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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 (2011) - 전문가 46인이 뽑은 이 시대의 숨은 명저들

동방박사님 2024. 6. 25.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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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해마다 4만여 종의 신간이 나온다.
이 가운데 손에 쥐어 보거나 제목이라도 들어 본 책은 몇 종이나 될까?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순식간에 잊히고 만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베스트로 인정받아 마땅할 책, 놓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을 선정해 보자." 이런 소박한 아이디어가 출발이었다. 부지런히 책을 읽는 학문 분야별 전문가와 눈 밝은 서평가들이 전년도 신간 가운데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훌륭한 책을 골라내고 서평을 써서 독서를 위해 길 안내를 해 주는 것이 아까운 책의 기본 콘셉트이다. 도서 장르별 좋은 책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골라냄으로써 연례 발간될 이 책 한 권만으로도 한 해 출간된 도서의 정수를 확인하고 책에 반영된 시대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나온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은 정기간행물 성격인 '아까운 책' 작업의 들머리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21세기의 첫 10년을 결산한다. 강수돌, 강신주, 김갑수, 듀나, 우석훈, 이은희, 장석주, 정혜윤, 하지현, 홍기빈 등 이 시대의 '글쟁이' 46명이 함께했다. 선정에 참여한 필자들은 자세한 서평을 통해 책을 소개하고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안내하여 독서와 사유의 풍성한 확장을 돕는다.

목차

문학 _ 왜 쓰는가, 왜 읽는가

김민영 ― 나는 작가다 『작가』
김보일 ― 전시륜과 에릭 호퍼, 그 가벼움과 무거움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노태복 ― 위대한 '숲의 사람' 『데르수 우잘라』
듀나 ― SF 입문자를 위하여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이진숙 ― 읽을 수 있는 글을 써라 『문장강화』 『모던 수필』
장석주 ― '진술'의 힘 『진술』
정혜윤 ― 왜 문학을 하는가? 왜 책을 읽는가? 『칠레의 밤』

인문 _ 사람과 삶, 그 이치를 배운다

김원중 ― 2천 년 전 민관 토론 현장을 생중계하다 『염철론』
김진호 ― 학문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농부' 예수 『역사적 예수』
류대성 ― '고수'의 진짜 공부법 『몸으로 하는 공부』
신정근 ― 전도된 성 역할, 그 기원을 찾다 『이중톈 교수의 중국 남녀 엿보기』
안광복 ― '약탈'이란 열쇳말로 본 서양 문명 『서양문명의 기반』
안상헌 ― 당신은 어떤 신화를 살고 있는가 『신화와 인생』
오승주 ―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남회근 선생의 알기 쉬운 논어강의』
이택광 ― 한 문제적 인간을 통해 본 20세기 철학사 『사르트르 평전』
하지현 ― 독창성 넘치는 '본성과 양육' 이야기 『개성의 탄생』

사회 _ 눈을 들어 세상을 보다

강수돌 ― 거부하라 그러면 해방되리라 『노동을 거부하라!』
강신주 ― 바로 당신이 메시아이고, 메시아여야만 한다 『일상생활의 혁명』
강인규 ― '개발 마피아'와 끈질기게, 그러나 즐겁게 싸우기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
김낙호 ― 담담한 부적응과 따뜻한 인간 관찰 『아날로그맨 1』
김이경 ― 마음으로 듣는 역사 이야기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
박홍규 ― 여성 그리고 아나키스트 『엠마 골드만』
엄기호 ― '요즘 아이들'이 궁금하다 『폐인과 동인녀의 정신 분석』
임지현 ― 정의와 도덕, 용서와 참회가 서로 부딪칠 때 『해바라기』
최성각 ― 온몸으로 삶을 실험했던 참다운 거인 『스코트 니어링 평전』

경제·경영 _ 자본주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김대호 ―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현미경이자 망원경 『큰손과 좀도둑의 정치경제학』
김민주 ― 애덤 스미스 이전에 맨더빌이 있었다 『꿀벌의 우화』
김은섭 ― 경영 구루의 행동하는 자기 경영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안치용 ―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스마트 월드』
우석훈 ― 경제 근본주의에 균열을 내다 『경제학 3.0』
유영만 ― 고독과 열정이 만나야 도약한다 『엘랑 비탈』
한기호 ― IT가 만든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 『빅 스위치』
홍기빈 ― 자본주의의 변화를 예측한 선견지명 『단절의 시대』

과학 _ 자연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강신익 ― 마음과 몸은 둘이 아니다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
김명남 ― 진화의 비밀을 알려다오! 『삼엽충』
박상진 ― 지구를 지배하는 꽃의 전략 『꽃의 제국』
변정수 ― 자연과학과 안 친한 '지성인'들을 위하여 『원더풀 사이언스』
예병일 ― 수술은 최후의 치료법이다 『수술, 마지막 선택』
이은희 ― 당신의 몸은 얼마짜리인가? 『인체 시장』
이정모 ― 마침내 진화발생생물학의 쉬운 '복음서'가 나왔다 『이보디보, 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

