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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정치다 - 왜 프랑스는 문화정치를 발명했는가?

동방박사님 2022. 11. 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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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두에게 문화를!"
문화 민주주의를 위해 정부, 공공기관, 활동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화는 현존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문화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문화 관련 종사자들의 노동조건은 위태로워지고, 예술가들의 공식적인 지위는 여전히 부재한다. 게다가 문화생활은 문화적 계급차를 발생시켜 경제에서보다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혁명의 순간부터 문화의 권리를 시민의 동등한 권리로 포함시키며, 근대적 문화정치의 첫 장을 열었다. 이 책은 프랑스가 어떤 문화 정책을 펼쳐왔고, 일관되게 추구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하여 어떤 효과와 과오들이 있었는지 서술한다. 진정한 문화 권력의 기초를 확립한 프랑수아 1세부터 가장 왕성하게 문화 정치적 실험을 했던 미테랑 집권 시기까지 살펴 볼 수 있을 것이다. 빵만큼 장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 문화의 정치적인 힘을 믿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목차

1장 현대 사회에서의 문화
문화, 변화하는 개념
프랑스인들의 문화 생활 변화
공공기관이 진흥시키는 독특한 경제
문화 정체성의 필요성
저명한 예술가

2장 국가와 문화의 관계
문화적 권위의 기원으로서 왕정
문화정치의 탄생
드골주의 혹은 문화의 제도화
1980년대 : 대량 소비 상품으로서의 문화

3장 제5공화정의 문화정치
문화 영역에서 프랑스의 대외 정치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메세나에 대한 장려
문화산업에 대한 지원
예술교육

4장 문화예술 생활에 대한 진단
음악과 무용
연극과 공연
문화재와 박물관
조형예술과 사진
영화와 영상, 오디오
책과 도서관

5장 유럽과 문화
지성과 예술의 유럽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6장 문화정치로 가는 길
문화정치의 쟁점들

제5공화국부터의 주요 연보
참고문헌
 

저자 소개 

저 : 장 미셸 지앙 (Jean Michel Djian )
 
파리 8대학 교수이다. 이 대학에서 유럽연구소, 예술과 문화에 관한 훈련 및 자원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프랑스 디종대학에서 「문화적 혁신과 국가」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이후 프랑스 문화부, 유네스코 및 유럽의회에서 문화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다. 또한 프랑스 문화 전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으며 월간『유럽문화』를 창립했고, 라이도 프랑스, 프랑스 컬쳐의 프로듀서를 역임하기도 했다. “문화정치는 프랑스의 발...
 
역 : 목수정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화 영역에서 일을 하다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를 받고, 한국에 돌아와 문화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이후, 줄곧 파리에 거주하며 한국 사회 속 약자와 소수의 권리에 관해, 올바른 정치를 위해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매체에서 글로써 전하고 있다. 뚜렷한 주관으로 냉철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목수정은 상대와 마주할 때면 누구...
 

책 속으로

문화정체성의 필요성은, 점점 더 원자화돼가는 개인들의 공동체가 강력히 요구하는 소속에 대한 의지에서 나온다. 말하자면 문화 소비와 정부의 개입주의의 원동력이며, 지역주의와 프랑스어 보호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문제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정치와 문화가 유기적으로 구성될 수 있는 주축이 되며, 전통과 창작이 함께 그 위에 어울려 작업할 수 있는 토양이기도 하고, 이를 중심으로 사회적인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될 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 p.48

자크 뒤아멜의 정책은 말로의 정책과 극단적으로 달랐다. 행정 실무에 더 밝았던 뒤아멜은 문화가 문화부라는 게토 안에서만 머무는 것을 피하고, 프랑스 행정 전체에 ‘문화를 다루어야 하는’ 절대적인 필요성을 확산시킬 줄 알았다. 문화지원금을 이끌어낸 것은 결정적으로 이 같은 시각에서 이루어진 결과이다.
--- p.85

