기보다는, 개인이 선택하고 그 결과를 개인이 책임지는 형태의 체제를 변함없이 유지했다는 뜻이다.
---「5장 | 이곳은 원래부터 각자도생의 나라였습니다」중에서

이와 같은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맨 앞에서 이야기했던 상향혼 담론, 즉 “여성들이 자신보다 더 경제력이 우월한 남성만을 탐색한다”라는 담론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사실이다. 한국 공동체 구성원들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경제적 상향혼을 선택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또 우리 사회에선 상향혼의 건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 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한국의 청년들은 애써 자신보다 더 경제력이 나은 사람을 찾으려고 그렇게까지 힘을 기울인다고 볼 수도 없다. 우리 공동체의 청년들이 결혼을 회피한다는 ‘가장 쉬운’ 선택지를 고르고 있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6장 | 한국에서 가장 비싼 선택, 결혼」중에서

정리해 보자. 소득이 적더라도 부모의 재산이 많거나, 또는 현재 본인의 재산이 많거나, 그마저도 아니라면 미래에 본인의 재산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경우에는 결혼은 그렇게 비싼 선택이 아니게 된다. 그러나 그 셋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현재 한국에서 결혼은 ‘가장 비싼’ 선택이다. 출산과 육아의 문제로 옮겨가면 비용이 더욱 높아진다. 아이를 낳으면 거의 100%의 확률로 미래의 경제력 축적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며, 다시금 경제 활동으로 복귀하더라도 자신의 노동 환경에서 같은 수준의 생산성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6장 | 한국에서 가장 비싼 선택, 결혼」중에서

그럼에도 한국 사회는 왜 시험이 공정하다는 허상에 집착하는가?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이는 우리가 시험의 결과가 ‘수치’로 공개되는 투명성을 공정성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시험, 그 중에서도 특히 수능은 점수뿐만 아니라 자신의 위치가 대충 같은 수험생들 사이에서 어디쯤인지는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한다. 또한 우리는 그 계산의 결과가 신뢰도가 높다고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와 누군가의 위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고 해서 그 제도 자체가 공정하게 될 수는 없다. 시험이야말로 가장 공정한 제도라고 우기는 사람들은 기계적 투명함을 사회적 공정함으로 바꿔치기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7장 | 시험과 공정, 그리고 ‘약자’에 관하여」중에서

그러나 우리 구성원들이 사회를 위한 비용 지출을 꺼리는 일은 주류든 비주류든 그 대상의 성격을 가리지 않고 진행된다. 5장에서 살펴보았듯, 심지어 한국은 어느 정도 기득권을 점유하고 있는 의사라는 직업마저도 여기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필수의료 분야가 아무리 그 원가 보전이 어렵다고 한들, 의사들은 고소득자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비용을 추가로 지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낮은 사람들은 단순히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비용을 지출할 수 없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은 나보다 형편이 좋기 때문에 비용을 지출할 수 없다. 그래서한국 공동체에선 그 어떤 그룹도 자신이 가진 약자성에서 탈출할 수가 없다. 기묘하게 짜인 균형 아래에서 모든 것이 시나브로 사라지기만을 기다리게 될 뿐이다.
---「7장 | 시험과 공정, 그리고 ‘약자’에 관하여」중에서

한국 공동체가 모든 것에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앞서 설명한 바 있다. 가성비적 소비의 가장 큰 특징은 언제나 모든 부문에서 비용 대비 극도의 효율을 추구한다는 것에 있다. 그처럼 극단적인 효율을 추구할수록 아주 작은 손해에도 민감해진다. 이 손해를 다음에 다시는 입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소비를 하는 입장에서는 생산을 하는 쪽에 강한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특히 소셜 미디어 사회가 되면서 모든 것을 평점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회는 대기업 정도 규모의 큰 조직을 배경으로 두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새로운 지옥을 열었다. 민원 지옥이 바로 그것이다.
---「8장 |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경쟁’의 매운 맛」중에서

