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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오케스트라 지휘자, 화재진압 소방관,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대동물 수의사, 공군 항공기 조종사, 전통 가마 도예가…
세상 어느 일터에나 반드시 여성은 존재한다!
편견에 맞서 스스로를 증명해낸 여성 8인 인터뷰집
‘과연 여기서도?’ 하며 여러 일터를 검색해 보았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도 분명 여성은 존재했다. 꼬리잡기하듯 직업을 찾다 보니, 몸을 쓰는 노동의 현장을 제외하고도 남초 직군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성만을 채용했기 때문에, 위험하기 때문에, 일하는 환경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수많은 일터 자체가 거대한 남성 집단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곳에서도 ‘반드시’ 여성이 일하고 있었고, 그 자리를 지키려 고군분투했다.
_여는 글에서
여성들이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세상이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들이 진입조차 하기 어려운 직업군들은 무수히 존재하고, 몇몇 여초 직군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일들이 남초 직군에 해당한다. 같은 일을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이나 일하는 환경에서 차별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세상 어느 일터에나 반드시 여성은 존재한다!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 화재진압 소방관 박수민,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 대동물 수의사 신민정,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 전통 가마 도예가 박도연. 여기,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을 뿐인데 들어와 보니 남자가 많았다고 말하며 극심한 남초 직군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여덟 명의 여성들이 있다.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삶을 발굴해 소개하는 인터뷰어 박진희 작가가 만나 그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그리고 ‘여자라서 하기 어려운 일이란 진짜 있을까?’, ‘여자들을 위한 배려가 혹시 배제는 아닐까?’, ‘여자들은 왜 계속 증명해야만 하는가?’, ‘배움의 현장과 달리 업의 현장에서 여자들의 수는 왜 줄어드는가?’, ‘일하는 여자들에게 연대란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실질적이고도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눈다.
그녀들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내기 위해 어떻게든 닥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궁리하고 돌파했다. 힘이 없다고 느껴지면 체력을 길렀고,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공부했다. 앞선 선배가 없어 스스로 길을 개척하면서도 두려워하기보단 긍정적인 앞날을 기대하는 사람들이었다. 일터도, 처한 환경도, 꿈꾸는 삶도 각자 다르지만 자신의 뒤로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여성들을 위한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이야기를 내어준다. 남초 직군에서 일하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여성들, ‘소수’라는 이유로 고충을 겪는 사람들, 도전하고 싶은 일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사람들, 여성 문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대동물 수의사, 공군 항공기 조종사, 전통 가마 도예가…
세상 어느 일터에나 반드시 여성은 존재한다!
편견에 맞서 스스로를 증명해낸 여성 8인 인터뷰집
‘과연 여기서도?’ 하며 여러 일터를 검색해 보았는데, 생각지 못한 곳에서도 분명 여성은 존재했다. 꼬리잡기하듯 직업을 찾다 보니, 몸을 쓰는 노동의 현장을 제외하고도 남초 직군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남성만을 채용했기 때문에, 위험하기 때문에, 일하는 환경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수많은 일터 자체가 거대한 남성 집단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곳에서도 ‘반드시’ 여성이 일하고 있었고, 그 자리를 지키려 고군분투했다.
_여는 글에서
여성들이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세상이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들이 진입조차 하기 어려운 직업군들은 무수히 존재하고, 몇몇 여초 직군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일들이 남초 직군에 해당한다. 같은 일을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이나 일하는 환경에서 차별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세상 어느 일터에나 반드시 여성은 존재한다!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 화재진압 소방관 박수민,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 대동물 수의사 신민정,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 전통 가마 도예가 박도연. 여기,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을 뿐인데 들어와 보니 남자가 많았다고 말하며 극심한 남초 직군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여덟 명의 여성들이 있다.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삶을 발굴해 소개하는 인터뷰어 박진희 작가가 만나 그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았다. 그리고 ‘여자라서 하기 어려운 일이란 진짜 있을까?’, ‘여자들을 위한 배려가 혹시 배제는 아닐까?’, ‘여자들은 왜 계속 증명해야만 하는가?’, ‘배움의 현장과 달리 업의 현장에서 여자들의 수는 왜 줄어드는가?’, ‘일하는 여자들에게 연대란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실질적이고도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나눈다.
