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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처럼 문학 읽기 (2024) - 작품 속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문학 독서의 기술

동방박사님 2024. 6.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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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문학 독서의 기술을 알면, 누구나 ‘쉽고 깊게’ 즐길 수 있다.
뉴욕타임스 추천 도서, 아마존 20년 이상 장기 베스트셀러!

교과서처럼 읽히던 최고의 문학 입문서, 진짜 ‘교과서’가 되다!
초판의 오류를 바로잡고, 매끄럽게 다듬은 개정증보판 출간!


문학을 ‘쉽고 깊게’ 이해하기 위한 비법을 공개한 책이다. 이른바 문학 독서의 기술이다. 영미문학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는 원형, 상징, 코드와 패턴 등 거의 모든 것의 숨겨진 의미를 빠짐없이 정리하였다. 저자와 함께 이 책에 나오는 여러 명작을 감상하고,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연극, 드라마 등 파생 장르의 감상 전반에 대한 남다른 안목을 갖게 되는 것은 덤이다. 책에서 배운 기술 26가지를 총동원하여 캐서린 맨스필드의 걸작 단편 「가든파티」를 분석해보는 마지막 실전 연습을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완독한 독자들은 교수처럼 읽는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

2003년 출간된 이래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아마존 문학비평 분야와 독서일반 분야의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 책은 사실 성인과 대학생의 교양서로 널리 읽히던 책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영어 선생님들이 ‘대학과목 선이수제’의 교재로 채택하여 고등학교에서 가르치게 되면서 청소년들에게도 널리 읽히는 진짜 문학 ‘교과서’가 되었다. 초판의 작은 오류도 바로잡고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었으며, 2개 챕터가 새롭게 추가되어 50쪽 분량이 늘어났다. 더욱 충실해진 이번 개정증보판은 물가 상승의 영향에도 7년 전 초판의 가격을 유지하였다.

목차

개정증보판에 부쳐
서문: 어떻게 그럴 수 있지?

01 (예외도 있지만) 모든 여행은 하나의 원정이다
02 같이 식사할 수 있어 기쁩니다 : 친교의 행위
03 당신을 먹게 되어 기쁩니다 : 뱀파이어들의 소행
04 가만, 이 여자를 어디서 봤더라?
05 혹시나 싶으면 그건 셰익스피어…
06 …아니면 혹시 성경?
07 헨젤디와 그레텔덤
08 그리스 신화
09 비나 눈은 그냥 비나 눈이 아니다
10 영웅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

여기서 잠깐: 그게 정말 작가의 의도일까?

11 아픔 그 이상의 의미…: 폭력에 관하여
12 그건 상징인가요?
13 모든 게 정치적이다
14 혹시… 예수?
15 상상의 나래를 펴다
16 문학에서의 섹스
17 섹스만 빼고…
18 그 여자가 물에서 살아 나오면 침례야
19 장소도 중요하다…
20 계절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잠깐: 하나의 이야기

21 위대함의 표지
22 눈이 멀었다고? 다 이유가 있는 법!
23 심장병으로 죽어야 하는 이유! 질병의 의미
24 당신만의 기준으로 책을 읽지 말라
25 이건 나의 상징이야, 내 맘이라고
26 아이러니에 대하여
27 실전연습 : 캐서린 맨스필드, 「가든파티」

글을 맺으며 : 여기 주인은 누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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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도서 목록
역자 후기
개정판 역자 후기
색인
 

저자 소개

저 : 토마스 포스터 (Thomas C. Foster)
미시간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미국 오하이오 주 서부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콩밭이 지천인 고향에서 이동도서관을 벗삼아 마크 트웨인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등의 작품에 빠져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다트머스대학교와 미시간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75년부터 미시간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고전, 현대 소설, 연극, 시, 작문을 가르치고 있다. 『교수처럼 문학 읽기』로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 작가 ...
 
역 : 손영미 (孫英美)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문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사과정 수료 후 미국 오하이오 주 켄트 주립대학교 영문과에 진학, 석사학위를 받고, 에밀리 디킨슨의 시간시(時間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강사로 근무했다. 1995년부터 원광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The Challenge of Temporality: The Time Poems of Emily Dickins...

역 : 박영원

고려대학교 영문학과 졸업하였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출판정보에서 주관한 번역 작가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는 『존 치버의 일기』(문학동네) 『팔코너』(문학동네) 『늑대인간』(두드림) 『마법살인』(두드림) 『하이퍼그라피아』(휘슬러) 『지구의 생명을 보다』(휘슬러) 『찰리 챈, 열쇠 없는 집』 (국일미디어) 등이 있다.
 
