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서양사 이해 (책소개)/3.서양근현대사

대중의 반역 (2005)

동방박사님 2024. 6. 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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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중적 인간’이란 무엇일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대중음악을 듣는 사람인가? 스페인의 사상가 오르테가의 세기적인 저작 『대중의 반역』은 ‘대중’과 ‘대중사회’ 대한 인문학적 해석을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중적 인간’이란 근대의 역사적 조건이 만들어 낸 몰개성화, 원자화된 개인을 지칭한다. 목적 없이 거리를 메운 다수의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 없는 평균적인 사람들의 집합에 불과 하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 대중이 역사의 무대에 주연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제목이 가리키는 <대중의 반역>이다.

오르테가는 역사 발전의 주체가 개별 영웅과 대중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거쳐 살아가는 당시대의 소수와 대중이 엮어내는 역동적인 조합이라고 본다. 즉, 선택된 소수와 대중이 각자의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대중 사회가 초래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대중사회>에 대한 모든 해석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책은 촛불시위와 월드컵 응원 등 대중의 진출을 목격한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데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1929년부터 일간지 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1930년에 단행본으로 간행된 책이다.

목차

제1부 대중의반역
제1장 대중의 출현
제2장 역사 수준의 상승
제3장 시대의 높이
제4장 삶의 확장
제5장 통계 자료
제6장 대중의 해부
제7장 고귀한 삶과 평범한 삶, 혹은 노력과 게으름
제8장 대중은 왜 모든 일에 폭력적으로 개입하는가
제9장 원시성과 기술
제10장 원시성과 역사
제11장 ‘자만에 빠진 철부지’의 시대
제12장 ‘전문화’의 야만성
제13장 최대의 위험은 국가

제2부 누가 세계를 지배하는가
제14장 누가 세계를 지배하는가
제15장 진정한 문제에 도달하다
 

저자 소개

저자 : 오르테가이가세트 (Jose Ortega y Gasset, 1883~1955)
스페인 근대철학의 대가로 니체 이후 유럽 최고의 철학자이자 문장가라는 찬사와 함께, 하이데거와 야스퍼스의 정신적 스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에서는 “루소의『사회계약론』이 18세기를 대변하고, 칼 마르크스의『자본론』이 19세기를 대변한다면,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대중의 반역』는 20세기를 대변할 것”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로 이 책은 현대 대중사회의 본질을 문명사적으로 분석한 세기적인 저작이다. 그의 근본사상은 니...
 
역자 : 황보영조
서울대 서양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제2공화국 토지개혁을 둘러싼 각 정당과 사회단체」라는 논문으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논문으로 「스페인 왕정복고기 통치 엘리트의 민주화 시도와 한계」, 「스페인 내전 연구의 흐름과 전망」, 「스페인 내전의 전쟁이념 분석」, 「프랑코 체제와 여성」, 「프랑코 체제와 대중」 등이 있다. 역서로...

책 속으로

군중의 개념은 양적이고 시각적인 것이다. 그 의미를 변질시키지 않고 사회학 용어로 번역한다면, 그것을 ‘사회대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언제나 소수와 대중이라는 두 요소로 구성된 역동적 통일체이다. 소수는 특별한 자격을 갖춘 개인이거나 개인들의 집단이고, 대중은 그런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집합이다. 따라서 대중을 단순히 ‘노동대중’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중이란 ‘평균인’이다. 이처럼 단순히 양적인 의미의 군중이 이제 질적 특성을 지닌 존재, 곧 공통의 자질과 사회적 무소속성을 특징으로 하는 존재, 자신을 타인들과 구별하지 않고 오히려 일반적 유형을 되풀이하는 사람으로 전환된다. 이와 같은 양적 전환을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대답은 간단하다. 그 덕분에 우리는 양의 기원을 이해할 수 있다. 군중이 정상적으로 형성된 경우에,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욕망과 사상, 삶이양식이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 이는 아무리 선별하려고 노력해도 모든 사회집단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 p.19 '1장 대중의 출현' 중에서

출판사 리뷰

1. 20세기 현대대중사회의 본질을 파헤친 문명비판서
이 책은 어디를 가나 군중들로 가득 차 있다는 얘기로 시작한다. 그야말로 대중이 전면적으로 출현한 것이다. 여기서 대중은 특별한 자질이 없는 사람들의 집합체이다. 따라서 그들을 ‘노동대중’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중은 ‘평균인’이다. 그런데 이런 대중은 이전부터 있었다. 다만 20세기가 직면한 새로운 사실은 이런 대중이 역사무대에 출현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지배하려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른바 ‘대중의 반역’이다. 이것이 이 책의근본화두이다. 그래서 미국의 <월간대서양>은 오르테가와 이 책에 대해 “루소의『사회계약론』이 18세기를 대변하고, 칼 마르크스의『자본론』이 19세기를 대변한다면,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대중의 반역』는 20세기를 대변할 것”이라고 평가했던 것다.

