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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탄생

동방박사님 2021. 12. 1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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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개인’이었다!

이 책은 서양에서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개인이 사회를 조직하는 역할을 맡기까지의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요 등장인물은 기독교 지도자와 세속 지도자들이다. 그러다 언젠가 무대 밖에 있던 민중이 본격적으로 무대 위로 등장한다. 이 중에서 서양에서 인간사가 지금처럼 개인을 바탕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역시 기독교였다. 그렇다고 기독교가 그야말로 개인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은 아니다. 기독교 지도자와 세속 지도자들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 측면도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자유주의의 역사를 밝히는 책이다. 자유주의의 핵심 가치는 자유이다. 전혀 아무런 구속을 받지 않는 가운데 스스로의 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말이다.

그런데 자유란 것 자체가 얼마나 지켜지기 어려운 것인가? 자유는 인간이 번영을 누리게 하는 원천이기도 하고, 동시에 공동선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착취하게 할 수도 있다. 선택과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나쁜 선택도 있고 좋은 선택도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전통과 역사를 통해 다듬어진 개인이 있고, 현재의 가치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개인도 있다.

오늘날엔 서양에도 자유주의의 전통이 많이 약화되었다.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분석하는 책이다. 지적이고 심리적이고 영적인 측면에서 역사에 접근하려는 넓은 안목이 돋보인다. 고대의 도시국가에서부터 현재까지, 2,000년에 걸친 여행길에 동참해보라. 그 역사 여행을 끝내고 나면, 우리는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앞에서 2016년 11월을 살고 있는 한국인은 누구나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목차

지은이의 말
도덕적 신념은 다 어디로 갔는가?

1장 고대의 가족
2장 고대의 도시
3장 고대의 우주
4장 세상을 뒤집다: 바오로
5장 내적 진리: 도덕적 평등
6장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영웅적 자질의 재정의
7장 새로운 형식의 연합: 수도원 생활
8장 약한 의지: 아우구스티누스
9장 새로운 태도와 습관을 형성하다
10장 영적 권력과 세속 권력의 구분
11장 야만인의 법전, 로마법, 기독교 직관
12장 카롤링거 왕조의 타협
13장 봉건주의가 고대의 노예제도를 다시 만들었는가?
14장 ‘신의 평화’를 촉진하다
15장 교황 혁명-유럽을 위한 헌법?
16장 자연법과 자연권
17장 권력의 중앙 집중과 교회법
18장 이성의 민주화
19장 국민국가의 창조를 향해
20장 도시의 반란
21장 대중의 영감과 탁발 수도사
22장 평등주의적인 도덕적 직관을 옹호하다
23장 신의 자유와 인간의 자유가 결합하다: 오컴
24장 교회의 대의 정부?
25장 르네상스에 대한 오해

에필로그
기독교와 세속주의
 

저자 소개)

 
미국 태생(1936년 시카고)의 영국 정치 철학자. 호프 칼리지와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했다. 이어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5년부터 옥스퍼드 대학의 너필드 칼리지와 케블 칼리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세기 프랑스 자유주의에 특별히 관심이 많다. 2016년에 정치학에 기여한 공로로 나이트 작위를 받았다. 저서로 『유럽의 민주주의』(Democracy in Europe)가 있으며 <파...
 
역 : 정명진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부, 국제부, LA 중앙일보, 문화부 등을 거치며 20년 근무했다. 현재는 출판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부채, 그 첫 5000년』(데이비드 그레이버),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더글라스 무크), 『상식의 역사』(소피아 로젠펠드), 『타임: 사진으로 보는 ‘타임’의 역사와 격동의 현대사』(노베르토 앤젤레티)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양심의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오컴은 의도가 훌륭한 행동인 경우에는 정의의 명령과 충돌을 빚더라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행위자가 판단을 잘못했더라도 자신의 의도가 정의와 일치한다고 믿고 있을 때, 그 사람은 자신의 양심을 따를 의무가 있다. 정의를 촉진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자유의 소멸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자유가 도덕적 행위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컴은 양심에 따른 판단의 ‘실수’를 옹호한다. …
만약에 양심이 사회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면, 그릇된 판단을 허용하는 공간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양심적으로’ 형성된 의도는 존중받을 가치를 지닌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오컴은 자유가 없으면 도덕적 행위라는 개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강요된 도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순이 된다.”

“분명히, 우리 현대인은 고대를 자유롭고 세속적인 정신이 지배했던 시대라고, 말하자면 종교적 권위나 성직자들에 의해 족쇄가 채워지지 않은 그런 세계라고 옹호하던 계몽운동으로부터 멀리 벗어나 있다. 그러나 반교권주의적인 확신에 휘둘리던 18세기 사상가들은 그리스와 로마 세계에 관한 중요한 무엇인가를 알지 못했다. 고대의 가족이 하나의 진정한 교회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고대의 가족은 구성원들을 터무니없을 만큼 강하게 억압했던 하나의 교회였다.”