그녀들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내기 위해 어떻게든 닥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궁리하고 돌파했다. 힘이 없다고 느껴지면 체력을 길렀고,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공부했다. 앞선 선배가 없어 스스로 길을 개척하면서도 두려워하기보단 긍정적인 앞날을 기대하는 사람들이었다. 일터도, 처한 환경도, 꿈꾸는 삶도 각자 다르지만 자신의 뒤로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여성들을 위한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아낌없이 이야기를 내어준다. 남초 직군에서 일하며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여성들, ‘소수’라는 이유로 고충을 겪는 사람들, 도전하고 싶은 일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사람들, 여성 문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목차
여는 글_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며 사는 모든 여성들에게 보내는 헌사
[INTERVIEW 01]
배려라는 이름으로 일할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 일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 강지혜
[INTERVIEW 02]
‘소수’에서 ‘평균적인 수’가 될 때까지 잘해내고 싶어요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 김승주
[INTERVIEW 03]
늦은 나이에 전통적인 유리천장에 도전하다
오케스트라 지휘자 ― 한상영
[INTERVIEW 04]
나의 꿈은 단지 ‘현장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에요
화재진압 소방관 ― 박수민
[INTERVIEW 05]
수학과 체력단련을 좋아하는 여성이 이상한가요?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 박애선
[INTERVIEW 06]
여성이라 약점이 있으면, 강점도 있는 법이죠
대동물 수의사 ― 신민정
[INTERVIEW 07]
군인과 항공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여자아이
공군 항공기 조종사 ― 이세리
[INTERVIEW 08]
업에 들어가면 여성 도예가 수가 적은 이유
전통 가마 도예가 ― 박도연
어디에나 존재하는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제언
마치는 글
[INTERVIEW 01]
배려라는 이름으로 일할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 일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 강지혜
[INTERVIEW 02]
‘소수’에서 ‘평균적인 수’가 될 때까지 잘해내고 싶어요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 김승주
[INTERVIEW 03]
늦은 나이에 전통적인 유리천장에 도전하다
오케스트라 지휘자 ― 한상영
[INTERVIEW 04]
나의 꿈은 단지 ‘현장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에요
화재진압 소방관 ― 박수민
[INTERVIEW 05]
수학과 체력단련을 좋아하는 여성이 이상한가요?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 박애선
[INTERVIEW 06]
여성이라 약점이 있으면, 강점도 있는 법이죠
대동물 수의사 ― 신민정
[INTERVIEW 07]
군인과 항공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여자아이
공군 항공기 조종사 ― 이세리
[INTERVIEW 08]
업에 들어가면 여성 도예가 수가 적은 이유
전통 가마 도예가 ― 박도연
어디에나 존재하는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제언
마치는 글
책 속으로