결국 우리는 이 사회의 격심한 격차와 쏠림은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공히 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이민자들마저도 현재 한국 사회의 소멸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인 노동생산성 격차, 수도권-비수도권 간 격차, 높은 생활 비용 등을 한국인과 똑같이 적용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서울은 한국의 높은 기준을 뚫고 영주권을 획득한 이들의 공간이며, 소득과 자산을 모두 보유한 자들의 성과 같다. 반대로 지방은 비전문취업자와 결혼이민자들이 모여 저생산성 노동에 종사하는 곳이라고 보면 정확하다. 한국에서는 이민의 양극화 구도가 이미 철저하게 완성되어 있는 것이다.
---「8장 |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경쟁’의 매운 맛」중에서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공동체의 소멸은 과연 어떠한 형태로 다가올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인구의 감소를 통한 자연적인 축소와 소멸을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구가 감소했을 때 어떠한 일이 구체적으로 발생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형해화된 말들만 부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고갈, 부동산 가격의 폭락, 국방력의 약화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인구의 감소는 이러한 거시적인 수축과 더불어 미시적인 부분에서 촘촘히 영향력을 발휘하며 우리 삶을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다. 인구의 감소 현상 자체가 사회 전체의 병폐가 종합된 결과이기 때문에, 그 현상이 불러일으키는 외부 효과 역시 각각의 병폐들에 대응해서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9장 | 우리의 황혼은 어떤 모습일까」중에서

결국 현재의 서비스업 저생산성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꾸지 않는 이상 한국의 GDP 규모는 극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2022년 한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세계 13위를 기록했는데, 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차 그 규모도 줄어들어 인구가 증가하는 국가들에 하나둘씩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가 1970년대 후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 예측되는 2070년 정도가 되면, 한국의 인구는 3765만명까지 떨어지고 내수시장의 전체적인 규모는 현재의 70% 미만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가 연 2000만명 이상의 해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정도의 크나큰 변화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말해 이런 일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9장 | 우리의 황혼은 어떤 모습일까」중에서

또한 ‘경제의 성장’과는 거리가 있는 영역에 돈을 사용한다고 해서 이것을 일종의 소득 분배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엄밀히 따지자면 지금까지 개인의 선택을 통해 개인이 소비·지출하게끔 맡겼던 영역을 조금씩 정부의 몫으로 돌려놓는 것에 가깝다. 연금의 재정 지원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으며, 보육 및 노인과 관련된 인프라 제공의 문제, 유아차나 전동휠체어를 끌고도 자유롭게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문제 같은 간단한 것들의 해결이 이 거대한 순환을 조금씩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버스와 지하철에서 유아차를 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예 문제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이다.
---「나가며: ‘황금 티켓 증후군’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중에서

나는 조금 더 적극적인 정부의 재정 확대를 주문하면서 이 책의 막을 내렸다. 물론 우리나라도 상당히 고도화된 자본주의 사회이고, 그래서 시장과 정부엔 각각의 역할이 있는 법이며 많은 경우 시장에 문제를 맡기는 편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재정 확대라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공동체가 겪고 있는 문제는 각 문제끼리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모든 문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아 한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더욱 심해지는 순환참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자연스럽게 두면 끝내 불균형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시장에서 해결책을 찾는 일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둘째, 아무리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한들 현재의 상황에서는 우리가 가장 신경 써서 달성해야 할 지점은 ‘사회적 합의’이기 때문이다.
---「나가며: ‘황금 티켓 증후군’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중에서

출판사 리뷰

합계출산율 0.72명의 시대, 공동체의 무너진 재생산성

“지금의 비극은 한국인의 품성이나 특정 정파 때문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돈의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는 왜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지갑을 열지 못하며,
왜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선택했는가?

