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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유럽 - 권석하의 와닿는 유럽문화사

동방박사님 2022. 11. 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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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알쓸신잡’ 류의 뻔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문화를 구성하는 인물과 지역의 본질을 기록한 오래 남을 지식의 보고.
유럽 문화의 근간이 되는 두터운 문화를 정리한 책.


‘알쓸신잡’이라는 예능 프로가 있었다. 그 프로의 ‘유럽 편’을 보면서 ‘재밌는데 조금 쓸모있는 내용이 있고, 잡학을 넘어서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코로나 시대가 되어, 해외여행의 길은 틀어 막혔고, 언제 자유롭게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무작정 기다리는 처지가 됐지만, 여행에 목마른 우리에게 가지 않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고, 또 언젠가 갔을 때 읽어두면 반드시 유용한 내용을 담은 유럽 대중 인문서가 나왔다. 588페이지 빽빽하게 채운 두꺼운 책! 《두터운 유럽》이다.

목차

저자 서문 4

Ⅰ 예술혼의 발자취를 따라서

1. 빅토르 위고의 진정한 집 _영불 해협 군도의 건지섬 11
2. 뭉크 스캔들 _ 노르웨이 오슬로 50
3. 화려한 생활력의 천재 화가, 루벤스 _ 벨기에 안트베르펜 82
4. 부다페스트보다 아름다운 프란츠 리스트 _ 헝가리 부다페스트 100
5. 행운과 불운의 경계에서 당당했던 멘델스존 _ 독일 라이프치히 125
6. 진정한 비틀즈 마니아가 되는 법 _ 영국 리버풀 149
7. 안토니오 비발디와 베네치아 _ 이탈리아 베네치아 171
8. 아를, 고흐를 위한 두 번째 순례 _ 프랑스 아를 198
9. 얀 반 아이크의 서양 미술사 대변혁 _ 벨기에 부르게 252
10. 안톤 체호프의 단편은 광활했다 _ 러시아 277
11. 어둡고 비탄으로 가득 찬 바그너 오페라 _ 독일 302
12. 짜증과 분노에 대한 변명, 도스토옙스키 _러시아 330

Ⅱ 역사와 종교로 읽는 유럽의 빛과 그림자

1. 종교의 역사를 뒤집다, 마틴 루터 _ 독일 351
2. 기막힌 역사와 문명의 소용돌이, 로도스섬 _ 그리스 367
3. 매혹과 매력의 아이콘, 몽펠리에 _ 프랑스 379
4. 진짜 베를린 이야기 _ 독일 389
5. 처칠, 그 평범하고 위대한 이야기 _ 영국 400
6. 잔 다르크를 버린 굴레를 벗지 못한 루앙 _ 프랑스 417
7. 바르셀로나 제대로 알고 계시죠? _ 스페인 432
8. 아시시 성지 순례기 _ 이탈리아 461
9. 비극의 역사의 현장, 이프르 _ 벨기에 474
10.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많은 햄턴 코트궁 _ 영국 494

Ⅲ 아름다운 경관에 마음을 빼앗기다
1. 수많은 에피소드의 모험, 모허 절벽 _ 아일랜드 505
2.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자이언트 코즈웨이 _ 아일랜드 512
3. 미로 같은, 마법 같은 소렌토의 매력 _ 이탈리아 520
4. 알쏭달쏭 미지의 나라 _ 안도라 528
5. 푹 젖어 드는 휴식처, 콘월 _영국 538
6. 중세 유럽으로 떠난 시간 여행 _독일 547
7. 다채롭고 풍요로운 리옹 _프랑스 554
8. 카파도키아의 귀한 춤 _터키 564
 

저자 소개

저 : 권석하 (權錫夏)
 
영국인보다 영국을 더 잘 아는 재영칼럼니스트이며, 한국인 최초로 영국 지방의회에 진출한 권보라 의원의 아버지이다. 500년 역사의 선비마을 경북 봉화 닭실 출신으로, 책벌레였던 어린 시절 외국 번역서를 통해 유럽과 영국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1982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중간에 당시 소련이라 불리던 러시아에서도 10년 주재한 적이 있다. 영국의 정치, 역사, 문화, 건축...
 

출판사 리뷰

‘알쓸신잡’ 류의 뻔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문화를 구성하는 인물과 지역의 본질을 기록한 오래 남을 지식의 보고.
유럽 문화의 근간이 되는 두터운 문화를 정리한 책.


