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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군주를 위한 궤변 : 공손룡에 대한 정치론적 이해

동방박사님 2021. 12. 19.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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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당선 도서
절대군주를 위한 공손룡의 궤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는 우수한 출판콘텐츠 발굴 및 출판 내수 진작을 위해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절대군주를 위한 궤변』은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출간한 도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명가의 사상가인 공손룡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합의된 바 없이 극과 극의 해석이 존재해왔다. 이 책에서는 명가를 진의를 가린 채 정치적 실리를 추구하는 학파로 해석하여 “백마비마白馬非馬”, 곧 “흰 말은 말이 아니다.”라는 궤변으로 유명한 공손룡 역시 실질적인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공손룡은 말, 흼, 돌, 단단함 등 다양한 사물과 성질이 서로 어떻게 결합하며 변화하는지 이야기한다. 그가 예로 든 여러 관계에 있어서 ‘변화’는 특정 성질에 한정되는 것(말 일반 중 흰 말), 외부 요소와 섞여서 변질되는 것(푸른색과 흰색의 결합),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것(인지 능력과 외부사물의 접촉) 등 다양한 형태로 드러난다. 공손룡은 이러한 변화를 모두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는 곧 군주에 대한 비유인데, 주변 영향에 휘둘리지 않는 절대군주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는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말

Ⅰ. 《공손룡자》 정치론적 해석의 배경

1. 기존 《공손룡자》 연구와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 - 공손룡의 정치처세술적인 해석
기존 연구의 흐름
정치론적 해석의 가능성

2. 공손룡의 활동 시기와 시대적 배경 - 왕도정치 이상의 몰락과 천하통일의 도래

3. 사상적인 배경- 순자와 후기묵가, 장자의 본성론 발달과 주요 개념의 이중적 정의
내외 구분과 상호 영향
순자와 후기묵가의 지각 이해

Ⅱ. 공손룡의 주장-보편적인 것의 우월성

1. 《공손룡자》의 내용
〈백마론〉
〈지물론〉
〈통변론〉
〈견백론〉
〈명실론〉

2. 함께하는 것과 분리된 것의 차이 - 《공손룡자》 전반부에서 발견되는 패턴
궤변을 통한 도입
비非-“아니다”라고 쓰고 “다르다”라고 읽는다
백마비마白馬非馬-흰 말은 말과 다르다
변비불변變非不變-변한 것은 변하지 않은 것과 다르다
지비지指非指-가리킴 그 자체는 사물에 대한 가리킴과 다르다

여與-“함께하다”의 다양한 의미
우유여右有與-다른 획이 더해진 一
마여백馬與白-특정 색으로 한정된 말
지여물指與物-사물에 대한 가리킴

3. 함께하지 않는 것의 올바름 - 《공손룡자》 후반부

자自-고유의 것 그 자체
미여未與·리離 - 다른 요소가 더해지기 전 그 자체가 곧 고유의 상태다
신神-감각 그 자체, 그리고 그 자체에 대한 감각

정正-아무 것도 섞이지 않은 것의 올바름
정색正色-아무 것도 섞이지 않은 색의 올바름
정거正擧-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군주와 신하의 올바름
정명正名-이름에 해당하는 실재의 올바른 층위[位]

4. 함께하지 않는 군주의 올바름
《공손룡자》에서 발견되는 패턴 정리
군주 그 자체 고유의 모습
〈적부〉에서 뒷받침되는 분리된 인간의 올바름

Ⅲ. 제자백가와 공손룡

1. 맹자와 공손룡 비교 - 흰 말의 흼과 흰 돌의 흼은 같은가 다른가
맹자와 고자의 논변, 그리고 본성의 비유로 흼[白]의 사용
명名 중심의 유가 정명론

2. 순자의 공손룡 비판 - 변화 이전과 이후의 개체는 하나인가 둘인가
순자의 백마비마 비판-개체의 개수에 대한 오해
본성과 변화에 대한 견해 차이-인간은 변해야만 하는가

