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중국이 낳은 위대한 문학가 ‘루쉰’, 지금-여기의 인문학으로 재탄생하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 · 유튜브 · 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은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쉰을 통해 자존감, 세대 갈등, 코로나19 등 현대인이 마주한 문제들에 질문하고 답을 찾아간다. 루쉰의 대표작인 「아Q정전」과 「광인일기」를 비롯하여 이광수의 「무정」,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등 중국 및 한국 근현대 문학 작품을 두루 경유하여, 현재 한국의 시대적 문제들을 꼬집는 한편 루쉰의 통찰로 대답을 더한다. 중국문화 전문가이자 루쉰의 책을 다수 번역해온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이욱연 교수가 가이드로 나섰다. 저자는 ‘나다움이 무엇인지’, ‘부모 세대와의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청년 세대의 현재는 어떠한지’와 같은 익숙하면서도 삶에 필수적인 질문에 루쉰을 읽으며 저마다의 해답을 찾아보자고 권한다. 낡은 시대의 유산을 짊어지고 더 나은 내일을 꿈꾸었던 루쉰의 고뇌가, 출구 없는 세상을 사는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믿는다.
목차
루쉰은 누구인가?
1장 나다움이 만들어갈 미래
01 연애에서 찾는 나다움의 모습
02 나다운 생각이 사회의 변화를 부른다
03 같음이 아닌 다름에 희망이 있다
2장 패배와 절망 속에서 희망 만들기
01 정신승리법 슬기롭게 사용하기
02 내가 가려는 길에 무덤이 있다고 해도
03 기억과 희망 만들기
04 삶의 비극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05 우리를 살게 하는 힘, 믿음
3장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꿈꿀까?
01 우리는 왜 시험 능력주의를 갈망하는가?
02 베이징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왜 실패했는가?
03 지혜로운 사람은 달을 본다
04 인은 넘치되 의는 넘치면 안 되는 까닭
05 다수와 권력에 맞서는 시인의 몫, 문학의 자리
4장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어떻게 살까?
01 부모란 무엇인가?
02 새로운 세상을 맞는 기성세대의 역할
03 새로운 세상을 여는 청년세대의 힘
에필로그
지금, 루쉰의 이유 있는 대한민국 횡단
책 속으로
--- p.28, 「연애에서 찾는 나다움의 모습」 중에서
근대 인간을 탄생시킨 권리의식, 자유의식이 극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통 시대에는 다른 사람의 나만 있고, 나의 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나를 강하게 주장하면서 때로는 나의 나만 있기도 합니다. 공동체와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위해서 타인과 관계 속에서 나를 생각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역사라는 차원에서 보자면, 전통 시대 인간관은 극단적인 편향이었다면, 지금 우리의 인간관도 또 다른 극단적 편향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나를 추구하고 나의 권리와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어떻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공동체를 위해서 지켜야 할 의무를 지키고 시민적 공덕을 발휘하는 일이 우리 시대 나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과제입니다.
--- p.37, 「연애에서 찾는 나다움의 모습」 중에서
광인은 어떻게 자신이 속한 사회의 부조리를 감지하게 된 걸까요? 주인공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고 그것이 지닌 의미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길을 가는 데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역사책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책에 적혀 있는 생각과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심했습니다. 의심하면서, 밤을 새워 생각했습니다. 소설 속 표현으로 말하자면 ‘모든 일은 연구를 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연구하고 고민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사는 세상의 참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자신이 속한 세상이 정의롭고 도덕적인 세계라고 말하는 위정자들에 맞서 이 세상이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사회임을 광인은 발견합니다.
--- p.47-48, 「나다운 생각이 곧 사회를 변화하는 힘이 된다」 중에서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더 넓게는 동아시아 사회에서 다수의 생각과 행동에 반기를 드는 사람을 마치 미친 사람 취급하거나 사회성 부족한 사람 취급하는 문화가 넓게 퍼져 있는 게 공자 탓일까요? 여기에는 분명 유교 문화 영향이 있습니다. 사람이 화합과 조화가 조직과 인간관계의 최고 가치가 되다 보면 전체의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의 생각과 말, 행동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생각과 말,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그 여부보다 화합 유지라는 차원에서 보게 됩니다. 진리 여부보다 화합을 깨뜨리는지 그 여부로 판단하게 됩니다.
--- p.58, 「같음이 아닌 다름에 희망이 있다」 중에서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아Q와 닮은 속성을 지니고 있고, 아Q처럼 정신승리법을 사용하곤 합니다. 우리가 아Q를 바보 같다고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감하게 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실패하고 좌절했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Q는 동네에서 루저입니다. 집도 없고, 돈도 없고, 여기저기서 무시당하고, 늘 괴롭힘을 당하는 신세입니다. 아Q가 정신승리법을 쓰지 않았다면 그가 힘든 현실에서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렇게 보자면 실패와 좌절, 패배를 겪을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마음속에는 아Q가 있습니다.