“인간의 행동이 전적으로 사회적인 범주로, 말하자면 정해진 신분이나 역할의 지배를 받는 것으로 이해될 때, 인간이 의지를 형성하도록 도울 다른 바탕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도덕적 평등이라는 가설은 상황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이 가설은 바오로가 인간의 능력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개인의 행동을 관리할 어떤 기준을 발견하고 개인의 내면에서 행동을 일으킬 힘을 발견할 필요가 돌연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에 신이 인간들을 평등한 존재로, 자유 의지를 가진 이성적인 행위자로 창조했다면, 그러면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그런 정신적 영역이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 영역을 찾아내는 것이 처음에 기독교인들에게 자기 방어의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은 곧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종류나 카테고리에 사물들을 통한 개인적 경험보다 더 높은 지위를 부여하길 거부하면서, 말하자면 종류를 단순한 요약으로 평가함으로써, 아벨라르는 동시대인들의 견해를 크게 바꿔놓았다. 아벨라르의 글에서, 우리는 사회의 이미지가 개인들의 연합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사회의 이미지는 철학의 새로운 출발에 크게 기여했다. 이성에 의한 정의(定義)들은 개념을 창조하지만, 외부 세계에 대한 지식은 개별 사물들에 대한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여겨졌다. 아벨라르가 지식을 이런 식으로 설명한 것이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성의 민주화를 강화하는 역할이다.

“13세기 말에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존 둔스 스코투스의 사상에 이런 과정이 잘 드러나고 있다. 도덕적 의무의 본질에 대한 그의 분석은 탁월하다. 둔스 스코투스는 “자유 의지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라면 그 어떤 행동도 칭찬을 듣지 못하고 탓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둔스 스코투스에게 자유는 적절한 도덕적 행동의 선제조건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개인’이었다!

2016년 10월 초 태풍이 지나간 해운대 해변에서 외국인 세 모녀가 청소를 하는 장면이 SNS를 타고 전해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켰다. 그리고 며칠 뒤, 여의도 불꽃 축제가 끝난 자리는 여전히 쓰레기 천지여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그러면 흔히들 시민 정신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시민 정신의 결여가 문제의 전부일까? 김영란법 시행 후에 적법성 여부를 묻는 전화가 관계 당국에 빗발친 현상은 무엇으로 설명될까? 혹시 판단과 그 판단에 따르는 책임을 남에게 미루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시민 의식이든 개인의 책임이든, 그런 것은 그저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어렵게 발명된 것이었다. 적어도 서양에선 그랬던 것 같다. 서양에 개성과 자율, 그리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경향이 생겨날 씨앗을 뿌린 것은 기독교였다. 신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평등하다는 성경 내용이 그 전까지 가부장적이던 사회 조직의 방향을 틀어놓기 시작했다. 이와 달리, 동양에서는 유교든 이슬람이든 이처럼 도덕적 평등을 내세우는 것이 없었다.

이 책은 서양에서 사회적 신분이 아니라 개인이 사회를 조직하는 역할을 맡기까지의 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요 등장인물은 기독교 지도자와 세속 지도자들이다. 그러다 언젠가 무대 밖에 있던 민중이 본격적으로 무대 위로 등장한다. 이 중에서 서양에서 인간사가 지금처럼 개인을 바탕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역시 기독교였다. 그렇다고 기독교가 그야말로 개인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뜻은 아니다. 기독교 지도자와 세속 지도자들 사이의 주도권 싸움이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 측면도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자유주의의 역사를 밝히는 책이다. 자유주의의 핵심 가치는 자유이다. 전혀 아무런 구속을 받지 않는 가운데 스스로의 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말이다.

그런데 자유란 것 자체가 얼마나 지켜지기 어려운 것인가? 자유는 인간이 번영을 누리게 하는 원천이기도 하고, 동시에 공동선을 무시하고 다른 사람을 착취하게 할 수도 있다. 선택과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나쁜 선택도 있고 좋은 선택도 있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전통과 역사를 통해 다듬어진 개인이 있고, 현재의 가치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개인도 있다.

오늘날엔 서양에도 자유주의의 전통이 많이 약화되었다.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분석하는 책이다. 지적이고 심리적이고 영적인 측면에서 역사에 접근하려는 넓은 안목이 돋보인다.

고대의 도시국가에서부터 현재까지, 2,000년에 걸친 여행길에 동참해보라. 그 역사 여행을 끝내고 나면, 우리는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 앞에서 2016년 11월을 살고 있는 한국인은 누구나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우리는 누구인가?
그리고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