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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2024) - 현대미술계 악동과의 대면 인터뷰

동방박사님 2024. 9. 13.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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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현대 작가 ‘데미언 허스트’
그의 생생한 목소리로 만나보는 평전 그리고 인터뷰집

영국 테이트 브리튼이 제정한 현대미술상인 터너상을 수상하고, 미술 전문지 〈아트리뷰〉가 세계 미술계에서 영향력 있는 작가로 선정한 ‘데미언 허스트’. 그는 yBa(young British artist)로 대표되는 영국 현대미술의 부활을 이끌었고 동시대 미술가 중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다.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작가임에도 지금까지 데미언 허스트를 단독으로 소개하는 책은 국내 출간된 바 없었다는 점에서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는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성희가 영국을 방문하고 직접 데미언 허스트를 만나며, 지금의 시각에서 그의 길과 작품 주제를 토대로 삶을 정리한 평전이자 인터뷰집이다.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는 데미언 허스트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연대기적으로 좇으며, 평범하지 않은 성장기와 남다른 사건을 겪으면서 데미언이 예술관을 형성한 과정을 소개한다. 삶의 변곡점이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세계에 미친 영향을 이해하며 작가 데미언 허스트와 그의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뤄지는 주제인 ‘죽음과 소멸’, ‘패러독스’, ‘신에 대한 사랑’, ‘욕망의 허상’을 연관지어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저자가 데미언 허스트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데미언의 전반적인 행보를 돌아보며 데미언 허스트의 예술적 여정과 예술가로서 데미언 허스트를 심층적으로 알아가도록 한다.

목차

프롤로그

01 시작

소년 데미언
창고 전시 《프리즈》

02 그의 길

큐레이터 데미언 허스트
yBa와 《센세이션》 전시
컬렉터 데미언 허스트
창업가이자 예술경영가 데미언 허스트

03 작품 주제

죽음과 소멸: 두려움을 해학으로 풀다
패러독스: 우상이 된 과학을 풍자하다
신에 대한 사랑: 영원을 염원하다
욕망의 허상: 믿을 수 없는 난파선의 보물

04 인터뷰

스팟 페인팅 Spot Painting
약장 Medicine Cabinets
유리 진열장 Vitrines
내부 문제 Internal Affairs
포름알데히드 Formaldehyde
스핀 페인팅 Spin Painting
의료기구장 Instrument Cabinets
정신적 탈주 Mental Escapology
빌보드 Billboards
최후의 만찬 The Last Supper
팩트 페인팅 Fact Painting
아름다운 페인팅 이후 After Beautiful Paintings
다이아몬드 해골 Diamond Skulls
약국 Pharmacy
사랑의 안과 밖 In and Out of Love
베일 페인팅, 벚꽃 Veil Painting, Cherry Blossoms
2017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에 관하여
대화를 맺으며

에필로그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저 : 김성희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에서 미술사 석사와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 디렉터, 비영리법인 캔 파운데이션 기획 이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 전공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책 속으로

“나는 7살 때부터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때 죽음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처음 알게 됐죠. 당시의 그 충격을 결코 잊을 수 없었어요. … 그 이후로 자주 그 생각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죽음은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밀려오곤 했고요. 죽음을 경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유일합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면에서는 죽음이 삶을 아름답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소년 데미언」중에서

대부분의 작가의 삶은 작품에서 시작해서 작품으로 끝난다. 하지만 데미언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이 문제에 복합적인 양상으로 반응했음을 알 수 있다. 데미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글을 정리하면서 작가란 ‘자신의 시대가 봉착한 문제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결과로 탄생하게 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큐레이터 데미언 허스트」중에서

데미언과 yBa에게 고급과 저급의 문제는 더 이상 넘어야 할 미술의 장벽이 아니었다. 요제프 보이스처럼 심각하거나 브루스 나우먼처럼 분석적일 필요도 없었고, 앤디 워홀처럼 애써 무관심으로 가장하거나, 제프 쿤스처럼 마냥 가볍게 말을 던질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들은 무엇보다 동시대적인 감성 언어로 접근하기 쉬운 예술적 표현을 지향했다.
---「yBa와 《센세이션》 전시」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품에는 작가의 손때가 묻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시대적 통념을 깨고 새로운 창작의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 데미언이다. 그는 여러 사람의 협동 작업을 통해 작가가 원하는 작업을 해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창업가이자 예술경영가 데미언 허스트」중에서

데미언은 소재를 하나의 상징으로 삼고 상황 설정을 통해 언어적 유희를 즐긴다. 그것으로 그는 새로운 예술의 개념을 만들어낸다. 지금까지는 없던 예술 언어의 제안, 제시, 그것을 데미언은 즐기고 있다.
---「죽음과 소멸: 두려움을 해학으로 풀다」중에서