3. 후기묵가의 공손룡 비판 - 도둑은 사람인가 아닌가

명실 관계에 대한 견해 차이-하나의 이름은 하나의 실재만을 지칭하는가
묵가의 백마비마 비판-항상 참인 것은 묵자의 가르침뿐이다

4. 장자의 공손룡 비판 - 자만에 빠진 우물 안 개구리
무쓸모의 쓸모를 추구하는 장자
장자의 공손룡 비판

Ⅳ. 한비자와 분리된 군주의 우월함

1. 노자와 공손룡- 제도에 한정되지 않는 인간에 대한 칭송

2. 한비자와 공손룡 - 베일에 가린 군주의 절대 권력
한비자의 정명론
군주는 신하와 의논하지 않는다
군주는 호오를 드러내지 않는다
군주는 역할이 한정되지 않는다

나가는 말
주석

부록

부록 1. 《공손룡자》 역주
부록 2. 참고문헌 목록
부록 3. 찾아보기
 

저자 소개 

저 : 정단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인문대 수석입학
동 대학 영문과, 종교학과, 철학과 학사
동 대학원 철학박사 ?
현) 서울대 강사

-저서
절대군주를 위한 궤변 - 공손룡에 대한 정치론적 이해

책 속으로

만약 “흰 말은 말이 아니다”라는 명제가 “군주는 권력을 잃은 군주와는 다르다”, “아버지는 돈이 많은 아버지와 다르다”, 혹은 “아들은 공부를 못 하는 아들과는 다르다” 등등의 다양한 형태로 확대 적용될 수 있고, 공손룡이 이를 염두에 두고 백마론을 주장했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면 백마론은 그저 명-실의 일치에 대한 언어철학적인 의미가 아니라 폭넓은 실천적 함의를 가질 수 있다.

공손룡은 군주가 피통치자들의 요구에 의해 유동적으로 정책을 수정할 수 있도록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고 의무나 권리를 나누는 군신관계는 군주나 신하 둘 모두에게 올바르지 않으며, 더 이상 군주를 군주라고 할 수도, 신하를 신하라고 할 수도 없게 된다고 여긴 듯하다. 군주와 신하가 각각 자신의 자리와 역할을 오롯이 지키는 것이 곧 군주와 신하의 올바른 모습이다.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이나 군신관계에 대한 공손룡의 이러한 생각은 한비자의 군주론과 닮아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권력의 독점이 중요하다!

공손룡뿐 아니라 춘추전국시대 학자는 모두 외부사물에 의한 인간 내면의 변화에 대해 토론했다. 그중 순자와 후기묵가는 공손룡과 유사한 예를 들어가며 논의를 전개하지만, 공손룡과는 달리 인간 변화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인격수양을 추구한다. 반대로 노자는 제도나 법규 등 외부 자극에서 자유로운 인간의 모습을 추구했으며 한비자는 신하들의 영향을 받거나 특정 성질에 한정되지 않는 절대 군주에 대한 이론을 세우며 노자의 후계자임을 자청했다. 특정 성질에 한정되거나 외부 자극에 지배받는 것은 모두 공손룡이 말하는 ‘변화’에 해당한다. 공손룡은 도가의 영향 하에, 통치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덕성이나 정통성보다는 권력의 독점이 더욱 중요하다는 처세술을 주장한 사상가다.

정치론적 시각에서 재조명한 공손룡!

공손룡에 대한 기존 연구는 서구식 보편자론과의 비교에 얽매어있다. 이 책은 제자백가의 사상은 동시대 다른 제자백가와의 비교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공손룡자≫에서도 본성론 및 이를 기반으로 한 정치론을 발견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노자, 한비자 등과의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고 고대중국의 사상적 흐름 내에서 공손룡이 차지한 지위를 확인할 수 있다. 정치론적 시각에서 보았을 때 공손룡은 당시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대안으로 군주의 권력 독점을 주장한 것이다. 곧 공손룡의 이론은 혼란을 수습할 대안이자 절대군주를 위한 위험한 궤변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