문화·예술 _ 보이는 아름다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김갑수 ― 한 번쯤 빡세게 붕가붕가!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김기태 ― 진짜 같은 가짜 혹은 가짜 같은 진짜 구별하기 『이미지와 환상』
반이정 ― 700번대 서가를 한참 서성이다 『현대미술의 이해』
손철주 ― 문양에 담긴 한민족의 생활과 의식 『한국의 전통문양』
이기중 ―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 『침묵의 언어』
최준식 ― 전통 건축에 드리운 '비늘'을 떼다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

이 책에 소개된 48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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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저자소개
강수돌 -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강신익 - 인제대 의대 교수 강신주 - 철학자 강인규 -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 김갑수 - 시인·문화 평론가 김기태 - 출판 평론가 김낙호 - 만화 연구가 김대호 - 사회디자인연구소장 김명남 - 과학책 번역가 김민영 - (주)행복한상상 이사 김민주 - 리드앤리더 대표 이사 김보일 - 배문고 국어 교사 김원중 -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김은섭 - 경제경...

책 속으로

『진술』은 어떤 연애 소설보다 더 지독하고 쓰린 아픔과 슬픔을 자아내는 연애 소설이고, 어떤 추리 소설보다 더 지독한 추리력을 요구하는 추리 소설이며, 작중 인물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잔혹할 정도로 파헤친 심리 소설로, 한국 소설이 드물게 가 닿은 최고의 경지를 보여 준다. 한 살인 용의자의 진술 행위 자체가 서사의 근간을 이루도록 설계된 『진술』은 그 도저한 형식 실험만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 p.59 「장석주, '진술'의 힘 『진술』」중에서

이건 칠레라는 특수한 나라에서 특별하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반대로 이 소설은 친숙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들도 세상에 내 말을 이해하는 수준 높은 인간이 모자란다고 투덜대고 있지는 않은가? 세상은 시궁창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고결하게 피해 가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우리들의 세상에도 진부한 말이나 늘어놓는 낙담한 지식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들의 세상에도 불멸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부도덕이 얼마나 많은가? --- pp.71~72 「정혜윤, 왜 문학을 하는가? 왜 책을 읽는가? 『칠레의 밤』」중에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자본과 권력을 극복하는 노력이 충분히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 자체가 혁명의 과정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이 중요한 책은 아직까지도 방치되어 서가에서 먼지를 맞으며 외롭게 놓여 있다. 자본과 권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데 만족하는 독자들, 혹은 억압받는 자의 편에 서겠다는 일부 정치가들의 미사여구에 아직도 기대를 아끼지 않는 독자들. 아마도 그들에게는 스스로 메시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나 불편했던 것이 아닐까. --- p.165 「강신주, 바로 당신이 메시아이고, 메시아여야만 한다 『일상생활의 혁명』」중에서

이 책은 한국의 '개발 중독'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파괴하는지 보여 준다. 그것도 개발주의의 폐해를 진단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에 맞서는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보여 준다. 저자가 몸으로 겪은 생생한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문제를 인식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구체적 싸움의 진행,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상처를 치유하고 이후 또 다른 싸움을 준비하는 과정까지를 완벽하게 담고 있다. --- p.170 「강인규, '개발 마피아'와 끈질기게, 그러나 즐겁게 싸우기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중에서

10년 가까이 '위안부' 수요시위와 정대협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행여 얼굴이 드러날까 마음을 졸였다는 윤순만 할머니. 독립운동가의 자손이라는 자신의 이력을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하는 그녀는, 그러나 끝내 사진 싣기를 거부합니다. 그녀의 얼굴이 실려야 할 자리는 비어 있습니다. 윤순만, 김창연(가명), 아홉 분 중 두 분이 그렇게 텅 빈 공백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렇게 남겨진 침묵의 페이지는 그 어떤 말보다 우리의 마음을 시끄럽게 만듭니다. 부끄러움에 눈을 감고 귀를 막습니다. 부끄러운 것은 할머니들이 기억으로 불러낸 과거의 역사가 아닙니다. 얼굴 없는 증언, 가명의 역사를 강요하는 기억 상실의 현재, 그것이 우리를 참담하게 합니다. --- p. 「」중에서
189쪽 김이경, 마음으로 듣는 역사 이야기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