‘알쓸신잡’이라는 예능 프로가 있었다. 그 프로의 ‘유럽 편’을 보면서 ‘재밌는데 조금 쓸모있는 내용이 있고, 잡학을 넘어서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코로나 시대가 되어, 해외여행의 길은 틀어 막혔고, 언제 자유롭게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무작정 기다리는 처지가 됐지만, 여행에 목마른 우리에게 가지 않더라도 즐겁게 볼 수 있고, 또 언젠가 갔을 때 읽어두면 반드시 유용한 내용을 담은 유럽 대중 인문서가 나왔다. 588페이지 빽빽하게 채운 두꺼운 책! 《두터운 유럽》이다.

예술가의 삶을 쫓아서.

책의 구성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어떤 공간(지역)으로부터 출발한다. 가령 이런 식이다. 빅톨 위고는 ‘건지섬’에서 뭉크는 ‘오슬로’를, 리스트는 ‘부다페스트’, 고흐는 남프랑스의 ‘아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라부 여인숙 다락방의 곰팡이 악취는 생과 사를 넘나들었던 고흐의 마지막을 여행자에게 재현해준다. 선대의 인물 유적을 찾는 것은 그 사람의 의미 있는 행선지를 쫓는 것이 불가피한 시작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생존 당시의 체취는 발견된다. 그렇게 만난 저자의 예술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재미있다. 가령 뭉크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뭉크의 작품은 단순히 테크닉으로 판단할 수 없는 소재를 선택하는 안목에서 이미 결판이 난다. 뭉크는 표현 방법은 직선적이다. 저자는 ‘뭉크와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현장 속에서 직접 질문하고 답변을 얻는 방식으로 우리는 유럽 곳곳의 그냥 보면 볼 수 없는 스며있는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다.

1장에서 예술가의 삶을 쫓고 삶 속에 예술을 바라보는 감성을 키워나간다면, 2장은 정치나 종교 등의 다양한 역사 속 인물과 인연이 있던 지역을 탐험한다. 권석하의 문장 속에는 기존 유럽 관련 도서에 나열된 뻔한 칭송은 일절 없다. 나아가 역사 속 장면과 그 속에서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관계에 끝없이 의문을 갖는다. 책을 읽고 있으면 유럽의 역사란 단 하나도 우연으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축적된 시간의 거대한 그늘에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역사는 발전했음을 알 수 있다. 여행의 방법을 조언하는 대목도 있다. 동네 큰 형님처럼 털털하게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가감 없이 적었다. 이런 부분은 이전에 권석하의 글에서 찾을 수 없는 대목이다. 마지막 3장은 도시에 집중하는데, 읽으면서 놀랍고 아름다운 자연 정취 속에 지친 여행자 자신을 내맡기면, 비로소 삶에 한 조각의 여유와 맑은 공기를 순환할 여유를 가질 수 있다.챕터 말미에는 주요한 인물의 어록을 발췌해 담았는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나푸르나 출판사에서 나온 권석하의 책

오래전 일이지만 회사에 다닐 때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이라는 책을 만든 적이 있다. 그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여행은 인간을 만든다’라고.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방구석에서 음악을 듣거나 동양고전을 읽기 좋아했지만, 권 선생이 쓴 《영국인 재발견》을 읽으면서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다른 문화를 통해 내 삶과 우리 사회의 내면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7년 전 안나푸르나 출판사는 책 한 권을 내지 못한 신생 출판사였는데, 권 선생은 흔쾌히 원고를 주어 《영국인 재발견》과 《유럽문화탐사》, 《영국인 재발견 2》을 연이어 출간했다. 그 책들은 방대한 정보와 단단한 문장이 빛났지만, 요새 사람들에게 글의 무게와 양이라는 측면에서 완독하기에는 버거운 책이었는지 모른다. 《두터운 유럽》은 그 결정판이라고 할 만큼 또 두껍게 완성됐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작가는 전과 다르게 감성이 드러낸 문장을 썼고, 관련 어록을 모은 성의를 보였다. 여기에 출판사는 디자인, 컬러 사진을 인쇄한 종이의 질 등 기존의 책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과 체재로 풀어냈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좋은 원고에 보은해야 할 약소한 투자였고, 눈 밝은 독자에게 다가가고 싶은 의지도 담았다. 저자의 말처럼 여행은 시간에 비례해서 느끼는 바가 판이하다. 책을 읽으며 천천히 따라가면 탄탄한 유럽을 이루는 두터운 문화의 즐거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