자크 랑은 형식을 개선했듯이 근본도 개선해갔다. 예를 들면 예술가-연주가?연기자에게 더 나은 보수를 가능하게 해주는 저작권 인근법(1985)을 통해 저작권도 개선해 나갔으며, 현대미술지방기금과 새로운 축제 같은 아이디어와 과학기술문화센터의 개발을 지체 없이 제도화했다. --- pp.104-105

실제로 문화의 새로운 참여자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이며, 이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의지와 새로운 문화 대중을 개발해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실현된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바로 이러한 목적을 위한 중개자들이 있으며 역할은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진단해주는 일이다. 그러나 문화의 새로운 정당성이 좀 더 다양한 전문 직업인들을 양산해내는 반면, 전문 직업인들은 종종 지역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사회현상과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들과는 동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 p.127

제 4공화국이 미술 분야에서 의미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면, 오랫동안 문화 부문의 정무 차관을 지낸 조자르에게 그 공을 돌려야 할 것이다. 가령 그는 루브르 박물관학교를 기획했고, 박물관들에 대한 감독기관을 설치했다. 그러나 예술적 경향은 확고한 보수 성향에 충실했다. 추상미술이 탄생하자, 조자르는 자신의 보수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루브르의 천장화를 브라크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 p.219

오늘날 문화정치의 개념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사라졌고, 오직 그 관성적인 힘과 형식적인 정당성의 양상에서 유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가지의 무거운 책임이 문화정치 개념의 본질과 의미를 바꾸게 했다. 이러한 변화는 무역 부문에서 구조화된 세계화와 새로운 종교적 이데올로기나 국주수의에 점점 구속되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문화의 개념을 배타적으로 사회적인 기능에만 치우치게 만들어버리는 예술의 엘리트주의적 개념 등이 결합하여 형성한 압력 속에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 p.288

문화정치는 바로 예술이 행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역할을 부추기고자 존재하는 것이다. 어쩌면 흔히 말하듯이 단기적으로 ‘행정을 효율화하는’ 것에만 목표를 두는 정치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의지적인 희망 없이 우리는 다음 세대에 과연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 것인가?
--- p.295
 

출판사 리뷰

자본이 잠식한 세상, 문화정치로 넘어서자!
문화민주주의를 위해 정부, 공공기관, 활동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문화강국 프랑스의 문화정책 속에 그 열쇠가 있다!


올해 2월, 시나리오 작가 고(2)최고은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인터넷이 들썩였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예술인들의 열악한 현실, 복지문제가 화두에 오르며 일명 ‘최고은 법’까지 나왔지만 배고픈 예술인들의 이야기는 금방 사그라졌다. 그럼에도 한켠에는 미술전 앞에서 긴 줄을 서고, 뮤지컬, 오페라 등을 보기 위해 값비싼 표를 예매하며 문화갈증을 해소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한국 사회. 이 속에서 다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문화를 둘러싼 다양한 현상들은 어떻게 설명 가능한가? 한국 사회에서 문화, 예술, 예술가들의 위치는 어디인가? 그들과 문화를 누리는 시민들을 위해 정부, 공공기관, 활동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책의 저자 장 미셸 지앙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문화정치’라는 개념 속에서 찾도록 도와준다. 파리 8대학에서 프랑스의 문화정책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문화 관련 일에 종사해온 그는 프랑스인들이 어떠한 문화생활을 하며, 프랑스 정권은 어떤 정책을 펼쳐왔는지 『문화는 정치다』한 권에 담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문화와 정치라는 생소한 결합이 한국 사회도 충분히 가능하며,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또한 문화정책에 관한 자료가 척박한 한국에서 문화정책 연구자들과 활동가들에게 중요한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문화는 권력이자 이데올로기이며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다!
프랑수아 1세부터 왕성한 문화정치 실험을 했던 미테랑 정권까지
프랑스의 다양한 문화정책을 한 권에 정리한 책,『문화는 정치다』