책 속으로
그런데 베테랑 독서가는 세부 사항을 모두 기억하는 대신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패턴이나 상징, 원형 등을 찾아낼 것이다. 그렇다면, 상징을 찾아내는 안목, 패턴을 인지하는 관찰력, 강력한 기억력,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자.
---「서문: 어떻게 그럴 수 있지?」중에서

원정의 진정한 목적은 표면적인 이유와 전혀 무관하다. 오히려 주인공은 그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길을 떠나고, 우리는 왜 그것에 관심을 갖는 걸까? 주인공은 표면적인 과제를 자기의 진정한 임무로 착각하고 길을 떠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원정이 깨달음의 과정임을 알고 있다. 주인공 자신은 잘 모르지만 원정의 진정한 목표는 바로 그들 자신이다. 다시 말하면 원정의 진정한 목적은 언제나 ‘자각’이다.
---「모든 여행은 하나의 원정이다」중에서

그 어떤 작가도 음식이나 음료를 이토록 상세히 묘사한 적이 없고, 어떤 소설가도 이처럼 횡렬, 종렬, 대적하는 양쪽 끝, 보초, 군복, 정렬, 분대, 견장을 동원해 전투 준비를 하는 군대를 연상시키려고 애쓰지 않았다. 작가에게 어떤 목적이나 특별한 의도가 있지 않고는 이런 문단을 쓸 수가 없다. 천재 제임스 조이스는 다섯 개 정도의 목적을 갖고 이 문단을 썼다. 하지만 그 핵심은 역시 독자들을 그 순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독자로 하여금 식탁에 바짝 다가앉게 함으로써 이 만찬회의 생생한 현실감에 빠져들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날 저녁 내내 지속되는 긴장과 갈등을 보여주면서…(중략)
---「같이 식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친교의 행위」중에서

간단히 말해 엘리자베스 시대든, 빅토리아 시대든, 현대든, 뱀파이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착취이며,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는 행위이다. 주체할 수 없는 자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타인의 생존 권리를 부인하고, 우리의 (특히 추악한) 욕망을 타인의 안녕보다 우위에 두는 행위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뱀파이어의 생리이다. 뱀파이어는 (사실 저녁이 되겠지만) 아침에 일어나 이렇게 말한다.

“죽음을 피하려면 나보다 덜 중요한 누군가의 생명력을 훔쳐야 해.”

월스트리트의 투자가들도 본질적으로 이와 똑같은 말을 내뱉는다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인간이 주변 사람을 착취하고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한 뱀파이어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당신을 먹게 되어 기쁩니다: 뱀파이어들의 소행」중에서

유사성을 발견했으면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이때 독자는 대개 이전의 몇몇 작품에서 친숙한 구성 요소를 찾아낸 뒤, 환상적이거나 풍자적이거나 비극적이거나 아니면 어떤 다른 효과를 느끼게 할 비교와 유추 과정을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작품을 읽으면 표면적인 줄거리 뒤에 숨은 더 깊은 의미를 간파하게 될 것이다.
---「이 여자를 어디서 봤더라?」중에서

온갖 욕설이 난무하는 영화 〈펄프 픽션〉을 보면 새뮤얼 잭슨이 성경 구절을 베수비오 화산처럼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그 구절은 종말론적인 수사와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그의 언어 행태에서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쿠엔틴 타란티노가 한때 성경에 관심을 가졌음을 알게 된다. 비록 영화 속에서 그가 구사하는 언어는 상스럽기 그지없지만 말이다. 제임스 딘이 찍은 영화의 제목은 왜 ‘에덴의 동쪽’인가? 그것은 이 영화의 원작자인 존 스타인벡이 창세기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에덴의 동쪽은 타락한 세상을 의미한다. 사실 타락한 세상이야말로 우리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세상이고, 제임스 딘이 등장하는 영화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아니면 혹시 성경?」중에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꺼져라, 꺼져라― Out, Out―」(1916)는 잠깐 방심한 사이에 일어난 실수와 이로 인해 야기되는 끔찍한 폭력을 그리고 있다. 농장에서 일하는 한 소년이 전기톱으로 작업을 하다가 저녁 먹으라는 소리에 잠깐 한눈을 파는데, 그 순간 마치 살아있는 듯 으르렁거리며 돌아가던 톱날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소년의 손을 잘라버린다. 이 뛰어난 시에 대해 유념할 것은 그 내용이 극히 현실적이라는 점이다.(중략) 이 시에서는 아동 노동이나 농기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보다 훨씬 심오한 문제를 다룬다. 이 시에 그려진 물리적 폭력은 인간이 우주와 맺고 있는 근본적으로 적대적인 관계, 또는 최소한 무심한 관계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중략) 이 시에 그려진 자연은 인간의 죽음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시인은 고아와도 같은 인간의 처지를 강조하기 위해 폭력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했다. 차갑고 적막한 우주 안에서 죽음과 직면할 때 인간은 부모도 없이 공포에 질려 있는 외로운 고아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아픔 그 이상의 의미…: 폭력에 관하여」중에서