대한민국은 영광의 시간을 누리고 있는가, 쇠락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가? ‘자살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이 책의 제목 여덟 글자는 그 자체로 매우 논쟁적이고 문제적이다. 혹자는 이 제목을 보고 진부한 망국론 혹은 공포 마케팅의 거듭되는 되풀이일 뿐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현재 대한민국의 세계적 위상은 유사 이래 가장 높고 찬란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그 어느 국가보다도 더 빠르고 성공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최근에는 ‘K’라는 접두사를 통해 표출되는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한 글로벌 문화의 선도국이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한국의 영화감독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많은 세계인들은 한국에 관심을 가지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한민국의 쇠퇴와 해체를 말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그 증거로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충격적인 수치와 우리 사회의 암울한 인구 전망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추세는 분명히 충격적이고 파괴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출산율은 우리 공동체의 재생산성이 근본적으로 무너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숫자이며, 구성원 모두가 과거와는 아예 다른 차원에서 공포를 느끼게끔 만드는 수치다. 그런데 한국에서 살아가는 우린 모두 이 숫자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저자 김현성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공동체가 미래에 겪게 될 쇠퇴와 붕괴의 경로는 단지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 사회에선 의료, 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회 인프라와 공동체에 필수적인 기둥들의 지속성이 사라지고 있으며, 인구의 감소는 공동체 쇠락을 이야기하는 ‘증거’라기보단 바로 그러한 여러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무너졌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결과물’에 가깝다고. 우리가 대한민국의 선택을 ‘자살’로 불러야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놓은 그 구조를 끝끝내 바꾸지 못한 채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자살하는 대한민국』은 그처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소멸의 길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들을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우리 공동체를 파국으로 이끌어가는 총체적인 경제구조와 악순환의 고리를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다.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모든 사회경제적인 문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 근원적인 이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피상적으로 ‘출산율 감소의 충격과 공포’만을 외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신 책의 저자가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가장 핵심적이고 근원적인 요소로 바라보는 것은 바로 ‘돈’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사회의 재생산성이 붕괴되고 우리가 이토록 불행에 시달리는 이유로 한국인의 황금만능주의 혹은 이기적인 품성을 꺼내들거나, 특정한 정파가 권력을 쥐고 나라를 잘못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김현성에 따르면, 모두 틀렸다. 문제는 ‘돈’이다. 한국은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얽힌 ‘돈의 문제’로 인해서 사멸의 길을 향하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수집하고 분석한 통계와 수치로써 우리가 왜 공동체를 위해서 지갑을 열지 못하는지, 우리는 왜 각자도생과 무한경쟁의 구조적 토양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통찰하기 시작한다.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일상생활의 고비용, 극심한 수도권 집중과 생산성 쏠림이 얽힌 현실

이 책의 1장 ‘한국인에게 돈이 부족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에서 저자는 한국의 거대한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빈곤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에 처해 있음을 검증한다. 한국은 아프다. 그렇지만 아무도 병원비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에겐 공동체를 위해 쓸 돈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왜 돈이 부족한가? 우리는 가장 먼저 한국의 왜곡된 물가 구조에서 오는 일상생활의 고비용 구조에 주목해야 한다. 김현성은 다양한 통계와 자료들을 철저하게 분석하며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를 기록 중이라는 사실과 그 역사적인 기원을 짚어간다. 그럼에도 우리는 낮은 에너지 물가와 낮은 사회간접자본 비용으로 인해서 그럭저럭 도시 생활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공공부문의 적자를 누적시키고 이를 효율화하려 했을 때 강력한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킨다. 거기에 더하여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거의 조세의 성격을 가지는 사교육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고등학생 한 명을 키우려면 가구소득의 약 30%를 사교육으로 지출해야 하는 게 우리의 명백한 현실이다.

