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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를 읽다 : 유가를 중국사상의 주류로 만든 순자

동방박사님 2021. 12. 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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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년간 지속된 전국시대 후기, 진나라의 통일이 가까워 오던 시대에 본분과 실용을 중시한 순자는 유가를 시대에 맞는 맥락으로 유연하게 변모시켜 급변하는 사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튼튼한 체질로 만들었다. 자신과 다른 시각을 가진 유가 내 다른 문파를 신랄히 공격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예와 법의 절대적인 구분을 제거하고 유가와 법가 사이의 차이도 제거했다. 하지만 당시 공자와 맹자의 사상이 법가와 혼동되는 것은 절대 금물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후대 유가 전통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양자오 선생은 고전을 역사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이번에도 그 관점을 유지해 순자와 그의 사상을 당시의 시대 상황 속에서 해석해 낸다. 이 책은 순자가 어떤 시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혀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켰는지를 일러줌으로써 순자 사상의 진정한 가치를 배우게 하고 순자에게 공정한 평가를 돌려준다.

목차

저자 서문 ? 동양고전 읽는 법

1. 순자에게 공정한 평가를 돌려주자
역사적 맥락에서의 고전 이해 | 예를 핵심으로 하는 공자와 맹자의 철학 | 공자 해석의 분화 | 대세에 따른 시대 변화 | 예와 법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유 | 유학 2천 년의 진정한 주류

2. 유가의 변모
본분과 실용을 중시한 순자 | 나라를 다스리는 법도 | 예가 못 미치면 법으로 뒤를 잇는다 | 천한 유자와 진정한 군자 | 왕관학에서 제자학으로

3. 유가는 쓸모가 있는가
실용적이지 않으면 도태된다 | 대유의 전범, 주공 | 유자는 어디에서나 통한다 | 평가와 선택과 분배의 예술 | 누구나 배우면 요순이 될 수 있다 | 순자의 이상 사회 | 유자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다

4. 배우지 않으면 군자가 될 수 없다
배움은 환경이 중요하다 | 집중력과 인내심

역자 후기 ? 양자오의 독자 되기
 

저자 소개

저 : 양자오 (楊照)
 
중화권의 대표적 인문학자. 타이완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명일보』明日報 주간, 『신신문주간』新新聞週刊 편집장, 위안류遠流출판사 편집장, 타이베이예술대학 주임교수를 역임하는 등 언론, 출판, 교육 분야에서 다채롭게 활약했으며 현재는 『신신문주간』 부사장 겸 뉴스 전문 라디오방송국 ‘News98’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이다. 선생은 청핀誠品 강당과 민룽敏隆 강당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10년 가까이 서양고전 강좌를, 최근에는 동양고전과 중국 지성사 강의를 진행해 온 참여형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보기 드문 통섭적 지식인인 그는 『색소폰을 부는 혁명가』, 『위대한 사랑』 등의 문제적 소설을 쓴 작가이자 『나의 21세기』, 『지식인의 눈부신 황혼』, 『노마드의 관점』, 『문학, 사회, 역사적 상상』, 『독서의 밀림에서』, 『문제적 시대』, 『이성적 인간』 등의 탁월한 평론집을 낸 비평가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 『종의 기원을 읽다』, 『꿈의 해석을 읽다』, 『자본론을 읽다』, 『논어를 읽다』, 『노자를 읽다』, 『장자를 읽다』, 『맹자를 읽다』, 『나는 너의 인생을 만나고 싶다』 등이 있다.

역 : 김택규

 
1971년 인천 출생. 중국 현대문학 박사로 중국어 출판번역과 기획 일을 하며 숭실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과에서 겸임교수를, 한국출판산업진흥원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역서로 『이중톈 중국사』, 『죽은 불 다시 살아나』, 『암호해독자』, 『책물고기』 등 60여 권이 있으며 저서로는 『번역가 되는 법』과 『중국 출판과 인터넷문학』이 있다. 역서 『죽은 불 다시 살아나』가 2005년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 후보에 올랐고 역서 『책물고기』는 2019년 중국 우수수출도서상을 받았다.
 