자유를 비롯해 탈출, 귀향, 영혼의 성장, 사랑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비행이라는 한 행위를 통해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다.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말고 다른 작품에서는 어떨까? 예컨대 〈E.T.〉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 고전 영화에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떠나는 상황은 어땠는가? 순응, 새로움에 대한 적개심, 외국인 혐오증, 의심, 상상의 결핍을 대표하는 어른들은 어린 주인공들을 억압하고, 심지어 바리케이트를 설치한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려는 찰나, 자전거가 땅에서 떠오르고 어린 주인공들은 지상에 얽매여 있는 어른들로부터 벗어난다. 탈출? 맞다. 자유? 그렇다. 경이? 마법? 물론이다. 이렇게 말하면 더욱 명확할 것이다. 비행은 자유다.
---「상상의 나래를 펴다」중에서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D.H.로렌스의 작품은 「목마와 소년」(1932)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 하는 한 소년에 관한 이야기다. 소년의 아버지는 사업에 실패했고 그래서 돈을 중시하는 엄마를 크게 실망시킨다. 아들 폴은 자기도취에 빠진 엄마가 가난 때문에 괴로워하고, 불만에 싸여있고, 자신을 비롯해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감지한다.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가 가난 때문이라고 생각한 소년은 지칠 때까지 목마를 열심히 타면 다가오는 경마 대회의 우승자를 맞힐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여기서 잠깐 작품의 한 부분을 살펴보자.(중략) 여러분이 뭐라고 하든 나는 이 부분이 자위행위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단편을 가르치면서 나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나와 똑같이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보통은 낯이 두껍고 통찰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한두 명은 있게 마련이어서 이들은 능글맞게 웃거나 조심스러워하며 내가 원하는 질문을 해주었다. 그러면 두세 명의 학생이 자기들도 어느 정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지만 감히 그런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는 눈치였다. 다른 35명의 학생들은 천장이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위만 쳐다보고 있었다.
---「문학에서의 섹스」중에서

섹스 장면을 글로 써 본 적 있는가? 농담이 아니다. 꼭 한 번 직접 써 보라. 제대로 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자면, 우선 당신이 인간이라는 종에 불과하다고 가정해야 하고, 명확한 글을 쓰기 위해 당신은 그저 그 행위에 참가하고 있는 두 사람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입장에 서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 점만 기억하고, 두 주인공에게 당신이 원하는 어떤 행위든 다 시켜 보라. 그러고 나서 다음날이나 일주일, 한 달이 지난 후에 그 글을 다시 읽어보라. 그러면 대부분의 작가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즉 가장 친밀한 행위를 같이 하고 있는 두 인간을 묘사하는 것은 작가가 수행하는 작업 중 가장 어려운 일이라는 점이다.
---「섹스만 빼고…」중에서

출판사 리뷰

벽을 넘어서

문학 작품, 특히 고전이나 명작을 읽는 사람은 흔히 비슷한 처지에 놓인다. 작품의 비밀을 들여다보고 싶지만 너무 많은 것들이 그 바람을 꺾어 버리기 일쑤다. 작가가 물려받은 문학 전통과 장르 전통, 다른 작품들과의 관계, 작가 개인의 경험과 사상, 시대 상황과 주변 환경 등 온갖 변수가 우거진 잡초와 뒤엉킨 나뭇가지처럼 독자의 시야를 가리고 곁길로 새게 하면서 작품의 실체에 다다르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별도의 채비 없이 그 어려운 길을 가려는 독자들을 위해 중요한 몇 가지 접근 방식과 코드, 상징, 기본 주제를 소개한다. 아울러 작품 분석의 실례를 통하여 비평 이론이 독서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 준다. 그렇게 저자의 안내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독자는 그 작품들에 관해 차츰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각 작품이 갖가지 의미와 색채를 지닌 하나의 교향곡으로 연주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벽 허물기’ 또는 ‘철망 치우기’를 시도한다. 문학 전공자와 일반 독자를 갈라놓는 가시 철망을 걷어 내고,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현대 비평의 성과를 누리게 하려는 의도이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 쉽고 깊게 즐길 수 있게 말이다.

26가지 문학 독서의 기술

흔히 독자는 소설을 읽을 때 줄거리와 등장인물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누가 나와서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놀라운 일을 겪는지 주시한다. 독자에 따라서는 오로지 작품의 감정적인 차원에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기쁨이나 슬픔, 즐거움이나 괴로움, 고양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고 거기에 본능처럼 휘말리는 것이다.

