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조선시대사 이해 (독서>책소개)/2.조선의학문

조선천재열전

동방박사님 2022. 4. 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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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천재란 무엇이고, 천재의 소명은 무엇인가?
조선 시대 천재의 삶을 추적한 신정일의 야심 찬 역사 기획물


프랑스 영화감독 장 콕토는 천재를 두고 ‘불타는 서정의 순간’이라고 했고, 시인 생 종 페르스는 ‘순수한 벼락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진정한 천재란 무엇일까? 그들의 삶은 평범한 사람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 활동으로 유명한 역사문화학자 신정일이 ‘천재’의 의미를 묻는 도전적인 질문을 품고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시대의 벽을 뛰어넘은 조선 시대의 진정한 천재 9명을 불러내, 고독과 고난 속에서 꽃피운 그들의 역사적 소명과 창조적 삶을 우리에게 펼쳐 보여준다.

『조선 천재 열전』은 우리 역사 속에서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간 천재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천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되짚어 보여준다. 또한 도보여행가로도 유명한 저자답게 한국 역사 속 천재들의 진솔한 삶의 궤적을 실제로 따라가면서 새로운 시대의 천재상을 도출해내는 새로운 형태의 역사 기획물이기도 하다.

 

목차

책머리에 시대를 앞서간 우리 역사 속 천재들

김시습, 어긋난 세상일에 번민한 비운의 천재 문사

1. 김시습과 김일손이 만나 무오사화가 시작되다
2. 단종 폐위 사건을 접하고 세상과 등지다
3. 최초의 한문 소설 『금오신화』를 짓다
4. 끝없는 기행, 기행, 기행
5. 끝끝내 세상에 정붙이지 못하다
6. 후대의 평가

이이, 주자의 성리학을 조선의 성리학으로 만든 천재 학자

1. 말을 배우면서 곧 글을 쓰다
2. 어머니 사임당의 죽음과 출가
3. 율곡, 퇴계를 만나다
4. 9번의 장원, 벼슬길에 오르다
5. 하늘이 일찍 빼앗아간 천재
6. 율곡이 꿈꾸던 사회

정철, 뜨거운 얼음 같은 천재 시인

1. 빼어난 시인이자 실패한 정치가의 초상
2. 초막을 짓고 살았던 정철
3. 기대승에게 학문을 배우다
4. 당쟁의 투사가 되다
5. 당쟁 속의 정철
6. 왕을 향한 마음, 가사로 남기다
7. 정쟁의 피바람, 기축옥사
8. 유배와 정계 복귀, 되풀이되는 정치적 기복
9. 호구조차 어려운 시절
10. 정철에 대한 평가

이산해, 이익이 경탄한 천재 문장가

1. 성호 이익이 인정한 조선의 천재
2. 임금의 인정을 받고 정승에 오르다
3. 정여립 역모 사건의 소용돌이에서
4. 임진왜란의 전란 속에서 탄핵당하다
5. 유배지에서 꽃핀 문장
6. 후대의 평가

허난설헌, 조선의 천재 여류 시인

1. 천재적 가문에서 태어나 글을 익히다
2. 신선에게 초대받아 지은 상량문
3. 불행한 결혼 생활 가운데 요절하다
4. 방 한 칸을 시로 가득 채웠던 천재 여류 시인
5. 후대의 평가

신경준, 『산경표』를 완성한 실천적 천재 지리학자

1. 세상의 흥망을 좌우할 선비
2. 북두칠성의 정기를 받은 천재 소년
3. 전국의 명산을 두루 답사하다
4. 한 나라의 장수가 되려는 자는 지리에 밝아야 한다
5. 우리나라의 전통 지리학
6. 신경준이 남긴 저서들
7. 후대의 평가

정약용, 유배지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천재

1. 자라면 역법과 산수에 능통할 것이다
2. 다산이 정조와 만나다
3. 신유교옥이 일어나고
4. 유배길에 오른 다산
5. 율정점에서 헤어진 두 형제
6. 다산초당에서 저술에 몰두하다
7. 유배 풀려 고향 마재로 돌아가다
8. 후대의 평가

김정희, 실사구시로 추사체를 완성한 천재 중의 천재

1. 날 때부터 이가 나 있던 아이
2. 평생에 걸친 스승 옹방강과 완원을 만나다
3. 추사에게 시련의 세월이 다가오다
4. 유배지에서 추사체를 창조하다
5. 백발이 성성한 채 유배에서 풀려났지만
6. 후대의 평가

황현, 조선을 지킨 마지막 천재

1. 유복했던 성장기를 지내고
2. 두문불출, 학문에 힘쓰다
3. 『오하기문』과 『매천야록』
4. 풍전등화의 국운에 목숨을 걸다
5. 황현에 대한 평가

 

저자 소개
저 : 신정일 (辛正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며 문화사학자이자 도보여행가이다.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펼쳤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 10대강 도보답사를 기획하여 금강·한강·낙동강·섬...
 

