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평생 미중 관계를 연구한 전 호주 총리의 통찰!
“시진핑은 결국 미국과 전쟁을 일으킬 것인가?”
시진핑과 여러 고위 관료를 직접 만나며 얻은 현대 중국에 대한 이해
복잡하게 얽힌 양국의 이해관계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분석 틀
오해와 불통의 역사부터 살얼음 깔린 미래까지, 미중 경쟁을 한 권에 담아내다
이 책의 저자, 전 호주 총리 케빈 러드는 “중국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서방 정치인”이라고 불린다. 서방 고위 관료들 중 가장 완벽하게 중국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진 그는 10대 시절부터 중국에 관심을 가진 이후 호주국립대학에서 중국학을 전공, 최우등 졸업했다. 재학 중 1년 동안은 타이완국립사범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중국 문화와 관습을 익혔고, ‘루커원陸克文’이라는 중국 이름을 짓기도 했다. 1981년에는 호주 외교부에 입성하여 1984년부터 3년간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이때 중국의 고위 관료들과 만나 교류를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시진핑과는 여덟 차례 이상 독대했다. 또한 대對아시아 외교 및 정치 싱크탱크 기관인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초대 소장,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거치며 중국 관련 주요 분석가로 인정받았으며, 호무 외무장관과 총리직을 역임하고 현재는 주미 호주 대사로 재직 중이다.
그런 수십 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중 관계를 분석하고 시진핑과 그의 중국을 연구한 결과가 바로 이 책이다. 중국과의 외교 현장 한복판에서 바라본 정세는 어떤 모습일까? 미중 패권 경쟁과 시진핑의 중국을 다룬 책이 그간 수없이 많이 나왔지만, 이 책의 관점은 그 궤를 달리한다. 한 국가의 고위 관료로서 직접 국제외교를 경험해본 그는 중국이 포악한 패권주의 국가라거나 시진핑이 폭력적인 독재자라거나 하는 식으로 단편적인 주장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중국 내부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와 그것의 균형, 시진핑이 처한 정치적 상황의 맥락, 그의 개인적 야망을 파헤치며,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중국을 통찰한다. 그 통찰에는 시진핑을 포함한 중국 고위 관료들을 실제로 만나며 쌓아 올린 이해가 깔려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까지 눈감지는 않는 등, 미중 관계 평론가로서는 흔치 않게도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시선을 보여준다.
미중 패권 경쟁의 이면에는 오해와 불통 그리고 근본적인 세계관 차이로 점철된 오랜 역사가 있다. 저자는 그런 균열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분명 전쟁 없이도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패권 경쟁은 필연일 수 있겠지만 전쟁은 절대 필연이 아니며,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해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 권의 분량만으로 미중 갈등의 역사를 섬세하게 정리해내고, 시진핑이 품은 야망과 그가 직면한 도전을 들여다보며, 중국이 처한 조건을 공식화하고, 미중 관계의 미래를 점친다. 대체로 평화로웠던 수십 년이 지나 다시금 전쟁의 불길이 세계 곳곳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지금, 이 책은 미중 전쟁이라는 파국을 막기 위해 쏘아 올린 반전의 신호탄이다.
목차
들어가며: 전쟁의 위험에 대하여
1 미중 관계의 역사
2 불신의 문제
3 시진핑의 세계관 이해하기 : 열 개의 동심원
4 첫 번째 원: 정권 유지
5 두 번째 원: 국가 통합
6 세 번째 원: 경제적 번영
7 네 번째 원: 환경 친화적인 경제 발전
8 다섯 번째 원: 군 현대화
9 여섯 번째 원: 주변국 관리
10 일곱 번째 원: 주변 해역에 대한 관할권 확보―서태평양, 인도태평양, 쿼드
11 여덟 번째 원: 서진 전략 ― 일대일로
12 아홉 번째 원: 유럽,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와 북극 거점 확보
13 열 번째 원: 국제 규칙기반질서 뒤집기
14 시진핑 시대의 중국을 향한 미국의 새로운 전략적 대응
15 시진핑이 집권하는 2020년대: 제20차 당대회
16 위태위태한 10년: 미중 관계의 미래 시나리오
17 불확실한 미래의 탐색: 관리된 전략 경쟁의 사례
나가며
감사의 말
저자 소개
책 속으로
--- p.10~11
“나는 이듬해 총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해(이후 베이징으로 가는 해외 순방 일정이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위태로운 시기를 무사히 넘긴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건넨 후 남은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에 할애했다. 당시 타이완 총통이었던 천수이볜은 타이완의 독립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다녔다. 중국과의 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었다. 부시는 그에게 계속해서 불장난을 한다면 전쟁이 나더라도 제82공수사단이 타이완을 반드시 구조하러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의 정책을 조정했다. 이에 천수이볜은 즉각 정신을 차렸고, 부시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해들리 덕택에 복잡한 타이완 문제를 잘 처리해낼 수 있었다.”
