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본학 연구 (책소개)/7.일본전후사

기억과 인식 (2020) -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

동방박사님 2024. 5.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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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히토쓰바시대학 한국학연구센터 번역총서」제2권
『기억과 인식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


이 책은 일본은 아시아·태평양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라는 문제의식 위에 기획, 번역되었다. 75년이 흘렀고 세대 교체가 몇 번이나 이루어진 지금, ‘흘러가 버린 과거사’가 체험·기록·기억을 통해 형성되고 전승된 인식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역사학은 앞으로도 재해석해 나갈 것이다. 전쟁 기억과 역사 인식의 문제는 역사 교과서나 군대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의 기억을 둘러싼 입장과 해석의 차이에 기인하여 복잡한 다층적 관계성을 지닌다.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한국학연구센터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망과 그 속의 분절 지점을 포착하여 역사적으로 재조명한다. 그중 하나로 ‘전쟁과 폭력’을 둘러싼 한·일 간의 역사적 체험과 기억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는 책을 선보이다.

목차

I 문제의 관점視座 ― ‘전쟁론’과 ‘전후론’

현대사회 속의 전쟁상과 전후상
나리타 류이치成田龍一
머리말
1. ‘전후’ 과정과 전쟁상의 고찰
2. 젊은이들의 전쟁상과 전후 인식
3. ‘전후’를 끼워 넣은 전쟁상의 서술
맺음말

대항하는 역사인식
요시다 유타카吉田裕
머리말
1. 대두하는 내셔널리즘
2. 역사인식문제의 현 상황
3. ‘전후 70년’과 일본사회
맺음말

계속되는 샌프란시스코 체제 ― 정치·안전보장·영토
하라 기미에原貴美惠
1. 냉전과 샌프란시스코 체제
2. 데탕트와 샌프란시스코 체제의 변용
3. 오늘날 샌프란시스코 체제가 갖는 의미
맺음말

II 전쟁을 전하고, 전쟁을 계승한다

역사교육 속의 아시아·태평양전쟁 ― 전쟁체험을 쓴다는 의미
곤노 히데하루今野日出晴
머리말
1. ‘전쟁교육’ 기록운동 ― 지하수로서의 홋포 성교육
2. 교실 속의 ‘전쟁체험’에서 지역 속의 ‘전쟁체험’으로
맺음말

코메모레이션의 행방 ― 전쟁의 기억과 미술관
스즈키 가쓰오鈴木勝雄
머리말
1. ‘메이지 100주년’과 환상의 역사박물관
2. 무언의 유물
3. 전쟁화의 ‘반환’과 순환 프로젝트
맺음말

III 끝나지 않은 전쟁

오키나와전의 기억이 현재에 호소하는 것은 무엇인가
도베 히데아키??秀明
머리말
1. ‘집단자결’ 연구의 심화 ― 세 명의 역사연구가의 연구와 관련해
2. 오키나와를 둘러싼 인식의 변모
3. 기억의 계승을 향해, 끊임없이 계승의 의미를 물으며
맺음말을 대신하여

식민지 책임론 ― 대만을 중심으로
마루카와 데쓰시丸川哲史
머리말-식민지통치에 대한 물음
1. 역사적 문맥의 확인(1940년대-2000년대)
2. 식민지문제 제기(1) ― 우줘류
3. 식민지문제 제기(2) ― 다이궈후이로부터
4. 식민지문제 제기(3) ― 천잉전으로부터
5. 어떤 논쟁
맺음말을 대신하여

IV 화해는 가능한가

‘위안부’ 문제가 드러내는 일본의 전후
이와사키 미노루岩崎稔 · 오사 시즈에長志珠?
문제 설정 ― ‘위안부’ 문제의 사반세기
1. 논쟁 과정의 다섯 가지 양상
2. 세 가지 문제
혼동 속에서

전후사 속의 ‘화해’― 끝나지 않은 식민지지배 청산
우쓰미 아이코內海愛子
머리말
1. ‘화해와 신뢰의 강화’
2. 중국 ― 도착하지 않은 초대장
3. 한국 ― 거부된 참가
맺음말 ― 식민지인가 ‘일제 강점’인가, 그 정의를 되묻는다.

저자 소개

역사학연구자 1951년생, 오사카 출생, 1974년 와세다대학교 제1문학부 졸업, 1983년 동 대학교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 1985년 『가토 도키지로-가토 도키지로 선집』으로 문학박사, 요코하마시립대학교 강사, 도쿄외국어대학교 강사, 조교수, 니혼여자대학교 인간사회학부 조교수, 교수, 초기 사회주의연구회 회원. 일본의 대한수출우대 철폐를 반대하는 ‘성명’ 「한국은 ‘적’인가」호소하기 위한 모임의 한 사람.
 
편 : 요시다 유타카 (Yutaka Yoshida,よしだ ゆたか,吉田 裕)
 
역사학자. 1954년생, 사이타마 출생, 1977년 도쿄교육대학교 문학부 졸업, 1979년 히토쓰바시대학교대학원 사회학연구과 석사, 1983년 동 대학원 사회연구과 박사과정 만기퇴학, 히토츠바시대학교 명예교수, 도쿄대공습?전화(전쟁재난)자료센터 관장, 동시대사학회 대표, 2018년 저서 『일본군병사-아시아?태평양전쟁의 현실』로 아시아?태평양상 특별상, 신서대상 2019 수상.
히토쓰바시대학(一橋大學)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한국학연구센터는 일본 지역 한국학의 ‘새로운 리더’를 추구한다는 기치 아래 2016년 12월 1일 설립되었다. 센터는 한국 사회와 아시아 공동체의 연결고리를 학제적으로 탐색하면서 새로운 한국학 연구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체험?기억?공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아시아 공동체의 미래상을 전망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다양한 층위가 얽혀 있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망과 그 속의 ...