가뜩이나 돈이 없는 한국인들의 가용 자원을 앗아가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다. 저자는 2장 ‘서울, 서울, 서울, 아름다운 이 거리’에서 서울과 수도권에 몰리는 인구와 돈이 어떻게 사람들의 주거비용과 생활비용을 높이고 가용 자원을 감소시키는지 분석한다. 대한민국 총인구의 50.5%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현 상황은 압축 성장을 위해 집적이익의 추구를 가장 큰 수단으로 삼았던 우리 경제성장의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과거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역대 정책의사결정권자들의 국가 운영 방식은 크든 작든 결과적으로 수도권을 오히려 더 크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데이터는 수도권이 전국에서 가장 좋은 일자리를 독식하고 있으며, 그 현상은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IT 산업의 본격적인 약진과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지방균형발전의 대원칙에 동의하면서도, 토호론 등을 내세우며 지방에 대한 적극적인 경제력 배분에 망설이는 중이다. 그 또한 자신들이 워낙 먹고살기 힘들어서이지만,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집적불이익의 청구서가 향후 점점 더 큰 금액으로 되돌아올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우리는 한국인들에게 돈이 부족한 이유를 소비의 측면에서만 살펴서는 안 된다. 소득의 차원에서, 과연 한국인들은 돈을 자신들이 한 일만큼 충분히 벌고 있는가도 물어야 한다. 우리에게 돈이 없다는 건 너무 많이 쓰고 있다는 뜻도 될 수 있지만, 너무 적게 벌고 있다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성은 책의 3장 ‘모두가 가난한 이유, 노동생산성’에서 한국 공동체의 고용점유 7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상세하게 분석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 취업자의 약 24%, 1/4가량이 자영업자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계속 가난한 상태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을 분석하며, 한국이라는 공동체 자체가 대다수 사람들에게 사실상 ‘낮은 인건비’를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처럼 한국에서 극히 일부의 대기업 종사자만이 높은 부가가치를 독식하고, 경제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공동체의 경제발전 도상 전체에서 누적되어 현시점에 통증이 나타나고 있는 질병과도 같다. 과거 경제발전기에 국가가 운전대를 잡고 이끌었던 수출 주도형 경제는 우리를 전 세계의 경제대국으로 이끌었지만, 이제는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저생산성이란 결과를 낳게 됐으며, 그것은 한국 임금노동자의 상당수가 그 생활 비용에 비해 낮은 소득을 벌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연결된다.

대한민국은 왜 개인이 모든 걸 책임질 수밖에 없는 공동체가 되었으며,
왜 결혼과 출산이 가장 값비싼 선택지가 되었는가

저자는 말한다. 한국 공동체가 소멸하는 이유에는 고물가, 수도권 집중 그리고 낮은 노동생산성 문제가 모두 버무려져 있는데,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 바로 노인 문제라고. 그는 4장 ‘청년 문제는 노인 문제의 결과일 뿐이다’에서 과거 십여 년간 우리 사회에서 청년 문제와 청년 담론이 유행했지만, 우린 이 문제의 근원적인 요인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김현성에 따르면, 청년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가 노인 문제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절한 자원 배분에 실패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년층은 선진국의 일반적인 노후 대비 수단인 3층 연금(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소득 커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주택을 매각하는 순간 거주환경이 더 열악한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방법이 없는 예비 빈곤층에 가까운데, 그 노인들은 노후의 안정적인 생존을 위해 결코 수도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김현성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노년층의 수도권 주택 매각을 꾀했던 이전 정권의 축출적 부동산 정책에서 필연적으로 병행하여 추진했었어야 했던 것이 바로 지역균형전략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실패했고, 지금은 이들을 재정적으로 간신히 지탱하는 국민연금에 대한 흉흉한 정치적 선동만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 저자는 국민연금에 관한 심층적인 자료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연금의 신뢰성을 추락시키고 있는 이들을 강력히 비판한다.

김현성에 따르면,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가진 기형적인 고물가의 문제, 수도권 집중의 문제, 낮은 노동생산성의 문제, 그리고 이것들이 합쳐져서 만들어낸 노인 문제와 여기서 파생된 청년의 문제는 상호 긴밀히 얽혀 ‘자살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비극적인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 나아가 5장 ‘이곳은 원래부터 각자도생의 나라였습니다’에서 분석하는 바, 이러한 구조에서는 ‘국가’와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 OECD 기준 일반정부 지출 규모가 명백히 최하위권인 현실과 이를 뒷받침하는 공동체의 강력한 조세저항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작은 재정의 공동체, 특히 복지를 민간에 폭넓게 외주화한 사회에선 모든 것이 ‘개인의 선택과 정보력’의 문제가 되는데, 맘카페라는 우리 사회의 문제적 결사체는 바로 이런 분위기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의대 정원의 확대와 의료수가 문제 또한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순환 고리들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 의료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일은 준조세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보험(건강보험)의 증액을 요구하지만, 대한민국 구성원들의 복지태도, 그리고 이와 연관된 실질가처분 소득이란 쟁점 때문에 우린 이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지갑을 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현성은 말한다. 사람들은 최근의 한국이 ‘각자도생의 사회’가 되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 말은 반만 맞다고. 한국은 원래부터 국가가 돌보는 부분이 거의 없었던, 사전적 정의 그대로의 각자도생 사회였다고.