--- p.78
“미국에서 교육받고 미국식 모델을 본국에 적용하고자 했던 중국의 금융 및 경제 전문 관료들은 미국의 경제 위기를 지켜본 다른 보수파 관료들로부터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시 왕치산 부총리는 미 재무장관 행크 폴슨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태껏 당신들을 보고 배웠는데…… 당신네 시스템을 좀 보시오, 행크. 이제 뭘 더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소.””
--- p.79
“내가 시진핑의 세계관을 “마르크스주의적 민족주의”라고 묘사한 이유는, 그가 당을 상대로 호소할 때는 여전히 이데올로기적이지만(이데올로기가 레닌주의 규율의 중추이기 때문만은 아니라) 인민에게 호소할 때는 지독히 민족주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진핑의 사상은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가장 심오한 계율을 이론적으로 새롭게 수정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목표 집단을 대상으로 시험한 일련의 교훈과 공리, 일화를 한데 모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능숙하게 구성된 지침서에 가깝다.”
--- p.92
“나는 1986년에 시진핑을 처음 만났다. (...) 그는 연설문을 낭독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처럼 자기 생각을 직접적이고도 단호하게 말한다. 또한 확고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탁자를 치는 등 위압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시진핑을 포함해 중국의 여타 최고위 관리들과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나 오랜 시간 교류하다보니 그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 p.127~128
“시진핑은 당 역사에서 자신이 마오쩌둥과는 동등하며 덩샤오핑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기를 원한다.”
--- p.134
“2022년에 69세가 된 그에게 타이완을 따뜻한 조국의 품으로 되돌리는 꿈을 이룰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타이완을 하나로 묶어 마침내 국가 통합을 이루는 중국공산당 지도자가 되는 것은 자신이 마오쩌둥에 필적할 만한 존재임을 당과 국가에 확인시키는 것이다. 또한 내부 비판을 잠재우고 자신의 정치적 합법성을 영구화하는 업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리대로라면, 시진핑은 정치적 생명이 다하기 전에 타이완을 확보하고 싶어할 것 같다. 그는 타이완에 관해서는 조급한 사람이다.”
--- p.149~150
“호주 총리 재임 이후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던 나는 중국의 2성 및 3성 장군들과 함께 미 국방대학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적이 있다. (...) 나는 동중국해에서 일본군과 단독으로 대규모 교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 중국 동료들이 고도의 군사적 경계심을 보였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들은 미 해군 또는 공군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교전을 가정했는데, 중국군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 p.246~247
“시진핑은 자신이 중국의 영토라고 언급한 곳에 미국과 일본 군대가 침입한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군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상황이 아닌 한, 혹은 눈치만 보다가 물러서면 국내에서 치를 정치적 대가가 너무 크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그는 어떠한 사건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확대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 p.417
“또 다른 시나리오는 본격적인 핵미사일 능력을 확보하려는 북한을 미국이 선제 타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남한에 대한 북한의 대규모 군사 행동으로 이어져 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 위험이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중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남한과 그 동맹국인 미국에 맞서는 북한을 지원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 만일 미국의 대북 강경 외교가 재개된다면 이러한 시나리오는 바로 현실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바이든의 임무는 중국이 북한의 그러한 행동을 막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 p.459~460
“관리된 전략적 경쟁의 핵심 논리는 위기와 갈등, 전쟁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확고한 정치적 가드레일을 지키면서도, 외교 정책과 경제 및 안보 관계 전반에서 최대한의 경쟁을 허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을 서로 수용하며 그 실행에 있어 강제력이 발휘되려면 양측 모두가 그러한 틀 안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고 번영할 수 있다고 어느 정도는 확신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경쟁을 통해 국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각국의 역량은 경제적 성공, 정치적 회복력, 외교적 기술, 기술 발전, 각국이 내세우는 경쟁적인 이데올로기 체계의 견고성과 국제 사회에서의 매력 등 합의된 범위 내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 양국 간 골이 깊은 오래된 오해와 세계관 차이에 대한 해설
* 시진핑의 야망을 개념화하는 열 개의 동심원
* 미중 관계의 미래를 점치는 열 가지 시나리오
“이유 없이 난장을 치는 악당은 없다”
양국 관료의 인식 틀과 세계관 분석
“중국을 대하는 데 있어 전략적 신뢰를 기대하는 것은 중국을 매우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저자가 전하는 한 미군 고위 관료의 말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두 강대국 사이 불신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먼저 역사적으로 면밀히 짚어낸다.