2000년대는 경제 근본주의와 함께 문을 열었다.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그게 2000년대를 설명하는 단 하나의 문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이 광고가 새해 인사가 되는 걸 보면서 나는 한국 사회가 망했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이 말이 담고 있는 의미는 두 가지다. 부자가 되어야 행복하다는 것과, 네가 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내가 안다, 그것이다. 즉 연초에, 네가 부자가 아니니까 네가 지금 불행하구나, 그런 잔인한 얘기를 인사로 나누는 나라, 그게 바로 우리가 지나온 경제 근본주의의 시대였다. 그 시기에 우리는 토건과 금융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국민의 세금을 건설업자에게 퍼 주고, 반생태적이며 반인간적인 경제 운용을 우리가 부강해지는 길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 p.261~262「우석훈, 경제 근본주의에 균열을 내다 『경제학 3.0』」중에서

『삼엽충』은 독자가 과학책에서 기대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전부 담고 있다. 과학적 사실과 이론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열네 살에 손수 캐낸 삼엽충과 사랑에 빠지는 바람에 평생을 런던 자연사 박물관에서 지질학자 겸 삼엽충 전문가로 일한 저자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저자가 새 삼엽충에 이름을 지어 주려고 라틴어 사전을 뒤지는 모습, 오늘은 고생대 아프리카 대륙을 수천 킬로미터 이쪽으로 당겼다가 내일은 저쪽으로 밀었다가 하는 모습을 보며 독자는 과학자들이 어떻게 과학을 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한다.
--- p.304 「김명남, 진화의 비밀을 알려다오! 『삼엽충』」중에서

출판사 리뷰

그 이름 불러 줄 때 비로소 살아나는 '아까운 책'

프랑스 화가 마리 로랑생은 연인이었던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를 그리며 "버림받은 여자보다, 떠도는 여자보다, 죽은 여자보다 더 불쌍한 것은 잊힌 여자"라고 한탄했다. 출판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책 또한 그러하다. 죽은(절판된) 책보다 더 불쌍한 것이 잊힌 책이다. 정말 멋지고 좋은 양서이지만 독자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아까운 책이 좀 많은가. 해마다 4만여 종의 신간이 나온다. 이 가운데 손에 쥐어 보거나 제목이라도 들어 본 책은 몇 종이나 될까?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순식간에 잊히고 만다.
부키의 '아까운 책' 프로젝트는 이런 안타까움에서 시작되었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숨은 걸작들을 출판사 스스로 조명하지 않으면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베스트로 인정받아 마땅할 책, 놓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책을 선정해 보자." 이런 소박한 아이디어가 출발이었다. 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동참해 주면서 작업이 궤도에 올랐다. 부지런히 책을 읽는 학문 분야별 전문가와 눈 밝은 서평가들이 전년도 신간 가운데 가치를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훌륭한 책을 골라내고 서평을 써서 독서를 위해 길 안내를 해 주는 것이 아까운 책의 기본 콘셉트이다. 도서 장르별 좋은 책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골라냄으로써 연례 발간될 이 책 한 권만으로도 한 해 출간된 도서의 정수를 확인하고 책에 반영된 시대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까운 책'은 외국의 많은 서평 전문 매체들이 한 해를 결산하면서 'Too Good to miss'(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책) 또는 'Top editor's picks'(최고 편집자들이 뽑은 책) 등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한 양서에 아낌없이 지면을 할애하는 배려와 맥을 같이한다. '아까운 책'처럼 한 해 출간 도서를 종합하고 분야별 다수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뜻 깊은 명저를 찾아내는 작업은 우리 출판계에서는 처음 진행되는 기획이기도 하다. 도서출판 부키는 해마다 3~4월에 '아까운 책'을 정례 발간할 계획이다.

내로라하는 글쟁이 46명이 공들여 고르고 서평을 쓰다

이번에 나온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은 정기간행물 성격인 '아까운 책' 작업의 들머리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21세기의 첫 10년을 결산했다. 강수돌, 강신주, 김갑수, 듀나, 우석훈, 이은희, 장석주, 정혜윤, 하지현, 홍기빈 등 이 시대의 '글쟁이' 46명이 함께했다. 작업에 참여한 필자들은 먼저 아까운 책 후보로 소중히 여기는 책 서너 권씩을 추천했다. 충분히 조명받지 못한 책을 우선한다는 기준으로,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분야별 밀레니엄 베스트 도서 목록(2010년까지 발간된 도서 가운데 분야별 베스트셀러 100위까지의 집계)과 대조하여 순위에 들지 못한 책들 가운데 최종적으로 필자가 한 권씩의 아까운 책을 골라내는 방식으로 선정 작업이 이루어졌다. 도저히 한 권만 고르기가 어렵다며 두 권을 고른 필자도 있어(김보일, 이진숙) 결국 필자들의 면면만큼이나 다양하고 개성 있는 48권의 '아까운 책'이 탄생했다. 선정에 참여한 필자들은 자세한 서평을 통해 책을 소개하고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안내하여 독서와 사유의 풍성한 확장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