이렇게 모두가 실질적인 가난에 시달리는 각자도생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은 결혼을 할 수 없고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이 책의 6장 ‘한국에서 가장 비싼 선택, 결혼’에서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결혼을 하기 위해 왜 그토록 돈이 많이 드는지를 분석하고, 한국 젊은이들에겐 돈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더욱이 출산은 시간을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기에, 성별 경제력 격차가 엄존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더 돈이 없는 젊은 한국인 여성들에게 미래의 경제적 이득을 축소시키는 선택지임이 명백하다. 김현성에 따르면, 한국은 GDP 규모 세계 10위권의 경제적 선진국이지만 놀랍게도 정작 미래를 짊어질 사람들은 이 국가 체제를 지속할 정도로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 한국인들이 결혼을 하기 위해 주거비용에 수억 단위의 돈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는 건 우리에겐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재산이 없으면 그나마 경제적 기회가 잔존하는 수도권에 진입할 수가 없는데, 한국의 공간적인 쏠림 현상은 실패한 정부 정책과 겹쳐 수도권, 특히 서울의 집값을 대책 없이 상승시켰다. 대다수 청년들에겐 그럴 만한 재산이 없으니 차라리 원룸에서 혼자 살거나 부모와 동거하면서 결혼을 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다. 즉, 한국 공동체의 젊은 구성원들은 결혼을 계속 미루거나 아예 회피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을 만큼 결혼은 비싼 선택지가 되었다는 뜻이다.

우리 모두가 입시에 매달리며 경쟁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이유
그리고 ‘천천히 가난해지는 삶’이라는 공동체의 정해진 미래

그렇다면 한국에서 그나마 여유 있게 결혼을 하고 경제적 자원을 축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책의 7장 ‘시험과 공정, 그리고 ‘약자’에 관하여‘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며 고생산성 수출 대기업에 종사하는 소수의 경제 활동 인구 집단이 바로 그들이다. 그럼 한국인들은 어떻게 그 집단에 낄 수 있을까? 여기서 대학 입시라는 한국 특유의 경쟁 시스템이 작동한다. 어느 학생이 십대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해서 뛰어난 입시 성적을 쟁취하면, 서울행 티켓과 경제적 풍요, 그리고 사회적 발언권이라는 세 가지 종류의 입장권을 거머쥘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처럼 ‘황금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하여 누군가가 반드시 시험이라는 제도를 높은 성적으로 통과하게끔 강제하는 체제를 토대로 국가를 운영했으며, 이들은 한국 사회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쏠림 현상으로 한쪽에만 생성된 추가적인 사회경제적인 대가를 보너스로 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 자녀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사교육비는 하나의 준조세처럼 되어버렸고, 그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은 낮은 노동생산성과 열악한 삶의 질, 낙후된 사회 인프라를 감내하며 그것을 모두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인 것처럼 감당해야 했다. 티켓을 손에 쥔 이들은 그 탓을 ‘노력을 열심히 하지 않은 대가’라고 치부하며, ‘노력을 열심히 한 우리’가 그들을 위해 사회적 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경쟁 압력을 설명하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품성론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을 수 있다. 한국인들은 남들과 비교하는 심성을 지녔기에 불행한 것은 아닌가? 남들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기에 그토록 과잉된 소비, 보여주기식 소비를 하는 것은 아닌가? 김현성에 따르면, 그러한 해석은 문제의 피상적인 측면만을 바라본 것이다. 김현성은 8장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경쟁’의 매운 맛’에서 오랜 권위주의 통치와 병영국가적 체제가 만들어 온 폐쇄성, 한국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높은 교류 비용 등을 촘촘하게 분석하며 우리가 왜 최대한 경쟁적인 소비, 즉 ‘불행한 소비’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를 되짚는다. 한국사회의 대다수가 ‘더 높은 평균’을 향해서 끊임없이 ‘올려치기’에 시달리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특별히 더 허영에 물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과 낮은 노동생산성이라는 경제구조, 지리 및 언어적 요건, 빈약한 사회 안전망의 토대 등으로 인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경쟁 압력의 분출이 원천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혹자는 우리 사회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이민’만이 답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김현성에 따르면, 이는 헐겁고 게으른 대안에 불과하다. 그는 한국의 이민자들을 둘러싼 다양한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서, 우리가 현재 직면한 그 경쟁 압력과 양극화의 문제점들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지 않는 형태의 이민을 수용해 원하지 않는 결과만을 다시 맞닥뜨릴 가능성만 높아질 뿐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그렇다면 1장부터 8장까지 설명한 이유들로 인해,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살고 있는 공동체의 소멸은 과연 어떠한 형태로 다가올 것인가? 김현성은 9장 ‘우리의 황혼은 어떤 모습일까’에서 우리의 어둡고 우울한 앞날을 예견한다. 무엇보다도 물가 수준의 전반적인 상승, 특히 인구가 줄어서 수요가 감소하면 식료품뿐만이 아니라 소비재 전반을 점점 더 비싸게 수입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국은 대부분의 서비스업이 내수시장의 B2C 업종에 집중돼 있어, 공동체의 축소는 상당수 기업들에 생존이 불가능한 환경을 강제할 것 또한 명백하다. 기업들이 생존의 위협을 당하게 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될 금융시장의 축소, 원화의 약세도 심각한 위기가 되리라 전망할 수 있다. 국방력의 감소와 지방의 한층 더 급격한 소멸도 우리 공동체가 피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결국 현재의 서비스업 저생산성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꾸지 않는 이상 한국의 GDP 규모는 미래에 극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2022년 한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세계 13위였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차 그 규모도 줄어들어 인구가 증가하는 국가들에 하나둘씩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가 1970년대 후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 예측되는 2070년 정도가 되면, 한국의 인구는 3765만명까지 떨어지고 내수시장의 전체적인 규모는 현재의 70%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 인구의 감소에 따라 천천히 가난해지는 삶은 우리의 정해진 미래와도 같은 것이다.