그런데 문학교수 같은 전문가들이 작품을 읽을 때에는 이야기의 감정적인 차원에도 반응하지만, 대개 다른 요소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이 작품의 감정적인 효과는 어디서 올까? 등장인물은 과거의 누구와 비슷한가? 이런 장면을 전에 본 적이 있던가? 전에 어느 책에서 누가 이 말을 했더라? 책을 읽으면서 이런 질문을 떠올리는 습관을 들이면,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이해하게 되고, 독서가 더 즐거워질 것이다. 이런 것들이 문학 독서를 풍요롭게 해주는 독서 기술의 한 예이다.

더하여 이 책은 작품에 대한 기본 접근 방식을 알려주고, 그 속의 코드와 패턴 그리고 비유와 상징을 짚어 내며 작품의 실체에 다가서게 한다. 아울러 현대 비평의 성과를 녹여 낸 수많은 작품 분석을 예시함으로써 평범한 독자라도 전공자처럼 문학을 분석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간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애러비」「써니의 블루스」『솔로몬의 노래』 같은 작품들을 여러 관점에서 논의한 부분에서 독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리라.

문학의 문법, 알면 더 잘 보인다

신화와 성경은 문학, 특히 서양 문학의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와 기억, 어쩌면 무의식의 힘이 작용하는 한 서양 문학에서 그리스 신화와 예수,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지워 버리기는 쉽지 않다. 많은 문학 작품에는 장소와 계절, 날씨와 질병 같은 보편성을 띠는 코드와 더불어 옛것에서 비롯한 갖가지 이미지와 알레고리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작품을 감상할 때 이 점을 고려한다면, 이미 교수처럼 읽는 태도를 갖춘 셈이다.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는 뛰어난 단편이다. 소설을 쓰겠다는 야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은 이 훌륭한 소설 앞에서 질투와 경외심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맨스필드의 이야기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든파티」는 짧지만 그 안에 계층 또는 계급 제도의 모순에 대한 자각, 가족 사이의 역학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고찰, 부모의 영향력에 맞서 독립된 개체로 나아가려는 한 소녀의 성장통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토마스 포스터 교수가 이 작품의 줄거리와 주제가 페르세포네 신화와 겹친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과정은 놀랍기까지 하다. 저자는 여러 코드와 비유를 통해 주인공이 하데스, 즉 고전 문학에서 말하는 지하 세계이자 죽은 자의 영역인 저승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제는? 죽음과 대면하는 경험을 통해 성인의 세계로 들어서는 한 소녀의 초상인 셈이다.

문학의 성찬, 즐기는 게 남는 것이다

책 말미에 나오는 부록에서 저자는 더 깊이 있는 독서를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이 부록에는 대개 앞에서 언급한 작품, 이런저런 이유로 저자가 좋아하고 높이 평가하는 작품,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은 책들이 실려 있다.

그 책들을 전보다 더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독서는 즐거워야 한다. 많은 노고가 깃들어 있다는 뜻에서 ‘작품works’이라는 말을 쓰지만, 창작이든 독서든 그것은 일단 놀이의 한 형태다. 독자는 우선 재미가 있어서 문학을 접한다. 사과가 아무리 식이섬유와 칼륨, 풍부한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도 맛이 없다면 그렇게까지 즐겨 먹지 않을 것이다.

소설이나 시, 희곡을 읽고도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누군가는 잘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학 작품이든 뭐든 독자는 거기에서 뭘 얻으려고 하기에 앞서 제대로 즐길 줄 알아야 하고, 작가는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만약 독서가 괴롭게 느껴진다면 책을 덮어라. 책 읽는 게 돈벌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안 읽는다고 길바닥에 나앉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즐겨라. 독자들이여, 즐겁게 읽어라. 이 책 『교수처럼 문학 읽기』 또한!

추천평

토마스 포스터의 〈교수처럼 문학 읽기〉는 뭔가 불길하다. 마치 무림 고수들 사이에서만 떠돌던 비전(秘傳)이 유출된 느낌이랄까? 문학 강의를 생계로 삼는 처지에서 보자면, 모두가 교수처럼 '쉽고 깊게' 문학을 읽는 날은 내가 전업해야 하는 날이다. 문학의 일반 문법과 함께 시시콜콜한 독서 비결까지 일러주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면 정말로 짐을 싸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정도 내공을 쌓은 사회라면 문학 교수로서 실직하더라도 문학 독자로서는 더없이 부듯할 듯싶다.
- 이현우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저자)
“훌륭한 교수와 함께 문학을 읽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이토록 실감나게 보여 준 책은 없었다. 정말 유용하고 통찰력 넘치는 이 책에서 토마스 포스터는 전문가와 일반 독자를 갈라놓는 해묵은 벽을 허물고 있다.”
- 제임스 샤피로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
“토마스 포스터는 그의 뛰어난 학식을 일반 독자와 학생들에게 전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큰 선물을 한 셈이다. 훈련된 눈, 조율된 귀, 간단한 암호를 풀 정도의 지적 능력만 있으면 문학 작품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
- 토마스 린치 (『 장의(葬儀)The Undertaking』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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