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계사 이해 (책소개)/3.인류문명사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2024) :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

동방박사님 2024. 5. 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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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 고대문명 연구의 역사를 소개한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이 단국대학교 고대문명연구서 연구총서 1권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인류문명 형성 과정 이해는 19세기 유럽에서 연구 중심대학들이 설립된 이래 세계 학술계의 핵심 연구과제로서 학술적 관심의 대상이었고, 방대하고 풍부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 학계의 사정은 1950년대에 본격적으로 출발한 자생적 근대학문 방법론에 의한 고대 문명연구가 한반도와 중국 지역 및 동아시아 지역에 한정되어 우선적으로 진행되었고, 이제 그 관심의 영역이 중앙 유라시아 지역으로 확장되어 가는 시점에 이르러 있는 것이 지난 70년간의 과정이었습니다. 이러한 학문 발전의 과정이 이제 세계 학술계의 보편적 관심사로 연구의 영역을 확장할 시기가 되었다는 인식이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를 집필하게 된 배경입니다.

동아시아 지역을 넘어선 고대문명 연구와 교육의 기반이 거의 없는 국내 상황에서 ‘한국에서의 세계고대문명 연구를 향한 전초기지’를 자처한 고대문명연구소가 2020년 9월 발족하였고, 2022년 한국연구재단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에 ‘문명의 시원, 그 연구의 여정과 실제’라는 연구 주제가 선정되면서, 이 책의 본격적인 연구 및 집필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1년간의 연구 성과는 2023년 4월 28일, 고대문명연구소 제1회 학술대회에서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여정’이라는 주제로 발표되었고, 발표 논문 5건은 같은 해 6월 학술지 〈숭실사학〉 50집에 게재되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은 〈숭실사학〉에 게재된 논문들을 토대로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발간된 것입니다.

목차

서문

제1장 나일강을 따라 천 마일: 이집트학의 발전과 과제(김구원)

I. 서론
II. 본론
III. 결론: 인류 문명 연구의 일부로서 이집트학

제2장 200년 고대 근동 연구사, 세 번의 거대한 변화(김아리)

I. 머리말
II. 성서학과 연관된 고대 근동학
III. 스스로의 문화에 초점을 둔 고대 근동 연구
IV. 1980년대의 다양한 변화
V. 맺음말

제3장 이스라엘/팔레스틴 고고학 역사: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논쟁들(강후구)

I. 서론
II. 이스라엘/팔레스틴 고고학사
III. 이스라엘/팔레스틴 고고학적 연구의 의미와 논쟁점들
IV. 결론

제4장 인더스문명과 갠지스문명의 정체에 관한 논쟁: 힌두뜨와(Hindutva) 역사 서술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이광수)

I. 서론
II. 힌두뜨와 기반 사이비 역사학의 인더스문명 왜곡
III. 갠지스강 중류 유역 제2차 도시화와 힌두 신화의 역사화
IV. 맺음말

제5장 중국 고대문명 연구 100년: 전통과 현대 학문의 충돌 및 재편(심재훈)

I. 서론
II. 호고주의와 고문자학, 고고학
III. 지역주의
IV. 의고와 신고의 길항
V. 평가와 전망

저자 소개

저 : 김구원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거쳐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학위를, 시카고대학 고대근동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일반인과 평신도에게 구약 성경과 고대 근동 문화를 가르치고 소개하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 이에 관련된 영문 및 우리말 단행본과 논문도 다수 출간했다. 우리말 저서로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통독 주석 시리즈 《사무엘상》, 《사무엘하》, 《김구원 교수의 구약 꿀팁》, 《가장 아름다운 노래: 아가서 이...

저 : 김아리

 
고대문명연구소 연구교수
프랑스 판테옹-소르본, 파리 1대학 고대근동학(박사, 석사)
프랑스 파리 카톨릭대학교 고대근동언어학(학사)
홍익대학교 역사교육학과(학사)
 
저 :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 역사학자(인도사)이자 사진비평가이다. 시민운동가로서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공동의장, ‘만원의 연대’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의당 등 진보 정당 당원으로 활동해 왔다. 인도 근대사 연구 중 사진도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본격적으로 사진 이론을 공부하여 사진비평의 길로 들어섰다. 저술로는 인도사에 관한 것으로 『슬픈 붓다』, 『역사는 핵무...