‘황금 티켓 증후군’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가 냉소를 멈추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

그럼 우리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우리의 소멸을 기다려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히 존재한다. 저자가 가장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김현성에 따르면, 증세가 쉽지 않은 우리의 현실적인 조건에서 점진적인 국가 채무의 증가가 유일하게 ‘당장’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모두가 가난으로 고통 받는 황혼을 피하려면 바로 지금 정부가 돈을 더 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김현성은 한국의 부채와 재정적인 구조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뒤 정부가 조금만 재정을 확장하면 미래에 반드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그는 우선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그와 동시에 아직 경제 활동 인구가 많은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잉여 자본을 블록체인 토큰 같은 비합리적 투자처가 아닌 개인의 국채 보유로 편입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미래 국민연금 및 사보험사들의 인구 감소 시기 자산 축소를 미리 대비하면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재원으로 남겨두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현성은 우선 일상에서 한국인들을 짓누르는 불필요한 고비용 구조를 먼저 해소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정부의 채무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증세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합의가 완료된 뒤에야 비로소 서비스업에서의 인건비 상승을 통한 생산성의 균형을 맞출 여력이 생기고, 생산성의 균형이 맞춰지고 나면 황금 티켓은 자연스럽게 그 힘을 잃을 수 있다. 그럴 때만 모두가 몇 장 안 되는 티켓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생산성을 획득할 수 있으며, 그러면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놓지 못했던 각자도생의 사회경제적 구조, 즉 ‘황금 티켓 증후군’이 마침내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김현성은 이 책 『자살하는 대한민국』을 통해서 우리 공동체의 성공적인 운영은 우리가 얼마나 기꺼이 지갑을 여는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이 실질적으로 가난한 상태라는 것을 직시하고, 앞으로 더욱 가난해질 수 있음을 인지하며, 이 사회를 둘러싼 돈의 논리와 구조를 더욱 철저히 파헤치는 게 중요하다. 사회적 합의는 여기서만 도출될 수 있다. 그는 모두가 정부를 조금 더 신뢰할 수 있고, 공동체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필요한 지출에 동의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지향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이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었던 ‘정당한 지출’을 감행하는 대신, 구성원 각자가 남보다 더 빠르게, 더 근면하게, 자기 몸을 갈아 넣으며, 오로지 극도의 효율을 추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각자도생의 토대를 구축했다. 타인을 위해 지갑을 여는 방식 대신에 ‘사람을 갈아서 굴러가는 방식’을 공동체의 근본적인 운영 기조로 삼았다. 그래서 우리에겐 늘 시간이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일은 사치일 뿐이다. 모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힘쓰지 않으면 안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이렇게 완성됐다. 그러므로 우리가 선택한 파국과 소멸의 길은 ‘자살’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우리는 이 모순적이고 파괴적인 구조를 우리 스스로 선택했다. 이 책은 그처럼 ‘모두가 아프지만, 아무도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는’ 나라에 관한 ‘중환자 중합검진 결과서이며, 그럼에도 냉소나 체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자고 권하는 뜨거운 호소의 기록이다. 『쇳밥일지』 저자 천현우가 책의 추천사에 쓴 것처럼, 김현성의 글이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냉철한 분석 끝에 다다른 결론이 냉소가 아니라 함께 희망을 찾자는 제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추천평