책 속으로

과거에 병사였다는 이들에게서 우리가 어떤 이미지인가를 떠올릴 정도로 그들의 역사인식이 보수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며 그것과 마주하면서 전쟁의 가해성·침략성에 대해 깊이 인식해 가던 세대였다.
--- p.21

“인간의 죽음은 일상이었다”, “인간이 가진 욕망을 완전히 잃었다”고 다카하시는 말하며 전쟁이 전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아’이며 “우리는 누군가와 싸우는 것도 아닌데 한 사람, 또 한 사람 쓰러지며 허무하게 죽어간다. 그것이 전쟁이다”라고 했다.
--- p.39

장기간에 걸쳐 전쟁책임·전후 처리 문제가 봉인돼 왔기 때문에 냉전의 종식으로 겨우 일본인이 과거역사와 마주하기 시작하게 된, 그 시기에 하필이면 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닌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다수파가 된 것이다. 역사교육도 불충분했고 직접적으로는 전쟁과 식민지지배의 역사를 체험하지도 않았으면서 반성과 속죄의 주체가 되어야 했던 전후 출생자가, 아시아 각국의 비판에 당혹감과 반발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81

냉전은 유라시아 대륙의 대서양 쪽과 태평양 쪽이 서로 다른 성질을 띠고 있었다. 유럽이나 미국·소련 사이에는 실제로 전투가 이루어지지 않는, 말 그대로 ‘차가운 전쟁’이었던 데 비해, 아시아에서 냉전은 ‘뜨거웠고’ 더 복잡해졌다. 대전 이후에 일본이 퇴각하자 과거 식민지에서 해방·독립운동이 일어났고 그 물결은 새로운 국가통합 원리를 쟁점으로 한 내전으로 발전했다.
--- p.95

‘집단자결’을 일으킨 요인과 관련해, 개별 가족들을 관통했던 가부장제적 질서의 동태를 끝까지 추궁했다. 군대의 압도적인 강제력이 전제가 됐다 해도 구체적인 살해는 가족·친족 단위에서 일어났고 자마미섬에서는 희생자의 83%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서로를 죽인 것’은 아니었다. 살해를 결행할 때, 가족 안에서 가장 위에 있는 구성원이 더 약한 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며 그 힘은 반대 방향으로는 향하지는 않는다.
--- p.219~220

오키나와에 대한 인종차별은 일반적인 인종차별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신체적인 속성이나 문화적인 습관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거기에는 영토문제와 역사인식 문제 등과 같은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긴장이 직접 반영돼 있으며 ‘동아시아 지정학’에 종속하는 ‘일본형 배외주의’의 특징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 p.231

‘위안부’ 문제가 여전히 일본사회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져 버리고 말았는지라는 한 가지에 한정하고자 한다. 물론 그 이유의 대부분은 문제의 심각성이나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일본정부의 태만과 과거에 자신들이 한 행동과 마주하기를 거부하고 오직 자신들에게 유용한 역사 이야기 속에 머물고 싶어하는 정치 세력과 그것을 수용해 버린 사람들의 자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p.291~292

출판사 리뷰

'지금'에 대해 새로운 의문을 던지며
전쟁상과 전후상을 고찰한다

누가 어떤 시기에 어떤 형태로
‘전쟁’과 식민지를 논했는가.
또한, 그럴 때 ‘전쟁’이란 어떤 내용으로,
누구에게, 어떻게 이야기됐는가.


이 책은 일본에서 ‘전후 70년’을 맞아 기획되었다. 전쟁에 대한 기억은 특정한 일이 마치 없는 것으로 취급되거나 터무니없는 것이 불거져 나오기도 한다. 기억이 제거되거나 새로운 기억이 심어지고 역사가 도구화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75년이 흘렀고 세대 교체가 몇 번이나 이루어진 지금, ‘흘러가 버린 과거사’가 체험·기록·기억을 통해 형성되고 전승된 인식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한국학연구센터는 일본은 아시아ㆍ태평양전쟁을 어떻게 기억하고 인식하는가?라는 문제의식으로 본서를 기획, 번역하였다. 전쟁 기억과 역사 인식의 문제는 역사 교과서나 군대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의 기억을 둘러싼 입장과 해석의 차이에 기인하여 복잡한 다층적 관계성을 지닌다. 그중 하나로 ‘전쟁과 폭력’을 둘러싼 한·일 간의 역사적 체험과 기억의 차이를 가늠하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망과 그 속의 분절 지점을 포착하여 재조명한다.

이 책은 4부로 구성한다. 제1부는 ‘전쟁론’과 ‘전후론’의 갈등을 다루며, 제2부에서는 ‘전쟁체험’이 어떤 식으로 계승하는지 그 시도를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전후’ 전환점에 해당하는 1950-60년대의 노력과 전쟁의 기억을 탐구한다. 제3부는 오키나와전과 식민지·대만과 관련하여 연구자의 인식에서 논점을 가져와 자세히 설명한다. 마지막인 제4부는 '화해는 가능한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전쟁과 관련된 내용을 정치적으로 문제화한 사건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