2. 20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역사철학자 오르테가의 작품이자,
스페인 근대철학의 3대 고전 가운데 하나

『대중의 반역』은 1929년부터 일간지『태양El Sol』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그 이듬해인 1930년에 단행본으로 엮어 간행한 책이다. 이 책은 오르테가 이 가세트를 프로이드와 니체, 앙리 베르그송, 미겔 데 우나무노, 베네데토 크로체, 폴 발레리, 장 폴 사르트르, 알베르 까뮈, 토마스 만, 하이데거, 버트란드 러셀 등 세계적인 서구 문명 해석자들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그래서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이 세기적인 저작인 『대중의 반역』은 앙헬 가니베트 이 가르시아의『에스파냐 이상』(한길사, 2004)와 미겔 데 우나무노의『생의 비극적 감정』과 함께 스페인 근대철학의 3대 명저로 꼽힌다.

3. 최초의 스페인 원서 한국어 완역본

이 책을 옮긴 황보영조 경북대 교수는 스페인에서 직접 공부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연구자로서, 스페인의 정치사회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대중의 반역』 스페인어 원본을 우리말로 처음 완역했다. 그 동안 이 책의 번역을 위해 수년 간의 자료수집과 현지탐방을 거쳐 오르테가에 관한 모든 정보를 꼼꼼히 검토한 뒤, 마침내 오랜 숙원이던『대중의 반역』 한국어판 완역을 마쳤다. 이는 위에서 말한 스페인 근대철학의 3대 명저 가운데『에스파냐 이상』(한길사, 2004)의 번역에 이어, 한국에서 스페인 근대철학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데 또 다른 기여를 했다고 평가된다.
【이 책의 출간의미】
‘자기안위’에서 ‘자기성찰’의 눈으로 ― 편집부
“대중적인 인간은 목표없이 살면서 바람에 표류하는 인간이다.”라는 오르테가의 선언은 몹시 거슬린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대중에 대해 이토록 정면적인 토로를 가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대중의 깨어있음과 진실성을 소리 높여 외치며, 잠들지 않는 시대정신을 호소하던 우리들이 아니던가. 그런 우리에게 존재적 비하감마저 불러일으키는 이런 발언을, 과연 수십 년 전 아니 거의 백 년 전의 한 엘리트주의자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대답은 “그렇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종종 우리 자신들의 지위와 정체성에 대한 맹종과 안일 그리고 다수에의 편승으로 인해, 우리들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을 외면하거나, 우리들의 적나라한 파렴치를 옹호하곤 한다. 억눌린 시대의 고통은 아직도 사회 곳곳에 그대로 남아있고, 하루만큼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을 만큼 주변으로 내몰리는 소외자들이 산재해 있건만, 자본과 상업성에 물들은 수많은 ‘보통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안위에 길들여져 간다. 비록 시대적 한계를 건널 수는 없지만, 우리가 진정 우리들이 꿈꾸는 ‘더불어 삶’을 말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기꺼이 오르테가의 이 낡은 조소와 비난을 다시 성찰해야 할 듯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사연구자로 유명한 브루스 커밍스가 한 다음의 말은 우리에게 또 다른 숙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 등 제 1세계에는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니지만, 세계는 이제 한국인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있는 중이다.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대로 국가를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 나라의 위대한 사람들이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은 보통사람들의 위상일 것이다.” (『브루스커밍스의 한국현대사』, 맺음말 가운데)

우리가 오르테가에게서 지금 다시금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는 무엇인가. 문제를 단순히 소수와 대중의 이분법으로만 놓고 판단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그에 따르면 역사의 주체는 개별 영웅들이나 대중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를 거쳐 살아가는 당시대의 소수와 대중이 엮어내는 역동적인 조합이다. 따라서 선택된 소수와 대중이 각각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담당하는 길, 곧 참된 도덕을 회복하는 길이 문제해결의 진정한 길임을 외치고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좁게는 가족에서부터 넓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권위주의가 무너지면서 수반되는 권위해체의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문제는 급격한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우리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폐부를 드러내고 거울을 닦듯이 우리사회의 얼굴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밀란 쿤데라가 “나는 미래에 아첨하지 않는다.”(『소설의 기술』)라고 했듯이, 우리는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 우리들 자신의 어두운 모습,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담론에 부화뇌동하는 안일함 등에 대해 끊임없는 반성과 자기비판의 능력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추천평

루소의『사회계약론』이 18세기를 대변하고, 칼 마르크스의『자본론』이 19세기를 대변한다면,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대중의 반역』는 20세기를 대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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