“한국은 망해가는 나라다. 그건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결과다. 문제는 ‘돈’이다. 눈부신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돈이 없다. 그럼에도 많은 돈을 써야만 간신히 살아갈 수 있다. 저자는 각자도생, 무한경쟁의 한국 공동체를 비싼 물가, 수도권 집중, 낮은 노동생산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진단하며 청년과 노인 문제 또한 빼놓지 않는다. 그리고 모두가 가난으로 고통 받는 처연한 황혼을 피하려면 바로 지금 정부가 돈을 더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두 개도 아닌 무거운 주제들을 거침없는 필체로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야심차고 무모하며, 똑똑하고 당돌하다. 그리고 패기 있다.”
- 이관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도대체 우리는 왜 이럴까?’ 질문을 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김현성은 한국사회가 당면한 과제의 원인을 면밀하게 묻고 그 해답을 찾는다. 그는 우리의 성공이 우리의 실패를 예비하고 있다는 것을 어떤 망설임도 없이 짚어나간다. 우리가 도취되었던 ‘한강의 기적’이 불러온 빠른 성장이 바로 공동체의 재생산성을 극적으로 파괴한 원인이며, 구성원 모두가 ‘합리적인 선택’을 통해 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분석한다. 성공의 공식이 바로 실패의 공식이라는 것을 누가 인정하고 싶겠는가? 그는 다들 직감하면서도 내심 외면하려 했던 한국사회의 ‘동전의 앞뒷면’을 연결 짓는다. 이 책은 불편하고 탁월한 문제작이다”
- 이상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람이 먼저이긴커녕 사람부터 갈아넣는 사회다. 한국은 자살을 비롯해 온갖 고단한 순위에서 글로벌 탑 클래스다. 결혼과 출산이 사치라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승자독식의 길 위에서 말라죽지 않기 위해 저마다 필사적이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거의 모든 문제의 근원이 ‘돈’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가 돈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끔 만드는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실리적 해법까지 꼼꼼하게 챙긴다. 중·노년 전문가들의 진단이 게으르거나 틀렸다고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패기, 대한민국의 자살을 막아보겠다는 그 의지가 고맙다. 우리의 현재를 구해 미래를 살리려면, 일단 읽자. 『자살하는 대한민국』은 우리가 함께 주목해야 할 수작이다.”
- 정혜승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 북살롱 오티움 공동대표)
“우리는 매일 ‘망국론’을 접하면서 살아간다. 대한민국이 망해간다는 주장은 다양한 근거를 통해서 전개된다. 틀린 말은 없지만, 옳은 말도 별로 없다. 대부분 한 가지 이유만으로 설명하려 시도하고, 자신의 견해를 지지하는 자료의 수집에만 몰두한다. 김현성은 다르다. 그가 쓴 『자살하는 대한민국』은 ‘중환자 종합검진 결과서’라고 할 수 있다. 왜 한국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날카로운 관점과 식견, 데이터의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우리 공동체의 문제를 철저하게 진단한다. 이 책이 가슴을 울리는 이유는, 냉철한 분석 끝에 다다른 결론이 냉소가 아니라 함께 희망을 찾자는 제안이기 때문이다.”
- 천현우 (『쇳밥일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