회사에서도 채용할 때 반신반의했다고 들었어요. 이 일에 ‘여자’는 지원하는 것조차 드무니까요. 일을 시작하고 처음 내외부 관계자들을 소개받을 땐 모두 깜짝 놀라했고, 호기심과 의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기분이었어요. (…) 사실 이 자리는 열의가 없으면 누가 와도 힘들 거예요. 현장에서 부딪치며 계획과 일정을 조율해야 하고, 마감을 앞두면 주말 구분 없이 나와야 하고, 여름에도 땡볕에 서 있어야 하는 자리인데, 남자도 한 달을 못 버티고 도망가는 경우가 흔했거든요? 그럼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한 번 더 시험대에 올라야 했어요.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중에서
“힘들죠?” 하고 물으면, 저는 직업 자체에 대한 고단함을 물어보는 줄 알고 대답했어요. 그러면 “아니, 그게 아니라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는 거예요. 저는 사실 성별에 크게 초점을 둔 적이 없어서 뭘 걱정하는지 잘 몰랐어요. 내가 남자만큼 힘이 세지 않아서 힘들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혼자 여자이기에 겪는 불편함을 말하는 걸까, 하며 질문의 의도를 고민했죠. 물론 그런 이유로 여성 항해사의 승선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걸 ‘여성’이라기보다는 그냥 ‘항해사 김승주’에게 닥친 문제로 보거든요. 배를 타는 순간부터 저는 항해사니까요. (…) 배를 타는 직업의 특성이지, 여자라서 힘든 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중에서
단원들이 무례한 행동을 할 때는, 내가 ‘아시아인에다 여성’이어서 그런가 싶어 차별의 감정을 100퍼센트, 200퍼센트 느끼기도 했죠. (…) 여성 지휘자가 무대 위에 선 역사는 100년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1세대 여성 지휘자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실 여성성을 버린 거나 다름없어요. 일부러 남자처럼 지휘했어요. 그 시대는 그걸 요구했고요. 그렇게 겨우 자리를 지켜내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한 거죠. 지금도 계속해 발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중에서
현장에서 오래 일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계속 저를 입증하고 증명해내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어쩐지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쓸모’라는 표현을 쓰고 싶진 않지만, 저는 현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습니다!’ 하려면 저를 증명할 자격증이 필요하더라고요.
---「화재진압 소방관, 박수민」중에서
공부할 때는 성비가 반반이었어요. 기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오히려 여자가 많을 때도 있었고요. 말씀하신 대로 제가 일하는 곳에서 여성의 수는 현저하게 떨어지고요. 제가 일하는 센터는 30퍼센트 정도 되는데, 다른 쪽은 더 적어요. 저는 5급 사무관이고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데, 이 자리에 오니 확실히 여성은 더 없어요. 직급이 높아질수록 성비는 더 벌어지는 것 같아요. 사실 군부대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취업할 수 있는 IT 분야는 남성 비율이 높긴 하죠.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중에서
제가 하는 일은 지저분하고 위험하며 근무 시간이 깁니다. 게다가 시골에 있고 문화생활 같은 건 포기해야 할 때도 있어요. 남성들이 차지한 이 직업이 편하고 좋아 보여서 얻으려고 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남자들도 기피할 만큼 겉보기엔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죠. 그럼에도 제가 소 수의사로서 노력하는 이유는 이곳에 제가 살아내고 싶은 삶이 있기 때문이에요. 따뜻한 목장 인심과 거기에 보답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수의사, 축산의 미래를 고민하고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 진심으로 가치 있다 여기기 때문이에요.
