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인물사 연구 (독서>책소개)/1.세계인물평전

헬렌 켈러 평전 - 기적의 소녀에서 사회 운동가가 된 헬렌 켈러

동방박사님 2022. 12. 11. 09:01
728x90

책소개

국내 최고 독일문학 전문가 홍성광이 번역한 헬렌 켈러 일대기

『헬렌 켈러 평전』은 독일인 카트야 베렌스(Katja Behrens)가 지은 『보는 것은 모두 영혼으로부터 나온다(Alles Sehen kommt von der Seele)』를 국내 독일문학의 권위자인 홍성광 박사가 번역하고, 해설을 붙여 국내에 소개한 책이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 기적을 만든 상징과도 같은 인물인 헬렌 켈러, 그녀의 기적과 같은 일생과 명언은 유례없는 감염병으로 고통받는 오늘날 우리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넬 것이다.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1880~1968)는 들을 수도 볼 수도 말할 수도 없었으나, 이 3중고의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인권 운동가·사회주의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한 숭고한 인물로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주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세계위인전기’로만 국내에 소개되다 보니 어린 시절 기적의 소녀에 대한 에피소드만 널리 알려지고 정작 헬렌 켈러가 성인이 된 이후의 활동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실제 헬렌 켈러의 위인전들은 설리번 선생과 함께 한 어린 시절이 전체 내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대학 졸업 이후의 활동은 한두 줄로 간략히 소개하고 마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책은 헬렌 켈러의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출생부터 88세의 나이로 눈을 감을 때까지 전 생애를 촘촘히 파고든 일대기이며, 그녀의 영혼의 동반자인 앤 설리번 선생의 일생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또한 같은 미국인이 아니라 독일인의 시각에서 서술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책들과는 확실한 차별성이 있다고 하겠다. 자서전의 내용을 넘어 헬렌 켈러의 대학 생활, 사랑, 사회 참여 활동까지, 헬렌 켈러의 일생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야기까지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독일문학의 권위자인 홍성광 박사의 방대한 해설을 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헬렌 켈러가 ‘장애를 이겨낸 기적의 소녀’로만 남은 것이 아니라, 불굴의 의지와 고집으로 학업을 마치고 1960년대 후반 노년기까지도 사회운동에 활발히 참여한 ‘사회운동가’였음을 알게 될 것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머리말

1 고삐 풀린 망아지 시절
2 농아 교사 그레이엄 벨과 만나다
3 앤 설리번 선생을 만나다
4 앤 설리번의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
5 영혼이란 무엇인가
6 떼쟁이 소녀 길들이기
7 일취월장하는 헬렌 켈러
8 문장을 짓기 시작하는 헬렌 켈러
9 언어에 감격하는 헬렌 켈러
10 퍼킨스 맹아학교의 여학생들에게 편지를 쓴 헬렌 켈러
11 손으로 대화하는 헬렌 켈러
12 대중의 관심을 끄는 헬렌 켈러
13 영혼과 하나님의 존재
14 말 배우기의 어려움
15 《서리 임금님》표절 시비
16 케임브리지 여학교 입학과 아버지의 죽음
17 체임벌린 부부 집에서 보낸 행복한 시절
18 래드클리프 대학에 입학하다
19 앤 설리번의 결혼과 이혼
20 헬렌 켈러의 은밀한 연애
21 어머니의 뜻에 순응하는 헬렌 켈러
22 인종 차별에 반대하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헬렌 켈러
23 앤 설리번 선생의 죽음
24 헬렌 켈러의 만년의 삶

ㆍ 헬렌 켈러 화보
ㆍ 헬렌 켈러 연보
ㆍ 헬렌 켈러의 저서
ㆍ 헬렌 켈러의 명언

해설: 기적의 소녀에서 사회 운동가가 된 헬렌 켈러|홍성광
 

저자 소개 

저 : 카트야 베렌스 (KATJA BEHRENS)
 
카트야 베렌스(Katja Behrens)는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다년간 유명 작가들의 번역가로 일했다(특히 《헨리 밀러》를 번역하기도 했다). 이후 출판사 교정자로 일하다가 1978년부터 자유 문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국제펜클럽(PEN) 회원이다. 저서로는 《아담》 《나무들의 종족》 《희귀본 장서 강탈》이 있다.
 