출판사 리뷰

공정하게 평가 받지 못한 순자의 사상을 제대로 읽는다
오늘날 『순자』는 흔히 읽히는 책이 아닙니다.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를 비롯해 동양 고전을 어느 정도 관심 있게 살펴봐 온 사람 가운데서도 『순자』 읽은 사람 찾기는 쉽지 않지요. 그의 철학은 줄곧 성악설이라는 단어로만 설명되어 왔습니다. 맹자의 성선설을 이야기할 때 잠깐 언급되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으레 그러려니 여기는 유가의 견해들을 살펴보면 사실 순자에서 비롯된 부분이 맹자에서 비롯된 부분보다 더 많습니다. 사상적 내용과 표현 형식면에서 후대에 수립된 유가 전통에 끼친 영향력도 맹자보다 순자가 더 클 겁니다. 왜 순자는 오늘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을까요? 명백히 순자에게서 비롯된 사상임에도 왜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게 되었을까요?

양자오 선생은 고전을 역사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꾸준히 이야기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그 관점을 유지해 순자와 그의 사상을 당시의 시대 상황 속에서 해석해 냅니다. 200년간 지속된 전국시대 후기, 진나라의 통일이 가까워 오던 시대에 본분과 실용을 중시한 순자는 유가를 시대에 맞는 맥락으로 유연하게 변모시켜 급변하는 사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튼튼한 체질로 만들었습니다. 자신과 다른 시각을 가진 유가 내 다른 문파를 신랄히 공격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예와 법의 절대적인 구분을 제거하고 유가와 법가 사이의 차이도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공자와 맹자의 사상이 법가와 혼동되는 것은 절대 금물이었지요. 그래서 당시에는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후대 유가 전통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고전을 역사 속에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양자오 선생의 견해는 이 책 『순자를 읽다』에서 더 빛을 발합니다. 이 책은 순자가 어떤 시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문제에 부딪혀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켰는지를 일러줌으로써 순자 사상의 진정한 가치를 배우게 하고 순자에게 공정한 평가를 돌려줍니다.

도태될 위기에 처한 유가에 쓸모를 불어넣다
순자가 활동한 전국시대 후기는 진나라의 통일을 앞두고, 춘추시대부터 계속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던 수많은 사상과 학설이 하나로 수렴되던 시기였습니다. 군주들은 유서 깊은 학문보다는 ‘지금 여기’에 가장 필요하고 유용한 사상과 학설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지요. 유가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부국강병을 이루거나 현실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해 주는 사상으로서는 그 쓸모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군자의 도리와 치국 방법의 전수에 중점을 둔 고대의 귀족 교육 체계인 왕관학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니 어쩔 수 없이 사람들에게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이며 비현실적이라는 인상을 주었지요. 만약 유가의 관념이 전통을 이어받았을 뿐만 아니라 현실 문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당시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유가는 주변으로 밀려나거나 심지어 버려지고 도태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순자는 바로 이런 시기에 “유가는 쓸모가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유자는 국정에 참여할 때도 참여하지 않을 때도 나라에 보탬이 되는 현명하고 도덕적인 이들이며, 높은 자리에 있는 유자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어 통치자를 넘어 스승의 역할까지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백성을 가르치고 바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유가는 배움을 강조하고, 배우면 누구나 요순이 될 수 있기에 개인에게도 국가에도 효용성이 크다고 역설했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유가를 중국 문화의 가장 큰 요소 가운데 하나로 여깁니다. 중국 문화를 칭찬하든 비판하든 너무나 자연스럽게 유가의 주장과 신념이 중국을 대표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요. 바로 그 유가를 도태되지 않게 잡아준 철학자가 순자입니다. 때로는 유가가 아니라 이단 사상가로 취급되어 온 순자가 결국 유가를 중국 사상의 주류로 만든 것이지요.

양자오 선생은 이렇게 순자의 사상과 역사 속에 묻힌 그의 업적을 다시 비추어 냅니다. 이제까지 유가를 공자와 맹자의 견해로만 여겨 왔거나 순자를 성악설이라는 단어로만 기억해 온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제대로 된 순자 사상을 발견해 보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