---「대동물 수의사, 신민정」중에서
한 집단에서 소수의 성별일 경우 어쩔 수 없이 튀고 돋보이는 경우들은 있어요. 신체적 활동을 요구하는 직능의 경우, 여성에게는 ‘과연, 잘할 수 있겠어?’ 하는 기본적으로 걱정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들의 평가보다 중요한 건 저 자신의 인정이었습니다. 성별과 상관없이 한 분야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료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노력한 것은 아니에요.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중에서
도자공예는 체력적인 면이 받쳐줘야 해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준비하고 빚고 가마에 굽고 꺼내는 일들은 보통 힘 달리는 일이 아니거든요. 실제로 도자공예를 배우다가도 너무 힘들어서 섬유 쪽으로 진로 방향을 바꾸는 일도 있고요. (…) 부모님 이전 세대부터 도예를 해서 가마와 기계 설비가 모두 갖춰진 환경이 아니라면 사실 접근하기 힘든 분야예요. 할아버지 대부터 시작한 집안에서는 아버지, 아들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으니, 여성보다는 남성이 이미 갖춰진 환경을 부여받는 경우가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속성이 아닐까 싶어요. 함께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가지면 자연스럽게 경력이 단절되는 건 여성 예술가들이니까요.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중에서
“힘들죠?” 하고 물으면, 저는 직업 자체에 대한 고단함을 물어보는 줄 알고 대답했어요. 그러면 “아니, 그게 아니라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는 거예요. 저는 사실 성별에 크게 초점을 둔 적이 없어서 뭘 걱정하는지 잘 몰랐어요. 내가 남자만큼 힘이 세지 않아서 힘들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혼자 여자이기에 겪는 불편함을 말하는 걸까, 하며 질문의 의도를 고민했죠. 물론 그런 이유로 여성 항해사의 승선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걸 ‘여성’이라기보다는 그냥 ‘항해사 김승주’에게 닥친 문제로 보거든요. 배를 타는 순간부터 저는 항해사니까요. (…) 배를 타는 직업의 특성이지, 여자라서 힘든 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중에서
단원들이 무례한 행동을 할 때는, 내가 ‘아시아인에다 여성’이어서 그런가 싶어 차별의 감정을 100퍼센트, 200퍼센트 느끼기도 했죠. (…) 여성 지휘자가 무대 위에 선 역사는 100년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1세대 여성 지휘자는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실 여성성을 버린 거나 다름없어요. 일부러 남자처럼 지휘했어요. 그 시대는 그걸 요구했고요. 그렇게 겨우 자리를 지켜내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성장한 거죠. 지금도 계속해 발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중에서
현장에서 오래 일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여자다 보니 계속 저를 입증하고 증명해내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어쩐지 물건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 ‘쓸모’라는 표현을 쓰고 싶진 않지만, 저는 현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습니다!’ 하려면 저를 증명할 자격증이 필요하더라고요.
---「화재진압 소방관, 박수민」중에서
공부할 때는 성비가 반반이었어요. 기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오히려 여자가 많을 때도 있었고요. 말씀하신 대로 제가 일하는 곳에서 여성의 수는 현저하게 떨어지고요. 제가 일하는 센터는 30퍼센트 정도 되는데, 다른 쪽은 더 적어요. 저는 5급 사무관이고 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데, 이 자리에 오니 확실히 여성은 더 없어요. 직급이 높아질수록 성비는 더 벌어지는 것 같아요. 사실 군부대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취업할 수 있는 IT 분야는 남성 비율이 높긴 하죠.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중에서
제가 하는 일은 지저분하고 위험하며 근무 시간이 깁니다. 게다가 시골에 있고 문화생활 같은 건 포기해야 할 때도 있어요. 남성들이 차지한 이 직업이 편하고 좋아 보여서 얻으려고 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남자들도 기피할 만큼 겉보기엔 하나도 좋아 보이지 않죠. 그럼에도 제가 소 수의사로서 노력하는 이유는 이곳에 제가 살아내고 싶은 삶이 있기 때문이에요. 따뜻한 목장 인심과 거기에 보답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수의사, 축산의 미래를 고민하고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 진심으로 가치 있다 여기기 때문이에요.
---「대동물 수의사, 신민정」중에서
한 집단에서 소수의 성별일 경우 어쩔 수 없이 튀고 돋보이는 경우들은 있어요. 신체적 활동을 요구하는 직능의 경우, 여성에게는 ‘과연, 잘할 수 있겠어?’ 하는 기본적으로 걱정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들의 평가보다 중요한 건 저 자신의 인정이었습니다. 성별과 상관없이 한 분야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료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여자이기 때문에 노력한 것은 아니에요.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중에서
도자공예는 체력적인 면이 받쳐줘야 해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준비하고 빚고 가마에 굽고 꺼내는 일들은 보통 힘 달리는 일이 아니거든요. 실제로 도자공예를 배우다가도 너무 힘들어서 섬유 쪽으로 진로 방향을 바꾸는 일도 있고요. (…) 부모님 이전 세대부터 도예를 해서 가마와 기계 설비가 모두 갖춰진 환경이 아니라면 사실 접근하기 힘든 분야예요. 할아버지 대부터 시작한 집안에서는 아버지, 아들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으니, 여성보다는 남성이 이미 갖춰진 환경을 부여받는 경우가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속성이 아닐까 싶어요. 함께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가지면 자연스럽게 경력이 단절되는 건 여성 예술가들이니까요.
