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생각의 힘 (독서>책소개)/2.한국사회비평

숫자 사회 (2023)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동방박사님 2023. 7. 4. 08:37
728x90

책소개

최재천, 전영수, 한홍구 강력 추천
“돈이 신이 된 대한민국,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돈을 떠받드는 사회,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가
자본 추앙 사회에서 벗어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더 관대하고 잘 사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제언


“돈이 최고다!”, “경제적 자유만이 살길이다”라고 외치며 부동산과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일이 당연시된, 노동의 가치를 상실해 버린 사회가 도래했다. 이제 자산을 불리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소리를 하면 바보 아니냐고 비아냥거리는 지경에 이른 것이 바로 한국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어쩌다 우리는 숫자로 검증되는 돈의 양에 사활을 걸게 되었는가.

비교에 민감한 한국 사람들은 신뢰가 사라진 사회에서 남보다 더 나은 위치를 선점하는 데서 만족을 찾게 되었다. 즉 눈에 보이는 외적 가치를 손에 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삶은 용서할 수 없는, ‘중간은 해야 한다’, ‘최소한 평균은 넘어야 한다’는 강박이 우리를 돈에 목숨 거는 삶으로 몰아세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좇는 것은 바람직한 상(像)이지만 돈에 눈이 멀어 불공정한 상황을 공정하다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여러 나라의 빈곤과 불평등 등 사회 문제를 다룬 ODA 전문가 임의진 저자는 믿을 구석이 돈밖에 없다는 인식이 깔린 한국의 ‘숫자 사회’에서 우리가 얻을 상실값이란 무엇인지를 논한다. 또한 자산 축적에만 온 힘을 쏟고 있는 현시대의 모습은 어디서 왔는지를 낱낱이 파헤쳐보고자 한다.

자산에 대한 목마름은 헛된 욕심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왜 우리가 전과 달리 추구하는 바가 달라졌는지는 짚고 가야 한다. 이 책은 현 세태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준다. 강박적 숫자 사회는 우리를 더 절망으로 밀어 넣고 개인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이는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는 글

Chapter 1
돈에 미친 사람들은 누구인가

참을 수 없는 경제적 자유의 가벼움
돈, 너만 쉽게 안 벌고 있어요 |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바이블, 경제적 자유 | 그냥 놀고 싶습니까? | ‘돈 = 행복’의 상관관계

숫자가 전부인 사회
돈 빼면 믿을 게 없어 | 만족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

Chapter 2
숫자 이면에 숨겨진 생존 투쟁

뒤처지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어
한국인의 유별난 중간 사랑 | 남들과 같은 것도 싫지만 튀는 건 더 싫다 |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고군분투

자산과 소비: 나를 표현하는 방법
어디에 사는지가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 무난함 뒤에 숨은 과시적 소비 | 온라인에서라도 지지 않겠어 | 나는 공간도 ‘소비’하는 사람이야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사회의 생존 투쟁: 공정을 외치다
믿음이 부족한 사회의 디폴트, 불안 | 어쨌든 공정하면 된 거 아냐?

Chapter 3
한국형 성공에 얽힌 욕망, 잠복기는 끝났다

한국형 성공 방정식을 찾아서
신분제 사회 최고의 성공 | 다수가 비벼볼 만한 성공 | ‘함께’ 일하는 사이 생겨난 중간·평균 강박 | 다양성의 싹을 자르다

우리가 물려받은,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
답습되는 성공 방정식 | 예측 불가능한 사회, 공동체는 옅은 자취만을 남기고 | 한때 공유했던 목표와 가치,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공공의 적? 내 삶이 중요하지 무슨 소리야

가장 풍요로운 세대, 사다리를 잃다
그들은 무엇이 그리도 불안했을까 | 어릴 때부터 누렸던 ‘삶의 기본값’ 상실의 두려움

Chapter 4
숫자 너머 새로운 도약

공동체, 가능하기는 한 걸까?
공동체 ‘복원’이 답이 될 수 없는 이유 | 시작은 긍정적인 공동체의 유산으로 | 새로운 한국형 공동체로 가자

다양한 성공, 다채로운 만족
한국형 성공 방정식을 새로 쓸 수 있을까 | 간판 취득은 쉽게, 유지는 어렵게 | 만족 메커니즘에 균열을 내자

신뢰 회복이 먼저다
만남과 접촉을 늘려 사람들을 연결하라 |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에서 다양성 근육을 키우자