--- p.83, 「정신승리법 슬기롭게 사용하기」 중에서
아무리 어려운 순간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지닌 희망의 씨앗이 완전히 고갈되는 때는 없습니다. 『주역(周易)』에서는 이렇게 말하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주역의 괘 중에 박괘가 있습니다. 맨 위에 양(陽)이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련의 상징입니다. 늦가을 찬바람을 맞으면서 열매도 잎도 다 떨어져 가는 나무 같은 상태입니다. 이런 힘든 상태를 『주역(周易)』 이렇게 풀이합니다. “큰 열매는 먹히지 않는다(碩果不食).” 하늘은 모든 것을 다 죽게 하고, 끝까지 고갈시키는 법은 없습니다. 하늘은 우리에게 아무리 큰 절망과 좌절을 내리더라도 그런 절망과 좌절에 먹히지 않고 끝내 고갈되지 않은, 우리 안에 있는 큰 열매 하나는 꼭 남깁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뿐입니다. 여러분에게 그 큰 열매는 무엇인가요?
--- p.105, 「기억과 희망 만들기」 중에서
하지만 루쉰에게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루쉰의 모습도 있습니다. 낡은 시대의 유산을 짊어진 자의 고뇌와 겸허, 유죄의식과 참회의식, 그리고 그곳에서 기원하는 미래 세대를 위한 숭고한 헌신과 희생의 선택, 삶의 공허와 절망을 대하는 법, 절망의 시대에 절망에 항전하는 삶의 태도와 희망을 만드는 법, 패배와 실패 속에서 자신을 추스르는 삶의 지혜와 관련한 루쉰의 모습도 소중합니다.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세상, 루쉰이 평생 바라던 일이자 그가 헌신한 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꿈꾸는 사람이자 세상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여전히 루쉰의 글을 읽고, 루쉰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나를 비춰보고, 한국 사회를 비춰보는 이유입니다. 오늘날 한국에 루쉰의 글과 말이 한국을 다시 횡단하는 까닭입니다. 지금 우리가 루쉰을 여전히, 그리고 다시 읽는,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출판사 리뷰
「논어」, 「허삼관 매혈기」부터 「아Q정전」, 「무정」까지
중국문화 전문가 이욱연 교수가 들려주는
나를 깨우는 문학, 시대를 이끄는 문학
“절망에 항전하는 삶의 태도, 낡은 시대의 유산을 짊어진 자의 고뇌와 겸허.
우리 누구나 마음속에는 아Q가 산다.”
루쉰으로 이어진, 세상을 헤쳐 나가는 인문학적 성찰들
루쉰이 태어난 1881년대 동아시아는 근대의 시작과 함께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으로 앓고 있었다. 중국의 대문호라 불리는 루쉰은 양분되는 이념 사이에서 자존적인 고민으로 고통받는 민중을 대변했던 상징적 인물이었다. 중국 구습 사회에 맞서면서도 더 나은 시대를 향해 전진하려 했던 루쉰의 정신은, 이광수, 이육사와 같은 한국의 문학가들에게도 큰 영감을 불어넣었다.
저자 이욱연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루쉰의 정신이 오늘 현대인에게도 유효하다고 본다. “낡은 시대의 유산을 짊어진 자의 고뇌와 겸허”, “미래 세대를 위한 헌신”, “절망에 항전하는 삶의 태도”가 그것이다. 단편 소설 「아Q정전」을 통해 중국의 노예근성과 봉건 질서를 고발했던 것과 같이, 루쉰은 낡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꿰뚫으며 새로운 사회로의 성장을 통렬하게 바랐다. 코로나19 이후 심화하는 사회 양극화 현상과 돌봄, 기후 문제와 더불어 여전히 격변 중인 현대 사회에서, 시대와 긴밀히 호흡하는 루쉰의 말과 글은 여전히 우리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준다.
진정한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
삶의 비극은 우연인가 필연인가?
불안한 마음을 안고 꿋꿋이 살아갈 어른들을 위해
이 책의 총 네 개의 장 중 1장에서는 루쉰의 소설 「애도」, 「광인일기」, 이광수의 소설 「무정」 등의 작품을 지팡이 삼아 ‘나다움’에 대해 성찰한다. 2장에서는 루쉰의 소설 「아Q정전」, 「고향」 등의 작품을 살펴보며 패배와 절망 속에서도 꿋꿋하게 걸어가는 굳은 심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3장에서는 라오서(老舍)의 소설 「낙타샹즈」,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을 살펴보며 한국 사회의 능력주의와 개인주의를 주제로 권력에 저항하는 문학 정신을 돌아보며, 4장에서는 루쉰의 산문 「우리는 지금 어떻게 아버지 노릇을 할 것인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 등의 작품을 경유하여 구세대와 신세대 간 화합을 말한다.
루쉰의 글은 어느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의 청년 및 기성세대에게도 짙은 호소력을 갖는다. 저자는 낡은 문화를 등에 업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루쉰의 정신이 지금 한국 사회에 시의적절한 대답을 준다고 본다. 저자가 언급하는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은 근대를 너머, 더 먼 과거로부터 이어진 문화적 산물이다. “부모란 낡은 인습, 낡은 문화를 이어주고 계승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단절하여 자식을 해방된 새로운 세상에서 살도록 하는 사람”이라는 루쉰의 생각처럼, 변화의 필연 앞에서 더 좋은 내일을 도모할 책임은 기성세대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변화란 언젠가 기성세대가 될 청년들에게도 구습과 열망 사이에서 깜빡이며 가능성을 내보인다. 그러한 마음을 안고 세상을 꿋꿋이 살아갈 이들, 불안과 희망 사이를 오가며 조금씩 어른이 될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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