---「전통 가마 도예가, 박도연」중에서
출판사 리뷰
'소수’가 ‘평균적인 수’가 되는 그날까지!
자신의 일을 열렬히 사랑하는 여성들이 전하는 남초 직군 분투기
어느 곳이든 ‘소수’로 존재한다는 것은 외롭고 고된 일이다. 남초 직군에서 일하는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 온통 남자들뿐이기에 ‘여성으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에 의구심 혹은 부정적인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는 성별을 따질 일이 아님에도 ‘내가 여자라서 못 버티는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도 못 믿는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여성은 전 세계 0.1%밖에 없다고 알려진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는 ‘힘들지 않냐’는 질문이 직업 자체에 대한 고단함을 묻는 것인 줄 알았는데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라는 의미라는 걸 알고 당황했다고 말한다. 불공평한 질문이지만 여성 후배들이 계속 배를 타기 위해서라도 여성이 ‘소수’에서 ‘평균적인 수’가 될 때까지는 더 잘해내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미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계속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것과 서 있어야 할 곳을 직접 찾아내야 하는 것은 부당할 뿐 아니라 어쩌면 서글픈 일일지도 모른다. 여성이 정말 드문 직업인 화재진압 소방관으로 일하는 박수민은 현장에서 자신의 ‘쓸모’를 입증하기 위해 남자들도 따기 어렵다는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공부했다. 콩쿠르에 여성 지휘자가 올라올 때마다 심사위원들이 재킷을 뒤집어쓰고 연주 보기를 거부했다고 하는 전통적인 유리 천장 클래식의 세계.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좌절하기보단 오기와 결핍으로 인한 노력 덕에 여성 지휘자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수의 인터뷰이들이 위험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중요한 일이라서 여성들이 ‘배려’라는 이름으로 비일비재하게 ‘배제’를 당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경찰의 미흡한 대처가 입에 오르내릴 때마다 사회 곳곳에 번졌던 ‘여경 혐오’ 현상을 떠올려 보자. 계속 이렇게 ‘부당한 배려’를 받는다면 여성들은 대체 어디에서 경험을 쌓고 제대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 역시 비슷한 이유로 매년 행해지는 체력 테스트에서 여군의 기준 도달 점수가 현저하게 낮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전쟁 같은 실제 상황이 일어났을 때도 여성들이 이른바 ‘배려’를 받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과업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와 온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수학과 체력단련을 좋아해서 직업을 택했다는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은 공부할 때는 성비가 반반이었지만 일의 현장에 들어오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의 비율이 급격이 줄어드는 IT업계의 현실을 지적했다. 노동 강도가 세서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도자공예, 도예가 박도연도 전통 가마 등의 작업 환경은 대를 이어 남성들이 물려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고 결혼과 출산으로 여성 예술가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책은 남초 직군뿐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 나아가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하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반면 남초 직군에서 여성들의 특성이 더해졌을 때 장점도 있음을 상기시킨다. 지저분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600킬로그램이 넘는 젖소들을 상대하는 대동물 수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신민정은 남자들도 기피할 만큼 힘든 이 일을 지속하는 이유로 환경과 생명, 축산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여자라서 더 잘할 수 있는 섬세한 업무도 많이 발견하게 됐단다.