문화의 홍수다. 영화, 음악, 오페라, 축제, 전시회 등 각종 문화행사들이 거리에 즐비하다. 갈수록 문화는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며 문화가 무엇인지 정의내리는 일조차 어려워지고 있다. 문화 관련 종사자들은 늘어나고 있으며, 예술 작품이 수익성 높은 상품으로 팔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문화정치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가 강조하듯이 문화정치를 문화정체성, 문화현상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문화정치는 국가의 문화정책과 문화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어떻게 칸 영화제, 망통 축제, 아비뇽 축제 등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축제의 발원지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저자는 그 근원을 제1제정의 문화정책에서부터 찾는다. 프랑스는 문화를 정치 과제로 여기고 시행해왔다는 것이다. "2장. 국가와 문화의 관계"에는 이러한 역사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제1제정부터 제4공화국 동안 중요한 기틀을 세운 문화 정책들을 소개하며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보여준다. 진정한 문화 권력의 기초를 확립한 프랑수아 1세, 궁정을 예술가들의 거주지로 만들고 국가 문화기구까지 만들었던 루이 14세 등 왕을 중심으로 진행된 정책들을 비롯해 1959년 문화 부처의 탄생, 국립민중극장 대표였던 장 빌라르가 지금 세계적인 축제가 된 아비뇽 페스티벌을 창설했던 과정 등 중요한 문화 사건들을 서술한다. 또한 앙드레 말로와 자크 뒤아멜의 정책을 비교하며 정치가들이 문화라는 정치에 자신의 욕망을 어떻게 재현했는지도 보여준다. (이러한 문화정책의 흐름은 "제5공화국부터의 주요 연보"로 정리해 책 뒤편에 실었다.) 문화에도 정권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내재되어 있기에 문화를 통한 정치 구현은 충분히 가능하다. 문화는 바로 정치다!

문화를 바꾸면, 현존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문화정권, 문화대통령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자본에 흡수 통합되는 시대, 문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경제대통령의 정권 아래에서돈이 되지 않는 문화는 소외되고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된다. 각종 예술상, 예술 지원도 모두 돈과 결부되어 있고, 심지어 ‘문화센터’에서도 재테크 강의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경제와 문화가 잘 어우러진 정책이란 무엇인가? 이런 점에서 저자가 미테랑 정권의 문화정책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테랑은 프랑스에서 가장 문화적인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1981년 최고 권력에 오른 이후 프랑스의 문화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했다. 문화개발국이 창설됐고, 조형미술 창작진흥기금, 방송산업 지원 기금이 생겼으며 저작권법이 탄생하기도 했다. 미테랑 정권에서는 문화라는 이름이 부흥기를 맞이했고, 시민들에게 문화강국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이르렀다.
미테랑 시기의 문화실험들 이외에도 "4장. 문화예술에 생활"에 대한 진단>에서 제시되는 각종 문화 분야의 정책들은 지금 한국사회에도 유용해 보인다. 예술가들을 위한 복지 제도, 민간?장에 대한 지원, 국가 문화재 관리 방식 등은 아직 국내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문화를!”
문화의 권리는 시민의 권리다! 동등하게 적용되는 문화정책을 위해!


문화에 대한 책임이 공공기관, 정부에 있다는 문제의식이 문화를 공유하게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각종 문화정책들은 모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정부의 문화 지원과, 가정에서의 문화 부문 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문화는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다. 또한 서울 중심의 문화, 자본 중심의 문화가 지방과 순수예술을 소외시키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음반과 영상이 책의 자리를 밀어내고 있고, 혼자 즐기는 개인화된 문화, 아파트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 저자가 문화정치는 예술가의 보편적인 권리 보호와 예술 작품의 원활한 배급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만, 문화적인 계급차를 줄이는 것에 더 많은 부분을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회의 시민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