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대한민국 현대사 (독서>책소개)/1.해방전후.미군정

허구의 광복 전후 (2017) - 한일병합 합법성 확정의 궤적

동방박사님 2024. 6. 1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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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허구의 광복』은 바로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에 입각하면서 논의를 진행한다. 즉 전후 ‘광복성 여부’에 대한 국가 단위에서의 거시적인 역사인식을 결정한 것은 병합 관련 조약들의 체결 과정이나 각 개별적인 통치의 내용 자체라기보다 오히려 한반도가 독립하게 된 과정이나 논리에 숨어 있었다는 점을 중요시한다.

독립의 성격을 ‘광복’이라고 부르는 한국 사회의 인식이 저절로 병합이 비합법적이었으며 그 통치 내용 역시 부당한 것이었다는 평가를 빚어내는 것처럼, 한반도 독립의 과정이나 논리를 규명하는 작업은 역으로 병합이나 통치의 성격에 대한 역사인식을 저절로 비춰내는 작업이 된다. 왜냐하면 일단 일본과 일체화되었었던 한반도를 절단하고 독립하게 하는 그 과정과 논리에는 한반도를 그렇게 조치하게 한 한일 일체화의 성격, 즉 병합이나 통치의 성격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레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책이 전후에 ‘광복성 여부’의 문제를 둘러싼 역사인식에 대립이 생기게 된 그 원인 규명의 과제와 관련해 병합 관련 조약들의 체결 과정이나 일제 통치의 내용 자체를 직접 고찰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시 중부터 전후에 걸쳐 이루어진 한반도 독립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고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목차

문제 제기

제1장 태평양전쟁 발발과 한반도 독립 문제의 시동
Ⅰ 임시정부에 의한 대미 외교 활동의 본격화와 그 좌절
Ⅱ 국무성 전후계획 구상의 시동과 한반도 독립 문제

제2장 카이로선언의 기초와 ‘근거 없는’ 한반도 독립 조항의 확정
Ⅰ 카이로회담 개최 과정
Ⅱ 카이로선언의 기초
Ⅲ 카이로선언 선포와 한반도 독립 문제에 관한 여파의 실상

제3장 일본 항복과 카이로선언 이행의 실태
Ⅰ 카이로선언 선포 후의 국무성 전후 한반도 독립 구상
Ⅱ 종전의 가시화와 임시정부 승인 문제의 행방
Ⅲ 일본 항복과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주권 보유의 확정

제4장 대일평화조약의 기초와 한일병합 합법성의 확정
Ⅰ 한반도 독립 조항의 맹아와 그 실태
Ⅱ 한국의 연합국 참가와 그 한계
Ⅲ 평화조약 제2조 (a)항의 확정

제5장 한일회담 기본관계 교섭과 한일병합 합법성의 재확정
Ⅰ ‘기본관계’ 문제의 맹아
Ⅱ 기본관계 교섭의 개시와 병합 관련 조약들 무효 확인 요구의 실태
Ⅲ 기본관계 문제의 후퇴와 한국정부의 유일 합법성 문제 대두의 배경
Ⅳ 기본관계조약의 기초와 한일병합 합법성의 재확정

맺음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

저자 소개

저 : 장박진
1964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 와세다대학교 및 동 대학교 석사 과정 등을 마치고 나서 2002년부터 본국인 한국으로 유학했다. 2007년 8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정치학박사 취득하고, 2009년부터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박사급 연구원을 지내다가 현재 동 연구소 상임연구원을 활동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후 미국이 주도한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한일 두 나라가 수교해 나간 교섭 과정이나 그 문제점들을 주...

출판사 리뷰

또 하나 이 연구가 전후 ‘광복성 여부’를 둘러싼 역사인식 갈등의 이유를 규명하는 데 한반도 독립 과정을 직접 연구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에는 그 과제를 둘러싼 국제적 틀을 중요시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선행연구들이 축적해온 상기 2가지 연구 성과들은 비록 그와 관련된 당시의 국제정세에 언급하는 일이 있어도 기본적으로 한일이라는 두 주체를 고찰 대상으로 삼아왔다. 즉 병합 관련 조약들의 체결 과정이나 일제 통치의 내용에 관한 연구로부터 ‘광복성 여부’를 둘러싼 역사인식을 도출해온 기존의 선행연구는 알게 모르게 그 문제가 기본적으로 한일 두 나라 간의 관계에서 결정되는 문제라는 인식을 자명의 전제로 두고 있다.

그러나 병합 관련 조약들의 체결들이나 일본에 의한 한반도 통치가 기본적으로 한일 두 나라 간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역사인식 역시 한일 간에서만 결정할 수 있을 것을 자동적으로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의 독립 과정은 기본적으로 한일 두 나라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만약에 우리 한민족이 독자적인 힘으로 일본을 패전으로 몰아가고 암흑의 일제 지배하에서 벗어났다면 독립을 ‘광복’으로서 확정하게 하는 것은 별 일도 아니었다. 승자가 된 한국은 일본에게 들이대는 항복문서에서 일본에 의한 한반도 병합이 비합법이었고 통치의 내용 역시 부당한 것이었음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그것을 승인케 하면 그만이었다. 오직 그것만으로 적어도 형식적으로는 ‘광복성 여부’를 둘러싼 과제는 모두 다 끝낼 수 있었다.

이 책은 바로 이상과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후 실제 이루어진 한반도 독립의 과정이나 논리를 규명하고자 한다. 전쟁 중 그 맹아가 싹트기 시작한 한반도 독립 문제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이 과연 어떻게 인식하고 계획했는가? 또한 전후의 과정에서 그것을 실제 어떻게 실현하고 법적으로 확정시켰는가? 그리고 연합국이 주로 추진한 그런 독립 과정 속에서 한국이나 일본은 어떤 인식을 가지고 대응했는가?

그리고 한일 직접 교섭에서 한일 두 나라는 이들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다루었는가? 이 책은 바로 이들 전후 한반도 독립 과정이나 논리의 궤적을 관련 1차 자료를 통해 상세히 검증해 나감으로써 ‘광복성 여부’를 둘러싼 역사인식이 전후 갈등의 불씨로 남게 된 그 발자취를 자세히 그려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