 

저자 소개 

저 : 임의진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국제개발학을 공부하고 KOICA, UN 및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다. 국제개발협력·공적개발원조(ODA) 전문가로 활동하는 동안 여러 나라에서 국제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환경 분야 공헌을 인정받아 2022년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빈곤, 불평등, 기후변화, 교육, 젠더, 기초 인프라 및 에너지 등 주요 의제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한국에서 일어나는 사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

책 속으로

우리에게 만족이란 단순히 돈을 더 벌고 좋은 아파트를 사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더 나은 상태를 갖는 것이다. ‘더 나은 상태’는 굉장히 주관적인 개념이지만, 다양한 가치를 지닌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를 비교하며 내가 남보다 더 낫다는 점을 끊임없이 점검한다. 꼭 돈이 아니더라도 여러 가지로 확인할 수 있겠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돈이며 사람들이 비교 대상으로 삼는 거의 모든 대상을 돈으로 살 수 있기에 결국은 돈으로 수렴한다.
---「p. 51, 〈만족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중에서

한국인들의 중산층을 향한 선망 역시 중간과 평균에 대한 집착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다. 차라리 그냥 잘살고 싶다고 하면 더 자연스럽고 직관적일 텐데, 막상 또 그런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잘사는 것일까, 아니면 남들보다 잘사는 것일까? 최소한 남들 보기에는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남들 하는 만큼은 해야 하지 않은가. 결국 핵심은 남들만큼 하는 것과 남들만큼 사는 것이며, 나아가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산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pp. 65~66, 〈한국인의 유별난 중간 사랑〉」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잘릴 걱정 없이 직장에 다니고, 일을 하며 얻는 대가가 자신의 노력에 맞게 주어지며, 먹고사니즘에 매여 인생을 낭비하기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 강남의 50~60평대 아파트에 살아도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내 가족의 보금자리 정도는 있었으면 한다. 다음에는 또 어디로 이사를 가야 하나, 이번 계약은 연장이 될까, 전세금은 얼마나 올려줘야 하나 같은 걱정 좀 덜 하고 살기를 원한다. 이것이 양질의 일자리, 공정한 보상, 소득 불평등 완화와 주거 안정이라는 딱딱한 단어에 숨겨진 진짜 모습이자 사람들의 진정한 욕구이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p. 123, 〈어쨌든 공정하면 된 거 아냐?〉」중에서

한국에서 중산층이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을 기억하는가? 바로 (부채 없는) 30평 이상의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이다. 2023년 한국 사회 분위기에서는 자가 소유 아파트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요건 하나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앞서간다고 할 수 있고, 만약 그 아파트가 대출을 끼지 않았다면 경제적 자유까지는 아니더라도 명실상부 자타가 공인하는 성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토지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인 농민이 될 수 있었던 조선 사회와 자신의 아파트를 가지면 성공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한국 사회는 이렇게나 닮았다. 우리는 그들의 자랑스러운 후손임에 틀림이 없다.
---「pp. 144~145, 〈다수가 비벼볼 만한 성공〉」중에서
 

출판사 리뷰

돈에 미친 한국이 놓지 못하는 허상은 무엇인가
“로또밖에 답이 없다”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


하루가 멀다고 돈 때문에 누군 울고 누군 웃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돈과 관련된 일이라면 모두 날을 세우고, 한국에서 자산은 얼마큼 있어야 ‘중간’에 들어가는지를 논한다. 명품 가방 두세 개는 있어야 하고, 외제 차 정도는 타야지만 평균 수준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순 자산 10억에 매월 700만 원 이상을 벌어야 중산층이라며 으쓱거릴 수 있다. 극자본주의 미국을 제치고 가장 속물적인 나라로 뽑힌 한국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임의진 저자는 돈만 밝히는 숫자 사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상실해 버렸는지를 논한다. 각자도생의 삶에 내몰린 사람들은 “로또밖에 답이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월급만으로는 이 나라에서 먹고살 수 없다고 외친다. 노동의 가치는 떨어진 불신의 사회에서 과연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저자는 한국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던진다. 『숫자 사회』에서는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돈, 돈 거리는지, 그리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어딘지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불신의 사회에서 신뢰의 사회로, 편협한 삶에서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로의 가능성을 써 내려간다.