출판사 리뷰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이스라엘 및 팔레스틴, 인도, 중국 등 5개 지역의 고대 문명의 연구사를 해당 지역의 전문 연구자들이 정리 집필한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1장 ‘나일강을 따라 천 마일: 이집트학의 발전과 과제’는 시카고대학의 근동언어문명학과에서 구약성서를 중심으로 고대 근동학을 공부하고, 문헌학과 역사학 분야에서 활발한 학술연구를 수행한 고대문명연구소 김구원 연구교수가 집필했습니다. 1898년 나폴레옹의 원정에서 비롯한 본격적인 서구 이집트학의 형성과정을, 순수학문을 중시하는 ‘발전 모델’과 식민지 지배적 맥락을 강조하는 ‘후기식민주의 모델’로 구분하는 경향을 소개하고, 발전모델에 입장에 따라 이집트학 형성 과정을 추적합니다. 19세기 이전 서구인의 ‘신비주의’ 및 ‘호고주의’의 대상이던 이집트가 나폴레옹 침공을 계기로 학문으로서 태동하여 유럽 대학의 분과 학문으로 자리 잡고 20세기 전반 고고학과 문헌학의 두 줄기로 발전한 과정에서 현재 이집트학의 최신 연구 경향까지 총괄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집트학을 ‘인류 문명사의 보편적 발전 과정의 일부’로 인식할 것을 결론에서 제안합니다.

프랑스 파리1대학 역사학과에서 신바빌론 시대의 법률을 중심으로 고대 근동학을 공부한 김아리 고대문명연구소 연구교수가 집필한 2장 ‘200년 고대 근동 연구사, 세 번의 거대한 변화’는 200년간 진행되어 온 메소포타미아 문명 연구사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을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첫 시기는 쐐기문자 해독과 더불어 구약성서 구성 내용이 근동 지역의 신화에서 기인한다는 내용을 밝혀내는 과정입니다. 두 번째 시기는 고대 근동의 역사 문화를 고유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시기로서 시카고대학의 아카드어 사전 프로젝트의 내용이 소개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변화는 1970-80년대에 시작되었는데 연구의 초점이 정치사, 문화사에서 고대 근동 사회의 생활사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대 근동 연구의 자료를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내용도 함께 소개됩니다.

3장 ‘이스라엘/팔레스틴 고고학 역사: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논쟁들’은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고고학에서 성서고고학을 공부하고, 이스라엘의 여러 지역에서 진행된 고고학 발굴 작업을 수행한 바 있는 강후구 서울 장신대학교 교수가 집필했습니다. 이스라엘/팔레스틴 지역이 가지는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 쟁점이 중첩된 이 지역의 다양한 쟁점을 고고학 연구의 관점에서 소개합니다. 이 지역 고고학사의 발전단계를 일곱 시기로 나누어 소개한 이후 인류의 정착, 농경 생활과 토기, 도시 생활과 요새화, 문자 생활 등 보편적 문명사의 전개 양상을 200년간 고고학 연구 성과를 통해 소개하며 이에 따른 논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도 델리대학에서 인도 고대사를 중심으로 문화사를 연구한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 교수가 집필한 4장 ‘인더스문명과 갠지스 문명의 정체에 관한 논쟁: 힌두뜨와 역사 서술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는 인도 고대문명사에서 극단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힌두민족주의 기반 역사서술에 대한 강력한 반론입니다. 기원전 500년경 인도로 이주한 아리아인이 인더스문명 건설의 주인공임을 주장하는 힌두뜨와 역사관은 무슬림을 비롯한 외래 세력 배척의 역사적 근거로서 1980년대 이후 인도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저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이 주장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5장 ‘중국 고대문명 연구 100년: 전통과 현대 학문의 충돌 및 재편’은 시카고대학 동아시아언어문명학과에서 중국고대사를 공부하고, 고대문명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는 심재훈 단국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집필했습니다. 중국 고대문명 연구를 ‘전통과 현대학문의 충돌 및 재편’으로 맥락화했으며, 중국 호고주의 전통, 고문자 및 출토 문헌 연구, 고고학 발전의 순서로 개관했고, 1900년대 이래 중국고대문명 연구를 ‘지역주의’ 및 ‘의고/신고’ 논쟁이라는 키워드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쟁점은 강력한 호고주의 및 장기 지속적인 학술전통과 서양 학술의 충격에 대한 대응으로 나타나는 중국의 특수한 역사적 조건에 기인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근동 및 인도 지역의 고대문명 연구가 근대적인 현상임에 비해 중국의 경우는 고대 이래의 학문적 전통과 함께 방대한 출토자료의 규모를 바탕으로 ‘중국 대 구미’의 학술 논쟁 구조가 형성되어 전개되고 있음을 소개합니다.

인류의 핵심 고대문명 연구 과정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소개한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은 각각의 고대문명이 처한 환경이나 발전 양상만큼이나 연구 주체가 연구 시점에서 부여받은 관점이 연구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알려 줍니다.

한국 인문학 발전의 새로운 지평이 세계적 보편학문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는 과정에 『이집트에서 중국까지: 고대문명 연구의 다양한 궤적』이 작은 기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