역 : 홍성광
 
서울대학교 인문대 독문과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토마스 만의 장편 소설 『마의 산』의 형이상학적 성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서로 『독일 명작 기행』, 『글 읽기와 길 잃기』, 역서로 야스퍼스의 『정신병리학총론』(공역),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책 읽기와 글쓰기』, 니체의 『니체의 지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책 속으로

그 아이는 자기 어머니의 얼굴이 어떤 모습인지 알지 못했다. 아이가 아는 것이라곤 어머니의 냄새와 감촉밖에 없었다. 아이의 두 손은 어머니의 몸을 알았지만, 아이의 몸은 어머니의 두 손을 알지 못했다. 이따금 어머니의 손이 자신을 쓰다듬어 줄 뿐이었다. 아이는 아버지와 가정교사의 손도 알았다. 아이는 이 손들을 정확히 구별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흰색인지 검은색인지는 알 수 없었다. 사실 그 아이는 흰 손과 검은 손이 있는지도, 검은 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노예의 손이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아이는 남북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그때 자기 아버지가 남부 동맹군 대위라서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사람들이 자기 아버지를 계속 켈러 대위라고 부른 사실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아이는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귀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은 것이다. 모든 소리는 아이의 머리 위로 스쳐 지나가 버렸다.
--- p.11, 「고삐 풀린 망아지 시절」 중에서

“갑자기 어슴푸레한 기억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언어가 지닌 비밀이 느닷없이 궁금해졌다. 나는 지금 물이 저 놀랍고 서늘한 무언가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살아 있는 단어는 내 영혼이 살아 숨 쉬게 해주었고, 빛과 희망, 기쁨을 가져다주었으며, 영혼의 질곡으로부터 영혼을 해방시켜 주었다. 나는 배우고 싶다는 욕망에 가득 차 물 펌프를 떠났다. 모든 물건마다 죄다 이름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이름마다 새로운 생각을 일깨워주었다. 우리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모든 사물이 생명을 억누르느라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수십 년 후 《선생님: 앤 설리번 메이시》라는 자신의 마지막 책에서 헬렌 켈러는 또 한 번 물 펌프에서 겪은 기억을 떠올리고, 그 순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간결하고도 꾸밈없이 사실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다음과 같은 결정적인 말을 덧붙인다. “서로를 ‘헬렌’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두 사람의 감동적인 관계가 물 펌프로부터 시작되었다.”
--- p.82, 「일취월장하는 헬렌 켈러」 중에서

케이트 켈러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아이에게 말한다. 헬렌은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쏘았어요?” 하고 묻는다. 그 아이로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질문이다. 아버지가 사냥꾼이라서 오리며 사슴이며 다른 동물들을 쏜다. 헬렌은 부엌에서 죽은 동물들을 요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다음 그것들이 식당으로 날라지면 헬렌은 마음을 굳게 먹고 이런 말을 덧붙인다. “난 저녁에 할아버지를 먹을 거야.”
그 아이는 세계를 일단 스스로 재구성해야 한다. 듣고 볼 수 있는 아이들이 나중에 자신들이 배웠다는 사실을 더는 기억하지 못하고 ‘늘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일찍이 배우는 모든 것을 일곱 살 난 아이는 서서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 p.112, 「퍼킨스 맹아학교의 여학생들에게 편지를 쓴 헬렌 켈러」 중에서

헬렌은 죽음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녀는 애니에게 물었다. “우리가 죽지 않는다면 훨씬 행복할 것 같지 않아요?” 하지만 그녀의 여자 동급생들이 저세상이 얼마나 근사한지 모른다고 이야기하자 그녀는 대번에 이렇게 물었다. “너희들은 죽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안단 말이니?”
그리고 여름방학 때 터스컴비아의 친척들이 하나님이 그녀와 다른 모든 사람을 흙으로 빚었으며, 하나님이 자신들의 살아 있는 아버지라고 설명하자 그녀는 애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살과 피와 뼈로 만들어졌으며, 나의 아버지는 아서 켈러임을 알고 있어요.”
--- p.138, 「영혼과 하나님의 존재」 중에서

헬렌은 마음이 적이 혼란스럽고 불안해졌다. “내가 말하는 내용이 모두 이미 오래전에 다른 어떤 사람이 써놓은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녀는 어머니에게 더 이상 마음 놓고 편지조차 쓸 수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마음 놓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도 없었다. 그녀가 무언가를 표현하자마자 이런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이게 내 자신의 생각인지 확신할 수 없어.”
--- p.150, 「〈〈서리임금님〉〉 표절시비」 중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애니는 뒷전에 물러서 있다. 심지어 그녀가 1931년 필라델피아의 템플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때조차 기자들은 헬렌에게 몰려든다. 그녀와 대화하려고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밖에 없다. 그녀는 이를 유머 있게 받아들인다. “내가 왕관을 쓰는 순간에도 여왕은 헬렌이다.”
--- p.201, 「인종 차별에 반대하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헬렌 켈러」 중에서

