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역사이야기 (관심>책소개)/7.독립운동사

중국에서 만나는 한국 독립운동사 하얼빈에서 광저우까지 중국 대륙에 뿌린 한민족 독립운동의 현장 답사기

동방박사님 2024. 6. 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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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국 대륙 어디를 가든 눈길 한번 고개 한번만 돌리면
우리의 뜨거운 어제를 만날 수 있다!”

중국 여행 전문가이자 다큐멘터리안 윤태옥이 제안하는 새로운 중국 여행 가이드
중국 대륙에 우리 역사가 있다


1년이면 6개월 이상을 중국을 떠도는 다큐메터리안 윤태옥은 중국 고대 이민족사부터 음식문화 주거문화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중국통이다. 그간 펴낸 저서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모두 중국 관련 기획물들이다. 그런 그에게 중국은 한국 이상으로 친근하고 정겨운 곳이지만 늘 바다 건너 남의 나라일 뿐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잊고 있던 것이 떠올랐다.

중국이 그냥 이웃나라가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수십 년간 피 흘려 싸워왔던 곳이며, 그런 조상들을 적극 지원하고 지지했던 동맹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지금의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하는 데 우리 조상들이 피로써 함께 하였듯이 중국은 그 기간 한국의 독립을 적극 지지하고 후원했다. 이러한 사실을 새삼 떠올리며 중국을 바라보니 중국이 더 이상 먼 나라 중국이 아니었다. 조선족이 많이 사는 동북삼성 이른바 만주 지역은 물론 광저우나 상하이 심지어 서쪽 신장 위구르 지역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의 숨결과 유적이 없는 곳이 없었다.

이 책은 중국 전역에 걸친 그러한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를 일일이 찾아보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어제의 역사와 저자가 직접 느낀 감상이 잘 드러나 있는 여행기이자 답사기이다. 만주의 평원과 베이징의 뒷골목 상하이 와이탄, 광저우나 충칭의 거리, 수저우 항저우의 관광지에서도 잠시만 숨을 고르고 고개 한번 돌려보면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가 들꽃처럼 피어오른

목차

프롤로그 ― 여행길에서 마주친 역사의 현장 ? 9

1 베이징1
허위와 이회영 ― 감옥에서 시작하는 답사여행 ? 23
“스스로 차로불통此路不通에 뛰어든 개척자들”

2 베이징2
이육사 ― 광야의 초인만 남은 고문치사의 현장 ? 41
“둥창후퉁 28호의 허름한 그 건물”

3 상하이1
임시정부와 윤봉길 ― 제국에서 민국으로 ? 65
“살아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4 상하이2
의열단과 사회주의 ― 상하이에 명멸했던 투사들 ? 87
“자유를 위해서라면 내 그대마저 바치리”

5 광저우
김산 ― 아리랑에 담긴 혈맹의 현대사 ? 109
“독립 투쟁의 시대, 누가 진정한 동맹이었는가”
6 난징
김원봉 ― 21세기에 부활하는 역사, 김원봉 ? 133
“남과 북의 권력이 지워버린 독립운동의 영웅”

7 타이항산
조선의용군 ― 마지막까지 항일전쟁을 치른 독립군 ? 159
“분단의 비극과 권력투쟁에 통곡한 전사들”

8 만주1
안중근과 양세봉 ― 동아시아의 영웅 안중근, 남북의 총사령 양세봉 ? 187
“죽음에 이르는 길을 다시 걷다”

9 만주2
옌볜의 조선인들 ― 가장 뜨거웠던 별들 ? 213
“기억하는 역사가 승리한다”

10 만주3
동북항일연군 ― 만주 벌판 최후의 파르티잔 허형식 ? 241
“김일성과 박정희를 조연으로 세운다”

에필로그 ? 270

저자 소개

저 : 윤태옥
십수 년 동안 중국 여행객으로 살아오면서 다큐멘터리 제작자 작가를 겸하고 있다. 인문학적 주제를 정하여 현장을 구석구석 여행하고 글과 사진으로 여행을 기록한다. 음식과 건축에서부터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탐구한다. 해당 분야의 여러 전문가와 폭넓게 교류하면서 전문성 높은 여행 기록을 남긴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 머무르면서 한국전쟁과 이순신, 불교 문화와 바다의 역사와 ...

책 속으로

답사여행을 준비할 때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으나 중국 곳곳을 다니면서 느낀 것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 과거의 역사에서든 오늘의 현실에서든 주변 강대국들 가운데 과연 누가 우리의 동맹일까 하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0세기 전반 조선인의 독립운동에서는 중국과 중국인이 동맹이었다. 쑨원, 장제스, 마오쩌둥과 같은 최고 권력자에서 대도시와 농촌 구석구석의 중국 인민들에 이르기까지, 상하이에서 베이징, 광저우 그리고 만주에 이르기까지 우리 독립운동의 첫 번째 동맹은 중국과 중국인이었다. 우리에게는 국제적으로 널리 승인받은 정부가 없던 상태였으니 명문 조약이랄 것은 없었다. 중국인과 조선인들 사이에 갈등도 있었다. 물론 중국은 자신의 필요에 따라 그리했고, 국익의 한계를 벗어난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인들의 독립운동에서 후원자 내지 지원자로서 연합전선을 전개한 이들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중국이 최고였고 제일이었다.