비교가 주특기인 한국 사람이 문제일까?
‘뒤처지는’ 두려움 없는 사회, 다양성이 공존하는 삶


거의 모든 세대가 집단 최면이라도 걸린 듯 벼락부자는 둘째 치고 ‘벼락거지’를 피하고자 죽기 살기로 자본 사회에 뛰어들었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내 탓으로만 봐야 할까? 저자는 우리 사회는 “다수의 패배자가 양산되는 구조이고, 자산을 취득하지 못하면 만회할 기회 없이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구조”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돈 만능주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상대적 박탈감, 배려와 공존, 불신의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아야 함을 강력히 설파한다.

『숫자 사회』는 절박한 개인이 아닌 방관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임을 주장해 나간다. 1장에서는 돈 앞에 무릎 꿇어버린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2장에서는 이러한 사회에서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사람들이 ‘왜 남들보다 뒤처지는 건 참을 수 없는지’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전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형 성공 방정식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마지막 4장에서는 함께 달성해야 하는 목표에 대해 설명한다.

많은 한국인이 남들과 자신이 가진 숫자를 비교하며 우월감에 빠지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비교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다운 삶, 타인다운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한다. 다양한 삶이 지속 가능한 사회로 탈바꿈하는 데는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하기에.
 

추천평

우리 고유의 관계와 비교의 문화가 어쩌다 불신과 숫자 만능 사회를 만들어버렸다. 신뢰와 연대가 보상은 고사하고 박탈감, 소외감, 억울함만 안겨준다. 돈이 신이 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벼락부자’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벼락거지’ 꼴을 면하려 있는 힘을 다해 뛴다. 냉정과 열정을 넘나드는 이 책에서 저자는 저신뢰 사회를 극복하고 한국형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한국형 공동체의 핵심 가치는 신뢰에 기반한 다양성 확장이다. 나는 최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성공 사례에서 희망을 읽는다. 양궁, 쇼트트랙, 펜싱 등 세계를 제패한 스포츠에서 BTS, 조성진, 임윤찬은 물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숫자에 발목 잡힌 각자도생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여럿이 읽고 토론하기 좋은 책이다.
-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명다양성재단 이사장)
벼락거지를 피하고자 아등바등 열심이다. 돈을 알려주고 불려주겠다는 소음도 많다. 그리하여 파이어족의 경제적 자유는 모두의 꿈이다. ‘자산=행복’은 의심되지 않는다. 모두가 숫자로 검증되는 돈의 양에 사활을 건다. 도대체 어쩌다 한국이 믿을 건 돈뿐인 저신뢰 사회가 됐을까 싶다. 개발협력 전문가인 저자는 빈곤·격차 등 숱한 후진국형 사회문제에 한국 사회의 오늘을 비춰본 듯하다. 풍요 사회의 역설을 비웃듯 숫자화된 불신·불만을 끄집어낸다. 즉 주술적 성공 신화가 숫자적 중간·평균의 집단 강박을 낳았다는 의미다. 비교를 위한 숫자만큼 설득력 있는 절대기준도 없는 까닭에서다. 이렇게 중간·평균의 기본값을 흡수한 우리는 시나브로 돈의 노예로 전락한다. 해법은 뭘까. 연대·협력을 통한 공동체의 복원을 내놓는다. 구태의연(?)한 제안임에도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인간 중심의 공동체에서 숫자를 대체할 실낱같은 희망도 찾아볼 수 있어서다.
-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사회경제학자)
30대 후반인 필자는 동년배나 더 젊은 세대를 염두에 두고 썼겠지만, 이 책은 입이 근질근질해도 “라떼는 말이야”를 차마 늘어놓지 못하는 50대 이상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모든 것이 숫자, 아니 돈으로 표시되는 사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달려간 곳이 겨우 여기였을까? 아니면 한평생 달려가지 못해서 젊은 세대와 함께 이런 지옥에서 헤매는 것일까? 유신세대와 386세대는 열정을 갖고 민주와 평등을 위해 헌신했던 세대들이었다. 그런데 왜 부모로서 그들은 자식들을 뒤처지면 죽는다며 무한 경쟁에 몰아넣었을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그냥 둘 수는 없지 않은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젊은 세대들. 그들의 현실과 고민을 이해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같이 찾아보려는 사람들이 꼭 보아야 할 책이다.
-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역사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