인도에 갔을 때 나는 어떤 나무 한 그루를 보았습니다. 내 인생을 닮은 반얀 트리 말입니다. 날이 가물거나 기상 조건이 좋지 않으면 그 나무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활로를 개척합니다. 그 나무는 가지마다 어린 가지가 솟아나게 하여, 그런 다음 땅속으로 뻗어가 뿌리를 내린 후 어미나무처럼 가지, 나뭇잎, 꽃잎을 내고 열매를 맺습니다.
--- p.209, 「헬렌 켈러의 만년의 삶」 중에서

소련의 시청각 장애 심리학자인 A. 메스체리코프에 의하면 가정 요리사의 딸 마사 워싱턴과의 교제와 앤 설리번의 가르침은 헬렌이 나중에 발전하는 데에 결정적인 요소였다고 말한다. 앤 설리번은 헬렌에게 선물로 가져온 인형인 ‘d-o-l-l’의 철자를 손바닥에 써주는 것으로 교육을 시작했고 응석받이로 자란 힘세고 고집 센 헬렌에게 극도의 인내심을 가지고 언어를 가르치려 했다. 그러나 헬렌은 단어와 사물이 연결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헬렌의 집에 온 지 채 1개월도 안 되어서 앤 설리번은 헬렌 켈러의 손바닥에 사물의 이름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헬렌이 의사소통 방식에서 큰 발전을 보였는데, 그녀가 헬렌의 손에 펌프의 차가운 물을 틀어주고 ‘물w-a-t-e-r’이라는 단어를 손바닥에 쓰면서 연상시켜주는 방식으로 언어를 가르쳤다. 물 펌프에서 처음으로 ‘water’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에피소드는 영화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질 정도로 매우 유명하다. 헬렌은 갑자기 물잔을 떨어트린다. 앤 설리번은 그녀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빛이 그녀의 얼굴에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헬렌은 물건들을 만졌고 앤 설리번은 그녀의 손에 그것들의 이름을 적어주었다. 하루가 끝나기 전에 헬렌은 30개의 새로운 단어를 배운다. 그것은 매우 긴 과정의 시작에 불과했지만 헬렌에게는 새로운 세상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 것이다. 앤 설리번은 또한 그녀에게 점자를 쓰고 읽는 방법을 가르쳐, 그해 여름이 끝날 무렵 헬렌은 600개 이상의 단어를 배우게 되었다.
--- p.230, 「해설 ‘기적의 소녀’에서 ‘사회 운동가’가 된 헬렌 켈러」 중에서
 

출판사 리뷰

카트야 베렌스 《보는 것은 모두 영혼으로부터 나온다》
- 국내 최고 독일문학 전문가 홍성광이 번역한 헬렌 켈러 일대기

헬렌 켈러, 1999년 미국갤럽이 뽑은 ‘20세기 세계에서 가장 널리 존경받는 인물’ 5위
1999년 한국갤럽 1318 청소년 의식 조사 ‘세계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 17위


“눈으로 보는 사람이 더 적게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거나 만질 수 없다. 그것은 오직 영혼으로 느낄 수 있을 뿐이다.” - 헬렌 켈러

‘기적의 소녀’에서 ‘사회운동가’가 된 헬렌 켈러

헬렌 켈러는 개인 및 공공 생활에서 역사상 획기적인 인물이었다. 시각과 청각 장애인이면서 앤 설리번과 함께 작가이자 강연자, 운동가가 된 것은 엄청난 성과였다. 그녀는 강연과 책을 통해 인식을 높이고 미국시각장애인재단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등 여러 면에서 장애인 커뮤니티를 옹호했다. 이처럼 헬렌 켈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사회활동가로서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그녀가 극복하고 했던 것은 자기의 신체장애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각 장애를 가진 경제와 청각 장애를 가진 사회’, 바로 당시의 불완전하고 따뜻하지도 못한 ‘자본주의’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교과서도, ‘세계위인전기’도 그녀의 사회 활동은 철저히 외면했다. 그녀의 신체적 장애만 부각시켰을 뿐 정작 장애를 극복한 그녀가 지키고 설파하고자 했던 이념은 깨끗이 지워버렸다.

그러면 헬렌 켈러의 활발한 사회 활동에 대해 오늘날까지 왜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을까? 그것은 헬렌 켈러의 감춰진 삶은 FBI(미 연방수사국)의 감시 속에서 이루어졌고, 사회와 여론은 그녀가 ‘투사’가 되는 것보다는 ‘기적의 여인’으로 남아 있기를 바랐던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녀의 행복의 원천은 선을 행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행복해지려면 행복을 낳는 일, 즉 선행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헬렌 켈러는 시각·청각 장애를 극복한 엄청난 용기와 낙관주의, 사심 없는 인도주의적 봉사의 삶으로 인해 온 세상 사람들에게 무한한 용기와 영감의 원천으로 남아 있다.
- 해설 ‘기적의 소녀’에서 ‘사회 운동가’가 된 헬렌 켈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