『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에서 박진희 저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을 사랑하며 당당하게 현재를 살고 있는 이 여덟 명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수많은 여성들에게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거나 억울해 하거나 분노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자리를 증명하며 딱 버티고 존재하는 것. 서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에게 ‘연대’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자신의 일을 열렬히 사랑하는 여성들이 전하는 남초 직군 분투기
어느 곳이든 ‘소수’로 존재한다는 것은 외롭고 고된 일이다. 남초 직군에서 일하는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 온통 남자들뿐이기에 ‘여성으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에 의구심 혹은 부정적인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건설현장 조경 관리감독 강지혜는 성별을 따질 일이 아님에도 ‘내가 여자라서 못 버티는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도 못 믿는 시절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여성은 전 세계 0.1%밖에 없다고 알려진 대형 화물선 일등항해사 김승주는 ‘힘들지 않냐’는 질문이 직업 자체에 대한 고단함을 묻는 것인 줄 알았는데 ‘여자라서 힘들지 않냐’라는 의미라는 걸 알고 당황했다고 말한다. 불공평한 질문이지만 여성 후배들이 계속 배를 타기 위해서라도 여성이 ‘소수’에서 ‘평균적인 수’가 될 때까지는 더 잘해내야 한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미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계속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것과 서 있어야 할 곳을 직접 찾아내야 하는 것은 부당할 뿐 아니라 어쩌면 서글픈 일일지도 모른다. 여성이 정말 드문 직업인 화재진압 소방관으로 일하는 박수민은 현장에서 자신의 ‘쓸모’를 입증하기 위해 남자들도 따기 어렵다는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쉬는 날도 없이 공부했다. 콩쿠르에 여성 지휘자가 올라올 때마다 심사위원들이 재킷을 뒤집어쓰고 연주 보기를 거부했다고 하는 전통적인 유리 천장 클래식의 세계.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상영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좌절하기보단 오기와 결핍으로 인한 노력 덕에 여성 지휘자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수의 인터뷰이들이 위험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중요한 일이라서 여성들이 ‘배려’라는 이름으로 비일비재하게 ‘배제’를 당하고 있다고도 이야기했다. 경찰의 미흡한 대처가 입에 오르내릴 때마다 사회 곳곳에 번졌던 ‘여경 혐오’ 현상을 떠올려 보자. 계속 이렇게 ‘부당한 배려’를 받는다면 여성들은 대체 어디에서 경험을 쌓고 제대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공군 항공기 조종사 이세리 역시 비슷한 이유로 매년 행해지는 체력 테스트에서 여군의 기준 도달 점수가 현저하게 낮은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전쟁 같은 실제 상황이 일어났을 때도 여성들이 이른바 ‘배려’를 받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과업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와 온전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수학과 체력단련을 좋아해서 직업을 택했다는 군 암호보안 전문 군무원 박애선은 공부할 때는 성비가 반반이었지만 일의 현장에 들어오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의 비율이 급격이 줄어드는 IT업계의 현실을 지적했다. 노동 강도가 세서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도자공예, 도예가 박도연도 전통 가마 등의 작업 환경은 대를 이어 남성들이 물려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하고 결혼과 출산으로 여성 예술가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 책은 남초 직군뿐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 나아가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하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반면 남초 직군에서 여성들의 특성이 더해졌을 때 장점도 있음을 상기시킨다. 지저분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600킬로그램이 넘는 젖소들을 상대하는 대동물 수의사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신민정은 남자들도 기피할 만큼 힘든 이 일을 지속하는 이유로 환경과 생명, 축산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여자라서 더 잘할 수 있는 섬세한 업무도 많이 발견하게 됐단다.
『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일합니다』에서 박진희 저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의 일을 사랑하며 당당하게 현재를 살고 있는 이 여덟 명의 이야기가 그 자체로 수많은 여성들에게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거나 억울해 하거나 분노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자리를 증명하며 딱 버티고 존재하는 것. 서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여성들에게 ‘연대’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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