예술 개념이나 사조는 작가라면 누구나 꿰뚫고 있어야 할 논리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보여지는 시각의 중요성을 놓치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조함으로써 시각예술의 핵심을 드러낸다. 바로 그 점이 수많은 현대미술 작가들 사이에 유난히 빛나는 데미언의 눈망울처럼 그에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가 아닐까.
---「에필로그」중에서

줄거리

1995년 터너상 수상, 2005년과 2008년 미술 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세계 미술계 영향력 있는 작가 1위. 동시대 미술가 중 가장 주목받는 세계적인 작가이자 yBa로 대표되는 영국 현대미술의 부활을 이끈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성희가 영국을 방문하고 직접 데미언 허스트를 만나며, 지금의 시각에서 그의 길과 작품 주제를 토대로 삶을 정리한 평전이자 인터뷰집이다. 평범하지 않은 성장기를 거치며 형성된 예술관을 그의 주요한 작품 주제인 ‘죽음과 소멸’, ‘패러독스’, ‘신에 대한 사랑’, ‘욕망의 허상’과 연결해 살펴본다. 이후 이어지는 인터뷰에서는 데미언 허스트의 궤적과 그에게 예술이 의미하는 바를 진솔한 목소리로 들어보며 그를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삶과 죽음, 선과 악, 겉과 속, 사랑과 욕망…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근간들

예술가는 저마다 천착하는 주제가 있기 마련이다. 데미언 허스트에게는 신과 종교, 삶과 죽음, 선과 악, 사랑과 욕망 등이 작업에서 다뤄지는 주요한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의 지도는 데미언이 유년기에 보낸 시간에서 비롯된다.

데미언 허스트는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와 외할머니 아래서 자란다. 어머니는 생계를 유지하는 데 여념이 없었고 데미언은 종교를 중심으로 홀로 유년기를 보낸다. 영적인 존재를 의식하는 순간 속에서 그는 죽음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깨닫게 되었고 삶과 죽음, 선과 악, 사랑과 욕망 등 이후 예술가로서 자신이 골몰하게 될 주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후 이 주제들을 다양한 기법과 소재로 변주하며 지속적으로 다루기 시작한다.

데미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천 년〉을 예로 들어보자. 이 작품에는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 유리 상자 한쪽에는 전기 살충기가 매달려 있고 그 아래 피가 흐르는 죽은 소의 머리가 놓여있으며, 다른 한쪽에는 파리가 드나드는 상자가 설치되어 있다. 파리는 피를 마시기 위해 소의 머리로 향하지만 이후 살충기에 걸려 죽고 만다. 데미언 허스트는 이 작품을 통해 삶에서 죽음으로 가는 여정을 조망하는 신의 위치에 관객을 세운다. 작품은 관객에게 사체와 생물을 소재로 삶과 죽음의 사이클을 시각화하여 보여줌으로써 불쾌함을 유발하지만, 달갑지 않은 감정이 일어나는 것이 도리어 삶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역설임을 일깨운다. 이처럼 데미언 허스트는 죽음, 악, 욕망처럼 터부시되곤 하는 개념들을 작품으로 끌어와 삶, 선, 사랑은 위 개념들과 뒤섞여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한다. 겉과 속은 대척점에 있지 않다는 관점을 표현하는 데미언의 작품 세계는 예술의 언어로 삶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얻게 한다.

“나는 예술이 인생을 바꾸고 희망적이게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예술은 당신에게 무언가를 더 줄 수 있고 그건 선물과도 같은 거예요”
데미언 허스트와 예술이 맺은 우정으로 느끼는 예술의 힘

데미언 허스트는 언뜻 대비되는 듯 보이는 개념들을 활용해 다양한 소재로 작품을 제작했고 그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예술계에서 활약한 데미언을 두고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거나 작품들이 기괴하다는 비난 또는 혹평이 따라붙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는 예술가로서 자신이 연구하는 주제를 꾸준히 작품으로 구현해 왔고 이는 예술에 관한 그의 진심과 고유함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데미언 허스트는 줄곧 예술의 언저리에 머무르며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고 그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지 않는 주제를 두고 시각예술 작업을 해왔다.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작품 선정, 설치, 전시 제목과 내용 결정에서부터 도록 디자인, 홍보에 이르는 모든 기획을 도맡기도 했다. 또한 컬렉터, 창업가, 예술경영가로 활동하며 단일하지 않은 모습으로 예술에 관여하는 행보를 보인다. 즉 그는 자아에 갇혀 완고한 태도로 개념에 경도된 현대미술을 추구하기보다는, 시대의 소리를 듣고 받아들이며 다양한 차원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동시대인과 소통한다. 데미언에게 예술은 사조나 학문을 뒷받침하기 위한 부차적인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표현의 대상이자 새로운 의미를 파생시킬 수 있는 원천이다. 예술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을 쏟으며, 예술은 절대 죽지 않는 진정한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고백하는 데미언. 그가 열렬히 예술과 우정을 맺으면서 남긴 깊은 사유와 감각적인 작품들을 만나면서 독자들은 예술의 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