나는 이번 답사여행을 베이징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베이징은 청대에는 신사상과 신문화가 조선에 전파되는 통로였다. 일제 강점기 곧 중화민국의 베이핑北平 시대에도 그랬다. 조선에서 보면 몽골과 상하이, 멀리 옌안과 충칭으로 연결되는 길목이기도 했다. 1920년대 초반에는 상해임시정부에 비판적인 인사들이 많이 모이기도 했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는 민족유일당을 세워야 한다는 유일당 운동의 한 축도 베이징에 있었다. 조선 유학생들이 비싸지 않은 학비로 유학하는 곳도 베이징이었다. 이육사도 베이징에서 유학을 했고 《아리랑》의 김산도 이십대 초반 베이징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이육사가 일본 경찰에 끌려가 고문치사를 당한 곳 역시 베이징이다. 김원봉은 1920년대 전반 5년 여 기간 동안 베이징에 의열단 본부를 두고 수백 차례에 달하는 투쟁을 이끌었다. 독립운동 1세대인 이회영 역시 베이징에서 6년 반을 살았다.

허형식은 뒤늦게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에 되살아나고 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은 위대한 죽음으로 전화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허형식이 살아남았으면 김일성을 대체하는 인물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역사에 부질없는 가정을 세울 필요는 없다. 허형식과 같은 곳에서 태어난 박정희와 굳이 대비해서만 볼 필요도 없다. 그러나 역사를 흘러간 시간에 대한 반성과 반추라고 한다면 허형식은 그 옆에 김일성과 박정희를 나란히 세워두어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허형식이 살아나서 오늘의 이 형국을 본다면 무어라 말할 것인가. 김일성의 권력과 숙청에 대해, 박정희의 친일과 독재 그리고 두 거물의 권력 세습과 그 결과에 대해 과연 무엇이라 말을 할 것인가. 그리고 자신의 처참한 죽음에 대해서는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나는 내 졸렬한 글의 마지막 단원에서나마 허형식을 주연으로 세우고 김일성과 박정희를 조연으로 놓는다. 이게 과문한 내가 오십 줄 넘어 조금씩 읽고, 부지런히 답사하고, 동반자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둔한 머리로 많은 시간 곱씹어가며 스스로 독해한 역사이다.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러나 역사는 또한 기억하는 자의 역사로 서서히 돌아가는 게 아닐까. 그리하여 나는 기억하려고 한다, 허형식의 위대한 죽음과, 수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뜨린 김일성과 박정희의 권력은 재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허형식의 가치이고 허형식의 역사가 아닐까.
20세기 전반의 독립운동사를 찾아다녔는데 그 끝이 2017년의 김정은과 박근혜에 직접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우리가 오래 전의 일이라 생각하기 쉬운 독립운동사, 좌우의 이념갈등과 항일?친일의 논란이 결코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지난 1세기의 역사가 얽히고설킨 실타래란 것을 새삼 발견한다. 그래서 이것을 푸는 노력 역시 짧아도 100년 정도는 걸려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믿는다. 과거는 용서할 수도 있고 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가 새겨서 오늘에 닿아 있는 역사는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다. 다만 차분하게 바라보고 풀어가는 수밖에.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중국 대륙 어디를 가든 눈길 한번 고개 한번만 돌리면
우리의 뜨거운 어제를 만날 수 있다!”

중국 여행 전문가이자 다큐멘터리안 윤태옥이 제안하는 새로운 중국 여행 가이드

옌안을 다녀오고 2년이 지난 즈음, 조선혁명군정학교를 귀띔해 주었던 지인과 차를 한 잔 하는데 그의 또 다른 질문 하나가 내 귀에 꽂혔다.
“육사가 노래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누구인지 아세요?”
“……”
나는 그와 암호 같은 몇 마디를 더 주고받았다. 그제야 만주가 머릿속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아리랑》의 김산이 유랑하던 중국 남부의 어디인가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사라졌던 의열단의 김원봉도 깊은 산속에서 내려오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해서 ‘인문기행 중국’이라는 내 여행에 ‘독립운동’이라는 새로운 주제가 추가됐다. 나는 독립운동 관련 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이것이 2015년 봄의 일이다.
독립운동 답사여행은 그해 가을에 시작하여 2017년 초여름까지 모두 열한 차례, 남북으로는 광둥에서 만주까지, 동서로는 상하이에서 신장까지, 내륙에서는 충칭에서 옌안까지 이어졌다. 대부분 옛 중국 땅에서 벌어진 대한독립운동의 흔적을 찾아다닌 여행이다. 꼭 필요하다 싶을 때에는 국내에서 기념관과 박물관 등을 미리 찾아가기도 했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동반자들과 함께.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