책 속으로

이 시대에 천재란 무엇이고, 천재의 소명은 무엇인가? 이를 짚어보기 위해 쓴 이 책은 우리 역사 속에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간 천재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천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되짚는 텍스트가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기존의 단순한 나열식 위인전이 아니라, 한국 역사 속 천재들의 진솔한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새로운 시대의 천재상을 도출해내는 또 다른 역사 기획물이다.
---「책머리에」중에서

성리학 이론을 전개한 율곡은 항상 시세를 알아서 옳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율곡은 『만언봉사』에서 “정치는 시세를 아는 것이 중 요하고 일에는 실지의 일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니, 정치를 하면서 시의를 알지 못하고 일에 당하여 실공에 힘쓰지 않는다면, 비록 성현이 서로 만난다 하더라도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율곡은 항시 위로부터 바르게 하여 기강을 바로잡고 실효를 거두며, 시의에 맞도록 폐법을 개혁하고, 사화를 입은 선비들의 원을 풀어주며, 위훈을 삭탈함으로써 정의를 밝히고, 붕당의 폐를 씻어서 화합할 것 등 구체적 사항을 논의했다.
---「이이, 주자의 성리학을 조선의 성리학으로 만든 천재 학자」중에서

허난설헌은 동생 허균과 같이 이달에게 시를 배웠으며, 열다섯 살 때 안동김씨(安東金氏)였던 김성립과 결혼했다. 김성립은 1589년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고 홍문관저작에 올랐다. 당시 양반가 대다수가 여자들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았던 시기에, 더더구나 시를 쓰는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였을 것이다. 허난설헌의 시어머니는 지식인 며느리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갈등의 골이 깊었다. 또한 남편 김성립 역시 그런 아내를 이해하고 사랑하기보다는 과거 공부를 핑계 삼아 바깥으로 돌며 가정을 등한시했다. 그런 이유로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허난설헌, 조선의 천재 여류 시인」중에서

다산초당으로 온 후 정약용은 비로소 마음 놓고 사색하고 제자들을 가르치며 본격적으로 연구와 저술에 몰두할 여건을 갖게 되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가는 산책길과 귤동마을 앞 구강포 바다, 스스로 가꾼 초당의 조촐한 정원 속에서 유배객의 울분과 초조함을 달랠 수 있었다. 또한 유배 초기에 의도적으로 멀리했던 해남 연동리의 외가에서도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는데, 그 가운데 큰 도움은 윤선도에서 윤두서에 이르는 동안에 모아졌던 외가의 책을 가져다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정약용, 유배지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천재」중에서

추사의 학문의 핵심은 실천에 있었다. 성리학적 공론을 배격하고 실질과 실용을 중시했기 때문에 진흥왕 순수비나 그 외의 사실에서 보듯 금석학이나 역사학도 실증을 통해 분석했다. 그는 시도(詩道)에 대해서도 당시의 고증학에서 그러했듯이 철저한 정도(正道)의 수련을 강조했다. 스승인 옹방강으로부터 소식과 두보에까지 폭넓게 이어지는 것을 시도의 올바른 이상으로 삼았다. 추사의 시상이 실사구시에 충실했던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추사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시선제가총론(詩選諸家總論)』을 보면 추사가 추구했던 시론을 여실히 볼 수 있다.
---「실사구시로 추사체를 완성한 천재 중의 천재」중에서
 

출판사 리뷰

천재 문사 김시습에서 조선의 마지막 천재 황현까지
시대의 벽을 뛰어넘은 조선의 천재들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는 조선 초기 천재로 널리 알려진 김시습의 작품이다. 김시습은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혼자 글을 깨칠 정도로 자질이 남달랐다. ‘시습(時習)’이라는 이름도 옆집 사람이 ‘배우면 곧 익힌다’라는 의미로 지어준 이름이다. 온 장안에 시습이라는 아이가 뛰어난 신동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세종이 그를 시험하고는 감탄하여 비단 50필을 내려주기까지 했다.