미국은 독일 점령지 반환을 조건으로 중국을 제1차 세계대전에 끌어들였으나, 정작 종전 후에는 일본을 달래기 위해 산둥성 일부를 마음대로 일본에 양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전쟁 내내 일본군이 중국을 병탄하도록 방치했다. 냉전기에는 소련을 봉쇄하는 데 중국을 이용하기도 했다. 역대 미 행정부는 공산당 통치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타이완과 방위조약을 맺어 중국의 타이완 흡수를 견제하는 등 중국 정치와 사회에 계속해서 개입해왔다. 미국 주도하의 국제 질서에 중국이 순순히 따르기를 내심으로는 바라면서 겉으로는 체제를 존중한다는 식의 위선과 기만이 중국공산당의 불만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중국은 레닌주의 정치 체제의 특성상 외부에서 보면 그 의도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2014년 남중국해에 군용 인공 섬을 만드는 행태를 보고 미 관료들은 경악했다. WTO에 가입하면서 자유로운 시장 개방을 약속했던 것과 달리 보호주의, 권위주의 모델을 고수하는 것을 보면 미국 입장에서 중국은 칼을 숨긴 채 거짓말을 일삼고 있을 뿐이다.
저자는 양국 관료들이 이러한 인식 틀과 세계관 차이를 이해해야 하며,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교의 세계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난장을 치는 악당 같은 건 없다. 국제정치의 현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상대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상대가 어떤 조건에 처해 있는지, 내 메시지가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지를 항상 생각해야만 한다. 양국 간의 전쟁이 세계대전에 맞먹는 파국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에, 서로의 가치 체계와 세계관을 유념하는 일은 필수적이다.
2020~2030년은 시진핑 장기 집권의 시험기
점점 커지는 10개의 동심원으로 중국을 이해하는 독특한 관점
그런 맥락에서 저자는 시진핑과 그의 중국을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책의 반절 이상을 할애한다. 현대 중국은 시진핑과 당이 처한 국내 문제에서부터 시작해 타이완과 동중국해, 태평양, 북극, 더 크게는 국제 체제까지 아우르며 직경을 넓혀가는 열 개의 동심원으로 공식화된다.
특히 ‘국가 통합’이라는 과제를 두 번째 동심원으로 제시하고 타이완 문제를 거론한 대목에서는 외교관으로서 그리고 중국통으로서 저자가 실감한 바가 잘 드러난다. 조국의 통일은 시진핑과 중국공산당에 있어 정당성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다. 그리고 타이완은 중국을 ‘완성’하는 마지막 단추다. 게다가 최근 타이완의 국내 정세가 독립주의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와중에 홍콩에서 민주화 시위까지 일어나는 등, 중국을 실질적인 군사 행동으로 내모는 흐름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저자가 워싱턴을 방문했던 2008년, 당시 타이완 총통이었던 천수이볜은 공개적으로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고 다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런 천수이볜에게 “계속해서 불장난을 한다면 전쟁이 나더라도 제82공수사단이 타이완을 구조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타이완을 둘러싼 긴장이 점점 고조되어가는 장면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인상적인 일화다. 타이완 문제에는 시진핑의 개인적 야망도 결부되어 있다. 저자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진핑은 계속 일인자로서 중국을 이끌어 역사에 남으려는 야망을 품고 있다. 그런 시진핑에게 2020년대는 향후 권력과 지도자적 면모를 검증받는 중차대한 시기이며, 다음 당대회를 앞두고 흐름을 굳히기 위해 타이완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외에도 공산당의 지지 기반 유지를 위한 경제 성장, 외부로 전력을 투사하기 위한 군 현대화, 러시아와 인도를 포함한 인접국 관리, 동아시아와 서태평양, 유럽,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 등 중국의 여러 동심원이 제시된다. 저자가 이 모든 것을 집대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현장에서 얻은 경험이다. 저자는 시진핑이 샤먼시 부시장이었던 1986년에 그를 만나 계속 관계를 이어왔다. 시진핑이 후진타오의 후계자로서 부주석 직에 오른 2010년에는 캔버라 총리 관저에서 모닥불 앞에 둘러앉아 그와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시진핑이 총서기 겸 주석이 된 2013년 이후에도 전화를 주고받았으며, 총리 퇴임 이후에도 베이징에서 열린 여러 회의에 시진핑과 동석했다. 시진핑 외에도 저자는 후진타오, 원자바오, 후야오방, 자오쯔양, 장쩌민, 주룽지, 셀 수 없이 많은 중국 고위 관료들을 직접 만나보며 중국의 세계관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전쟁을 포함한 10개의 시나리오
미중 관계의 역사, 현황, 전망을 한눈에 조망