아름다운 용모와 뛰어난 천품으로 유명한 허난설헌은 여덟 살의 어린 나이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廣寒殿白玉樓上粱文)」이라는 글을 지어 여신동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상량문’이란 집을 지을 때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 의식을 위한 글인데, 그녀가 지은 상량문은 상상 속 신선 세계를 배경으로 여러 신선들의 생활을 묘사하고, 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광한전’이라는 궁궐을 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가 지은 주옥같은 시들이 담긴 『난설헌집』은 조선을 넘어 중국에까지 알려져, 당시 낙양의 종이값을 올려놓았다고 할 만큼 극찬을 받았다.

『토정비결』을 지은 이지함은 조선의 천재 문장가로 이름 높은 조카 이산해가 태어났을 때 우는 소리를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가 기특하고 영리하니 꼭 잘 보호하십시오, 우리 문화가 이로부터 다시 흥할 것입니다.” 또한 이산해는 다섯 살에 병풍에 직접 글을 썼는데, 운필하는 것이 귀신같아서 그것을 본 사람들이 모두 신동으로 여겼다. 조선의 대표적 실학자 이익 역시 『성호사설』 ‘신동’ 조에 김시습과 함께 조선을 대표하는 천재로 이산해를 꼽았다.

을사조약 소식을 듣고 자결하여 ‘조선의 마지막 선비’로 널리 알려진 황현은 다섯 살에 혼자 집에 남았을 때, 숯으로 창과 벽에다 빈자리 하나 없이 글씨 같은 것을 가득 채워놓았다. 또한 백일장에 나갔을 때 필법이 너무나 뛰어나서 ‘광양의 황신동’이라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는 조선의 역사를 그물코처럼 촘촘히 기록한 『매천야록』을 남긴 조선의 마지막 천재였다.

시대의 질곡을 온몸으로 껴안은 채 살다간 비운의 천재
절망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제시하다


『조선 천재 열전』은 시대의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여러 천재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피바람 부는 정쟁의 한가운데 있었던 정철, 제주도의 쓸쓸한 오막살이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예술가 김정희, 유배 생활 가운데 『경세유표』, 『목민심서』, 『여유당전서』 등 수많은 저술로 우리 역사에 커다란 획을 남긴 정약용까지, 여러 천재들의 삶은 대부분 평탄치 못했다. 어쩌면 고독한 가시밭길을 걷는 게 천재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의 질곡에 휩쓸리는 가운데 절망과 좌절에 굴하지 않고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보시키려 노력한 인물이야말로 진정한 천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세상에 차고 넘치는 ‘박제된 천재’들 사이에서 내가 진반농반 진짜배기 ‘천재’라 고 일컫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신정일 선생이다. 내 말이 의심스러운 사람은 그가 매일 새벽 띄우는 ‘신정일이 건너가는 강’을 읽어보라. 매일 새벽 동서고금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치는 그의 사유는 그가 지닌 지식의 깊이를 보여준다.

신정일 선생은 태어났을 때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드문 사람이다. 신정일 선생은 그런 순수함과 자유로움으로 고정관념을 벗어나 역사를 바라본다. 그의 자유는 순수함이 바탕이 되었기에 붕새(크기가 수천 리에 달하며, 한 번에 구만 리를 난다는 상상의 새)처럼 세상사의 잣대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책은 그런 순수의 눈으로 조선 역사 속의 천재들을 새롭게 해석해 재조명한 저작으로, 역사를 대하는 그의 도저하고 돌올한 정신이 빛을 발한다.
- 이덕일(역사학자)

신정일 선생은 대안 교육의 모델이 되는 사람이기도 하다. 제도권 교육을 많이 받았다면 그는 방외지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감히 전국의 모든 산과 강, 모든 옛길을 어떻게 걸어 다닐 생각을 했겠는가.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처럼, 무학력의 정신이 신정일로 하여금 전국의 산하를 걷도록 만들었다.

그는 학벌도 없고, 조직의 보호도 없었고. 월급도 없는 삶을 이제까지 살아왔다. 뚝심 하나로 수많은 책을 읽고 길을 걷고 또 걸으며 지식의 폭과 사유의 깊이를 확장해왔으며, 이 책 또한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독서와 답사와 사색의 소중한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 조용헌(강호 동양학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