‘미국과 중국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이상론이 아니라 패권 경쟁이 꼭 전쟁일 필요는 없다는 게 저자의 요지다. 살벌했던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관계는 지금의 미중 관계보다 훨씬 나빴다. 그런데도 미국과 소련은 불화가 부지불식간에 전쟁으로 치닫지 않게끔 서로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합의하고 그 선을 지켰다. 저자는 그때처럼 오해와 불통으로 인해 지엽적인 작은 사건이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미중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점치는 열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 없이 타이완을 손에 넣을 수도 있고, 중국과 미국 및 동맹국들이 동중국해에서 맞붙을 수도 있다. 그중에는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북핵이 겨냥하는 것은 중국이 아닌 중국의 적대국일 것이라는 전망,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미칠 불확실한 영향 때문에 중국은 북핵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한이 본격적인 핵 보유국이 되면 아시아의 미 동맹국들이 독자적으로 핵 개발에 동참할 여지가 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이 아닌 중국이 북핵의 개발을 어느 정도 견제해 한국의 안보를 지키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 강경 외교를 재개하거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북한을 선제 타격한다면, 곧바로 2차 한국전쟁이 발발한다.
하지만 저자의 해석에 따르면 두 강대국은 전쟁의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뿐, 전쟁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서 잃을 게 너무 많으며, 중국은 아직 큰 피해 없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지 못했다. 중국 내부에 남은 정치적, 경제적 문제도 망설임에 한몫하고 있다. 문제는 해상에서 양국 간 선박이 충돌하는 작은 사건이 큰 전쟁으로 번질 위험 등, 양국 간 규약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이다. 실제로 저자가 제시하는 시나리오는 전쟁 없이 양국 간 관계가 정리되는 경우도 포함한다. 전쟁 없이 경쟁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시간은 분명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미덕은 복잡하게 얽힌 미중 관계의 역사와 현황 및 전망을 한 권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는 것, 고위 외교관 특유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이 드러난다는 것, 서방 최고의 중국통으로서 가장 자세하고 신빙성 있는 중국 내부 사정을 전한다는 것이다. 오랜 평화 끝에 다시 국제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요즘, 이 책은 불확실한 정세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지침서이자 평화를 위한 좁은 문을 일러주는 해법서가 될 것이다.
추천사
“호주 전 총리를 지낸 저자가 미중 간 긴장 고조를 예리하게 분석하며 데뷔했다. 그는 갈등의 문화적, 역사적, 이념적 뿌리를 조사하면서, 양측이 이제 ‘모종의 무력 충돌 또는 대결’을 불가피한 것으로 간주하게 되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친다. (…) 이 책은 양국의 강점과 약점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세계적 위험을 완화하는 데 유용한 지침서다.”_『퍼블리셔스위클리』
“중국을 다루는 올해 최고의 책이다. 저자는 다양한 정보와 역사적 배경을 철저하고 정확하게 수집했다. 단권으로서는 대중을 위한 최고의 중국 책이다.”_『클레어몬트리뷰오브북스』
“저자는 중국과 서방의 관계에 있어 가장 영향력이 강한 서방 평론가 중 한 명이 되었다. 그는 미중 간 전쟁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재앙을 피할 계획을 제안한다.”_기드온 래크먼, 『파이낸셜타임스』 2022년 여름 최고의 책 선정문
“이 책은 중국의 동기를 풍부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최근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훨씬 강한 파괴력을 보일 전쟁의 경계에 서 있으며, 이 책은 그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_『파이낸셜타임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복잡한 국제 관계를 탐구했다. (…) 진화해가는 미중 경쟁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입문서.”_『커커스리뷰』
“저자는 점점 더 커지는 전쟁 가능성에 직접 맞서고, 그 파국적 결과와 ‘전 지구적 대학살’을 막기 위해 신중한 제안을 내놓는다.”_『뉴욕리뷰오브북스』
추천평
- 헨리 키신저
-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제독, 제16대 NATO 연합군 최고 사령관)
- 그레이엄 앨리슨 (『예정된 전쟁』 저자)
- 조지프 S. 나이 (하버드대학 명예교수)
'26.국제평화 연구 (박사전공>책소개) > 4.미중패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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